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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주강운은 실소를 터뜨렸다.

“학생 때나 그랬지, 지금은 그렇게 유치하게 굴지 않아요.”

‘서른이 넘은 남자 둘이서 형이라는 호칭 하나로 승마 시합을 하다니, 이러고도 안 유치하다고?’

강한서도 역시 그의 제안을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그럼 넌 오늘 형 생기겠네.”

송민준이 웃더니 자신 있게 말했다.

“동생이 생길 수도 있는 거지.”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두 말은 쏜살같이 달려나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밤색 말이 준이를 꽤 많이 앞섰다. 두 말 사이의 간격은 점점 넓어지고 있었다.

주강운이 말했다.

“아무래도 시선이 가려져서 영향을 받나 봐요.”

유현진이 입술을 씰룩거리더니 낮은 목소리로 단호하게 말했다.

“준이는 절대 지지 않을 거에요.”

게다가 준이를 타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강한서였다.

그 둘은 환상의 짝꿍이었다. 강한서보다 경마로서의 준이의 프라이드를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었다. 또 강한서보다 준이를 더 잘 다룰 수 있는 사람도 없었다.

“참.”

주강운은 갑자기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냈다.

“이거 현진 씨 거죠?”

유현진이 고개를 돌려보니 주강운의 손에 든 것은 그녀가 어젯밤에 착용했던 귀걸이였다.

“네, 제 거 맞아요. 어제 잃어버린 줄 알았는데...”

감사 인사를 전한 유현진은 주강운의 선물을 챙기지 않은 걸 후회했다. 지금이 선물을 건넬 절호의 기회였는데 말이다.

“민서는 뭐 하고 있어요?”

주강운이 갑자기 물었다.

유현진은 강민서의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전혀 없었기에 건성건성 대답했다.

“친구랑 나갔나 보죠.”

주강운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한서가 안 혼냈어요?”

“왜 혼내요?”

“어젯밤 송민영 씨가 꽤 많이 다쳤거든요. 팔에 세 바늘이나 꿰맸어요. 당분간은 광고 촬영도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위약금도 꽤 많이 들었을걸요? 한서가 어젯밤 계속 병원에 있었어요. 걔 성격으로 민서를 엄청 세게 혼낼 줄 알았는데... 한서가 항상 민서를 엄하게 다뤘거든요.”

유현진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한서가 어젯밤 계속 병원에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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