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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6화

하지만 두 아이가 옆에 있어 차수현은 자세히 물어볼 수가 없었다.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 차수현은 아이들에게 출국할 짐을 정리하라고 했다. 유담이와 유민이는 여러 번 여행을 다녀왔기 때문에 이런 간단한 일은 홀로 해결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이는 아이들의 독립 능력도 키워줄 수 있었다.

“그럼 난 먼저 정리하고 있을게. 미리 말해두는데 난 널 도와주지 않을 거야.”

유담이 유민이를 힐긋 바라보며 오만한 말투로 말했다.

유담이는 마음씨가 착한 아이라 얼마 지나지 않아 유민이를 향한 화는 자연스레 사라졌다. 그리고 유민이가 그동안 힘들게 지냈다는 걸 알고 나서는 유담이를 모두 용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유담이는 이상한 체면 때문에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은 것처럼 연기를 했다.

“그래, 알겠어. 널 방해하지 않을게.”

유민이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유민이는 유담이가 톡 쏘는 말투에 습관이 될 지경이었다.

‘하긴 내가 먼저 잘못했으니.'

‘겨우 말 몇 마디일 뿐이야. 때리지도 욕하지도 않았고 집 밖으로 내쫓거나 보육원에 보내지도 않았으니 나는 이걸로 만족해.'

“……”

유담은 이런 그의 모습에 또다시 화가 났다. 유담은 자신이 마치 약자를 괴롭히는 기분이 들어 마음이 불편했다.

“됐다, 그만하자. 너 같은 애랑 무슨 말을 하겠어.”

유담은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라 겨우 이런 말을 뱉고 도망치듯 방으로 들어갔다.

유민이는 그런 유담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떨구었다.

차수현은 이 장면을 보고 앞뒤 상황을 빠르게 판단했다.

‘유담 이 녀석은 입만 살아서 화가 풀렸어도 예쁜 말을 못 해.'

‘유민아.'

차수현이 아이에게 걸어가 머리를 쓰다듬었다.

“엄마…….”

유민이가 물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유담이는 이미 화가 다 풀렸을 테니까 그렇게 기죽지 않아도 돼. 그냥 예전처럼 편하게 지내렴. 너희 둘은 피를 나눈 형제이니까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야 해.”

“정말이에요? 정말…… 화가 풀렸을까요?”

유민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못 믿겠다는 듯 차수현의 말을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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