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오르려는 김신걸은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원유희 앞으로 다가왔다.원유희는 그가 무슨 일을 당부하려는 줄 알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김신걸은 두 손으로 삼둥이의 눈을 가리고는 얇은 입술로 그녀의 작은 입을 덮쳤다. 달콤한 입맞춤에 원유희는 심장이 멈출 것 같았다.눈앞이 갑자기 어두워졌다가 밝아진 삼둥이는 이 상황이 어리둥절하기만 했다.아빠의 차는 떠났는데, 엄마의 얼굴은 발그스레 해졌다. 마치 맛있는 빨간 사과처럼.원유희는 오전에 아이들과 함께 거실에서 그림을 그리며 놀았다.핸드폰이 울리자 확인해 보니 김신걸이 걸어온 전화다.그녀는 핸드폰을 들고 거실 밖을 나가면서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오늘은 점심은 집에 안 들를거야.”“음, 회사에서 먹을 거야?” 원유희가 물었다.“응, 오후에 별일 없으면 일찍 들어갈게.”“응, 일 봐.”“착하네. 말도 잘 듣고…….”“나…… 아기 아닌데…….”원유희는 김신걸이 자신을 애 취급하는 것처럼 느꼈다.“어리진 않지.” 김신걸의 목소리는 낮고 침착했다.왠지 모르지만, 그의 말이 좀 이상하게 들렸다. 뭐가 이상한지는 잘 모르겠으나.전화를 끊고 원유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사모님, 지금 사장님 생각하고 있죠? 보고 싶은가보다…….”임민정이 다가와 웃으며 물었다.원유희는 얼굴이 뜨거워졌다.“아니에요, 보고 싶긴요…….”“보고 싶으면, 회사에 가면 되죠.”임민정이 말했다.“바쁜 사람인데, 내가 가면 방해되죠.”원유희도 가고 싶지만, 또 한편으로 김신걸의 일을 방해할까 봐 두려웠다.임민정이 아이디어를 냈다.“사장님에게 도시락을 챙겨가는 건 어때요? 사장님 일도 바쁘다고 식사 거르면 안 될 텐데…….”맞는 얘기다. 아무리 바빠도 끼니는 챙겨야 하니, 도시락 챙겨가는 구실이 그럴싸해 보였다.그런데, 한 번도 간 적이 없으니 덜컥 겁이 나기도…….“사모님, 가세요! 사장님이 사모님을 보시면 틀림없이 좋아하실 거예요!” 임민정은 그녀를 주방 쪽으로 끌고 갔다.“정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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