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1화

유현진은 자신이 더 이상 한주 강씨 가문의 며느리가 아닐지라도 정인월은 존경할 만한 어른이라고 생각했다.

반 시간 후, 유현진은 한가득 차버린 쇼핑 카트를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강한서는 카트의 사정을 알기나 하는지 계속해서 물건들을 밀어 넣었다. 그는 마트에 와본 적 없거나, 혹은 스스로 물건을 사본 적 없거나 둘 중 하나인 게 분명했다.

유현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려고 했다가 강한서가 견과류 두 상자를 집어넣는 것을 보고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이렇게 말했다.

"할머니께서 틀니로 잣을 드실 수 있다고 생각해?"

강한서는 멈칫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마카다미아는 괜찮지 않을까?"

"할머니는 견과류를 좋아하지 않.으셔"

유현진은 이렇게 말하며 강한서가 집어넣은 물건들을 원래 자리로 돌려놓기 시작했다.

"이 디저트는 너무 달아. 넌 할머니한테 당뇨가 있다는 것도 몰라? 이런 디저트는 저당으로 사야 해! 그리고 이렇게 포장된 샥스핀은 쓰다 남은 것으로 만든 거라 할머니의 입맛에 맞을 리가 없어. 할머니는 이런 걸 더 좋아해. 하지만 유통기한이 3개월 밖에 안돼서 때가 되면 꼭 버려야 한다고 알려줘야 해. 할머니는 유통기한을 잘 안 보거든..."

강한서를 머리를 숙이고 잔소리를 하고 있는 유현진을 바라봤다.

유현진은 오랜만에 강한서와 이렇게 말을 늘어놓았다. 유현진이 가출한 2주 동안, 강한서는 갑자기 썰렁해진 집안이 아주 어색했다. 유현진이 바로 옆에서 잔소리를 하는 것을 들으니 그는 이상하게 안심이 되는 것 같았다.

"말린 망고?"

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너 설마 할머니한테 망고 알레르기가 있는 것도 몰라?"

유현진이 말린 망고도 빼내려고 하자 강한서는 그녀를 가로막으며 말린 망고를 다시 카트 안으로 집어넣었다.

"이건 네 거야."

이렇게 말한 강한서는 카트를 밀며 곧장 앞으로 걸어갔다.

유현진은 넋이 나가버렸다. 한주 강씨 가문의 사람들한테는 유전적으로 망고 알레르기가 있었다. 강한서도 물론 예외가 아니었다.

하지만 유현진은 망고를 아주 좋아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