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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세쌍둥이, 아빠가 대단해!: Chapter 961 - Chapter 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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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1화

원유희는 듣자마자 자신도 모르게 긴장하기 시작했다.‘윤설의 엄마가 죽고 내가 용의자가 되었는데 과연 날 가만둘 수 있을까?’불안한 원유희는 김신걸의 팔을 안고 눈물을 흘리며 떨었다.“가지 마, 날 혼자 여기에 두지 마. 무섭단 말이야…….”김신걸은 원유희의 작은 손을 쥐고 말했다.“괜찮아, 밖에 조금 있다가 올 거야.”“가지 마…….”원유희는 고개를 저었다.“안 가. 그리고 오늘 널 꼭 데리고 떠날 거야.”김신걸의 묵직한 한마디는 취조실에 있던 모든 사람의 귀에 들어갔다. 원유희의 창백한 얼굴을 어루만지면서 김신걸은 입을 열었다.“착하지, 말 들어, 곧 올 거야.”‘말 들어’ 라는 한 마디는 마치 무슨 징크스처럼 원유희의 심장을 단번에 찔렀다. 그러다가 김신걸을 잡고 있던 손이 풀어지고 원유희는 김신걸의 옷이라도 잡아보려고 애를 썼지만 손은 이미 뻣뻣해져서 손가락을 필 수조차 없게 되었다. 원유희는 김신걸이 취조실을 떠나는 것을 지켜보며 유일한 희망이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한순간에 어둠 속에 홀로 남기게 되었다.‘다시 돌아올까? 왜 윤설이 왔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나갔을까? 난 그냥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존재에 불과한 것일까…….’“원유희를 찾아야겠어! 원유희 어딨어! 당장 만날 거야…….”밖에서 소란을 피우고 있던 윤설은 안에서 걸어 나온 김신걸을 보자 급히 비통한 표정을 지으며 다가갔다.“신걸 씨, 우리 엄마가 죽었어, 원유희가 죽였다고. 제발 도와줘!”“유희가 죽인 게 아니야.”“아니라고?”윤설이 이곳까지 찾아왔다는 것은 이미 모든 일을 다 알고 있음을 뜻한다.“목격자가 있다잖아. 흉기에 원유희 지문까지 있다잖아. 신걸 씨, 쟤랑 결혼했다고 이렇게 편들면 안 되지! 우리 십몇년지기 우정을 봐서라도, 내가 한때 자기 약혼녀라는 거 생각해서라도 이러면 안 되지…….”“여기서 소란 피우지 마. 조사가 끝나면 소식 전해줄게.”김신걸은 이 말만 남기고 뒤돌아서서 취조실로 향해 걸어갔다. 그 모습을 보자 윤설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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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2화

원유희는 겁을 먹고 김신걸의 손을 꼭 잡았다.“나 여기에 있기 싫어. 김신걸, 날 믿어 줘. 나 정말로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고, 정말이야…….”“알아.”“날 데리고 가, 나 여기에 싫단 말이야. 김신걸…….”“하룻밤만, 내가 다 처리해 줄게. 겁낼 필요 없어, 응?”원유희는 입술을 깨물고 눈물을 뚝뚝 흘렸으며 기분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노크 소리가 들려오더니 원봉이 들어와 재촉했다.“원유희 씨, 저희랑 함께 가시죠.”“싫어……김신걸, 나 가기 싫어…….”원유희는 울었다.“말 들어, 여기에 있어도 아무런 일도 없을 거야.”‘왜 자꾸 말 들으라고 하는 건데, 말 들어야만 날 버리지 않을 거야?’원유희의 촉촉해진 눈초리는 아래로 향했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일어나 원봉을 따라 취조실에서 나갔다.밖에 나가자 문 앞에 서서 흉악한 눈빛으로 자기를 쏘아죽일 것만 같은 윤설을 보게 되었다.원유희의 가슴은 아파 났고 숨쉬기 어려웠다.‘왜 나한테 이러는 건데? 어떻게 윤설이 나타나자마자 말을 바꾸고 날 이대로 버릴 수가 있어? 안 죽였다니까…….’원유희는 유치장에 갇혔고 뒤의 철문은 쾅 소리를 내며 닫히자 원유희는 깜짝 놀라 몸을 떨었다.뒤돌아서 보자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경찰만 보였고 김신걸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엄마를 잃은 윤설을 위로하러 갔겠지…….’원유희는 침대 옆으로 가서 앉았는데, 마음이 너무 불안해서 다시 일어섰다.‘어떡하지? 정말 여기서 하룻밤 자야 되는 걸까?’그곳은 아주 조용했는바 간혹 지나가는 사람의 발걸음 소리만 들렸다. 인기척을 들을 때마다 원유희는 김신걸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문 쪽에 달아가 확인했다.하지만 매번 실망하곤 다시 돌아갔다. 자꾸 실망을 하자 원유희는 차라리 기대를 품지 않았고 몸을 웅크린 채로 침대에 누웠다. 불안하다는 시그널을 보내는 자세였다.원유희는 고개를 돌려 철문 사이로 벽에 걸린 시계를 바라보았다. 시간이 흐르면 흘러갈 수록 원유희는 감히 자지 못하고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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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3화

살려줄 생각이 아예 없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비교적 오래된 주택단지였기에 CCTV가 없는 구석이 많아 피의자를 수색하기 여간 어렵지 않았다.다년간 사건을 수사해 온 원봉은 형사들만의 감이 왔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하지만 사건 수사는 감으로 하는 게 아니었고 증거가 필요했다.결론만 말하면 원봉은 가능한 의심스러운 점을 다 수사할 것이다. 아니면 원유희는 정말로 살인범으로 될 것이다.사무실에 돌아와서 시간을 보자 이미 2시가 다 되어 갔지만 원봉은 잘 준비가 되지 않았다. 위에서 이미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명령이 떨어졌고 그렇지 않으면 사식서 쓸 준비를 하게 되었다.원봉은 원유희의 빽이 김신걸이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김신걸은 살짝만 움직여도 전국의 경제까지 영향을 주는 사람이었기에 원봉은 스트레스가 엄청 많았다.이때 윤설이 원봉을 찾아왔다.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끼운 채 모니터 앞에서 눈썹을 찌푸리며 사건 자료를 보고 있던 원봉은 윤설임을 확인하고 다가갔다.“이 늦은 시간에는 무슨 일로 찾아왔어요?”“낮에 취조하실 때 빠뜨려서 얘기 못 한 일이 있거든요. 그래서 특별히 찾아와서 말하려고요.”“앉아요, 무슨 일인데요?”윤설은 자리에 앉아 입을 열었다.“전 아무리 생각해도 원유희가 살인범이라고 생각해요. 전에 기억을 잃지 않았을 때 칼을 들고 절 죽이려 우리 집에 찾아오기까지 했어요. 마침 우리 집에 찾아온 신걸 씨가 막아줘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고요. 신걸 씨는 아이들을 생각해서 분명히 얘기하지 않을 거예요. 근데 그 당시 집에 아주머니도 계셨으니까 증인이 없는 것도 아니에요.”“그래요.”원봉은 이 얘기를 기록했다.“원유희가 정말로 기억을 잃었다고 믿으세요?”윤설이 물었다.“왜 이렇게 묻는 거죠?”“기억을 잃었다고 쳐도 의사 선생님이 지금은 다 일시적인 기억 상실이라고 하던데 벌써 기억을 다 찾고 연기하고 있을 수도 있잖아요?”원봉은 아예 가능성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입밖으로 얘기하진 않았다.“거짓말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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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화

“순진하긴, 다 그냥 해본 소리야. 내일에 널 데리러 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오지 않을 거야.”윤설은 원유희에게 잔인한 사실을 알려줬다. 충격받은 원유희는 뒷걸음을 치며 말했다.“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네가 우리 엄마를 죽였는데 화난 김신걸이 왜 가만히 놓아줄 거라고 생각했어? 신걸 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만 사랑했고 너랑 결혼한 거는 순 아이들을 위한 선택이었지. 아직도 현실을 못 받아들이겠어?”원유희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고 눈물이 앞을 가렸다. 하지만 윤설의 오만이 가득한 얼굴은 희미하게 보였고 버림받으면 닥쳐올 나쁜 결과도 보였다. 원유희는 가슴이 갈기갈기 찢기었다.윤설은 고개를 돌려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며 원봉이랑 얘기를 했다.“형사님, 제가 유희랑 사적으로 할 얘기가 있는데 혹시…….”“빨리 끝내요.”원봉은 몸을 돌려 나갔다.윤설은 악독한 눈빛으로 아무런 반항의 힘도 없는 원유희를 쏘아보았다.“네가 우리 엄마를 죽였고 증거까지 있으니 꼭 처벌받게 될 거야.”겁먹은 원유희는 고개를 저으며 중얼중얼했다.“죽기 싫어, 죽기 싫은데…….”“물론 내가 합의할 의사가 있다면 처벌이 약해지겠지.”아무리 원유희처럼 순진한 사람이라고 할지언정 윤설의 목적이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네가 먼저 신걸 씨랑 이혼하겠다고 그래.”“이…… 이혼…….”원유희의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내가 그때 가서 법정에서 얘기 잘할 테니까 넌 그러면 기껏해야 감옥살이 몇 년만 하겠지. 몇 년 뒤에 충분히 나올 수 있잖아. 근데 네가 무기 징역이라면, 사형이라면? 그럼 말이 달라지지 않겠어?”윤설은 원유희를 유혹하기 시작했고 원유희도 진지하게 이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정말로 죽기 싫은데, 그럼, 그냥 감옥살이 몇 년만 하면 되는 거야?”“근데…… 난 사람을 죽이지 않았어.”“그런 얘기는 좀 그만해, 누가 널 믿어준대?”윤설은 원유희를 조롱했다.“똑똑히 얘기해주는데, 이런 기회 많지 않아. 내일까지 신걸 씨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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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5화

“어디 가는 거야?”“장미선이 발인한대.”김신걸은 말을 마치고 원유희의 입술에 뽀뽀했다. 원유희가 고개를 들자 김신걸은 이미 없어졌다.유치장 철문이 꽝 닫히고 원유희는 다시 이곳에 홀로 남게 되었다.실망한 원유희는 힘 빠진 표정으로 침대 옆에 앉아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다.윤설이 얘기한 것처럼 김신걸은 원유희를 데리고 가지 않았고 심지어 장미선 장례식에 참가하기 위해 서둘러 갔다. 원유희의 얘기를 믿어주는 사람은 없었다.‘나 말 잘 들었는데, 왜 나한테 이러는 거지…… 사랑하지 않아서 그런 건가…….’윤설, 김신걸은 물론이고 다른 지인들도 장미선 묘지 앞에 서 있었다. 장례식이 끝난 후 다른 지인들은 다 돌아갔고 윤설은 아직 떠날 의사가 없어 보였는데 그 자리에서 흐느끼기 시작했다.“엄마, 걱정하지 마요. 살인범을 찾아냈으니까 꼭 벌 받게 할 거예요.”김신걸은 표정이 굳어졌다.“갈게.”윤설은 몸을 돌려 따라갔다. 산에서 내려올 때 윤설이 얘기했다.“신걸 씨, 날 바래다줄 수 있어? 혼자 있고 싶지 않아.”김신걸은 침묵을 지켰다가 한참 후에 입을 열었다.“타.”차에 탄 후 롤스로이스는 묘지를 떠나 산으로 내려갔다.윤설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그때 아빠랑 혈연관계가 없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비록 슬펐지만 오늘처럼 하늘이 무너질 것처럼 슬픈 건 아니었어. 나 지금 유일한 가족을 잃었고……지금 나랑 제일 가까운 사람은 신걸 씨 당신뿐이야. 우리 한때 엄청나게 가까웠잖아.”“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김신걸의 약지에 낀 결혼반지를 가볍게 만졌다. 윤설은 김신걸의 행동을 보고 질투심을 애써 감추며 말했다.“유희한테 정말 실망이야,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걔가 이런 짓을 할 거라 진작에 알았다면 차라리 그때 걔 손에 죽었어야 했어. 그럼 지금 우리 엄마가 죽을 일은 없었겠지…….”말하다가 또 눈물을 흘렸다.“유희가 한 게 사실이라면 처벌을 받아야지.”“틀림없이 걔 짓이야, 증거가 다 있고 살인 동기까지 있잖아!”윤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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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6화

“그녀가 전후 사정을 모른다고 해서 이 일과 전혀 무관한 건 아니지.” 김신걸의 눈동자에 냉정하고 스산한 빛이 서렸다.이윽고, 롤스로이스가 경찰서 입구에서 멈춰 섰다. 김신걸은 차창 밖을 바라보며 오랫동안 차에서 내리지 않았다.현재 갈등과 고민 중이라는 걸 잘 알고 있는 진선우와 운전기사는 조용히 잠자코 있었다.원유희를 너무 걱정하고 아끼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 상황에서 결코 좋은 일은 아니다.누군가가 누명을 뒤집어써야지만 진짜 범인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가지.” 김신걸이 약간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기사는 차를 몰고 떠났다.……원유희는 비록 유치장에 갇혀 있는 신세이지만, 그래도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라 가끔 나와서 몸도 스트레칭을 하거나, 심지어 음식이나 간단한 생필품을 전달받기도 했다. 유치장 구석에 앉아 다양한 먹거리 간식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마음속에 불안감과 괴로움만 커갔다.오전에 김신걸이 다녀간 후, 감감무소식이다.늦게 라도 들린다고 했는데…….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렸지만 나타나지 않았다.그를 또 믿었다니…….눈시울이 뜨거워지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원유희는 흘러내리려는 눈물을 참느라 주먹을 그러쥐었다. 눈물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그녀도 잘 알고 있다.“들여보내 주세요. 얼굴만 잠깐 볼게요!” 김명화는 경찰서에서 소란을 피웠다.원유희가 기억을 잃자 어수선한 마음을 달래고자 해외로 나갔었다. 복잡하고 심란한 상황들이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속에서도 잊힐지 싶어서였다. 그러나 결국 국내 뉴스와 온라인을 통해 피아니스트 여신의 어머니가 살해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황급히 귀국했다. 범인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뭔가 수상함을 느꼈기 때문이다.하지만 여러 정황상 범인은 원유희라고 가리키고 있었다.“미안합니다만, 현재 원유희 씨는 강력한 용의자입니다. 접견이 불가합니다!” 경찰들은 단칼에 거절했다.“강력한 용의자라니요? 증거 있어요?” 김명화의 냉엄한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했다.“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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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7회

김명화는, 김신걸이 좋아하는 사람이 윤설이라는 것을 일찍이 알고 있었다. 비록 줄곧 원유희를 통제하고 괴롭히긴 하지만.그런데 결국은 원유희 때문에 윤설과의 혼약을 취소하지 않았나?“나는 늘 윤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어.”김신걸은 커피잔을 손에 들고 커피를 마시며 눈동자를 거두었다.“내가 물밑 작업은 해 놓을 테니까, 살인죄이지만 그리 오래 수감되지는 않을 거야. 최대 형량 5년, 구치소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감형도 할 수 있고…… 운이 좋으면 1~2년 정도는 가석방 받을 수 있을 거야. 난 기다리고 있기만 하면 돼.”김신걸의 말을 들은 김명화의 표정이 굳어졌다.“형은 정말 유희가 사람을 죽였다고 생각해? 유희가 어떻게 사람을 죽여?”“전에 칼 들고 윤설 죽이러 간 거, 알고 있어?”김신걸이 김명화에게 다그쳐 물었다.당연히 알 리가 없었다.“내가 그 때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윤설은 아마 죽었을 거야.”김신걸은 냉담한 표정을 지었다.“이전에도 이런 일 때문에 한 번 혼낸 적 있는데, 글쎄 이번에 또 이러다니…… 재범이야! 그리고 물증과 증거들 모두 그녀를 범인으로 가리키고 있다. 다른 가능성은 없어.”“하지만 나는 일이……”김명화는 또 다시 뭔가를 말하고 싶었지만, 김신걸의 낮고 침울한 소리에 기가 눌려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그만해. 이 일은 이미 형사들에게 넘겼으니까, 너는 너 자신이나 잘 챙겨. 소란을 피우지 말고.”말을 마친 김신걸은 커피잔을 내려놓고 일어나 아이들을 향해 걸어갔다.축구공을 발로 뻥 찼다.삼둥이들은 와글와글 소리를 지르며 공을 쫓아갔다.김명화는 가슴이 답답해서 미칠 것 같았다. 화가 난 그는 몸을 돌려 어전원을 나섰다.도로를 질주하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유희가 살인을 저지르는 건 불가능했다. 아니, 믿을 수 없었다.원유희가 어떻게 사람을 죽여? 기억까지 잃었는데…… 왜 사람을 죽여? 대체 왜?만약 그녀가 죽인 게 아니라면, 그럼 누가 한 짓일까……?김명화는 차를 급정거하여 길가에 세웠다.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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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8화

윤설 앞에서, 자신은 먼지 같은 존재란 말인가?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건 감옥에 구속되는 것보다 더 괴롭고 슬픈 일이다.“유희 씨!”원유희가 차에 오르려고 할 때, 어디선가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그녀는 멈칫하며 얼굴을 돌려 소리 나는 쪽을 쳐다보았다. 먼 곳에 차 한 대가 정차되어 있었다. 차 옆에 우아하고 점잖았게 생긴, 안경 쓴 남자가 초조한 표정으로 자기 쪽을 쳐다보고 있었다.원유희의 기억 속에 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 남자의 눈빛을 보니 자신의 기억을 의심하게 했다.표원식은 원유희 쪽으로 오려고 했지만, 경찰에 의해 저지되었다.“유희 씨, 제성에서 가장 좋은 변호사를 선임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요!”표원식은 그녀가 듣지 못할까 봐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그녀의 마음을 달래고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어서 인지도 모르겠다.원유희가 수감된 이후, 그녀를 위해 나선 첫 번째 사람이다. 여러 번 쳐다보며 그 사람을 눈에 담아두었다.마음 속의 의구심은 더욱 깊어졌다. ‘대체 누구지?’머릿속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그에게 옆에 있던 형사가 이송차량에 타라고 재촉했다.다시 한번 표원식을 보고는 차에 올랐다.구치소로 가는 길에 그녀는 마치 의식을 잃은 사람 같았다. 그 어떤 미동도, 반응도 없었다.정확히 말하자면, 세상에서 가장 큰 슬픔은 고독이라고 할 수도 있다. 희망도, 미련도 그 어떤 것도 없는…….구치소에서는 그녀에게 독방에 수감되도록 하였다. 거실과 화장실이 따로 분리된 독방, 거기에는 미니 냉장고와 텔레비전 및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이 나름 갖추어져 있었다. 처음 구치소 내부 모습을 본 원유희는 조금 의아했다. 입소하는 길에 교도관의 삼엄한 감시와는 달리 독방은 나름 인간적이었기 때문이다.작은 창문이 하나 있긴 하지만, 키 높이보다 높게 있어서 의자를 놓지 않고는 밖을 내다보기도 쉽지 않아 보였다.원유희는 가슴속에서 휘몰아치는 갑갑함과 씁쓸함을 애써 참았다. 하지만 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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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9화

원유희를 무너뜨리는 게 자기 일생일대의 소원이다.원유희가 죽어야만 김신걸이 자신의 곁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이제 곧 김씨 집안 사모님으로 행복하게 살날만 남았다.어차피 엄마는 돌아가셨으니 되살릴 수도 없고, 차라리…… 원유희에게 살인 누명을 씌우는 게 더 나은 선택일 지도 모른다.윤설은 핸드폰을 제자리에 두었다. 라인을 보고 있자니 속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라인은 일어서서 그녀 앞으로 걸어갔다.“이제 앓던 이가 빠진 셈이니 너도 발 뻗고 잘 수 있겠다. 이게 가장 중요하지. 앞으로 우리 관계도 더욱 돈독해질 것이고…….”“너도 나랑 같은 거 아니었어? 사실 너도 마음속으론 이미 계산 끝냈잖아.”“그럼…….”“네가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야?”윤설이 물었다.원유희가 또 누구에게 꼬리 쳤는지 궁금했다. 이를 빌미로 다시 양념을 쳐서 김신걸 앞에서 원유희를 비방하고 폭로하려는 심산이었다.“그건 알 필요 없고, 아무튼…….”라인의 말을 듣고 있던 윤설은 그녀가 갑자기 하던 말을 멈추자, 의아해하며 물었다.“왜 그래? 무슨 일이야?”라인의 느낌적 느낌은 틀리지 않았다. 누군가가 이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녀는 살기등등한 눈빛으로 윤설을 바라보았다.“네가 나를 배신하는 거야?”“배신이라니? 무슨 소리야?” 밑도 끝도 없는 라인의 말에 윤설은 어리둥절했다.라인은 윤설이 자신을 배신했다는 점을 부인하였다. 그렇다면 김신걸에게 꼬리를 잡힌 게 분명했다.그녀는 즉시 앞으로 가서 방의 불을 껐다.“뭐 하는 거야?”“쉿, 우리 포위됐어!” 윤설은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누구한테?”윤설의 집이 감시당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 다만 라인의 직감이 너무 늦게 작동했을 뿐이다.라인은 윤설을 꽉 잡고 그녀의 귓가에 작은 소리로 말했다.그러고는 곧바로 욕실로 갔다.……차는 모두 별장의 외곽에 세웠다. 김신걸은 바로 차 옆에 서 있었다. 옆에는 원봉도 있었다. 귀에는 무선 헤드셋을 끼고 부하들에게 별장의 포위망을 좁혀가라고 지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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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0화

원봉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다년간의 사건 처리 경험으로 다져진 그의 몸은 신속하게 반응했다. 그는 김신걸을 옆으로 들이받았다.“조심해요!"김신걸은 원봉에게 부딪혀 뒤로 물러났다. 슈욱, 슈욱 총알은 귓가를 스쳐 방금 서 있던 차체에 푹, 푹, 박혔다.원봉은 재빨리 헤드셋에 소리를 지르면서 총을 들고 달렸다.“동쪽에 있다! 서쪽은 인질이야! 쫓아!”경호원이 다가와 물었다.“사장님, 괜찮으십니까?”“그놈 잡아. 잡지 못하면 니들 나한테 뒈질 줄 알아!”김신걸의 얼굴은 어둡고 차가웠다.“네!”라인은 윤설을 이용해 경찰인력들을 따돌리고 반대쪽에서 도망쳤다.창가에서부터 멀지 않은 곳에 주차된 차 옆에 서 있는 김신걸을 주의했다.그녀의 진짜 타켓은 원유희가 아니다. 김신걸의 목숨을 원했다.그래서 창밖으로 뛰쳐나올 때 김신걸에게 총을 겨누었다.땅에 떨어졌을 때, 그녀는 자신이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다.잠시 지체할 틈도 없이 바로 뒤편의 숨겨진 별장 중심부로 빠르게 달려갔다.사격하고, 숨기를 반복하며 죽는 힘을 다해 달렸다. 이쪽으론 차가 들어올 수 없으니 두 다리로 달려 나갈 수밖에 없다.원봉이 앞장서서 형사들을 데리고 바짝 뒤쫓았다.그림자가 산비탈로 뛰어내리는 것을 보았다.원봉은 곧 달려가서 아래로 사격했다.하지만 나뭇가지에 가려서 사람을 제대로 조준할 수 없었다.뒤따라 뛰어내렸다.형사들이 쫓아 내려왔을 때쯤 라인은 이미 차를 타고 도주했다.형사들의 차가 다가오자, 원봉 등은 재빨리 차에 올랐다.“쫓아!”이곳은 비교적 외딴 지역이어서 차가 잘 다니지 않았다.도로에 간혹 차가 몇 대 있긴 하지만, 라인의 차가 질주하는 데 영향을 주지 않았다.앞에서는 라인이 달리고, 뒤에서는 경찰들이 바짝 뒤쫓고 있었다.앞에 한 대, 뒤에 열 대.라인은 현재 일의 심각성을 깨달았다.그녀는 급히 김명화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참 울려서야 통화 연결되었다.“명화, 김신걸 사람들이 날 죽이려고 해. 나 좀 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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