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Bab 2461 - Bab 2470

2470 Bab

제2461화

양시은이 쯧 혀를 찼다. “우리 사이에 제가 현진 씨에게서 돈을 왜 받겠어요. 계약금 없이 식장 예약해 드릴 수도 있어요. 현진 씨가 저희 호텔이 마음에 드신다면요. 이젠 배가 제법 나와서 더는 숨기기 어려울 것 같아요.”“전엔 강 대표님이 기억을 잃어서 다들 두 집안의 연은 완전히 끊어졌다고 생각했지만 현진 씨가 임신을 했으니 얘기가 다르잖아요. 결혼은 하지 않는다고 해도 아이가 있는 한 송씨 가문은 강 대표님의 힘이 되어줄 수 있어요.”“강 대표님은 지금 강단해 대표님과 치열한 권력 다툼 중이잖아요.”양시은이 말하며 한현진의 배를 쳐다보았다.“전 그 인간들이 강 대표님과 송씨 가문의 동맹을 파괴하기 위해 현진 씨 배속의 아이를 노리고 있을까봐, 그게 걱정이에요. 이렇게 숨기기보단 차라리 공개를 해 버리는 게 어때요. 그러면 그 인간들도 대놓고 손을 쓰지는 못할 거예요.”한현진이 떠보듯 물었다.“언니 혹시 뭐 들으신 거 있으세요?”양시은이 대답했다.“요즘 송민희 씨가 저희 쪽에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어요. 아들에게 좋은 짝을 소개해주려는 것 같던데 명문가의 딸만 고르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그 댁 아드님이 워낙 소문이 많잖아요.”“강현우 무능력한 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위엔 강 대표님처럼 능력 있는 사촌 형이 있으니 강현우와 결혼하면 한성 그룹 후계자는 꿈도 못 꿀 텐데, 누가 그런 집안과 연을 맺고 싶어 하겠어요.”“강단해 대표님도 이 권력 다툼에서 언젠가는 질게 뻔한데 한성을 위해 30여 년을 바치신 분이 그렇게 쉽게 자리를 내놓으려고 하겠어요?”“만약 저라면 힘을 실어줄 뒷배를 찾지 못한 상황에 절대 상대방이 다른 가문과 힘을 합쳐 절 내쫓을 기회는 주지 않을 거예요.”아이는 두 집안을 이어줄 근원이었다. 만약 강한서가 한현진을 지키지 못해 아이를 잃게 된다면 동맹은커녕 그 일로 사이가 틀어져 원수가 되는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일이었다. 한현진이 입술을 꼭 깨물었다. 송씨 가문의 도움이 없다고 해서 강한서가 강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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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2화

하지만 홍혜림은 곧 시선을 옮기며 찻잔을 내려놓았다. “박안수 씨라는 화가는 처음 듣는 이름이에요. 사람을 잘못 찾으신 것 같네요.”말하며 홍혜림이 몸을 일으켰다. “제가 한 것도 없는데 샘플은 됐어요. 그래도 초대해주셔서 고마워요. 전 일이 있어서 이만 가볼게요.”가방을 든 홍혜림이 몸을 돌려 사무실을 나섰다. 한현진이 배웅하려 했지만 홍혜림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그녀를 멈춰 세웠다. “한 대표님, 저한테 시간 낭비하실 필요 없어요. 전 한 대표님이 얘기하신 분이 누군지 정말 몰라요. 그러니 할 얘기도 없고요. 들어가세요.”본 적 없는 차가운 태도였다. 한현진은 더 이상 홍혜림에게 더 다가가지 않았다. 샘플을 가지고 돌아온 성월이 마침 회사를 나서는 홍혜림을 볼 수 있었다. 서해금 사무실. “두 사람 분위기가 안 좋아보였어요.”성월이 말했다. “하지만 한 대표님이 샘플을 가져오라고 하셔서 두 분이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사모님께서 기분이 언짢으셨던 건 분명해요. 사모님께서 샘플도 받지 않고 가셔서 쫓아가려고 하니까 한 대표님이 막으시면서 사모님 회사로 보내라고 하셨어요.”서해금이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커피를 보며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홍혜림은 콧대가 높은 사람이에요. 홍혜림 씨 언니도 아직까지 동생과는 어색한 사이예요. 저도 이렇게 오래 함께 일을 했지만 가까운 사이라고는 할 수 없죠. 홍혜림은 쉬운 사람이 아녜요.”“정말 나한테서 뺏어간 게 하늘에서 떨어진 떡이라도 되는 줄 알았나봐.”“대표님, 아직 끈끈한 관계는 아닌 것 같으니 저희가 뭐라도 해서 사모님을 다시 저희와 협업하도록 하는 건 어떨까요?”서해금이 커피포트를 내려놓으며 시선을 올렸다. “홍혜림 씨가 애지중지하는 아들이 경하대학 전기정보공학과에 재학 중이라고 했죠. 성 비서 사촌 오빠도 같은 과에 출근하고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서해금의 말을 바로 알아차린 성월이 대답했다. “약속 잡을게요.”서해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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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3화

강한서가 말했다. “네 일반인 남자친구에게 방법이 있을 거야.”“일반인 남자친구라니?”어리둥절해진 한현진이 눈을 굴렸다. 강한서가 입꼬리를 씩 올렸다. “일단 밥부터 먹어. 내일이면 알게 될 거야.”강한서가 전화했을 때 진윤은 친구와 게임을 하고 있었다. 게임의 중요한 터닝 포인트라 시끄럽게 울려대는 휴대폰 벨소리에 옆에 있던 친구에게 휴대폰을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다. 발신자를 확인한 친구가 말했다. “사기꾼 전화야. 받아?”친구의 말에 멈칫한 진윤이 스킬을 쓰기도 전에 상대편에서 압살 당했다. 바득 이를 간 진윤은 휴대폰을 들고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는 문을 닫고 나서야 통화 버튼을 눌렀다. “왜요? 이 시간에 안 자고 왜 사람 귀찮게 굴어요.”강한서가 태연하게 말했다. “밤을 새지 않는 건 MZ가 아니라며. 이 시간엔 잘 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설마 네 청춘은 이렇게 빨리 끝나버린 거야?”진윤이 흥, 콧방귀를 뀌었다. “끝났든 아니든 아저씨보다는 젊어요. 사기꾼!”강한서는 화도 내지 않고 물었다. “시험은 끝났어? 성적은?”그 말에 일그러졌던 진윤의 표정이 부드럽게 변했다. 심지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끝났죠. 성적은 아직 안 나왔지만 느낌이 좋아요. 전부 아는 문제만 나와서 문제없을 것 같아요.”강한서가 말했다. “요즘 또 경기 나갔어?”진윤이 대답했다. “시험도 끝났는데 저도 좀 즐겨야죠. 이번 경기는 상금이 높아요. 꼭 우승할 거라고요.”강한서가 입술을 꾹 닫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공부할 시간에 경기 준비나 하고 있으니 F학점을 받는 거야. 재시험에서 만점으로 통화하면 뭐해, 학점은 턱걸이로 나올 텐데. 손해 보는 거라고 생각 안 해?”입술을 짓이기던 진윤이 한참만에야 대답했다. “어차피 이미 F 학점 받았잖아요. 이제 와서 그런 얘기해봐야 무슨 소용이에요?”강한서가 반문했다. “그럼 새 학기는? 전처럼 계속 F 학점 맞고 재시험 볼 거야? F 학점 너무 많으면 너 졸업 못 해.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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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4화

강한서가 말했다. “이미 조 회장님께 말씀드렸어. 네가 내일 날 이기기만 하면 조 회장님께서 바로 널 선수로 입단시키실 거야.”진윤이 조한의 친구 추가를 수락했다. 그러자 조한은 그에게 [파이팅!]이라며 문자를 보내 강한서의 말이 사실임을 입증했다. 잔뜩 흥분한 진윤이 곧바로 강한서가 제안한 내기를 받아들였다. “내일 몇 시, 어디서요?”진윤에게 시간과 장소를 알려준 강한서가 전화를 끊기 전 당부하며 말했다. “탄수화물 보충 잘 하고 와. 20km를 뛰는 거야. 장난 아니고.”진윤은 강한서의 말을 귓등으로 들은 채 자신감에 넘쳐 대답했다. “형님이나 관절 무리가지 않게 몸 잘 풀어둬요. 10살이나 어린 제가 당연히 이기죠. 절 뉴벨리 선수로 추천할 준비나 하시라고요.”강한서가 실소를 터뜨렸다. “그래. 네가 얼마나 잘 하는지 두고 볼게.”전화를 끊은 진윤이 짐을 정리하며 말했다. “얘들아, 난 먼저 갈게. 내일 약속이 있어서 나중에 다시 봐.”그는 뒤에서 들려오는 친구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자리를 벗어났다.“이 자식아, 밤새워 게임하자고 부르더니 장난해?”다음 날. 강한서는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한현진을 억지로 깨워 아침을 먹은 후 약속 장소로 출발했다. 운동복 차림에 출근할 때와는 달리 아무런 스타일링 없이 내린 머리를 하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 그런 강한서를 본 졸음 가득하던 한현진은 순간 강한서의 미모에 심장을 가격 당했다. “거기 잘생긴 오빠, 몇 살이세요? 전화번호 주실래요?”한현진이 장난기 가득한 말투로 물었다. 강한서가 운전대를 돌리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 “죄송해요. 결혼했고 애도 있어요.”한현진이 강한서를 따라 웃었다. “역시 사람은 옷발이라니까. 이렇게 입으니까 갑자기 남편이 바뀐 것 같아.”강한서가 물었다. “전에 모습이 좋아, 아니면 지금이 좋아?”한현진의 입에서 사람 마음을 녹이는 달달한 멘트가 툭, 흘러나왔다. “어떤 모습이든, 그냥 그게 너라면 다 좋아.”말하며 그녀는 창밖으로 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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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5화

조한이 선글라스를 벗자 지적인 이미지의 얼굴이 드러났다. 그는 입꼬리를 올려 씩 웃으며 말했다. “학교 다닐 땐 선배라고 부르더니 졸업하니까 회장님이야?”강한서가 한현진을 향해 설명했다. “대학원 선배님이셔. 같은 지도교수님이었거든.”한현진이 조한의 비위에 맞게 대답했다. “선배님, 안녕하세요.”“역시, 제수씨가 한서보다 낫네.”한현진과 인사 몇 마디를 나눈 조한이 강한서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넌 나이가 몇인데 어린애랑 따지고 그래?”강한서가 말했다. “선배보다는 어려요. 제 아내는 아직도 대학생 같다고 하던데요.”조한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더니 한참만에야 입을 열었다. “제수씨가 아이 달래듯 잘 하나봐.”한현진: ...대화를 주고받는 사이, 진윤도 도착했다. 강한서가 승부를 인정하지 않을까 걱정된 그는 증인이 되어줄 친구 두 명을 데리고 나타났다. 기세등등하게 걸어오던 진윤은 한현진을 보더니 곧바로 우물쭈물하며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러더니 조한을 발견하고는 말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진윤은 그제야 강한서의 말이 농담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정말 날 뉴벨리 팀에 추천해줄 수 있나봐.’조한이 장난스러운 말투로 진윤을 응원했다. “청년, 저 자식을 쓰러뜨릴 수 있다면 내가 팀장 자리도 고민해볼게요.”한현진도 진윤을 향해 말했다. “파이팅! 결승점에서 기다릴게요.”두 사람의 응원에 후끈 달아오른 진윤은 마음속으로 각오를 다지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진윤에게 한현진과 조한은 그야말로 우주대스타였다. 그러니 그들의 응원은 그에게 흥분제와도 다를 바가 없었다. 이 경기에서 진다는 것은 자신의 우상 앞에서 망신을 당하는 일이었다. 준비 운동을 마치고 시작을 알리는 경보음이 울리자 진윤은 쏜살같이 앞으로 달려 나갔다. 어린 나이라 그런지 폭발력이 대단했다. 그는 곧 강한서와 차이를 벌리며 앞서나갔다. 강한서는 진윤의 속도를 따라 빨리 달리지 않고 꾸준히 똑같은 페이스를 유지했다. 한현진은 망원경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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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6화

한현진은 한참을 멍한 얼굴로 앉아있었다. 그녀는 강한서에게 그날의 일에 관해 물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의 강한서는 본인 덕에 한현진이 월급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얘기하지 않았다. 그러니 한현진은 줄곧 월급을 전부 돌려받을 수 있었던 건 주최 측에서 한현진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밝혀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보니 꽤 단순한 생각이었다. 모터쇼라는 큰 활동에 주최 측에서 안내 요원까지 신경 쓸 리가 없었다. 알바의 잘못이든 아니든, 그건 그들의 관심 밖의 얘기였다. 문제가 생겼을 때 그들이 원하는 것은 제일 간단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강한서였어... 강한서가...’“강한서 그 자식, 마음을 꼭꼭 숨기기도 했네. 이미 그때부터 눈 여겨 보고 있었던 거네요.”감탄하는 주한과 달리 한현진은 웃음을 터뜨렸다. “선배님, 강한서가 절 도와줬을 땐 아무런 사심도 없었을 거라고 전 생각해요. 그날 그런 일을 당한 사람이 저든 아니든, 한서는 그렇게 했을 거예요.”당시 강한서는 한현진을 부르지도, 인사도 하지 않았었다. 심지어 시간이 흘러 한현진이 다시 그 얘기를 꺼냈지만 그는 여전히 솔직한 사실을 털어놓지 않았고 그 일을 핑계로 점수를 더 받으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러니 한현진은 확신할 수 있었다. 강한서가 한현진을 도운 건 절대 사심이 있어서가 아니라는 것을. 조한이 웃으며 말했다. “사심이 있었든 아니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죠. 어쨌든 두 사람 인연은 삼심할 매가 쇠줄로 꽉 묶어놓은 것 같네요. 인연이 깊어도 너무 깊어.”한현진도 그 말에 깊이 공감하는 바였다. 만약 한현진이 죽은 그 태아와 바뀌지 않았다면 그녀와 강한서는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란 둘도 없는 사이였을 것이다. 바뀌었어도 결국은 돌고 돌아 다시 만나게 되었으니 하늘이 이어준 인연이 틀림없었다. 진윤은 빠른 속도로 첫 바퀴를 완주했다. 강한서는 진윤과 2km정도 뒤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두 번째 바퀴부터 진윤의 속도는 점점 느려졌지만 강한서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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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7화

진윤은 6분 차이로 강한서에게 패배했다. 그가 결승점에 도착했을 때, 강한서는 이미 안정적인 호흡을 되찾고 있었다. 결승점을 통과한 진윤은 다리가 풀려 바닥에 털썩 주저앉으려 했다. 강한서가 다가가 그런 진윤을 일으켜 세웠다. “서서 쉬다가 나중에 앉아.”말하며 물뚜껑을 따 진윤에게 건넸다. “천천히 마셔.”진윤은 이 상황이 창피하기 그지없었다. 처음엔 강한서를 얕보고 경기에 진 자신에게 화가 났다. 하지만 챙겨주는 강한서를 보며 자신이 너무 유치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숨을 몰아쉬며 강한서가 내민 물을 받은 진윤은 아무 말 없이 꿀꺽꿀꺽 물을 삼켰다. 한현진이 강한서에게 또 물을 한 병 가져다주며 나지막이 물었다. “넌 괜찮아?”강한서가 머리를 가로 저었다. “괜찮아.”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었다. 비록 꾸준히 러닝을 하고 있었지만 하프 마라톤을 뛴 건 오랜만이었다. 강한서가 고개를 돌려 진윤을 쳐다보았다. 충격이 꽤 컸는지 입술을 삐죽이고 있는 아이는 풀이 죽은 얼굴로 당장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만 같았다. 기대했던 것만큼 큰 실망이 안겨왔다. 진윤은 심지어 주호를 앞에 두고도 대화를 나눌 의욕조차 찾지 못했다. “가자. 쉬다가 같이 밥이나 먹어.”진윤이 시선을 올렸다. “이겼다고 저랑 축하라도 하시게요?”강한서가 웃으며 대답했다. “조 회장님 소개해줄게.”멈칫한 진윤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제가 졌잖아요.”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졌으니까 팀에 입단할 수는 없지만 소개는 받을 수 있잖아.”강한서가 말을 이었다. “아니면 소개받고 싶지 않은 거야?”“아뇨!”다급하게 대답하던 진윤이 곧 쑥스러운 듯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그 뭐야... 형님 그 나이에 체력이 아직도 좋으시네요. 제가 졌어요. 인정해요. 형님이 이기셨어요.”진윤의 말에 강한서가 멈칫했다. “그 나이라니?”곧 불혹의 나이라고 대답하려던 진윤은 강한서 뒤에서 눈짓을 보내는 한현진의 모습에 순간 뭔가를 깨달은 듯 아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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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8화

진윤: ...강한서가 진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래서 싫다면서 현 상황을 바꿔보려고 하지도 않은 거야?”진윤: ...‘왜 선생님께 혼나는 기분이 드는 거지? 진지하게 핵심만 꼬집고 있잖아.’입을 달싹이던 진윤은 변명이라도 해보고 싶었지만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는 한참만에야 입을 열었다. “그런 생각은 안 해봤어요.”진윤은 그동안 어떻게 반항해야할지, 그런 생각만 하고 있었다. 강한서가 말했다. “네 인생은 네 거야. 네가 열심히 살든, 대충 살든 네 하루하루는 다름없이 흘러가고 있어. 네 태도에 따라 싫었던 그 경험들이 사라지지 않아. 단지 네가 싫다는 이유로 아무 문제도 해결하지 않고 대충 흘려보냈을 뿐 그것들은 계속 존재해.”“대충 공부해서 대충 졸업하면 또 대충 취직이나 하겠지. 아니면 아예 너희 회사로 입사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 다음에? 그렇게 평생을 대충 흘려보낼 거야? 그게 네가 원하는 인생이야?”멍하니 강한서를 쳐다보던 진윤이 한참만에야 대답했다. “아뇨.”부모님이 선택해준 전공이 싫어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얼른 졸업하기만을 바랐다. 하지만 강한서의 말처럼 졸업 후엔? 전공에 맞는 직업을 찾아 그저 그런 삶을 살아갈까, 아니면 부모님 회사에 입사해 되는대로 살아갈까. 어떤 선택이든 그건 진윤이 원하는 인생은 아니었다. 4년이란 시간을 허무히 흘러 보내고 나면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전 이미 3학년이에요. 전과를 하기엔 늦었잖아요. 이젠 뭘 하려고 너무 늦은 것 같아요.”속상한 듯 대답하는 진윤의 말에 한현진이 말했다. “진윤 씨는 완전 MZ세대잖아요. 이제 갓 이십 대 초반인데 뭘 해도 늦지 않은 나이예요. 너무 빨리 본인의 가능성을 단정 짓지 말아요. 60세에 대학생이 됐다는 기사 못 봤어요?”“진윤 씨보다 나이가 훨씬 많아도 늦었다고 생각 안 하는데, 진윤 씨가 왜 겁을 내요?”“전...”입술을 달싹이던 진윤이 한참이 지나서야 한숨을 내뱉었다. “두 사람 문제아 갱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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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9화

눈에 띄게 변한 진윤의 모습을 홍혜림은 믿을 수가 없었다.집 바로 앞이 학교라 진윤은 기숙사 생활을 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집에 자주 들어오는 것도 아니었다. 집에서 레이싱 게임을 할 때마다 부모님의 잔소리가 끊이질 않아 진윤은 큰형 아파트에 몰래 숨어있는 것을 좋아했다. 진윤의 큰형은 일 때문에 그에게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다. 9살이나 더 많은 그의 형은 가끔 부모님보다 더 진윤을 아끼기도 했다. 심지어 가끔은 진윤의 편을 들어 그의 비밀을 지켜주기도 했다. 큰형에게는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가 있었다. 그러니 제발 눈치껏 본가로 들어오라고 홍혜림은 몇 번이고 진윤에게 얘기했었다. 사실 예비 며느리는 그저 핑계에 불과했다. 진윤을 본가로 불러들이는 이유는 진윤이 곁에 없으니 도무지 관리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진윤은 그 점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매번 홍혜림이 같은 얘기를 꺼낼 때마다 그는 두 귀를 닫고 못 듣는 척 연기했다. 하지만 이번엔 홍혜림이 먼저 얘기를 꺼내기도 전에 진윤 스스로 본가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온 진윤에 홍혜림은 혹시 형제가 싸우기라도 한 걸까 전화를 했지만 아니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 말에 홍혜림은 생각했다. ‘이 자식 또 무슨 사고라도 치고 돌아와서 얌전한 척 연기하는 거 아냐?’‘교통사고라도 내서 배상해 줘야 하는 건가? 아니면 레이싱 카가 망가져서 새 차를 살 돈이 필요한 건가?’‘설마 사람을 친 건 아니겠지?’진윤이 집에서 열심히 공부할수록 홍혜림은 점점 더 사람을 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그녀는 매일 밤 아무 일도 없는 척 진윤의 방 앞을 서성이며 생각했다. ‘먼저 잘못을 인정하면 요즘 얌전하게 지냈던 걸 정상참작해서 욕을 좀 덜해야겠어.’하지만 3일이 지나도록 진윤은 홍혜림을 부르지 않았다. ‘이상해.’‘너무 이상하잖아!’‘설마 사람을 친 것보다 더 큰 사고는 아니겠지?’‘대체 얼마를 배상해야 하는 거야?’1 주일이 지나자 더 이상 참지 못한 홍혜림은 진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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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0화

진윤에게 묻는 홍혜림은 마음속으로 간절히 바랐다. ‘얘기해. 엄마 괜찮아. 파산이라도 하지, 뭐. 돈은 없으면 다시 벌 수 있어. 아빠가 안 된다고 하면 쫓아내면 돼.’처음으로 느끼는 죄책감에 진윤은 고개를 숙였다. 홍혜림이 비록 관리를 잘 하긴 했지만 귀밑머리는 이미 하얀 서리가 내려있었다. 큰형은 어려서부터 얌전하고 말을 잘 듣는 아이라 부모님의 속을 썩인 적이 없었다. 유독 진윤이 고집을 부리며 걸음마를 뗄 때부터 뒤에서 마음을 졸이게 했다. 진윤의 수능성적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지금 그가 다니고 있는 대학교 전공은 전부 부모님이 수많은 돈을 들여 기획한 결과였다. 하지만 진윤은 본인이 좋아하지 않는 전공이라는 이유로 자포자기하며 지냈다. 부모님이 통제욕이 강하다는 것은 그저 진윤이 그들에게 씌워놓은 프레임에 불과했다. 정말 부모님의 통제 속에서 살아가는 친구들은 매일 모든 스케줄, 심지어 먹는 음식까지 전부 부모님에게 보고해야 했다. 그런 사람에 비하면 그의 부모님은 그저 애교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레이싱을 좋아하는 진윤이 못마땅했지만 그럼에도 그저 설득하는 것이 전부였다. 홍혜림은 단 한 번도 진윤의 레이싱 장비를 부순 적이 없었다. 매번 더는 새 장비를 사주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 다짐도 진윤의 애교 몇 번에 곧 무너지고 말았다. ‘언제까지 실망만 안겨드릴 순 없잖아. 나도 엄마의 자랑이 되어야지 않겠어?’“엄마. 저 복수 전공하고 싶어요. 전 레이싱이 좋아요. 도무지 포기가 안 돼요. 저 실력 그 정도 아닌 거 알아요. 하지만 자동차 관련한 전공을 배워보고 싶어요. 지금 전공은 절대, 두 번 다시는 F학점 받는 일 없을 거라 약속 드려요. 복수 전공하게 해주면 안 돼요?”홍혜림: ??“그거 말고 다른 건 없어?”진윤이 멍해졌다. “네?”홍혜림이 말했다. “네가 나에게 하려는 말이 그거야?”진윤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되물었다. “네. 그게 아니면요?”홍혜림: “사람을 치거나, 교통사고를 낸 게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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