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 Chapter 1321 - Chapter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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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1화

강연은 외출하기 전에 동전 몇 개를 챙겼다.그리고 같은 동네에 사는 재벌 집 언니의 차를 타고 동네를 떠나 인파를 뚫고 지하철 즐거운 여행을 시작했다.아무리 아버지라고 해도 강연이 지하철로 움직일 거라는 것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한 강연이 서안에 전화를 걸려는데 누군가 뒤에서 핸드폰을 낚아챘다.“어?”강연이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고 서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쉿.”서안이 검지로 입술을 가려 말하려던 강연을 멈추게 했다. 이어 강연의 핸드폰을 들고 몇 번 버튼을 누르더니 핸드폰의 위치추적과 신호를 끊어버렸다.그리고 강연의 손을 잡은 서안은 조심스럽게 인파 속으로 파고들며 더 안으로 몸을 숨겼다.강연은 이런 짜릿한 기분에 흥분이 되었다.서안은 강연을 어느 골목길로 데려갔고 그제야 반짝이는 강연의 두 눈을 확인했다.“자기야, 우리 지금 첩보 영화 찍는 것 같지 않아?”서안이 주변을 둘러보고 안전하다는 걸 확인한 뒤에 강연을 다시 바라보았다.그리고 손을 들어 강연의 이마에 땅콩을 먹이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왜 이렇게 위험한 행동을 한 거야? 그러다가 정말 문제라도 생기면 어떡하려고?”강연은 이마를 손을 매만지며 앓는 소리를 냈고 억울하다는 듯 입을 삐죽였다.“나는 서프라이즈하고 싶어서 그랬지.”“이게 서프라이즈 맞아? 정말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는데?”서안이 계속해서 말을 쏟아냈다.“이렇게 돌아다니다가 이상한 사람이라도 마주치면 어떡하려고 했어? 부모님이랑 언니, 오빠들까지 집에 있는 상황에서 도망치면 가족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지는 고민해 봤어?”내일이면 인사를 드리려 가는 날이었다. 내일을 어떻게 이겨낼지 아직 답을 찾지 못했는데 또 새로운 산이 생겨버렸다.“난 하나도 두렵지 않은걸!”강연이 헤헤 웃음을 터뜨렸다.“자기가 꼭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이런 건 오빠한테 쉬운 일이잖아!”“...”환하게 웃는 그 얼굴을 보며 더 이상 싫은 소리가 나오지 못했다.“그래. 하지만 앞으로는 절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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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2화

“강연아, 저번에 마음잡고 열심히 해보고 싶다고 했잖아. 그래서 김성재 씨랑 얘기를 나누며 꽤 괜찮은 작품을 골라봤어. 지금 같이 볼래?”매니저 조혜영이 먼저 입을 열었다.그 말에 강연은 바로 얼굴을 굳혔다.“네, 수고하셨어요.”조혜영과 김성재가 시선을 마주하고 무언가 신호를 주고받더니 바로 작품 얘기를 시작했다.“지금 골라둔 작품은 총 다섯 작품이야. 드라마 두 편, 영화 세 편. 이 다섯 작품은 제작진이든 캐릭터든, 각본이든 모두 수준급이더라고. 업계 평이 S+, 심지어 S++이라고 극찬하고 있어.”“첫 번째 영화는 유명 감독의 복귀 작품이라 상을 바로 노릴 수 있고 다른 한편은 정극이라 배역이 좋은 편이야. 마지막 영화는 첩보물이라 물오른 연기를 보여줄 수 있어.”“드라마 같은 경우에는 하나는 유명 웹 소설을 모티브로 한 작품인데 여자 주인공 비중이 많은 편이고 원작의 팬층도 두꺼운 편이야. 남은 한 편은 주말 드라마인데 대중성을 사로잡을 수 있어.”“여러 가지 고민을 해보고 어느 작품이 더 끌리는지 말해봐.”조혜영이 간단한 소개를 마치고 결정권을 강연에게 넘겼다.강연은 대본을 쥐고 간단하게 몇 줄 읽어보더니 영화 대본을 가리키며 말했다.“저는 이거 해보고 싶어요.”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대본을 확인하더니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장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한 대본인 첩보물이었다.이 영화는 배우의 연기가 아주 중요했고 악조건인 촬영 비중이 컸다. 평생 예쁨만 받고 자란 공주님이 정말 해낼 수 있을지 장담이 없었다.“김성재 씨, 조혜영 언니 지금 걱정이 되는 걸 이해해요. 하지만 저도 최선을 다해 임할 거고, 절대 제작진 발목 잡지 않을 거예요.”강연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강연 씨, 저희도 강연 씨의 재능과 의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성급하지는 않을까요?”김성재가 조금 직설적으로 말했다.“만약 이 작품에서 조금의 틈을 보인다면 네티즌들이 절대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을 거예요. 앞으로 영화 작품이 끊길 수도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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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3화

긍정적인 대답을 들은 강연은 미소를 머금고 대본을 읽기 시작했다.옆의 조혜영은 원망 가득한 표정으로 서안을 바라보았다.서안은 강연을 해칠 뿐만 아니라 조혜영의 앞길도 캄캄하게 만들었다. 조혜영은 돌아가서 바로 아티스트 보호 대책을 세울 준비를 하겠다고 다짐했다.그리고 감독이 이 조건을 받아들일지도 의문이었다.“감독님은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작품에 출연하겠다고 약속하면 받아들일 거예요.”그 말을 들은 조혜영의 얼굴이 순식간에 밝아졌다.‘그래 전서안이 누구야? 최상급 배우+ 영화 탑급 배우잖아. 전서안이 출연만 하면 뜨지 못하는 작품이 어디 있어? 전서안이 출연만 했다 하면 매번 신기록이잖아.’첩보물 영화감독이 강연을 탐탁지 않게 본다고 해도 서안이 이런 조건을 건다면 어떻게든 허락할 것이다.뭐가 어찌 되었든 상대는 서안이었다.옆의 김성재는 침착하게 안경을 고쳐 쓰고 덤덤하게 감독님에게 연락했다.자신이 모시는 도련님이 어떤 사람인지는 김성재가 제일 잘 알고 있었고 늘 준비하고 있었다.대본을 읽어 내려가는 강연의 얼굴은 흥분에 붉게 물들었다.이 영화 제목은 “스파이”였다.스토리는, 전쟁 속 상대 진영으로 두 명이 스파이로 들어가 임무 수행을 하다가 꼬리가 밟히고 의심스러운 열 명을 한곳에 모아 자백을 받아내는 것으로 시작된다.스파이는 적군의 감시와 고문 속에서 동료들의 배신을 받고 그 상황에서도 정보를 넘겨줄 방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영화는 바로 이 10일 동안, 적과 아군의 생과 사의 대결, 인성의 예측불허와 복잡함을 담았다.강연이 맡고 싶어 하는 주인공 배역은 바로 적군의 진영에 5년간 몸을 숨긴 스파이였다.다양한 신분을 가지고 있는 배역이라 단계마다 변화를 주어야 했다.적군에서 몸을 숨기고 있을 때는 남편 때문에 기생집에 팔려 가는 비운의 여자이자, 적군의 여상사에 의해 구출되어 유명한 칼잡이가 되는 캐릭터였다.예쁘고, 방탕하고, 살인에 한 치의 망설임이 없다. 이게 바로 타인이 바라보는 시선이었고, 사실은 희생정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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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4화

도전이라는 건 성장하고 돌파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강연은 대본을 끌어안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혜영 언니, 감독님이랑 오디션 잡아줘요. 내 신분이 아닌 실력으로 배역을 따내고 싶어요.”강연은 연기를 전공하고 많은 연기 경험을 가진 사람들에 비하면 경쟁력이 많이 달렸다.강연이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캐릭터에 푹 빠져 몰입감 있게 풀어내는 것이었다.“그 시절, 우리는” 작품에서 백연주를 연기할 때 정말 그 시대에 빠져 나라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강연의 말에 조혜영은 기쁘기도 하고 의외라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뭐야? 마음 접은 거야?”조혜영의 반응에 강연의 표정이 어두워졌다.조혜영은 강연이 실력으로 절대 배역을 따낼 수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아니, 시도라도 해보고 말해야죠.”그래서 대충 말을 얼버무렸다.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뭐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말을 아끼는 게 좋았다.서안이 강연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쓰다듬었다.“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서안은 언제나 강연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응응.”강연이 활짝 웃으며 서안의 품에 안겼다.그때, 밖에서 “펑”하고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문이 열리고 세훈과 세윤이 안으로 들이닥쳤다.강연이 서안의 어깨에 기대고 있는 장면을 목격한 세윤이 바로 발을 동동 굴렀다.“이것들이! 지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 공공장소에 무슨 짓거리야?”“무슨 짓이라니?”서안이 조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강연은 바로 눈을 치켜떴다.‘세윤 오빠는 대체 뭐라는 거야!’“아무것도 아니니까 상관하지 마요.”“뭐 상관하지 마? 어머니랑 아버지가 집에 계신 데 굳이 강연을 불러내야겠어? 정말 간땡이가 부은 모양이구나?”세윤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강연을 서안 옆에서 끌어내고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저 녀석이 널 괴롭히지는 않았고? 갑자기 널 불러내서 뭘 한 거야?”“세윤 오빠...”강연은 화가 나기도 했으나 이 상황이 웃기기도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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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5화

세윤도 화가 나서 으르렁거렸다.“송이야 너 정말 너무하는 거 아니야? 지금 부모님을 화나게 하는 건 우리한테 너무 가혹한 일이잖아. 우리 나이란이 얼마나 겁이 많은데 내일 연회에 오지 않겠다고 하면 네가 책임질 거야?”“오빠는 내가 아니라 이제 나이란밖에 생각하지 않는 거야?”“내가 언제!”유치한 두 사람이 이 자리에서 당장 싸울 기세를 보이자 세훈이 다급하게 말렸다.“됐어. 다들 그만해.”그리고 강연에게 말했다.“어머니는 괜찮으신데 아버지가 많이 화가 나셨어. 감당할 자신은 있고?”“화를 내는 게 다행인 거예요.”강연이 ‘흥’하며 말했다.“속에 꾹꾹 누르고 있다가 내일 안택 오빠랑 우리 서안 오빠에게 분출하려고 기다리고 있는 거란 말이에요. 우리 서안 오빠가 그런 대접을 받는 걸 눈 뜨고 볼 수가 없어요! 그래서 서안 오빠한테 잘해주지 않으면 이 딸은 도망이라도 갈 것이다, 라는 포부를 보여준 거예요!”오래간만에 어린 티를 내는 강연을 보니 세훈은 오히려 웃음이 나왔다.“그만해. 네 옅은 속셈을 부모님이 모를 리가 없잖아. 데리러 올 때 전서안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달라고 하셨어.”세훈이 서안을 보며 말했다.“널 위해 거짓말을 꾸미느라 고생했을 텐데.”그 말에 서안은 되려 마음이 편해졌다.처음부터 속일 생각이 아닌, 강연이 장난을 친 것이라는 인식을 주는 게 오늘 목적이었다. 일을 작게 만들어 강연이 처벌을 받지 않게 하려고 서안은 고민했었다.그리고 강씨 가문 사람들은 강연의 마음을 알아차린 것 같았다.그러니 다행이라고 할 수 있었다.“자, 이제 대본 챙겨서 돌아가 천천히 읽어봐.”서안이 강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네가 준비되면 감독님과 오디션 약속 잡을게.”그 말에 김성재의 입꼬리가 꿈틀거렸다.‘나만 죽어가는구나.’‘혹시 강연 씨가 계속 준비가 되지 않는다면 영화는 계속 스탠 바이하고 기다려야 하냐고!’“응, 걱정하지 마. 빠르게 준비해 볼게.”강연이 고개를 숙여 조혜영과 김성재에게도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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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6화

“네.”서안은 바로 열일 모드에 돌입했다.다른 한편, 강씨 저택에서.집으로 돌아온 강연이 맞서야 하는 건 부모님의 심문이었다.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아버지 강현석의 심문이었다.소파에 앉아 있는 강현석의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다만 좀 더 진중해졌으며 인상이 전보다 온화해 보였다.하지만 그 온화함을 지금은 찾아볼 수가 없다.강현석은 한 손에 신문을 들고 아무런 표정이 담기지 않은 얼굴로 강연을 쳐다보았다.“아빠...”강연의 애교에도 강현석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아빠 화 풀어요, 네? 자꾸 화내면 늙는다고 그러잖아요.”강현석은 여전히 아무 말도 없이 손에 쥔 신문만 점점 더 세게 그러쥐었다. 어느새 이마에도 핏줄이 선명하게 드러났는데 아마 화가 많이 난 것 같았다,강연이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아빠 자꾸 화내다가 못생겨지면 엄마가 아빠 버리면 어떡해요?”“감히?”강현석이 참지 못하고 한마디를 하더니 신문을 홱 내려놓았다.“뭐라고?”뒤로 도예나의 의아함을 담은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러자 강현석은 바로 신문을 주어 얼굴을 가리며 말했다.“그럴 수도 있겠어.”“...”‘이 갑작스러운 태세 전환은 뭘까?’“아빠 솔직하게 말할게요. 오늘 나를 집에 가둔 것에 화가 나서 도망간 게 맞아요. 하지만 서안 오빠는 이런 날 다독여 집으로 보내줬어요. 앞으로 일도 열심히 하라고 응원도 해주고요.”“지금 잘못을 깨달았고 충분히 반성하고 있어요. 그리고 앞으로 해야 하는 일에 대해서도 알 것 같아요. 그러니까 엄마랑 아빠랑 그만 화내면 안 돼요?”“그만 화내고 계속 잘생긴 아빠로 남아주면 안 돼요?”계속 이어지는 애교 공세에 강현석이 넘어가지 않을 리가 없었다.“정말 반성했어?”강현석이 강연을 바라보며 물었다.강연은 도예나가 건네준 예쁘게 깎은 사과를 한입 베어 물며 고개를 끄덕였다.“정말 반성 많이 했어요. 다시 안 그럴게요!”강연은 사과를 우물우물 씹으며 말했다.“아빠 저 연기 선생님 찾아주시면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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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7화

이 비보에 강연은 눈물이 앞을 가렸다.역시 아버지를 당해낼 방법은 없었다.하지만 강연은 부모님의 마음이 이해가 갔다. 이러한 이유로 강연은 더 빠르게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정상에 서게 된다면 서안에 대한 믿음도 더 커질 것이다.하지만 안타깝게 된 건 서안이었다. 망부석이 아닌 망처석이 될 운명이었다.강연은 서안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렸다.잠시 침묵하던 서안이 예상과는 달리 긍정적인 대답을 보였다.“앞으로 가야 할 길이 더 길어.”그 말에 강연은 갑자기 없던 힘이 솟아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새로 찾은 연기 선생님과 학구열을 불태웠다.다음날, 강씨 가문 연회.강씨 형제들은 자신의 반쪽과 함께 참석했다.강현석과 도예나의 시선은 쌍쌍이 등장한 아이들을 향했다.송청아는 우아하고 아름다웠으며 진중한 세훈과 완벽한 한 쌍으로 보였다. 나이란은 귀엽고 활동적이었는데 털털한 성격의 세윤과 아주 잘 어울렸다. 송예은은 차가운 인상과는 달리 어쩔 줄 몰라 하는 기색이 역력했으며 제훈에게 많이 의지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차갑기로 소문이 난 제훈이 다정하게 예은을 다독이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세 쌍의 커플은 강현석의 마음에 쏙 들었다.그 뒤로 보이는 건 보배 같은 두 딸을 채간 안택과 전서안이었다. 강현석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다들 앉지요.”강현석이 도예나와 함께 중간 자리에 착석했다.남은 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자리에 착석했다.강씨 세 형제는 안택과 서안을 구경이라도 난 듯 바라보았다.자신의 보물인 동생을 채갔으니 세 형제 역시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송청아와 인사를 주고받던 강현석과 도예나의 시선이 안택과 서안을 향했다.안택은 온화한 성격을 가졌고 피아노를 연주하던 그 분위기에 사람들의 호감을 쉽게 샀다.비록 강씨 가문 사람들은 예외였지만.수아가 먼저 안택에게 프러포즈를 한 사실을 알고 나서는 강씨 가족은 뒷목을 잡고 쓰러질뻔했었다. 서안이 수아의 옆을 얼마나 오래 지켰는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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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8화

예를 들어 오늘 같은 장소에서만 강현석이 직접 요리를 선보였다.강연은 서안의 앞접시에 놓인 음식을 보며 마른침을 몇 번 삼키며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강연은 서안과 모든 짐을 나눠 짊어질 수 있었지만...아버지가 만든 음식만큼은 예외였다.‘이건 어쩔 수 없어 서안 오빠.’‘우리 사랑은 3분 뒤에 다시 이어지는 거야.’사람들의 시선을 온몸으로 받으며 서안이 덤덤하게 음식을 집더니 천천히 씹어 꿀꺽 삼켰다. 삼킬 때까지도 서안의 얼굴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삼키고 나서 서안이 강현석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감사합니다, 삼촌. 입맛에 아주 맞아요.”강씨 가문 사람들의 표정이 눈에 띄게 구겨졌다.젓가락을 쥐고 있던 강현석의 손도 살짝 흔들렸다.“입맛에 맞으면 많이 먹게.”강현석은 또 서안의 앞접시에 한 움큼 옮겨 담고 말없이 젓가락을 내려놓았다.이에 세윤은 기회다 싶어 바로 음식을 접시째로 당기며 말했다.“이거 모두 네가 먹어.”서안을 제외한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서안은 여전히 침묵을 유지했다. 남자 친구가 괴롭힘을 받는 걸 더는 참지 못한 강연이 몸을 일으켜 다시 접시를 밀어내려는데 서안이 강연의 손을 잡아당겼다.그리고 표정 변화 한번 없이 말을 이었다.“삼촌과 형님들의 관심에 감사드립니다.”서안은 다시 젓가락을 들고 차마 눈에 담을 수도 없는 그 처참한 요리를 묵묵히 입에 넣었다.사람들은 이런 서안을 보며 감탄을 자아냈다.강현석 본인도 조금 당황한 눈치였다.이렇게 대단한 소년은 이 세상에 흔치 않았다. 그래서 순간적으로 아직 철없는 제 딸이 이런 소년을 만나는 게 과분하다는 생각도 들었다.이번 모임에서 안택은 술을 잔뜩 먹은 것으로 강씨 가문 사람들의 기분을 풀어주었고 서안은 이 요리를 먹어준 것으로 존경을 받았다.다들 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떠났음에도 제훈은 여전히 자리를 지켰다.그리고 인상을 찌푸리며 서안이 먹었던 요리를 살짝 혀끝에 가져다 대었다.“어때? 아버지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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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9화

제훈의 결혼은 오늘부터 3년 뒤였다. 인상을 찌푸리며 불만을 가득 표하는 제훈과는 달리 송예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예은에게 천천히 적응할 시간이 주어졌다. 갑자기 결혼이라니, 모든 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형제 중 가장 의견이 큰 사람은 수아였다.분명히 네 쌍둥이로 같은 날에 태어났지만 결혼 순서는 네 번째로 미뤄졌다. 그래서 수아는 한껏 뾰로통 해냈다.수아와 안택도 오랜 세월 함께했었다. 그전에는 수아가 미처 제 마음을 알아차리지 못해 시간을 그렇게 흘려보냈었다.이제 사랑이 뭔지 제대로 알아버린 수아는 안택과 하루빨리 결혼해 그동안 못 해준 걸 갚아주고 싶었다.그게 바로 무대에서 프러포즈한 이유였다.하지만 이렇게 미뤄지자 늘 침착하던 수아가 평정심을 잃어버렸다.수아가 대놓고 부모님께 항의했지만 돌아오는 건 싸늘한 거절이었다.다행히 안택이 중요한 시점에 나타나 수아를 다독여 분위기가 얼어붙지 않게 했다.이에 도예나가 안택에게 물었다. 강현석의 결정에 속상하지 않은지를.하지만 안택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평생 수아 선배의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서로 사랑을 하는 사이가 되다니 저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만약 저와 수아 선배가 결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건 하나님이 주신 선물입니다. 그러니 조금 빠르든 늦든 시간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안택의 대답은 도예나의 마음에 아주 들었다.수아는 늘 이성적이고 침착했으며 쉽게 곁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수아의 엄마로서 도예나는 수아가 사실 감정에 아주 연약한 아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마음에 들어온 사람은 평생 지켰다.그리고 다행히 안택은 그럴 가치가 있는 사람이었다.언니와 오빠들의 일이 어느새 자리 잡히고 가장 속상해하는 건 강연이었다.“5년, 앞으로 5년이나 더 기다려야 한다니. 그것도 내가 연기로 정상까지 찍어야 결혼이 가능하다고 그러잖아. 자기야, 우리 이번 생에 결혼할 수 있을까?”“걱정하지 마.”서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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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0화

강연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나이란이 말했다.“강세윤이 그랬는데 이번 오디션에 떨어진다면 돈을 쏟아부어서라도 반드시 배역을 따내게 해주겠다고 했어. 200억이나 준비했다고 했으니까 언제든지 네 든든한 스폰서가 되어줄 거야.”“...”‘이게 바로 날 절대적으로 믿는다는 의미인 거야?’‘뇌물 자금까지 준비했다니.’강연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그때 뒤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강연?”고개를 돌린 강연이 상대를 발견하고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혹시... 이연수 언니?”이연수는 “그 시절, 우리는” 드라마 촬영 당시 안면을 튼 배우였다. 강연과 찍는 씬이 많기도 했고 나이도 비슷해 꽤 친하게 지냈었다.하지만 드라마 촬영이 끝나고 톡방에서 말을 몇 번 주고받았을 뿐 별다른 연락을 하지 않았다.강연의 신분이 공개된 후로 이연수는 강연에게 따로 연락했었다.하지만 연락하지 않은 지도 시간이 꽤 지났다.이곳에서 아는 얼굴을 만날 줄 몰랐던 강연은 의외이기도 기쁘기도 한 마음이 들었다.“혹시 어느 배역 오디션 보러 온 거야?”연수의 물음에 강연이 대답했다.“스파이에서 이가을 역이요.”이가을은 영화 여자 주인공 역이었다.강연의 말을 예상하기라도 한 듯 이연수는 살풋 웃더니 말했다.“넌 반드시 따낼 거야.”강연은 미소를 살짝 지우고 말했다.“따낼 수 있는지 없는지는 오디션에 달렸죠, 안 그래요?”강연의 말은 자신의 신분과 배경의 영향을 지우고 실력으로 따내겠다는 결심을 보였다.이연수는 옅은 감탄을 자아냈고, “이가을” 역을 원하는 다른 배우들도 안심했다.‘배경으로 따내는 게 아니라니 다행이야.’다른 사람들이 이런 말을 했다면 믿지 않았을 테지만 강연처럼 대단한 가문의 공주님의 말은 믿음이 갔다. 배경으로 따낼 수 있는 배역이었다면 강연이 직접 오디션을 보러 올 리가 없었을 테니.또한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강연은 겸손하고 바른 사람이었으며 자신의 신분으로 갑질을 하지도 않는다고 했다.“그 시절, 우리는” 촬영에서도 많은 고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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