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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6화

Penulis: 조십일
마음을 굳게 먹은 한현진이 결연한 눈빛으로 말했다.

“내가 결혼 해줄게.”

말하며 강한서에게 달려간 한현진이 그를 침대에 눕혔다.

박력 있는 한현진의 모습에 놀란 강한서가 조심스레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막 입을 열어 한현진에게 핀잔을 주려는데 그녀가 입을 맞추어 강한서 입을 막았다.

한현진은 한 손으로 강한서의 턱을 추켜올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의 어깨를 침대에 꾹 눌렀다. 눈을 감고 강한서와 뜨거운 입맞춤을 나누는 한현진의 스킬은 여전히 엉망이었다. 하지만 오랜만의 스킨십이라 강한서는 여전히 쉽게도 한현진의 유혹에 넘어왔다.

귓불이 빨갛게 달아오른 강한서가 꿀꺽 침을 삼켰다. 목덜미 역시 열이 올라 분홍빛을 띠고 있었다. 강한서는 뜨겁고도 직접적으로 한현진의 키스에 응답했다. 그에 다리가 풀린 한현진은 얼마 못가 나른하게 강한서의 품에 쓰러졌다.

가파른 호흡을 내쉬며 몸을 돌려 한현진을 아래에 가둔 강한서가 다시 뜨겁게 입 맞췄다. 눈을 감은 채 강한서의 단추를 하나하나 풀던 한현진이 손을 뻗어 그의 벨트를 풀려던 그때, 강한서가 그녀의 손을 꾹 누르며 행동을 멈추게 했다.

피식 웃은 강한서의 호흡은 여전히 흐트러져 있었다. 그는 자신의 코끝으로 부드럽게 한현진의 코끝을 비비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얼마나 결혼하고 싶은지 알겠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한현진이 큼, 목을 가다듬으며 말간 얼굴로 강한서를 쳐다보더니 나지막이 물었다.

“그럼 계속 할래?”

강한서는 대답 대신 손을 뻗어 한현진의 눈을 막았다.

“그렇게 보지마. 나 네 유혹에 그렇게 강하지 않아.”

지난번을 떠올린 한현진의 귓불에 은근히 열이 올랐다. 그녀는 용기내 강한서를 떠보았다.

“아니면 내가 손이라도 빌려줄까?”

강한서: ...

강한서가 쑥스러워 차마 대답을 못하는 거라 한현진이 생각할 때쯤 변태 같은 남자가 대답했다.

“다리도 괜찮아.”

잠시 침묵하던 한현진이 강한서를 침대 아래로 뻥 차버렸다.

침대 옆 바닥에 앉은 강한서가 한쪽 다리를 굽히고 이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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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현진이 바득 이를 갈았다. “아냐, 이건 무효야. 방금 그건 우연이야. 다시 해. 이번엔 나중에 움직이게 한 사람이 강민서 약혼식 비용 전부 내는 거야.”씩 입꼬리를 올린 강한서가 자신 있다는 듯 말했다. “좋아. 누가 먼저 할까?”“나!”한현진이 말하며 딸기가 담긴 그릇을 내려놓고 자세를 바로 했다. 목을 가다듬은 그녀가 입을 열었다. “아가들아, 엄마야. 엄마가 이야기 들려줄까?”한현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뱃가죽이 꿈틀거렸다. 하지만 강한서의 목소리가 들렸을 때처럼 격렬한 반응은 아니었다. 마치 의심스럽다는 듯 잔잔한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그 작은 태동은 한현진을 흥분시키기엔 충분했다. “봐봐. 이것 보라고.”자신감이 하락한 강한서가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내 목소리 톤으로 말하면 어떡해? 이건 부정행위잖아.”그렇다. 목소리를 가다듬고 입을 연 한현진은 강한서의 목소리로 말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한현진은 단지 눈을 깜빡일 뿐이었다. “그게 왜 부정행위야. 네가 본인 목소리로 말해야 한다고 규정한 건 아니잖아. 이런 건 특기를 발휘했다고 하는 거야.”강한서가 인정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그런 걸 꼼수를 부렸다고 하는 거야.”한현진이 말했다. “내가 이겼어.”“너 그건 내 노동성과를 표절한 거야.”“내가 이겼어.”“아이들 마음까지 속인 거라고. 태어나지도 않은 애들한테 인간의 사악함을 느끼게 했어.”“내가 이겼어.”강한서는 여전히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며 반항했다. “나 아직 도전 안 했어. 아직 진 거 아냐.”한현진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 “강 대표님, 게임 룰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셨나봐요. 전 먼저 움직이게 한 사람이 이기는 거라고 분명히 얘기했어요. 제가 이미 먼저 움직이게 했잖아요. 강 대표님이 도전했든 안 했든, 그건 중요한게 아녜요.”“어차피 네가 1등은 아니라는 거지.”“...”강한서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지금 언어유희로 룰에 함정을 파놓은 거야?”한현진이 눈웃음 지으며 말했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53화

    전화를 끊은 전연이 눈을 비볐다. “휴대폰 소리에 깼어요. 미안해요, 오빠. 오래 기다리셨죠? 바로 깨우지 그랬어요.”심원이 말했다. “그리 오래 기다린 것도 아닌데요. 안 그래도 깨우려던 참이었는데 깼네요.”말하며 시동을 끈 심원이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가요, 밥 먹어요.”전연이 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려 심원의 뒤를 따랐다. 밖에는 가랑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전연이 가방을 머리를 위로 올려 비를 막으려던 그때, 심원이 우산을 들고 나타나 전연에게 씌웠다. 심원은 흔히들 말하는 좋은 사람이었다. 아직 몇 번 만난 사이는 아니었지만 심원은 당연하다는 듯 전연 쪽으로 우산을 기울였고 우산 밖으로 비쭉 튀어나와 비를 맞고 어깨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제쪽으로 걸어요. 물웅덩이 조심하고요.”전연이 갑자기 예쁜 눈웃음을 지으며 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 모든 여자에게 다 이렇게 다정해요?”멈칫한 심원이 저도 모르게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그러다 자신이 물러선 그 한 걸음 때문에 전연이 비를 맞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그는 또 얼른 전연에게 우산을 씌워줬다. 심원은 그렇게 온전히 비를 맞으며 말 한 마디를 제대로 꺼내지 못했다. 말을 더듬던 심원이 겨우 한 마디 내뱉었다. “미안해요...”전연이 우산 손잡이를 잡고 심원에게 다가갔다. 심원은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지만 뒤에 주차된 차 때문에 더는 물러설 곳 없이 전연과 차 사이에 갇혀버렸다. 전연이 우산을 높게 들어 두 사람의 머리 위를 가렸다. 고개를 들어 심원을 쳐다본 그녀가 나지막이 말했다. “오빠, 오빠가 우산 들어요. 키가 커서 이렇게 들고 있으면 팔이 너무 아파요.”“아, 네.”번뜩 정신을 차린 심원이 얼른 우산을 건네받았다. 전연이 심원을 향해 웃으며 가까이 다가갔다. “오빠. 전 오빠를 위해 최선을 다해 도울 거예요. 성공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실패한다고 해도 오빠가 자신을 의심하지는 않았으면 해요. 오빠는 사격 실력도 엄청 나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52화

    심원과 강한서 모두 매혹적인 봉황 눈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강한서의 눈은 일자로 뻗어나간 형태였고 심원의 눈은 위로 살짝 치켜올라간 모양이었다. 웃으면 살짝 올라가는 눈꼬리는 귀티가 있어 보이기도 했다. 멈칫한 전연이 심원을 향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같이 가요.”전연을 태운 심원의 차가 이모네 국수를 향해 출발했다. 일이 순조롭게 풀린 탓인지 심원은 전연과 조잘조잘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심원은 자신과 비슷한 입맛과 취향을 가진 전연이 신기하기만 했다.그 탓인지 어떤 주제든 두 사람의 대화는 끊이지 않았다. 심지어 단순히 맞장구를 치기 위한 기계적인 리액션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이제야 전연을 만나게 되어 아쉽다는 생각이 든 심원이 감개무량하다는 듯 말했다. “만약 우리가 더 일찍 만났다면 분명 좋은 친구가 되었을 거예요.”전연이 미소 지었다. “저는 지금도 늦지는 않은 것 같은데요.”그 말에 대답하려던 심원은 연신 하품을 하는 전연을 보고는 입을 열었다. “잠깐 눈 좀 붙여요. 아직 조금 더 가야 해요. 도착하면 깨울게요.”“네.”대답한 전연이 졸음이 가득한 눈을 감았다. 이모네 국수 앞에 도착했지만 전연은 여전히 잠에서 깨지 않았다. 깊은 잠에 빠진 전연을 보며 잠시 고민하던 심원은 전연을 깨우지 않았다. 차의 시동도 끄지 않고 에어컨도 그대로 틀어놓은 채 안전벨트를 푼 심원이 조용히 차에서 내려 가게로 들어가 미리 주문을 했다. 심원이 차에서 내리자 전연이 천천히 눈을 떴다. 맑게 빛나는 눈빛은 졸음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전연이 휴대폰을 꺼내 한성우에게 문자를 보냈다. [순조롭게 진행 중.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될 것 같아.]곧 한성우가 답장했다. [이렇게 빨리?]전연: [상대하기 힘든 사람인 줄 알았더니 내 사진을 보고는 바로 발끈하던데?]한성우가 역시 대단하다는 의미의 이모티콘을 보냈다. [지금 어디야?]전연: [미래의 남편과 밥 먹으러 왔어. 우리도 서로 알아가야지.]한성우: [얼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51화

    전연은 대답 대신 되물었다. “만약 제가 심원 씨가 좋아하시는 분과 사귈 수 있게 도와드린다면요?”심원은 그저 전연이 농담을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전연의 표정은 누구보다 진지했다. 그녀는 심원을 도와줄 테니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말했다. 심원은 낯선 사람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었다. 하지만 친화력이 좋은 전연은 사람의 이야기를 잘 끌어내는 매력이 있었다. 심원은 저도 모르는 사이 전연에게 송가람과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있었다. 며칠 동안 전연은 매일 같이 심원과 약속을 잡았다. 가끔은 공원에서 또 가끔은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대화의 주제는 매번 송가람이었다. 신원은 자신과 송가람 사이에 있었던 모든 일을 전연에게 들려주었다. 전연은 심원과 함께 울고 웃으며 그와 송가람을 이어줄 방법을 고민했다. 심원의 여자친구인 척 하게 된 것도 전연이 송가람을 자극하기 위해 생각해낸 방법이었다. 그리고 지금의 송가람은 전연이 예측했던 것처럼 먼저 심원에게 연락했다. 전연의 방법이 효과가 있다는 의미였다. “그럼 제가 다시 연락을 해야 해요? 아니면 또 인스타그램에 우리 사진을 올려서 질투를 유발할까요?”전연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조금 전 송가람 씨 연락은 안 받으면서 바로 우리 사진을 올려버리면 그분도 자기에게 보여주려고 일부러 올린 사진이구나, 하고 눈치 챌 텐데 그럼 오빠가 저랑 사귀고 있다는 것도 안 믿을 거예요.”“콜백도 안 되고 사진도 안 되면 전 뭘 어떡해요?”전연이 웃으며 말했다. “콜백을 안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빨리 하지 말라는 얘기예요. 생각해봐요. 전에 오빠가 먼저 연락했을 땐 매번 시간이 잔뜩 지나서야 다시 연락이 왔잖아요. 그럼 오빠는 답장을 기다리느라 속이 바짝 탔었죠?”심원이 멍한 얼굴로 되물었다. “그걸 어떻게 알아요?”“당연히 알죠. 그건 우리 여...”큼, 헛기침한 전연이 목을 가다듬고 다시 말을 이었다. “그건 우리 여자들이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50화

    “내 말 듣고 있어?”대답이 없는 송가람을 본 서해금이 언성을 높였다. 송가람이 재빨리 대답했다. “듣고 있어. 알았어.”창백해진 얼굴의 서해금을 본 송가람은 순간 한 가지 추측이 머리를 스쳤다. 그녀는 고민도 없이 툭 던지듯 물었다. “엄마, 한현진이 바뀐 거 우연한 사고 맞아?”멈칫한 서해금이 송가람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세상에 정말 그렇게 많은 우연이 있다고 생각해?”송가람의 눈이 동그래졌다. 놀란 얼굴로 서해금을 바라보던 송가람은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서해금이 정리를 마친 서류를 책상 위에 올려놓으며 몸을 일으켰다. 송가람 앞으로 걸어간 서해금이 시선을 내려 송가람의 옷매무시를 다듬었다. “어떤 사람의 운명은 타고나는 거지만 또 어떤 사람은 본인이 직접 개척해 나가야 하는 거야. 내가 그렇게 애를 쓴 건 넌 나처럼 피땀 흘리며 살지 않길 바랐기 때문이야. 하지만 그렇다고 현재에 안주하면 안 돼. 내 말 알아들어?”송가람은 손가락이 바르르 떨렸다. 시선을 내린 그녀는 한참만에야 잠긴 목소리로 대답했다. “알겠어.”송가람은 줄곧 한현진이 자신의 모든 것을 앗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이 그동안 누린 관심과 행복은 전부 한현진에게서 빼앗은 것이었다. 만약 한현진이 바뀌지 않았다면 서해금이 송병천과 결혼하고 송가람이 송병천의 딸로 살 기회가 있었을까?그 질문의 정답을 송가람은 마주할 자신도, 인정할 자신도 없었다. 한편, 전연이 전화를 끊자 더는 참을 수 없던 심원이 말했다. “휴대폰 이리 줘요. 가람이에게 전화해야겠어요.”전연이 심원의 손을 피하며 휴대폰을 뺏기려 하지 않았다. “안 돼요. 아직은 전화하면 안 돼요.”심원이 다급하게 얘기했다. “조금 이따 다시 전화하라면서요. 왜 지금은 또 안 된다는 거예요?”“콜백을 하긴 할 거예요. 하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거죠. 금방 전화를 끊었는데 바로 다시 전화하면 뭐라고 생각하겠어요?”심원이 모르겠는 표정으로 물었다. “뭐라고 생각하는데요?”전연이 말했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49화

    서해금은 첫 번째의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아는 한현진이라면 기억이 돌아올 가능성이 전혀 없는 강한서의 아이를 낳으려 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한현진에게 아이는 강한서를 잡는 패가 될 수는 있어도 자신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될 수는 없었다. 게다가 양시은 딸의 결혼식장에서 신미정의 계략으로 넘어진 한현진을 바짝 긴장한 채 안고 가는 강한서의 모습은 한현진의 임신 사실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는 믿을 수 없었다. 모두가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유독 송가람과 서해금에게만 쉬쉬거렸다. 숨기는 이유가 어쩌면 한아람 죽음에 관한 의심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서해금은 불안해졌다. 당시 그 사건과 관련된 모든 사람이 더는 증인으로 나타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서해금의 불안을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더 정확히 얘기하면 한현진이 돌아온 그 순간부터 서해금은 단 하루도 깊은 잠에 빠질 수가 없었다. 창백한 얼굴의 송가람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그럴 리가 없어. 한서 오빠가 기억 잃은 척 연기할 리가 없어. 한현진이 뭔가 수작을 부리는 게 분명해.”서해금이 미간을 찌푸렸다. “강한서가 정말 기억 상실인지 아닌지 네가 어떻게 확신해?”“만약 기억을 잃은게 아니라면 오빠가 어떻게 날...”순간 멈칫한 송가람이 입술을 꾹 누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 “아무튼 오빠는 기억을 잃은게 확실해.”이상함을 감지한 서해금이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너 강한서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아냐. 난 아무것도 안 했어.”송가람이 서해금의 눈빛을 피하며 말을 이었다. “오빠 기억 회복을 도와주려고 제일 유명한 신경외과 교수님을 모셨었는데 아무런 효과도 없었어. 날 속일 수는 있어도 의사를 속일 수는 없을 거잖아.”한참동안 서해금은 송가람을 빤히 쳐다보았다. “정말 나한테 숨기는 거 없어?” 자신은 서해금 앞에서는 거짓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송가람이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손바닥에 짙게 난 손톱자국의 통증을 용기 삼아 송가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48화

    서해금이 개의치 않다는 듯 말했다. “어쩌다 한 번, 행운이 따랐던 것뿐이야. 한현진은 아직 우리에게 위협이 될 정도는 아니야. 너야말로 계속 밖으로 싸돌아다니지 말거 문채영 씨 옆에서 제대로 배워. 두 번 다신 실망시키지 마.”서해금의 말에 알겠다고 대답한 송가람의 머릿속은 여전히 심원의 일로 가득 했다. “그, 새로 오신 기사님은 어때?”서해금이 슬그머니 물었다. “마음에 잘 맞아?”잔소리가 많던 중년의 남자를 떠올린 송가람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냥 그래. 말이 좀 많은 것 같아. 계속 이것저것 물어서 귀찮아 죽겠어. 하지만 운전 실력은 좋은 것 같아. 시키는 일은 뭐든지 다 해. 강아지처럼 말을 잘 들어.”그 말에 멈칫한 서해금이 입술을 짓이기더니 갑자기 입을 열었다. “송가람, 사람에게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가르쳤던 말 기억해?”움찔한 송가람이 한참만에야 대답했다. “기억해.”서해금이 서류를 정리하며 태연하게 말했다. “말해봐.”송가람이 주먹을 꽉 움켜쥔 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내가 신분이 낮을 땐 인간으로서의 자존심을 지켜야 하고 내가 높은 자리에 있을 땐 상대방을 인간으로 존중해야 한다.”서해금이 시선을 올리며 말했다. ”그래서 넌 그 말을 지키고 있어?”아랫입술을 깨문 송가람이 한참만에야 대답했다. “잘못했어.”“다신 잘못했다는 말 듣게 하지마. 세상에서 제일 듣기 싫은 게 그 말이야. 잘못했다고 말만하면 뭐 해! 달라지질 않는데! 송가람. 엄마 이젠 젊지 않아. 평생 네 곁을 지킬 수 없어. 어떤 일은 너도 이젠 혼자 해내야지.”고개를 숙인 송가람은 단 한마디도 반박할 수 없었다. 불쌍한 송가람의 모습에 서해금은 안쓰러우면서도 짜증이 치밀었다. 하나밖에 없는 딸이라 마음을 독하게 먹을 수 없어 안쓰러웠고 자신의 좋은 유전자 대신 멍청힌 아빠를 닮은 모습에 짜증이 치밀었다. 송가람은 심지어 그녀의 아빠만큼 성실하지도 않았다. 만약 송병천과 아들딸이라도 낳을 수 있었다면 지금처럼 상황에 끌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47화

    전연은 비꼬는 송가람의 말투를 눈치 채지 못한 것처럼 웃으며 대답했다. “저와 원이 오빠가 사귀기로 한지 며칠밖에 되지 않아서요. 오빠가 쑥스러움이 많고 내향적이라 말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아직 얘기하지 않았을 거예요. 원이 오빠와 많이 친하신 것 같은데 오빠에게서 들은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오빠 동창이세요?”송가람은 더 이상 웃고 있을 수가 없었다. 맞다는 대답도, 아니라는 대답도 할 수 없어 그녀는 한참만에야 입을 열었다. “나랑 심원이 무슨 사이인지는 심원에게 직접 물어요!”전연이 말했다.“오빠랑 가까운 사이 같으신데 제가 언니 카톡 추가해도 될까요? 친한 사이면 원이 오빠 취향을 잘 아실 거잖아요. 곧 오빠 생일이라 선물을 준비하고 싶은데 제가 아는 오빠 친구가 없어서요. 오빠에게 직접 물어보면 서프라이즈가 아니잖아요.”“언니가 알려주실래요?”송가람의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네까짓 게 뭔데.’하지만 자신이 고생해 길들은 강아지가 자신 몰래 여자친구를 만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던 송가람이 숨을 크게 들이쉬며 대답했다. “그래요. 연락처 저장해서 추가해요.”전연이 밝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고마워요, 언니.”해맑게 불린 언니라는 호칭에 송가람이 눈썹을 찡그렸다. 그녀는 어두운 얼굴로 전화를 끊었다. 전연이 곧 송가람에게 친구 추가를 신청했다. 전연의 카톡 프로필 사진은 조금 전 심원의 인스타그램에서 봤던 사진이었다. 수락을 누른 송가람은 곧 전연의 인스타그램을 찾아냈다. 전연이 기본 그리드에 고정한 피드는 바로 심원과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었다.[나도 드디어 달달한 연애 시작이다~]분노로 얼룩진 마음이 소용돌이쳤다. 주현이 다시금 커피를 건네자 송가람은 탁, 커피를 쳐냈다. 뜨거운 커피가 주현의 몸에 흘러내렸고 그 고통에 주현이 비명을 질렀다. “팀장님?”송가람이 험악하게 일그러진 표정으로 눈앞에 보이는 모든 물건을 쓸어버리며 날카롭게 소리 질렀다. “꺼져! 당장 꺼지라고!”마침 송가람 사무실로 들어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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