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그 여자는 남자 앞에서 적당히 고개를 숙일 줄 알았고 또 작은 일도 남자에게 부탁하기를 좋아했다. 병뚜껑을 따달라고 한다거나, 생수를 들어달라고 한다거나, 비 오는 날 여자가 건네는 우산은 거절한 채 굳이 남자와 함께 우산을 쓰려고 한다거나, 그러면서 일부러 스킨십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거나...채팅 내용이 공개된 후 사람들은 하나둘 여자친구가 있는 걸 뻔히 알면서도 남자와 연락을 주고받는 여자의 행실을 폭로하기 시작했다. 그 여자와 썸을 타고 있던 남자들도 하나둘 연락처를 삭제했다. 동기들 사이에 소문이 퍼지자 더는 견디지 못하던 여자는 결국 휴학을 신청했다. 남자는 그 여자에게 뒤통수를 맞고 나서야 조강지처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계속 자신이 그 여자에게 넘어간 것은 한현진의 룸메이트가 너무 이성적이라 자신에게 의지하지도, 숭배하는 말투로 칭찬하지도 않아 좌절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변명했다. 그러다 자신에게 칭찬도 해주고 의지하는 사람을 만나니 잠깐 한눈을 팔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남자의 가스라이팅에 룸메이트는 하마터면 깜빡 속아 넘어갈 뻔 했다. ‘꽃뱀 같던 계집애가 천하의 나쁜 X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보니 천하의 나쁜 X는 여자가 조금씩 선을 넘도록 지켜본 이 쓰레기 같은 놈이네.’룸메이트의 전 남자친구는 현명하고 독립적이며 쿨한 성격에 자신의 발목을 잡지 않을 여자를 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남자로써의 알량한 자존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여자의 추앙과 숭배를 받기를 바랐다. 룸메이트는 남자와 바람을 피웠었고 또 대나무 숲에 여자의 개인 정보를 누설한 사실을 그가 곧 입사할 회사에 고발했다. 그러자 회사 측에서는 곧바로 남자의 입사 자격을 취소했다. 남자는 결국 대기업엔 입사하지 못한 채 이름 없는 소기업에서 일을 시작해야 했다. 잠자코 기회를 노리며 살다 다시 대기업 면접을 보려던 남자는 또다시 꽃뱀에게 낚이고 말았다. 그 탓에 남자는 업무 중 큰 실수를 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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