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Bab 2421 - Bab 2430

2452 Bab

제2421화

송민준이 보낸 짤을 본 강한서가 눈을 씰룩였다. ‘이 남매는 대체 어디서 이런 짤을 가져오는 거야.’강한서가 전화를 걸자 곧 수화기 너머로 송민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디세요?”강한서가 물었다. 민경하에게 도일준의 차를 세우도록 강한서를 지시한 사람은 한현진이 아니라 송민준이었다. 도일준의 일은 줄곧 송민준이 책임지고 따라붙었다. 도일준이 서해금을 찾아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한현진도 바로 송민준에게 연락을 했다. 하지만 송민준은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것인지 강한서에게 도일준을 막으라며 임무를 맡겼던 것이다. 송민준이 대답했다. “외할아버지께서 입원하셔서 고담에 다녀와야 할 것 같아.”강한서의 표정이 진지하게 가라앉았다. “언제 입원하셨는데요? 심각한 거예요?”송민준이 나지막이 말했다. “어젯밤에 입원하셨는데 아침에야 나한테 연락을 하셨어. 지금은 깨어나셨대.”잠시 말을 멈춘 송민준이 천천히 말을 이었다. “아마 엄마 일 때문인 것 같아.”“할아버님께 말씀 드렸어요?”“아니. 아직 어떻게 말씀 드려야 할지 몰라서 얘기 안 했어. 하지만 해외에서의 조예단 씨 자료를 조사하면서 엄마 쪽의 도움을 조금 받았거든. 그래서 할아버지 귀에 그 일이 들어간 것 같아.”“안 그래도 현진이가 돌아온 후 어떻게 아이가 바뀔 수 있냐면서 두 분께서 계속 의아해 하셨거든. 내가 당시 분만실에 있던 의료진을 조사한다는 걸 아셨으니 어떻게 의심하지 않을 수 있었겠어.”송민준이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엄마가 현진이를 낳으실 때 예정일보다 10일이나 일찍 진통이 왔었어.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강의 때문에 외지에 계셨고 전화를 받고 바로 오시려고 했지만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리던 겨울이라 항공편은 지연됐고 고속도로는 아예 막혀버렸지.”“그래서 두 분이 도착하셨을 땐 엄마 마지막 모습도 볼 수 없으셨어. 게다가 딸이 고생 끝에 낳은 아기마저도 죽었다는 소식에 두 분은 오랫동안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셨어.”한태진과 공영선은 그 일로 줄곧 송씨 가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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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2화

강한서는 말이 없었다. 송민준이 나지막이 말을 이었다. “대체 누가 그 아줌마에게 그런 자신감을 준 걸까?”그 당시의 송병천은 서해금과 그리 친한 사이가 아니었고 심지어 몇 번 만난 적조차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송민준은 서해금을 여러 번 본 적이 있었다. 어린 시절의 송민준은 껌처럼 한아람 곁에 붙어있었다. 특히 한아람이 임신한 후 송민준은 동생을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로 그녀의 곁에 늘 달라붙어 있었다. 한아람은 둘째를 임신 했다는 이유로 송민준을 향한 사랑이나 관심을 줄이지 않았다. 송민준이 조금만 고집을 부리면 한아람은 혹시라도 그녀가 힘들까 걱정하는 송병천을 뒤로하고 송민준의 투정을 받아줬다. 그때의 송민준은 틈만 나면 한아람과 함께 회사에 갔다. 회사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다정하게 송민준을 대했다. 특히나 서해금은 더 유난스레 그를 보살폈다. 한아람이 바쁠 때면 서해금은 그녀 대신 송민준을 봐주기도 했다. 사실 어린 시절의 송민준은 낯을 많이 가렸다. 친절하게 대하는 서해금을 송민준은 처음엔 눈길도 주지 않았었다. 서해금은 틈만 나면 송민준에게 간식과 장난감을 선물했고 그 중엔 송민준이 본 것도 보지 못했던 것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서해금이 선물을 줬다는 이유로 그녀와 가까워지지는 않았다. 그저 그런 사이로 지내며 시간이 흘렀다. 그러다 어느 날, 몇 주 동안 보이지 않던 서해금은 잔뜩 야윈 채로 다시 나타났다. 그녀는 한아람을 보자마자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송민준은 나중에야 어른들의 대화를 통해 서해금의 남편이 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그녀의 뱃속에 있던 아이는 아빠를 잃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한아람은 송민준에게 서해금을 너무 차갑게 대하지 말라고 타일렀다. 한아람이 말했다. “아줌마도 엄마처럼 뱃속에 아이가 있어. 민준이가 너무 귀엽게 생겼고 아줌마도 아이를 좋아하니까 너랑 친하게 지내고 싶은 거야.”어린 시절의 송민준은 한아람의 말을 잘 들었다. 게다가 그 역시도 서해금이 조금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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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3화

말도 안 되는 얘기였다. 송민준에게 한아람은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엄마였다. 한아람의 우울을 지켜보던 송병천은 전보다 더 한아람 곁에 찰싹 달라붙어있었다. 나중엔 아예 모든 일을 뒤로 미루고 아예 집에서 한아람의 출산준비에 전념했다. 송병천은 애초부터 일 욕심이 많은 사람은 아니었다. 만약 송씨 가문이 그에게 너무 큰 기대를 품은 것이 아니라면 그는 차라리 가정에 더 많은 시간을 퍼붓고 싶어 했다. 아내와 아이들과 단란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야말로 송병천이 꿈꾸는 생활이었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이 그토록 욕심이 없이 야망이 없는 사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녀는 부부 사이는 서로 존중해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지나친 사랑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해 진취심을 잃게 만든다고 여겼다. 그러니 사실 최문희는 한아람을 싫어한 것이 아니라 한아람을 사랑하는 송병천의 모습을 싫어했던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니 일도 내팽개친 채 출산준비를 돕는 아들에 최문희가 얼마나 화가 났을지 굳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싸워도 송병천은 절대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다 회사의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겨 그 사실이 최문희 귀에까지 전해졌고 최문희는 당장 일부터 처리하라며 송병천을 다그쳤다. 그땐 한아람의 출산 예정을 3주 앞둔 상황이었다. 출장을 가고 싶지 않았던 송병천은 또다시 최문희와 싸웠고 그녀는 결국 송병천을 설득해달라며 그의 삼촌들에게 부탁하기에 이르렀다. 그들은 고작 이까짓 프로젝트 때문에 송씨 가문의 명예를 잃을 수는 없다며 회사의 대표가 아내를 위해 회사를 저버린다면 곧 라이벌들의 공공의 적이 될 것이라는 둥 송병천에게 갖가지 죄명을 뒤집어씌웠다. 그러나 송병천은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최문희가 한아람을 찾아와 무릎을 꿇었다. 무릎을 꿇은 최문희는 사실 서 있던 한아람보다 더 표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는 심지어 제발 부탁한다며 한아람에게 사정했다. 한아람은 결국 회사를 생각해야 한다며 송병천을 설득했다.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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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4화

송병천은 최문희를 돌볼 간병인을 고용했지만 병을 앓으며 성격이 괴팍해진 최문희 때문에 간병인을 끊임없이 바꿔야 했다. 결혼 후 고담시에 정착하게 된 한준웅은 더 이상 센트를 경영할 정력이 없었다. 하지만 송병천 역시 자신의 회사가 있었기에 센트의 경영과 최문희의 간호를 병행하기엔 형제가 없는 그로써는 힘에 부쳤다. 그 몇 달 사이, 송병천은 눈에 띄고 야위어갔다. 최문희는 하반신 마비라 거동이 불편했고 심지어 성격마저 예민해진 탓에 아무리 연봉을 올려줘도 선뜻 간호하겠다며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최문희는 심지어 송병천을 빤히 쳐다보며 묻기도 했다. “넌 차라리 내가 죽었으면 좋겠지?”송병천은 이미 쓰러지기 직전까지 내몰려 있다는 것을 송민준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서해금은 마침 그 순간에 구세주마냥 송병천 앞에 나타났다. 아무도 감당하지 못하던 최문희를 서해금은 누구보다 잘 보살폈다. 최문희는 여전히 욕설을 일삼고 핀잔을 멈추지 않았지만 서해금은 늘 차분히 그런 그녀를 달래고 또 달랬다. 최문희는 서해금의 보살핌 속에서 점차 건강을 회복했고 점점 더 서해금을 마음에 들어 하며 심지어 그녀에게 의지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결국 서해금과 송병천의 결혼을 부추기기 시작하더니 송병천이 이를 거절하자 목숨으로 협박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송민준은 어린 시절 있었던 일을 몇 번이고 다시 회상했다. 워낙 어렸던 탓에 많은 일들은 잊혔고 행동 패턴을 분석해 당시의 일을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 예를 들면 그땐 서해금이 한아람과 최문희의 관계 개선을 위해 애썼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어쩌면 그녀에게는 다른 목적이 있었던 걸지도 몰랐다. 최문희는 비록 한아람을 탐탁지 않게 여겼지만 결혼 생활 6년 동안 그때처럼 관계가 악화된 적도 없었다. 오히려 서해금의 말을 듣고 했었던 일이 최문희의 반감을 샀었다. 송민준은 장 트러블을 일으킨 적이 없는 아이였다. 강한서가 매운 음식을 먹고 배탈을 할 때도 송민준은 멀쩡하기만 했다. 그가 한아람의 회사에서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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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5화

강한서는 그저 조용히 송민준의 말을 듣고만 있었다. 강한서는 일이 이렇게 커진 상황을 송병천이 전혀 눈치 채지 못했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송민준이 송병천에게 이 모든 사실을 털어놓지 않는 이유가 그것만은 아닐 것이라 여겼다. 송민준은 어쩌면 살인범을 아내로 들인 송병천을 조금쯤은 원망하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어젯밤 송병천은 강한서에게 전화를 했었다. 그는 별다른 말없이 요즘 많이 바쁘냐며 안부를 물었다. 현진이도, 민준이도 바쁜 탓에 함께 식사를 한지도 오래 된 것 같다며 말이다. 그 말을 꺼내는 송병천의 목소리에는 쓸쓸함이 가득했다. 강한서가 차분하게 송병천에게 설명했다. “현진이는 요즘 대회 준비 때문에 정신이 없어요. 형님도 열이 계약 해지 문제 때문에 바쁘시고요.”그러자 송병천은 더는 말이 없었다. 전화를 끊기 직전 송병천이 강한서에게 물었다. “아직도 네 어머니와 연락해?”송민준에게서 송병천의 과거를 듣지 못했던 그때의 강한서는 그저 송병천이 자신이 아직도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하고 신미정에게 선을 긋지 못해 또다시 한현진에게 상처를 줄까 걱정되어 묻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머니는 지금 아버지께서 남겨주신 집에서 지내고 계세요. 매달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만 생활비를 드리고 있어요. 법적인 부양의 의무만 책임지고 있을 뿐 다른 건 없어요.”더 신경 쓸 것도, 더 할 말도 없었다. 신미정이 신제품 발표회에서 그의 등에 칼을 꽂으며 두 사람의 관계는 완전히 끝이 났다. 모자간의 감정이 깊지 않으니 강한서도 더 이상 그 정에 집착할 이유가 없었다. 이젠 그에게도 아이가 생겼다. 강한서는 신미정보다는 더 좋은 부모가 될 것이라 다짐했다. 강한서가 신미정에게 해줄 수 있는 법적으로 정해진 부양의 의무를 다하는 것뿐이었다. 송병천이 또다시 물었다. “만약 형수님이 병으로 몸 져 누우면, 그땐 용서할 거니?”잠시 생각하던 강한서가 대답했다. “치료에 필요한 비용 말고는 더 해줄 수 있는게 없어요. 제가 받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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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6화

마음을 굳게 먹은 한현진이 결연한 눈빛으로 말했다. “내가 결혼 해줄게.” 말하며 강한서에게 달려간 한현진이 그를 침대에 눕혔다. 박력 있는 한현진의 모습에 놀란 강한서가 조심스레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막 입을 열어 한현진에게 핀잔을 주려는데 그녀가 입을 맞추어 강한서 입을 막았다.한현진은 한 손으로 강한서의 턱을 추켜올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의 어깨를 침대에 꾹 눌렀다. 눈을 감고 강한서와 뜨거운 입맞춤을 나누는 한현진의 스킬은 여전히 엉망이었다. 하지만 오랜만의 스킨십이라 강한서는 여전히 쉽게도 한현진의 유혹에 넘어왔다. 귓불이 빨갛게 달아오른 강한서가 꿀꺽 침을 삼켰다. 목덜미 역시 열이 올라 분홍빛을 띠고 있었다. 강한서는 뜨겁고도 직접적으로 한현진의 키스에 응답했다. 그에 다리가 풀린 한현진은 얼마 못가 나른하게 강한서의 품에 쓰러졌다. 가파른 호흡을 내쉬며 몸을 돌려 한현진을 아래에 가둔 강한서가 다시 뜨겁게 입 맞췄다. 눈을 감은 채 강한서의 단추를 하나하나 풀던 한현진이 손을 뻗어 그의 벨트를 풀려던 그때, 강한서가 그녀의 손을 꾹 누르며 행동을 멈추게 했다. 피식 웃은 강한서의 호흡은 여전히 흐트러져 있었다. 그는 자신의 코끝으로 부드럽게 한현진의 코끝을 비비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얼마나 결혼하고 싶은지 알겠어.”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한현진이 큼, 목을 가다듬으며 말간 얼굴로 강한서를 쳐다보더니 나지막이 물었다. “그럼 계속 할래?”강한서는 대답 대신 손을 뻗어 한현진의 눈을 막았다. “그렇게 보지마. 나 네 유혹에 그렇게 강하지 않아.”지난번을 떠올린 한현진의 귓불에 은근히 열이 올랐다. 그녀는 용기내 강한서를 떠보았다. “아니면 내가 손이라도 빌려줄까?”강한서: ...강한서가 쑥스러워 차마 대답을 못하는 거라 한현진이 생각할 때쯤 변태 같은 남자가 대답했다. “다리도 괜찮아.”잠시 침묵하던 한현진이 강한서를 침대 아래로 뻥 차버렸다. 침대 옆 바닥에 앉은 강한서가 한쪽 다리를 굽히고 이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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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7화

미간을 찌푸린 강한서가 손을 뻗어 막 잠이 들려는 한현진을 깨웠다. “현진아, 자지 말고 일단 일어나봐.”너무 피곤한 탓에 눈도 뜨고 싶지 않았던 한현진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왜?”강한서가 나지막이 말했다. “내 내연녀가 나한테 문자를 보냈어. 목걸이가 예쁘냐고 묻는데 뭐라고 답장해야 돼?”한현진이 가늘게 실눈을 뜨고 대답했다. “봐봐.”강한서가 휴대폰을 건네고 사진을 확인한 한현진이 눈을 치켜 올렸다. 한참이나 말이 없는 한현진을 보며 강한서가 나지막이 물었다. “뭐라고 답장해야 해?”한현진이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반문했다. “네 눈엔 예뻐?”강한서가 말했다.“그냥 그런 것 같아. 목걸이가 거기서 거기잖아. 내가 얼마 전에 샀던 그 목걸이랑 비슷한 것 같아. 예쁘지도 않고 안 예쁘지도 않아.”강한서가 잠시 멈칫 하더니 말을 이었다. “그래도 네가 하면 예쁠 것 같아.”강한서는 퍽 고민인 듯 입을 열었다. “예쁘다는 칭찬은 도무지 입이 떨어지지 않아. 그렇다고 아예 별로라고 얘기할 수도 없잖아. 그건 내가 지금까지 송가람에게 보여줬던 이미지와는 안 맞는 것 같아.”알 수 없는 표정을 지은 한현진이 한참만에야 입을 열었다.“난 골에 대해 묻는 거야.”강한서: ?“골이라니?”한현진이 손을 들어 자신이 가슴을 들어 올렸다. 잠옷 아래 섹시하게 모인 가슴골을 본 강한서의 귀가 순간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리고 한현진이 송가람이 보내준 사진을 다시 보여주자 강한서는 그제야 사진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곧바로 결백을 주장했다. “난 안 봤어! 난 전혀 눈치 채지 못 했었다고. 난 그냥 목걸이만 본거야. 오해하지 마.”강하서를 힐끔 쳐다본 한현진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 가람 동생이 일부러 찍어서 보여준 건데 목걸이만 보면 어떡해? 그건 송가람의 성의를 무시하는 거지.”미간을 찌푸린 강한서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 “나한테 목걸이 예쁘냐고 물었잖아.”흥, 콧방귀를 낀 한현진은 송가람이 보낸 사진 속 얼굴을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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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8화

한현진: ...한현진이 목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본론이나 얘기해.”강한서는 여전히 한현진이 오래 전부터 자신을 좋아하고 있었다는 기쁨에 빠져있었다. “현진아, 네가 내 프러포즈를 받아줬을 때 조금은 좋아하고 있던 거지.”한현진이 말했다. “일단 이것부터...”강한서: “언제부터 좋아한 거야?”한현진: “그러니까 일단 이것부터 해결...”강한서는 한현진의 말을 전혀 듣고 있지 않았다. “우리가 맞선 봤을 때? 아니면 교통사고를 당했던 그날 날 잡으며 오빠라고 불렀을 때? 그것도 아니면...”“강한서!”한현진이 베개로 잘생긴 얼굴을 내려치며 이를 갈았다. “계속 그렇게 사랑에 눈이 먼 인간처럼 행동하면 그 눈을 파서 삶아 먹어버릴 거야!”강한서: ...“송가람이 전에도 너한테 이런 사진 보냈었어?”강한서의 불만은 사뿐히 무시한 채 한현진이 얘기를 계속했다. 잠시 고민하던 강한서가 말했다. “보냈겠지.”사실 그는 송가람이 문자에 신경을 쓴 적이 없었다. 한현진은 강한서의 휴대폰을 가져가 [루비 판매자]와의 대화창을 확인했다. 그러자 한현진은 송가람은 두 사람의 이혼 후부터 이런 사진을 보내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었다. 바로 강한서가 한현진을 꼬시느라 여념이 없던 바로 그때였다. 가끔은 치마를, 또 가끔은 자신의 목걸이나 팔찌 사진을 강한서에게 보냈었다. 사진을 전송한 이유의 대부분은 파티에 어울릴만한 착장인지를 확인해 달라는 것이었다. 송가람의 사진 구도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였다. 하나는 조금 전처럼 가슴골이 훤히 드러나는 깊은 V 넥의 목걸이 사진이거나 옆트임이 있는 치마 사진이었다. 팔찌를 찍을 때도 송가람은 손을 허벅지 위에 올려놓고 우아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송가람의 문자를 확인하지 않았던 강한서는 한현진이 찾은 사진을 보며 충격에 빠졌다. “이렇게 많아?”매달 한, 두 번 정도의 주기로 보낸 사진은 사실 그리 많은 것도 아니었다. 아마도 냉랭한 강한서의 태도 탓에 이제껏 조신한 척 연기를 할 수밖에 없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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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9화

송가람이 강한서에게 보낸 칭찬과 존경이 담긴 문자를 보며 한현진은 순간 오래 전 일을 떠올렸다. 대학생 시절의 일이었다. 한현진과 같은 숙소에서 생활하던 룸메이트와 그녀의 남자친구는 어릴 적부터 함께 자라온 친구이기도 했다. 어릴 때부터 오랜 시간을 함께 하며 연인으로 발전한 두 사람이었지만 대학교 2학년 여름방학이 끝나갈 때쯤 남자는 다른 여자와 바람을 폈다. 당시 한현진을 포함한 기숙사의 다른 룸메이트들은 함께 남자를 쓰레기라며 욕해줬었다. 남자친구의 바람을 도무지 인정할 수 없었던 룸메이트는 굳이 자신이 어떤 여자에게 진 건지 확인을 하겠다며 나섰다. 그 여자를 만난 룸메이트는 그 현실을 더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누가 봐도 그 여자는 한현진의 룸메이트보다 예쁜 것도 아니었고 몸매가 좋은 것도 그렇다고 학력이 좋은 것도 아니었다. 그 어떤 면에서도 자신보다 못한 여자에게 마음을 빼앗겨 몇 년의 정을 저버릴 수 있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한현진의 룸메이트는 예의가 바르던 여자였다. 그녀는 모두가 다 알도록 일을 키우며 서로에게 좋을 것 하나 없는 이별을 원하지 않았다. 그녀는 다만 남자친구가 자신과의 관계를 배신하게 한 그 여자의 매력이 무엇인지 알고 싶을 뿐이었다. 룸메이트는 그 여자를 카페로 불렀고 몇 마디 할 새도 없이 남자친구 카페로 찾아왔다. 그는 심지어 아무 것도 묻지 않은 채 왜 죄 없는 애를 괴롭히냐며 할 얘기가 있으면 뭐든 자기에게 하라며 룸메이트에게 따졌다. 죽고 못 산다던 커플도 이별 앞에서는 미움만이 가득했다. 남자를 말리는 여자는 선을 지키지 못한 자기 탓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오해하게 해서 미안하다는 여자는 그 자리에서 더는 남자와 연락하지 않겠다며 당장이라도 연락처를 지울 것처럼 굴었다. 그날 한현진은 룸메이트를 따라 그 현장에 있었다. 그 남자는 룸메이트가 보는 앞에서 그 여자를 끌어안고 말했다. “내가 먼저 널 좋아한 거야. 잘못이 있다면 나에게 있어.”그는 마치 영웅처럼 여자의 손을 꼭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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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0화

게다가 그 여자는 남자 앞에서 적당히 고개를 숙일 줄 알았고 또 작은 일도 남자에게 부탁하기를 좋아했다. 병뚜껑을 따달라고 한다거나, 생수를 들어달라고 한다거나, 비 오는 날 여자가 건네는 우산은 거절한 채 굳이 남자와 함께 우산을 쓰려고 한다거나, 그러면서 일부러 스킨십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거나...채팅 내용이 공개된 후 사람들은 하나둘 여자친구가 있는 걸 뻔히 알면서도 남자와 연락을 주고받는 여자의 행실을 폭로하기 시작했다. 그 여자와 썸을 타고 있던 남자들도 하나둘 연락처를 삭제했다. 동기들 사이에 소문이 퍼지자 더는 견디지 못하던 여자는 결국 휴학을 신청했다. 남자는 그 여자에게 뒤통수를 맞고 나서야 조강지처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계속 자신이 그 여자에게 넘어간 것은 한현진의 룸메이트가 너무 이성적이라 자신에게 의지하지도, 숭배하는 말투로 칭찬하지도 않아 좌절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변명했다. 그러다 자신에게 칭찬도 해주고 의지하는 사람을 만나니 잠깐 한눈을 팔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남자의 가스라이팅에 룸메이트는 하마터면 깜빡 속아 넘어갈 뻔 했다. ‘꽃뱀 같던 계집애가 천하의 나쁜 X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보니 천하의 나쁜 X는 여자가 조금씩 선을 넘도록 지켜본 이 쓰레기 같은 놈이네.’룸메이트의 전 남자친구는 현명하고 독립적이며 쿨한 성격에 자신의 발목을 잡지 않을 여자를 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남자로써의 알량한 자존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여자의 추앙과 숭배를 받기를 바랐다. 룸메이트는 남자와 바람을 피웠었고 또 대나무 숲에 여자의 개인 정보를 누설한 사실을 그가 곧 입사할 회사에 고발했다. 그러자 회사 측에서는 곧바로 남자의 입사 자격을 취소했다. 남자는 결국 대기업엔 입사하지 못한 채 이름 없는 소기업에서 일을 시작해야 했다. 잠자코 기회를 노리며 살다 다시 대기업 면접을 보려던 남자는 또다시 꽃뱀에게 낚이고 말았다. 그 탓에 남자는 업무 중 큰 실수를 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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