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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7화

“내가 가볼게.”

한가연이 확인해 보니 육씨 가문의 집사가 큼직한 도시락통 하나를 들고 입구에 서 있었다.

“집사님, 여긴 어쩐 일이세요?”

“이건 어르신이 특별히 부탁해서 만든 곰탕이에요. 요즘 날씨가 건조하니 국물을 마시면 몸에 좋을 거예요.”

집사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한가연은 감동을 받았다. 자신의 신분이 육씨 가문에 비하면 참 보잘것없었지만 육씨 가문 사람들을 그녀를 아주 많이 아꼈고 좋은 물건이 생기면 꼭 그녀의 몫을 챙겨주었다.

솔직하게 말한다면 도박꾼인 아버지보다 백배는 좋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그녀에게 처음으로 가족이 어떤 존재인지를 가르쳐주었다.

“감사합니다. 어르신에게 안부 말씀 좀 전해주세요. 며칠 뒤 시간이 되면 뵈러 갈게요.”

한가연이 예의를 차려 말하며 도시락을 건네받았다.

차수현은 온은수가 아니라 육씨 가문의 집사라는 사실에 안도했다. 그리고 자신이 요즘 너무 예민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모든 일에 온은수를 떠올리며 불안해하는 건 좋은 일이 아니었다.

한가연은 곰탕을 식탁 위로 올렸다. 도시락 안에는 곰탕 외에도 다른 반찬 몇 가지가 더 담겨 있었다. 값비싼 재료로 만든 음식은 아니었어도 모두 군침을 삼킬 정도로 향이 좋았다.

도시락 배달에 근심을 던건 차수현과 한가연이었다.

“수현아, 오늘 저녁엔 이걸 먹으면 되겠어. 따로 반찬을 만들 필요도 없겠는걸.”

차수현은 까다로운 사람이 아니었고 푸짐한 반찬에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리고 가연아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차수현이 조금 뜸을 들이다가 물었다.

“너랑 육무진씨 지금 도대체 어떤 사이야?”

한가연이 깜짝 놀랐다.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물었다.

“갑자기 그건 왜 물어보는 거야?”

차수현은 이런 그녀의 모습에 답을 얻을 수 있었다. 한가연과 육무진, 두 사람 모두 착하고 바른 사람이었다. 육씨 가문도 가문을 따져가며 사람을 차별하는 사람들이 아니었으니 육무진과 결혼하는 건 좋은 선택일 듯싶었다.

차수현은 그동안 죽음의 문턱을 수없이 오가며 현재까지도 이러저러한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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