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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유현진이 멍하니 주강운을 바라보고 있을 때, 강한서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살짝 잡아당겼다. 유현진은 그를 노려보면서 이렇게 물었다.

"너 뭐 하는 거야?"

강한서는 유현진의 머리카락을 손끝으로 잡고 담담하게 말했다.

"흰머리가 있길래."

강한서의 손끝에는 확실히 하얀 머리카락이 있었다.

유현진은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화가 났다. 어찌 됐든 지금은 흰 머리카락을 뽑을 타이밍이 아니었다. 게다가 강한서는 오늘따라 이상한 행동만 찾아서 했다.

두 사람이 옥신각신하고 있는 모습은 금세 다른 사람들의 눈에 들어왔다.

송민준은 두 사람을 쳐다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우리가 저번에 만났을 때는 둘 다 고등학생이었는데 한서 너는 눈 깜짝할 사이에 현명한 아내를 찾아서 가정을 꾸렸구나."

유현진은 겸손하게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강한서 곁에 드디어 똑똑한 사람이 나타났다고 생각했다.

이때 주강운도 이렇게 입을 보탰다.

"현진 씨는 제가 아는 여성분 중에서 가장 용감한 사람이에요."

주강운은 어젯밤 이야기를 자세히 말하기 시작했다.

유현진은 자신이 한 일이 별로 용감하다고 생각되지는 않았다. 아무리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라고 해도 맨손을 변기 안으로 집어넣는 것은 꽤나 비위 상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어젯밤 일로 주강운은 그녀를 영웅이라고 칭찬을 늘어놓았다. 만약 유현진이 당사자가 아니었더라면 주강운의 말하고 있는 여자가 영웅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야기를 듣고 난 정인월은 유현진이 아주 자랑스러웠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손자며느리가 얼마나 훌륭한 지를 칭찬하기 시작했다.

화제는 어느새 유현진을 칭찬하는 것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처음에는 뿌듯하게 듣고 있던 유현진도 계속되는 칭찬 세례에 슬슬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 강한서는 관찰하는 듯한 눈빛으로 유현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그들이 칭찬하고 있는 여자가 자신의 눈앞에 있는 여자가 맞는지 의심하는 것처럼 말이다.

정인월은 말을 하다 말고 이렇게 한숨을 쉬었다.

"이제는 둘이 나한테 증손주만 만들어 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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