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움직여 침대에서 내려가려고 했다. 하지만 갑자기 통증이 밀려와 하마터면 떨어질 뻔했다. 타투이스트는 재빨리 그녀를 부축했다.“제가 가서 친구를 불러올게요.”수현이 고개를 끄덕였고, 문신사가 한가연을 불렀다.가연은 수현의 얼굴이 축축하게 젖어 있는 것을 보며, 그것이 땀인지 눈물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을 보니 많이 괜찮아진 듯싶었다.가연은 정말 감개무량했다. 비록 구체적인 상황은 알 수 없었지만, 수현이 즐거울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됐다. 그녀는 수현의 결정을 지지할 것이다. 수현은 이제 적응이 되었는지 상처가 그렇게 아프게 느껴지지 않았다. 아마도, 그동안 너무 많은 부상을 입었기에 통증에 익숙해진 것 같았다. 지금은 무언가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처럼 홀가분한 느낌이었다.“가연아, 오랫동안 외출하지 못했으니, 쇼핑 좀 하러 가자.”수현이 바깥의 화창한 날씨를 보며 말했다. 그녀가 있는 병실은 병원 내에서도 가장 좋은 병실로 나무랄 데가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되다 보니 너무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다. 이곳에 있으면서 모든 활력이 다 사라진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네가 가고 싶다면, 당연히 나도 가야지!” 사실, 가연은 수현의 몸 상태가 걱정됐지만, 그녀가 모처럼 기분이 좋은 것 같아 차마 말리지 못했다. “안 될 게 뭐 있어? 가자.”수현은 가연과 함께 병원에서 가장 가까운 작은 백화점으로 갔다. 두 사람은 이곳저곳을 쇼핑하면서 마치 대학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 돈이 별로 없었던 두 여대생은 지금처럼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그 때가 아마도 가장 걱정이 없던 시절이었을 것이다.두 사람은 오랫동안 돌아다녔고, 수현은 자신의 물건 외에 두 꼬마에게 줄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 그들은 분식거리로 가 여러 종류의 먹거리를 싸 들고 병원으로 돌아왔다.두 꼬마는 수현이 돌아오기를 눈이 빠지도록 기다리고 있었다.그들은 수현이 외출했다는 사실에 걱정이 많이 됐다. 그러나 수현이 기분 좋은 모습으로 물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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