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를 들은 온회장도 흠칫 놀라며 온은수의 방을 쳐다봤다. 그는 자신의 두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고개를 돌린 차수현은 온은수가 떡하니 서 있는 걸 발견했다. 그는 심지어 직접 밖으로 걸어 나왔다.아까 그녀에게 몹쓸 짓을 한 사람이 온은수였다는 말인가?차수현은 그 자리에서 넋을 놓고 말았다. 온은수가 이렇게 빨리 깨어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온은수는 그녀를 힐긋 바라보다가 어안이 벙벙해진 아버지께 시선을 돌리며 자상하게 말했다.“저 깨어났어요, 아빠. 그 동안 많이 걱정하셨죠?”온회장은 그제야 꿈에서 깬 듯 휘청이며 달려와 온은수의 몸을 어루만졌다. 아들이 무탈하게 깨어난 걸 확인한 그는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드디어 깼네! 드디어 깼어!”온은수는 얼른 온회장을 부축했다.“아빠, 너무 흥분하시면 안 돼요.”말을 마친 그는 옆에서 어쩔 바를 모르는 차수현을 힐긋 쳐다봤다.“이 여잔 누구예요? 왜 내 방에 들어온 거죠?”그는 낯선 사람을 절대 방에 들이지 않는다. 여자는 더욱 금기 대상이다.온은수는 좀 전에 일이 썩 기분이 내키지 않은 듯싶었다. 하여 그의 말투도 유난히 냉정했다.온회장은 차수현을 보면서 조금 전 그녀의 말을 오해했다는 걸 알았다.“말하자면 길어. 서재로 가서 이야기 해주마. 수현이는 먼저 방에 가 있어.”온회장이 차수현에게 친절하게 말하자 온은수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봤다.그의 따가운 시선에 차수현은 왠지 싸늘함을 느꼈다. 온은수는 그녀를 향한 적의가 매우 커 보였다.하지만 일이 이 지경으로 된 이상 그녀도 더는 좌지우지할 수 없었다. 차수현은 결국 온은수의 차가운 눈빛을 감당하며 방으로 쪼르르 달려갔다.온은수는 그녀의 가녀린 그림자가 시야에서 사라진 후에야 온회장을 따라 서재로 들어갔다.온회장은 요 며칠 일어났던 일들을 간략하게 말하며 맨 마지막에 차수현을 언급했다.“은수야, 수현이는 내가 널 위해 맞이한 네 아내란다.”온은수의 담담했던 표정이 이 한마디로 변화를 일으켰다.그는
최신 업데이트 : 2023-03-27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