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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화

심유진이 거절하기도 전에 여형민은 별이를 안아 들었다. 심유진이 아무리 불러도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봤다면 유괴범인줄 알았을 것이다. 심유진은 고민 됐지만 여형민을 어떻게 할 수가 없어 그냥 따라갔다. 허태준도 그 옆에서 나란히 걸었다. 심유진은 허태준과 말을 섞고 싶지 않았고 허태준은 그녀는 잘 모르는 척 연기를 해야 했기에 두 사람은 침묵을 지켰다.

여형민은 차를 몰고 멀지 않은 식당으로 갔다. 이 식당은 회원가입을 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었는데 회원이라 하더라도 하루 전에 예약하고 셰프와 메뉴를 정해야 했다. 여형민은 당연히 미리 예약을 해둔 상태였다.

여형민은 별이와 나란히 앉아 내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론 별이가 흥미를 가지는 주제들이 위주였다. 별이는 슈퍼맨을 가장 좋아했다. 어릴 때부터 빨간 망토를 쓰고 악당을 물리치는 흉내를 내군 했었다. 하지만 보통 별이 또래 애들 중에는 슈퍼맨을 좋아하는 아이가 없었기에 여형민을 만나고 나서야 마음껏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사실 여형민도 그렇게 잘 아는 건 아니었다. 그냥 유행 따라 영화를 몇 편 봤을 뿐이었기에 별이와 이야기를 나눌수록 자신이 이 방면에 대한 지식이 옅음을 느낄 수 있었다. 더 이상 대화를 이어나가기가 힘들어 여형민이 화제를 바꿨다.

“슈퍼맨 피규어 좋아해?”

별이가 흥분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별이는 매우 좋아했지만 가격이 너무 비쌌기에 심유진에게 사달라는 말을 못 했다. 여형민이 허태준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삼촌 집에 엄청 많아. 다음에 같이 가서 보자.”

심유진이 인상을 찌푸렸다.

“애한테 거짓말하지 마요.”

허태준의 집에 피규어가 있을 리가 없었다.

“거짓말 아닌데.”

허태준이 말했다. 가만히 심유진을 쳐다보는 눈빛이 제법 진지했다. 여형민이 해석했다.

“지금 사는 집에는 없어요, 어릴 때는 피규어를 좋아했었는데 창피하다고 나중에 빈집에 다 옮겨뒀거든요.”

심유진은 그 말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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