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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8화

수현은 감명을 받은 듯했다. 비록 전에 온은서가 자신을 떠났지만, 그녀는 마음 한 켠에 그를 위한 자리를 남겨두었다. 세월이 흘러도 그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가연은 수현의 표정을 보면서 그녀가 어떤 마음인지 알 수 있었다. 수현은 마음속으로 온은서를 그리워하며 그를 사랑하기로 결정한 순간, 자신의 생명도 돌보지 않고 용감하게 돌진했다.

그렇다면 이제는 없는 사람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물론이지, 어떻게 할 건지는 네가 결정해. 억지로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수현은 담담하게 웃으며 가연을 보고 말했다.

육씨 집안은 좋은 집안이고, 육무진의 부모와 가족들도 모두 가연에게 잘해주었기에 잘 해보라고 권했었다.

만약, 육씨 집안이 반대했다면, 수현도 가연에게 너무 쉽게 빠지지 말라고 충고했을 것이다. 그녀도 겪어본 일이라 더욱 그랬다.

전에, 수현은 사랑으로 삶의 어려움에 대항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온씨 집안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자신을 받아들이게 하려고 했던 것을 생각하니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생각도 다 쓸데없었다. 어쨌든 그녀와 온은수는 곧 끝날 것이다.

“다시 잘 생각해 볼게. 수현아, 우선 유담과 유민을 불러서 같이 밥 먹자. 음식 다 식겠다.”

가연은 확실한 대답은 하지 않은 채 화제를 돌렸다. 수현도 지금 당장 대답을 강요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이런 일은 깊이 생각할수록 좋았다. 충동적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면 나중에 후회해도 소용이 없기 때문이었다.

수현은 두 아이가 잠시 머물고 있는 방 앞으로 가 문을 두드렸다.

“밥 먹자!”

안에는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수현은 다시 문을 두드렸다. 그제야 두 아이는 천천히 문을 열었다. 수현이 방안을 들여다보니 침대 위에 옷과 휴대폰 그리고 충전기 따위가 널려 있어 엉망진창이었다.

“너희가 어지럽혔으니 정리해야 해! 방을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두면 안 되잖아.”

“네, 엄마. 조금 이따가 다 정리하겠습니다.”

유담은 고개를 끄덕이며 어른처럼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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