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6화

유현진은 할 말을 잃었다.

얼마 후면 강한서와 이혼한다고 이실직고할 수도 없었다.

“사모님. 큰사모님께서 받으시라고 하셨으니까 편하게 받으세요. 큰사모님이 알아서 답례를 하실 겁니다.”

끝내 차 키는 유현진이 잠시 가지고 있기로 했다.

별장으로 돌아간 후, 강한서는 이미 위층으로 올라가 있었다.

가정부가 짐을 건네받으며 물었다.

“사모님, 혹시 도련님한테 무슨 일이 생겼나요? 얼굴색이 말이 아니에요.”

유현진도 아직 화가 나 있었기에 덤덤하게 대답했다.

“정신이 오락가락해서 그래요, 신경 쓰지 마세요.”

가정부가 흠칫 놀라더니 이내 정신을 차렸다.

유현진도 위층으로 올라갔다.

다행히 강한서는 안방에 없었다. 안 그러면 유현진은 또 게스트 룸에서 자야 하는데 게스트 룸의 침대는 안방의 침대보다 불편했기에 그녀는 가기가 싫었다.

그녀는 머리를 풀고 마른 옷을 챙기더니 욕실로 향했다.

뜨거운 물이 머리부터 흐르며 온몸을 녹이자 스트레스가 저절로 풀릴 것만 같았다.

강한서는 즐길 줄 아는 남자다. 그는 안방 화장실에 스파 욕조를 설치했는데 그 안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더없이 안락했다. 하지만 물을 받는 데에 20분이나 걸렸기에 유현진은 차마 기다릴 수가 없었다.

머리카락을 한쪽으로 넘긴 그녀는 샴푸를 짜내 거품을 내고 부드러운 손길로 두피를 주물렀다.

피부가 하얀 사람들은 보통 머리카락 색도 연한 편이었다. 하지만 유현진은 아니었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검고 풍성했다. 물에 젖힌 그녀의 머리카락은 마치 미역처럼 부드러웠다.

유현진이 머리에 묻은 거품을 씻어내고 있을 때, 욕실 문이 갑자기 열렸다.

그녀는 깜짝 놀라 허둥지둥 타월을 찾았다. 하지만 발이 미끄러운 탓에 그녀는 중심을 잃고 바닥으로 넘어지려고 했다.

강한서는 손을 뻗어 그녀를 잡아주려고 했지만 유현진이 먼저 그의 팔을 덥석 잡는 바람에 두 사람은 같이 중심을 잃으며 바닥에 넘어졌다.

강한서의 등이 바닥에 닿으면서 ‘쿵’ 소리가 났다.

유현진은 발가벗은 채로 그의 몸 위로 넘어졌고 무릎도 까지고 말았다.

하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