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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1화

사실 처음부터 심유진은 뒤에 서 있는 허태준에게 시선이 갔다. 여기에서 만난 것은 우연일지 몰라도 여형민이 허태준을 데려온 건 무조건 고의였을 것이다. 허태준도 내내 심유진을 힐끔힐끔 쳐다봤다. 정말 자신과 만나기 싫었던 건지 방금까지 얼굴에 걸려있던 환한 웃음이 순식간에 사라져 있었다. 자신을 싫어하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저런 모습을 볼 때마다 허태준은 마음이 아팠다.

“안녕하세요.”

허태준이 먼저 말을 걸었다.

“우리 저번에 만났었는데 기억해요?”

심유진이 기억을 못 할 리가 없었다.

“네.”

심유진은 짧게 대답했다.

“둘이 만났었어? 언제?”

허태준이 말해준 적 없었기에 여형민은 매우 놀랐다.

“며칠 전에.”

허태준의 시선이 심유진을 떠나지 않았다.

“몸 상태가 안 좋으셨는지 쓰러져 계시는데 마침 마주쳤어.”

여형민은 그제야 왜 허태준이 가정부를 찾아 별이를 돌보게 하라고 했었는지 이해가 갔다.

“기막힌 우연이네.”

“그러게.”

허태준이 미소를 지었다.

“이분이 마침 네 친구일 줄은 몰랐네.”

“사실...”

여형민이 말을 꺼내려는데 심유진이 여형민을 노려봤다. 여형민은 멋쩍게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맞아, 오래전부터 친구였는데 6년 전에 해외로 나갔다가 얼마 전에 돌아왔더라고.”

자신의 대답이 마음에 드는지 심유진에게 눈빛으로 신호를 보냈지만 심유진은 아는척도 하지 않았다. 허태준은 계획대로 여형민에게 말했다.

“소개 좀 시켜줘.”

“이쪽은 심유진 씨. 내 친구고 킹 호텔의 총지배인이셔. 이쪽은 제 친구 허태준인데요. 교통사고를 당해서 얼마 전에 퇴원했어요. 아직 집에서 요양 중이고요. 아, 그리고...”

여형민이 별이를 바라보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쪽은 별이. 유진 씨 아들이고 올해 다섯 살.”

심유진이 무표정으로 말했다.

“그렇게까지 자세하게 소개할 필요 없어요.”

허태준이 허리를 숙여 별이와 눈을 맞추면서 오른손을 내밀었다.

“별아, 안녕? 난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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