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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3화

“삼촌, 정말 피규어 많아요?”

별이가 눈을 반짝이며 허태준을 바라봤다. 아까 한번 실수를 한 탓에 허태준은 더

조심스러워졌다.

“미안해, 삼촌은 사실 슈퍼맨이 어떻게 생걌는지 잘 기억이 안 나.”

난감해하며 얘기하는 허태준을 보며 심유진은 마음이 무거워났다. 여형민이 허태준을 대신해서 별이의 물음에 대답했다.

“슈퍼맨 있어!”

“그럼 배트맨도?”

“그럼.”

“스파이더맨도?”

“엄청나지.”

별이가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럼 허삼촌, 저 삼촌집에 놀러 가도 돼요?”

이 질문만큼은 허태준이 직접 대답했다.

“언제든지.”

반시간 후 미리 예약해 둔 음식들이 나왔다. 아이 입맛에 맞을 음식들이 많이 보였다. 심유진은 왠지 미리 짜놓은 계획에 걸려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여형민과 허태준 모두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었는데 오늘 음식들은 다 달달한 것들이 많았다.

심유진은 여형민이 왜 별이에게 이렇게 잘해주는지 알 수 없었다. 분명 우리랑 가까이하지 말아 달라고 얘기했었는데 계속 엮이고 있었다. 사실 여형민은 허아리를 더 챙기는 게 도리에 맞았다. 허아리는 허태준의 친딸인 데다가 여형민은 자신보다 허태준과 더 각별한 사이일 테니 말이다. 그런데 저번에 별이는 여형민이 허아리를 대하는 태도가 좋지 않았다고 얘기했었다. 심유진은 고뇌에 빠졌다. 그리고 별이와 여형민이 점점 더 친해지는 것을 보며 불안해지기도 했다.

식사가 끝나고 여형민이 계산을 하러 갈 때 심유진도 그를 쫓아갔다. 주위에 사람이 없는 틈을 타서 심유진이 여형민을 잡고 심각하게 물었다.

“솔직하게 얘기해 봐요. 6년 전에 허태준 병실에서 혹시 저한테...”

허태준 병실 밖은 경비가 삼엄했기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사람은 심유진과 여형민 밖에 없었다. 그리고 여형민은 매일 밤 심유진에게 우유를 건넸었다. 그때는 별 생각 없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 우유를 마실 때마다 졸음이 몰려왔었던 것 같다. 여형민이 우유에 뭔가를 탄 것이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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