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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5화

“그럼 이틀 뒤로 하죠.”

차수현은 온은수와 말도 섞기 싫었다. 하지만 이 남자를 이용해 해결할 일이 남았다.

건강만 되찾으면 아무 미련도 없이 그를 떠날 수 있었다. 그게 바로 차수현이 여태껏 온은수를 향한 원한을 억누르고 있는 이유였다.

“좋아, 바로 사람을 보내올 테니 두 날 동안 푹 쉬고 있어.”

“그럼 두 날 동안 가연이네 집에서 지낼게요. 병원 생활이 지겨워 죽겠어요.”

온은수가 흔쾌히 허락하자 차수현은 곧바로 병원에서 나가겠다고 했다.

병원에 계속 남는다면 온은수와 마주칠 일이 늘어날 테고 불필요한 만남이 이어질 수 있었다. 차수현은 그런 상황을 피하고 싶었다.

“……”

온은수는 말없이 주먹에 힘을 주었다. 그는 차수현이 자신과 단둘이 만나고 싶지 않아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차수현은 늘 그에게 회사 일에 신경을 쓰라며 빨리 그를 병실에서 내보냈었다.

처음에는 모르는 척 병원에 남아 차수현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이렇게 하는 게 오히려 역효과가 생긴다는 걸 그는 깨달았다.

온은수는 씁쓸한 표정으로 끝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도록 해. 공항에는 내가 데려다줄 테니.”

“그래요. 무슨 일이 생기면 연락해 줘요. 시시콜콜한 이야기로는 연락하지 말고요.”

차수현은 온은수가 거침없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니 그에게 더 이상 그 선을 넘지 말라고 똑바로 일러둘 필요가 있었다. 그녀는 자기 친구와 두 아이만 옆에 있으면 충분했다.

그리고 그녀는 온은수가 말이라도 바꿀세라 재빠르게 두 아이와 함께 자리에서 벗어났다.

온은수는 멀어져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만 볼 뿐 붙잡지는 않았다. 두 아이도 고개 한번 돌리지 않고 그를 떠났다. 아이들 역시 온은수라는 아버지에게 큰 미련이 없었다.

온은수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좌절감에 시달렸다. 모든 게 자신이 자초한 일이었지만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여자와 아이들에게 버림받는 건 너무 힘든 일이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온은수는 몸을 돌려 계단 입구로 걸어갔다.

차수현이 이곳을 떠났으니 더 이상 병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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