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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헬멧을 벗은 송민준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너 말한테 약이라도 먹였어?”

강한서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트집 잡지 말고, 빨리 형이라고 불러.”

송민준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내기는 내기니까. 네, 알겠어요. 형.”

강한서가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던 주강운을 보더니 물었다.

“녹음했어?”

주강운이 핸드폰을 흔들며 말했다.

“똑똑히 다 녹음됐어.”

송민준이 입술을 씰룩거렸다.

“왜 그렇게 유치하게 굴어?”

강한서는 그의 말을 무시한 채 주강운에게 말했다.

“나한테 보내.”

송민준은 어이가 없었다. 그는 물을 벌컥벌컥 마시더니 갑자기 물었다.

“현진 씨는?”

강한서는 그제서야 유현진이 사라졌다는 걸 발견했다. 그의 옷가지는 덩그러니 벤치에 놓여 있었다.

주강운이 유현진의 말을 전했다.

“해가 너무 비친다고 먼저 집 안으로 들어가겠다고 했어.”

송민준이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봤다.

오늘은 구름이 많아서 해가 그렇게 내리쬐지 않았다. 심지어 먹구름이 몰리면서 당장이라도 비가 내릴 기세였다.

누가 들어도 해가 비친다는 말은 핑계에 불과했다.

송민준이 웃으며 말했다.

“여자들이 다 그렇지, 뭐. 내 동생은 흐린 날에도 탈까 봐 양산을 쓰고 다닌다니까.”

강한서는 입을 꾹 닫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세 사람이 돌아올 때 유현진은 정인월을 도와 음식을 내오고 있었다.

정인월은 돌아온 세 사람을 보며 얼른 손을 씻고 밥을 먹으라고 했다.

정인월은 젊은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기고 있었다. 특히나 그들의 어릴 시절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 쭉 옆에서 지켜봤으니 애정이 더 많이 갔다. 그래서인지 오늘 유난히 기분이 좋아 밥맛도 더 좋아졌다.

식사를 마친 후 사람들은 차를 마시며 옛날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유현진은 그들의 어릴 적 일들을 모르고 있었기에 얘기에 끼지 않고 과일 깎는다는 핑계로 자리를 떴다.

그녀는 주방에 있다가 거치적거린다는 소리를 듣고 곧 가정부에게 쫓겨났다.

거실로 돌아가기 싫었던 유현진은 베란다로 에돌아가 잠시 머물기로 했다.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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