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Chapter 111 - Chapter 120

2295 Chapters

제111화

유현진은 자신이 더 이상 한주 강씨 가문의 며느리가 아닐지라도 정인월은 존경할 만한 어른이라고 생각했다.반 시간 후, 유현진은 한가득 차버린 쇼핑 카트를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강한서는 카트의 사정을 알기나 하는지 계속해서 물건들을 밀어 넣었다. 그는 마트에 와본 적 없거나, 혹은 스스로 물건을 사본 적 없거나 둘 중 하나인 게 분명했다.유현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려고 했다가 강한서가 견과류 두 상자를 집어넣는 것을 보고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이렇게 말했다."할머니께서 틀니로 잣을 드실 수 있다고 생각해?"강한서는 멈칫하면서 이렇게 말했다."마카다미아는 괜찮지 않을까?""할머니는 견과류를 좋아하지 않.으셔"유현진은 이렇게 말하며 강한서가 집어넣은 물건들을 원래 자리로 돌려놓기 시작했다."이 디저트는 너무 달아. 넌 할머니한테 당뇨가 있다는 것도 몰라? 이런 디저트는 저당으로 사야 해! 그리고 이렇게 포장된 샥스핀은 쓰다 남은 것으로 만든 거라 할머니의 입맛에 맞을 리가 없어. 할머니는 이런 걸 더 좋아해. 하지만 유통기한이 3개월 밖에 안돼서 때가 되면 꼭 버려야 한다고 알려줘야 해. 할머니는 유통기한을 잘 안 보거든..."강한서를 머리를 숙이고 잔소리를 하고 있는 유현진을 바라봤다.유현진은 오랜만에 강한서와 이렇게 말을 늘어놓았다. 유현진이 가출한 2주 동안, 강한서는 갑자기 썰렁해진 집안이 아주 어색했다. 유현진이 바로 옆에서 잔소리를 하는 것을 들으니 그는 이상하게 안심이 되는 것 같았다."말린 망고?"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너 설마 할머니한테 망고 알레르기가 있는 것도 몰라?"유현진이 말린 망고도 빼내려고 하자 강한서는 그녀를 가로막으며 말린 망고를 다시 카트 안으로 집어넣었다."이건 네 거야."이렇게 말한 강한서는 카트를 밀며 곧장 앞으로 걸어갔다.유현진은 넋이 나가버렸다. 한주 강씨 가문의 사람들한테는 유전적으로 망고 알레르기가 있었다. 강한서도 물론 예외가 아니었다.하지만 유현진은 망고를 아주 좋아했
Read more

제112화

정인월의 선물을 사고 나온 강한서는 화장실로 갔고 진씨는 차에 물건들을 싣기 시작했다.유현진은 원래 이 틈을 타서 휴대폰이나 보려고 했는데 주얼리 가게의 포스터에 시선을 뺏겨버리고 말았다. 포스터 속의 모델이 하고 있는 팔찌가 너무 예뻤던 것이다."혹시 마음에 드는 제품이 있으시면 들어와서 착용해 보세요. 가게 안에 예쁜 제품들이 아주 많아요."가게 직원은 아주 열정적이었다.강한서가 아직 화장실에서 나오지 않은 것을 보고 유현진은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가게는 금방 문을 연 것 같았다. 어떤 직원은 부지런히 전시품을 교체하고 있었고 손님들은 이제야 슬슬 들어오기 시작했다.유현진은 바로 비취옥 코너로 가서 팔찌들을 살펴봤다. 그러자 직원 한 명이 뒤따라와서 이렇게 물었다."본인이 쓰실 건가요? 아니면 선물하실 건가요?"유현진은 진열장 안의 전시품들을 살펴보며 담담하게 말했다."그냥 구경하러 왔어요.""그럼 천천히 구경하세요. 궁금한 게 있으시면 언제든지 불러주시고요."한바탕 구경을 끝낸 후에도 포스터 속의 제품을 찾지 못한 유현진은 직원을 불러와서 이렇게 물었다."포스터 속의 모델이 하고 있는 팔찌는 어디에 있어요?""손님, 안목이 굉장히 좋으시네요. 그건 저희 가게의 신제품이에요. 품질이 아주 훌륭한 제품이라 파손이 생길까 봐 진열장 안에 넣지 않았어요.""잠깐 구경해도 될까요?""그럼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제가 매니저님한테 신청을 해볼게요."얼마 지나지 않아 직원은 상자 하나를 들고 조심스럽게 걸어왔다.상자를 열자 벨벳 위에 놓인 비취옥 팔찌가 보였다. 비취옥은 아주 투명하고 영롱했고 색깔 분포도 균일했다.가게 직원은 장갑을 끼고 팔지를 집어 들었다. 그러고는 조명까지 켜고 유현진한테 구경을 시켜줬다.비취옥은 아주 섬세하게 만들어졌다. 비취옥 안에는 불순물과 균열이 없을 뿐만 아니라 색깔도 인공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자연의 색깔이었다. 전문가가 아닌 유현진은 여기까지만 알고 있었다."한 번 써봐
Read more

제113화

가게 직원은 물건을 팔기 위해 듣기 좋은 소리만 했다.이 팔찌는 예쁘기는 하지만 유현진과 어울리지는 않았다. 유현진의 손목에 비해 크기도 했고 색채가 너무 진해 그녀의 나이에 어울리지 않았다."손님이 왔는데 왜 마중 나오는 직원 한 명 없어요? 이 가게는 서비스가 왜 이 모양이에요?"이때 오만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유현진의 옆에 있던 가게 직원은 후다닥 마중을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죄송해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여자는 진열장 속의 제품들을 힐끔 보면서 오만하게 말했다."팔찌 품질이 이게 뭐예요? 너무 수준 떨어지는 거 아니에요?"다양한 손님들을 만나온 가게 직원은 바로 이렇게 대답했다."정말 죄송합니다. 비취옥은 쉽게 깨지기 때문에 실수를 방지하고자 고품질 제품만 따로 금고에 보관하고 있다가 필요시에만 꺼내서 전시를 합니다.""그럼 얼른 갖고 와야지 뭘 하고 있어요?"가게 직원은 iPad를 갖고 오면서 이렇게 말했다."이건 고품질 제품들의 사진입니다.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고르시거나 예산을 말씀해 주시면 제가 추천해 드리겠습니다."여자는 아무렇게나 뒤적거리다가 유현진을 가리키면서 말했다."저 제품의 사진은 어디에 있어요?"가게 직원은 바로 해당 제품의 광고 영상을 틀어줬다.여자는 영상을 본체만체하고 이렇게 말했다."저도 이걸 써볼래요!""알겠습니다. 먼저 오신 손님께서 구경을 끝내시면 도와드리도록 할게요."이 말을 들은 여자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저 사람이 이렇게 한참 구경하는 걸 보면 딱히 살 마음이 없어 보이는데요?"가게 직원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유현진은 머리를 들지도 않고 거울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손목을 돌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제가 이걸 사든 말든 순서를 지켜야 하는 거 아니에요? 이 팔찌를 써보고 싶다면 조용히 줄이나 서요."사실 두 사람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유현진은 거울을 통해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유현진은 트위드재킷을 걸친 여자가 안하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안하윤은 강민서의 친
Read more

제114화

"하윤 씨는 생각이 너무 어린 것 같아요. 저는 전업주부도 별로 나쁠 것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돈을 많이 번다고 해서 고귀해지는 것도 아니고요. 그저 혼인 관계에서 분업이 달라질 뿐이죠. 저 같은 경우에는 남편이 돈을 벌고 제가 집안을 돌보고 있어요. 만약 남편이 힘들다고 하면 남편이 집안을 돌보고 제가 돈을 벌어도 상관없어요. 제가 벌어도 남편과 잘 살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그렇다고 해서 남편을 무시하지는 않을 거예요."유현진은 또 이렇게 말했다."반대로 저는 돈을 벌 능력이 없어서 부모님의 돈이나 쓰며 허풍치는 사람이 더욱 싫어요."가게 안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유현진의 말소리는 크지도 작지도 않았고 마침 가게 안의 사람들이 듣기에 적당했다.이 시간에 가게로 찾아온 사람들은 대부분 유현진과 같은 전업주부였다. 유현진처럼 집안이 부유해서 일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이를 돌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전업주부의 길을 선택한 사람도 물론 있었다.그들은 자신의 직장 생활을 희생해서 집안을 돌보고 있는데 '돈 한 푼도 벌지 못한다', '남자한테 빌붙어 산다'라는 말을 들으니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유현진은 이 자리에 있는 전업주부들의 속마음을 대변하고 있었다.어떤 사람은 참다못해 이렇게 말했다."젊은 애가 생각이 왜 이렇게 구식이야.""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여성을 함부로 평가해?""출근이 얼마나 쉬운 일이라고 그래. 내 남편이 전업주부를 한다면 난 아예 월급 카드를 남편한테 줄 거야.""쌀벌레가 무슨 자격으로 전업주부를 무시해?"...안하윤의 얼굴은 붉으락 푸르락 했다. 그녀는 머리를 홱 돌리면서 이렇게 말했다."닥쳐! 그쪽이랑 무슨 상관인데!"가게 직원은 이렇게 주의를 줬다."손님, 가게 안에서는 큰 소리로 떠들면 안 돼요."유현아는 안하윤이 이렇게까지 멍청할 줄은 몰랐다. 아직 한 라운드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화를 참지 못하니 말이다.유현아는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말했다."언
Read more

제115화

"팔찌는 깨끗하게 닦아줘요. 내 물건에 다른 여자의 역겨운 냄새를 달고 다니기 싫으니까."유현진은 애써 웃음을 참았다. 그녀는 안하윤의 유치한 짓을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다."죄송하지만 이 카드는 한도가 부족해요."안하윤이 득의양양한 기분을 누리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직원의 말 한마디 때문에 창피를 당하고야 말았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말도 안 돼. 제 카드 한도는 10억이나 된다고요!"직원은 이렇게 말했다."이 비취옥 팔찌는 할인 후 가격이 62억 5200만 원입니다. 한도가 모자라면 할부로 해드릴까요?"안하윤은 안색이 약간 어두웠다. 그녀는 비취옥 팔찌 하나에 기껏해야 5억 정도 할 줄 알았다. 62억은 그녀의 용돈으로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이 아니었다.안하윤은 아주 난감했다. 자신이 사겠다고 말까지 다 해놓고 이제 와서 안 산다고 하면 비웃음을 당할 게 뻔했다.보다 못한 유현아가 작은 목소리로 말렸다."하윤아, 그냥 사지 말자. 이건 너무 비싼 것 같아.""62억이면 꽤 괜찮죠. 이런 색깔이 흔한 것도 아니고 말이에요."안하윤의 옆으로 걸어온 유현진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게다가 하윤 씨의 입장에서는 비싼 축도 아니잖아요?"유현진의 도발을 견딜 수 없었던 유현진은 이렇게 억지를 부렸다."60억이 뭐예요. 600억이라 해도 별것 없죠. 저한테는 손가락만 움직이면 얻을 수 있는 돈이라고요! 제가 당신처럼 물건 하나 사는데 남 눈치를 보는 줄 알아요?"안하윤은 이렇게 말하며 다른 카드를 직원한테 건넸다."이 카드로 계산해요."62억은 순식간에 카드에서 빠져나갔다. 오늘의 최고 매출에 가게 직원들은 일제히 인사를 했다.계산을 하고 머리를 돌린 안하윤은 유현진이 계속 제자리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그녀는 일부러 팔찌를 자랑하며 이렇게 말했다."사모님의 팔찌를 빼앗게 되어서 참 죄송하네요. 아니면 이곳에서 가장 잘나가는 제품으로 하나 골라봐요. 제가 민서를 봐서 첫 만남 선물로 하나
Read more

제116화

안하윤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내가 어딜 봐서 저 여자가 소개한 거란 말이에요?""방금 사모님한테 선물을 하겠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저희는 지인이 아니라면 선물을 할 리가 없다고 판단했어요."이 말을 들은 안하윤은 말문이 막혀 버렸다. 그녀는 가게 직원들을 가리키며 이를 갈았다."이 사기꾼들... 기자를 찾아가서 다 말해버릴 줄 알아요!" 안하윤은 또 유현진을 노려보며 이렇게 말했다."당신도 두고 봐요!"손가락으로 수표를 집어 든 유현진은 미소를 지으며 수표를 흔들어 보였다."나중에 또 봐요."유현아는 안하윤의 멍청함을 속으로 욕하고 있었다. 그녀가 마침 안하윤한테 한 마디 하려고 할 때,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강한서를 발견하고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의기소침해서 가게 밖으로 나갔다."사모님, 다른 제품을 보시겠어요?"매니저가 정중하게 물었다.이 가게는 한성우의 가게였다. 그리고 강한서가 그녀를 몇 번 데리고 온 적 있는 덕분에 매니저와는 서로 잘 아는 사이였다. 안 그러면 매니저는 방금 전처럼 도와주지 않았을 것이다.어찌 됐든 유현진은 강한서의 이름을 빌어 위세를 부렸다."이 소엽자단 팔찌를 포장해 주세요. 선물할 거예요.""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누구한테 선물하게?"이때 강한서의 목소리가 갑자기 유현진의 귓가에서 들려왔다. 깜짝 놀란 유현진은 귀를 만지작거리며 이렇게 말했다."네 할머니한테 선물할 거야."강한서는 말문이 막혀버렸다.자신의 말투가 쌀쌀맞았다는 것을 알아챈 유현진은 기침을 하며 다시 말했다."할머니한테 드리려고.""넌 1800만 원을 넘게 벌어 놓고 할머니한테는 200만 원도 안 되는 선물을 사는 거야?"강한서는 방금 전에 일어난 일을 다 알고 있었다.'나쁜 놈!'"200만 원이 뭐 어때서? 그 200만 원도 내 돈이야. 너한테서 받은 게 아니라고! 게다가 할머니는 너희 같은 사람들이랑 달라. 할머니는 모든 걸 돈으로 계산하지 않는다고."강한서는 유현진을 힐끗
Read more

제117화

뒤에 있는 사람이 자신의 옷소매를 잡고 있는 채로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강한서는 마음이 약해지기 시작했다."유현진, 너 억지 부리지 마. 나한테는 통하지 않으니까." 강한서는 이렇게 말하며 머리를 돌렸다. 그러자 그의 허벅지까지 오는 여자아이가 그의 옷소매를 잡아당기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아저씨가 제 꽃을 밟았어요."강한서는 말을 잃었다. 그는 머리를 숙여 자신의 왼발 아래에 있는 종이 백합을 바라봤다. 그는 허리를 숙여 백합을 주워 들고는 여자아이한테 건네줬다."네 어머니는 어디에 있어?"여자아이가 막 말하려고 할 때, 한 남자가 아이의 이름을 부르면서 달려왔다. 여자아이의 아버지는 강한서한테 감사 인사를 하고 아이를 데려갔다.강한서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맞은편의 남성복 가게에서 익숙한 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어두운 안색으로 가게 안으로 들어갔고 유현진은 마침 넥타이를 고르고 있었다. 유현진이 넥타이를 고르고 있는 것을 본 강한서는 답답하던 가슴이 순식간에 뻥 뚫린 것 같았다.두 넥타이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던 유현진은 머리를 돌려 강한서한테 물었다."넌 어느 쪽이 더 예쁜 것 같아?"강한서는 일부러 아무렇지도 않는 듯한 눈빛으로 힐끗 보고는 담담하게 대답했다."파란색 줄무늬."유현진은 강한서의 목에 넥타이를 대보더니 머리를 저으면서 말했다."파란색은 너한테 어울리지만 그 사람한테는 안 어울릴 것 같아."이 말을 들은 강한서는 잠깐 멈칫하더니 표정이 싸늘했다."그 사람? 그 사람이 누군데?"유현진은 강한서의 감정 변화를 발견하지 못한 채 넥타이를 고르면서 말했다."주강운 변호사 말이야. 어젯밤 변호사님이 없었더라면 나는 화장실 안에 한참 더 갇혀 있었을 거야. 마침 어떻게 감사 인사를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백화점에 온 김에 넥타이 선물이라도 해야겠어."유현진이 주강운한테 진 빚은 어떻게라도 갚아야 했다. 함께 밥을 먹는 것은 약간 어색하니 선물을 주는 게 가장 편한 방법이었다.이때 갑자기 한 가지 생각이 떠오른 유현진
Read more

제118화

"또 다른 선물도 있어?"강한서는 이렇게 물었다.유현진은 베풀기를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강한서가 먼저 이렇게 물어보자 그녀는 쇼핑백을 열고 조잘조잘 설명하기 시작했다.정원사한테 줄 장갑, 가정부한테 줄 안마기, 조련사한테 줄 새 부츠, 그리고 준이한테 줄 작은 머리핀... 유현진은 신이 나서 하나하나 설명했다. 강한서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지는 것도 모르고 말이다.모든 선물을 설명하고 나서도 상자 하나가 남은 것을 보고 유현진은 슥 꺼내들며 이렇게 말했다."아 맞다. 이건 네 선물이야."강한서는 상자를 힐끗 쳐다봤다. 상자에 새겨져 있는 로고는 유현진이 넥타이를 고르고 있던 그 가게의 로고였다.강한서는 전혀 개의치 않는 듯 덤덤하게 말했다."갑자기 넥타이는 왜 샀어?""넥타이 아니야."유현진은 눈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이 가게에서 오늘 2만 원을 보태면 양말 한 켤레는 주는 행사를 하고 있더라고! 너 이 브랜드 양말 좋아하잖아. 평소에는 한 켤레에 5만 원이 넘는데 오늘은 2만 원밖에 안 해서 정장이랑 잘 어울리는 남색으로 하나 골랐지."이 말을 들은 강한서는 무표정한 얼굴로 상자를 쇼핑백 속으로 던져버렸다."너 지금 뭐 하는 거야?"유현진은 강한서의 태도가 아주 불만스러웠다. 그는 유현진과 함께 쇼핑을 하며 물건을 들어주기는커녕 선물을 받고서도 정색을 했다.강한서는 유현진을 상대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아저씨, 조금 빨리 가죠."유현진은 강한서가 왜 또 화가 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반 시간 후, 둘은 드디어 한주 강씨 가문의 본가에 도착했다. 이 저택은 정인월과 그의 남편이 돈을 벌고 나서 땅을 사 직접 지은 집이었다. 저택은 정원의 형식으로 지어졌고 정자도 만들어져 아주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한주 강씨 가문의 저택은 최근 몇 년 동안 생긴 별장 중에서도 가장 독보적이었다.정인월이 말을 키우기 시작한 후로는 저택 뒤에 있는 땅도 사서 목마장과 채소밭으로 만들었다. 말도 키우고, 채소도 심는 생활은 아주 여
Read more

제119화

남자는 시선을 거두며 미소를 지었다."강씨 가문의 손자며느리라면 틀림없을 거예요."아직도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유현진을 보고 주강운은 이렇게 설명했다."이쪽은 송민준이라고 해요. 어젯밤 화장실에 있던 그 아가씨가 민준이의 여동생이래요."그뿐만 아니라 송민준의 아버지와 강한서의 아버지는 같은 바지를 입을 정도로 친한 동창 사이였다.몇 년 전, 그들은 막내딸 송가람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대부분 회사를 해외로 옮겼다. 송가람의 병세가 호전되고 나자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송민준의 아버지는 다 함께 국내로 이사할 계획이었다. 해외에 처리해야 하는 회사가 아직 남아 있는 관계로 그는 두 남매를 먼저 국내로 보냈다.어젯밤 남매는 원래 함께 파티에 참석할 계획이었지만 송민준은 다른 일이 있는 관계로 조금 늦게 도착을 하게 되었다. 송가람은 그 새로 화장실에서 발작을 하고 만 것이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병원으로 옮겨진 송가람의 상태가 안정된 후, 송민준은 바로 호텔 측에 연락해 '생명의 은인'을 찾아 나섰다.호텔 매니저의 도움 하에 그는 주강운과 연락을 하게 됐고, 또 한주 강씨 가문의 손자며느리가 송가람을 도와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해외에 있던 송 대표는 이 사실을 알자마자 바로 강씨 가문에 직접 방문해서 인사를 하라고 했다. 그렇게 이번 만남이 성사된 것이다.송민준은 아주 예의 바른 사람이었다. 그는 벌떡 일어나서 유현진한테 허리 굽혀 인사를 했다."어젯밤 일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 동생이 어릴 적부터 몸이 좋지 않았거든요. 만약 현진 씨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제 동생은 아주 힘들어졌을 것입니다. 제가 저희 가족을 대신해 이렇게 감사 인사를 드리겠습니다."송민준은 이렇게 말하며 상자 하나를 꺼내 유현진한테 건네줬다."이건 저희 가족의 작은 성의입니다. 부디 받아주세요. 상자 속에 저의 명함도 있으니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도와드리겠습니다."만약 유현진이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이 상자는
Read more

제120화

유현진이 멍하니 주강운을 바라보고 있을 때, 강한서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살짝 잡아당겼다. 유현진은 그를 노려보면서 이렇게 물었다."너 뭐 하는 거야?"강한서는 유현진의 머리카락을 손끝으로 잡고 담담하게 말했다."흰머리가 있길래."강한서의 손끝에는 확실히 하얀 머리카락이 있었다.유현진은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화가 났다. 어찌 됐든 지금은 흰 머리카락을 뽑을 타이밍이 아니었다. 게다가 강한서는 오늘따라 이상한 행동만 찾아서 했다.두 사람이 옥신각신하고 있는 모습은 금세 다른 사람들의 눈에 들어왔다.송민준은 두 사람을 쳐다보면서 미소를 지었다."우리가 저번에 만났을 때는 둘 다 고등학생이었는데 한서 너는 눈 깜짝할 사이에 현명한 아내를 찾아서 가정을 꾸렸구나."유현진은 겸손하게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강한서 곁에 드디어 똑똑한 사람이 나타났다고 생각했다.이때 주강운도 이렇게 입을 보탰다."현진 씨는 제가 아는 여성분 중에서 가장 용감한 사람이에요."주강운은 어젯밤 이야기를 자세히 말하기 시작했다.유현진은 자신이 한 일이 별로 용감하다고 생각되지는 않았다. 아무리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라고 해도 맨손을 변기 안으로 집어넣는 것은 꽤나 비위 상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어젯밤 일로 주강운은 그녀를 영웅이라고 칭찬을 늘어놓았다. 만약 유현진이 당사자가 아니었더라면 주강운의 말하고 있는 여자가 영웅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이야기를 듣고 난 정인월은 유현진이 아주 자랑스러웠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손자며느리가 얼마나 훌륭한 지를 칭찬하기 시작했다.화제는 어느새 유현진을 칭찬하는 것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처음에는 뿌듯하게 듣고 있던 유현진도 계속되는 칭찬 세례에 슬슬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이 와중에 강한서는 관찰하는 듯한 눈빛으로 유현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그들이 칭찬하고 있는 여자가 자신의 눈앞에 있는 여자가 맞는지 의심하는 것처럼 말이다.정인월은 말을 하다 말고 이렇게 한숨을 쉬었다."이제는 둘이 나한테 증손주만 만들어 준다면
Read more
PREV
1
...
1011121314
...
230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