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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세쌍둥이, 아빠가 대단해!: Chapter 991 - Chapter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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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1화

윤설과 관련되지 않은 일이라면 김신걸은 딱히 무서운 사람이 아니었다.아이들은 침대에서 놀다가 얼마 되지 않아 하품 하더니 쿨쿨 잠이 들었다. 원유희는 아이들 옆에서 같이 잠들었다. 깨어나자 옆에 있던 아이는 김신걸로 변했고 원유희는 김신걸의 품에 안겨있었다.원유희는 김신걸이 언제 돌아왔는지 아무런 인기척도 느끼지 못했다. 김신걸이 아직 눈을 감고 있는 것을 보자 원유희는 김신걸이 아직 자는 줄 알고 그의 품에서 나오려고 했다. 하지만 움직이자마자 원유희의 허리에 감고 있던 팔에 힘이 들어갔다."가만히 있어."“일어날 거야.”“아이들이랑 같이 자지 말라고 했잖아. 벌이야.”김신걸은 자고 있었지만 원유희가 움직이자마자 바로 깨어났다.원유희는 이 얘기를 듣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도대체 왜 이런 일까지 따지는 지 이해할 수 없었다.“무슨 생각해?”김신걸은 원유희의 턱을 잡고 살짝 들어 올려 원유희와 마주 보려 했다.한 사람은 아래로 내려다보았고 다른 한 사람은 올려다보았다. 흘러가던 시간은 한순간에 멈춘 것만 같았다. 원유희는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저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검은 그림자가 원유희 위로 덮여오더니 강박적으로 원유희의 작은 입술을 탐했고 계속 놓아주지 않았다.숨이 쉬어지지 않은 원유희는 참지 못하고 김신걸을 밀어내고 그의 가슴에 머리를 묻고 숨을 헐떡였다. 그러자 김신걸은 또 원유희의 얼굴에 입맞춤을 하고 원유희의 귀를 물었다.원유희는 가볍게 떨며 그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원유희는 김신걸의 몸이 점점 더 위험하게 뜨거워지고 있음을 느꼈다. 이때 옆에 있던 핸드폰이 눈치 없게 울리기 시작했고 원유희는 그 진동 소리를 듣자 바로 긴장해졌다. 원유희에게 있어서 김신걸 핸드폰의 진동 소리는 다른 사람이 두 사람 사이에 강제적으로 끼어들려는 시그널과 같았다.김신걸은 손을 뻗어 침대 머리맡에 있는 핸드폰을 바닥으로 떨궜다. 카펫 위에 떨어진 핸드폰은 여전히 진동하고 있었지만 방금 침대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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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2화

원유희는 눈빛이 흔들렸고 가볍게 입술을 깨물더니 말하지 않았다. 그러자 김신걸의 나지막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원유희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김신걸을 쳐다보았다.“너…… 웃지 마.”“안 웃었어."“웃었잖아…….”“봤어?”김신걸은 원유희를 놀리기 시작했다.“들었어…….”원유희는 갑자기 긴가민가해졌다. 김신걸은 그렇게 쉽게 감정을 다 얼굴에 드러내는 성격이 아니었기에 방금 웃음소리는 그냥 착각인가 싶었다.김신걸은 큰 손으로 원유희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김신걸의 손보다도 작은 원유희의 작은 얼굴은 지금 눈물범벅이 되어 엄청나게 불쌍해 보였고 김신걸의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다.“어디 가지 않았고 그냥 먹을 것을 가지러 갔어, 너 좀 먹으라고.”원유희는 침대 머리맡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무언가 한 그릇이 놓여 있었는데 보양식인 게 분명했다. 오후 되면 디저트와 함께 간단한 보양식이 계속 있었기 때문이다.“설탕 넣었어?”원유희는 작은 소리로 물었다.김신걸은 그릇을 가져와 한 숟가락을 파서 원유희에게 먹어주려 했다.“먹어봐.”원유희는 한입 먹었더니 단맛을 느꼈다.“넣었네.”“진짜? 나도 한번 먹어볼게.”원유희는 김신걸이 당연히 보양식을 먹어볼 거라 생각했는데 자기의 입술을 맛볼 거라고 상상도 못 했다.한참 후에야 김신걸은 원유희의 입술을 놓아주었고 자기의 얇은 입술을 살짝 핥았다.“넣었네.”원유희는 시선을 돌리고 얼굴이 엄청나게 빨갛게 달아올랐다.원유희는 김신걸이 떠먹여 주는 보양식을 한입 한입 먹으면서 방금 그가 웃었다는 것을 확신했다. 자기가 생각해도 조금 전 자기 모습이 너무나도 우스웠기 때문이다.생각할수록 화가 난 원유희는 손을 뻗어 김신걸의 가슴을 콩 때렸다.“싫어, 너랑 얘기 안 할 거야…….”“그럼 누구랑 얘기하고 싶은데? 응?”김신걸은 원유희의 작은 손을 꼭 잡고 원유희를 쳐다봤다.“얘기 안 해줄 거야.”원유희는 입을 삐죽 내밀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다운된 톤으로 물었다.“방금…… 누구랑 통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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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3화

차에서 먼저 여자 한 명이 내려왔고 이어서 육성현이 내려왔다. 원봉은 육성현을 보자 몸을 더 숨겨 몰래 지켜봤다.‘역시 그 놈이었어!’“유희야.”엄혜정은 원유희쪽으로 걸어왔다. 원유희는 다가오는 사람을 쳐다봤고 엄혜정임을 알고 앞으로 걸어갔다.“혜정아.”그리고 원유희는 엄혜정이랑 같이 걸어온 육성현과 인사하기도 했다.“삼촌.”엄혜정은 어제서야 원유희가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은 일을 알게 되었고 심지어 육성현이 알려준 것이었다. 이 일을 알자마자 급하게 달려왔다.“유희야, 날 알아보겠어?”엄혜정이 물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원유희가 교통사고를 당한 것을 알고 있었기에 원유희는 별로 놀라지 않았고 엄혜정의 말을 대답했다.“미안, 내가 기억을 다 잃어서. 네 연락처를 갖고 있어서 비서랑 물어본거야.”“네가 왜 미안해. 내 탓이지, 너랑 진작에 연락하고 널 보러 왔어야 했는데.”엄혜정은 미안해하며 말했다.엄혜정은 로얄그룹에서 근무하면서 육성현의 비밀을 찾아내려는데 혈안이 되어 원유희쪽은 신경 쓰지 못했다. 원유희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심지어 기억을 잃어버릴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저번에 김신걸이 세인시에 와서 알게 됐어. 네 걱정을 많이 했어.”육성현이 이렇게 말한 것을 듣자 원유희는 웃으며 답했다.“어전원에 갈까요? 여긴 뭐 아무것도 없어서요.”육성현은 고개를 들어 아파트를 올려다보았다.“윤설의 어머니가 여기서 죽었다고?” 엄혜정은 의아해하며 육성현을 바라보았다.‘뭐야, 난 왜 이 일을 모르고 있었지?’“네, 범인은 이미 잡힌 것 같아요.”원유희는 자신이 연루되지 않는 이상 그 사건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올라가서 보자.”육성현이 말했다.원봉은 그 세명이 복도로 가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오랫동안 놓이지 않았다.‘육성현이랑 원유희가 왜 이렇게 친해 보이지? 가까운 관계인 것 같은데.’세인시에 있었을 때 원봉은 계속 육성현을 조사했다. 그러다가 원봉의 미움을 사 제성으로 오게 되었고 수사도 어쩔 수없이 중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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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4화

육성현의 얼굴색은 엄혜정의 설명으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피임하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 관계를 가졌기에 육성현은 엄혜정이 틀림없이 임신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오빠, 사람을 시켜서 생리대를 좀 사다 주면 안 돼요? 안 가져와서요.”엄혜정은 떠보는 말투로 물었고 육성현은 어두운 표정을 그대로 유지하며 몸을 돌려 떠났다.밖의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듣자 엄혜정은 바로 유리문을 닫아버렸다. 엄혜정은 육성현에게 피임약을 먹고 있었다는 사실을 들키면 안 되었다. 그때 엄혜정은 만약을 대비하여 두 가지 피임약을 샀다. 비타민 병에 넣은 피임약은 육성현에게 발견됐고, 다른 하나는 옷장 안에 숨겨두었다. 육성현은 엄혜정이 한 수를 두었을 거라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절제를 모르는 육성현 탓에 임신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첫 번째 임신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이제는 미리 싹을 잘라버릴 수 있었다. 육성현은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었고 엄혜정은 그런 사람의 아이를 낳을 순 없었다. 그러면 그보다도 더 슬픈 비극은 없을 것이다.유리문이 열렸고 물건이 담긴 봉투가 엄혜정의 발끝 앞에 던져졌다. 엄혜정이 고개를 들자 육성현은 이미 몸을 돌려 갔다.엄혜정은 봉투를 열어보았는데 여러 가지 유형의 생리대가 있었다. 처음으로 산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욕실을 나서자 소파에 앉아 긴 다리를 꼬고 주위에 사람은 하나도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핸드폰을 보고 있는 육성현이 눈에 들어왔다.“당신이 사다 준 거야?”엄혜정은 침대 옆에 앉아서 물었다.“예전에도 사다 준 적이 있었잖아.”육성현의 표정은 아직도 조금 전처럼 어두웠다. 엄혜정은 자연스럽게 예전 김하준이랑 사귀었을 때 그가 자기에게 생리대를 사다 준 일이 생각났다. 한밤중에 살금살금 슈퍼마켓으로 갔는데 물건을 사러 간 게 아니라 강도처럼 보였다.엄혜정의 표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예전의 기억을 딱히 떠올리고 싶지 않은 눈치였다.이 남자를 더 이상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을 때 이전의 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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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5화

“전 잘 모르겠어요.”“제가 알아봤는데 제 동료가 이 사건을 조사하려고 김 선생님 댁까지 찾아간 적이 있었다고 해요. 그 당시의 피의자였던 육성현 씨가 그곳에 머물고 있어서요. 근데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돌아왔다고 해요.”원유희는 이 일을 아예 모르고 있었다.“범인이 제 삼촌일 거라 의심하고 있는 거예요?”“육성현이 원유희 씨 삼촌인가요?”원봉의 눈빛이 살짝 변했다.“네, 삼촌은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에요.”원봉은 원유희가 그 삼촌이라는 사람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육성현 뒤에는 엄청 큰 범죄 조직이 숨어있었다.“두 사망자가 사망하기 전에 육성현 씨와 모순이 있었다고 해요. 그 후 모텔에 돌아가자마자 사망했고 심장과 신장이 사라졌죠.”“그랬다고 제 삼촌이 했다고 얘기할 순 없잖아요?”“그저 조사일뿐이에요.”원유희는 그렇다면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기억을 잃었다고 들었는데, 맞죠?”“네, 교통사고가 나서 지금까지 기억이 돌아오지 않은 상황이에요.”원봉은 명함 한 장을 꺼내 말했다.“뭐라도 생각나면 이 번호로 연락해요. 그럼 이만 갈게요.”원유희는 명함을 들고 생각에 잠겼다.‘내가 뭘 기억해 내겠어?’원유희는 이 일이 육성현이랑 상관 없을거라 생각했다. 원유희가 생각하는 육성현은 엄청 젠틀한 사람이었기에 모순이 생겨도 그저 우연이라고 생각했다.원봉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문이 열리자 보인 남자는 그의 표정을 어둡게 했다.육성현은 원봉을 바로 지나쳐 갔는데 앞으로 갔다가 이제야 생각난 것처럼 몸을 살짝 돌렸다.“원 형사? 설마 날 조사하려고 여기에 온 거야?”하지만 원봉의 대답이 궁금하지 않은 듯 물어보고 바로 가버렸다.이런 뻔뻔함은 원봉의 심기를 건드렸고 그는 주먹을 꽉 쥐고 다짐했다.‘언젠간 내 손에 죽을 거야!’육성현은 원유희의 사무실에 들어가 앉았을 때 테이블에 놓인 명함을 보고 눈빛이 변했다.“경찰이 찾아왔어?”원유희는 말하려다가 말았다.“그냥 뭐 좀 물어봤어요…….”“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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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6화

호텔로 돌아온 후, 육성현은 외투를 한쪽으로 던지고 소파와 한 몸이 된 엄혜정이랑 물었다.“점심 뭐 먹고 싶어?”엄혜정이 대답하기도 전에 육성현은 소파에 앉아 엄혜정의 턱을 잡고 살짝 들어 올려 그녀의 안색을 살펴보았다. 얼굴은 아직도 창백했고 사람은 아직도 무기력해 보였다.“아직도 아파?”“많이 좋아졌어요. 적어도 아파서 이리저리 뒹굴진 않아요.”어제 오후부터 밤까지 엄혜정은 그야말로 누워도 아팠고 서 있어도 아팠으며 앉아도 아팠다.“많이 좋아졌으니까 같이 밥 먹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갈 수 있겠어?”“괜찮아졌어요. 그리고 이틀이면 돌아간다고 했잖아요, 다음에 또 언제 올 수 있는지 모르는데 이렇게 돌아가면 아쉽잖아요.”육성현은 핸드폰을 꺼내 김신걸쪽에 전화를 걸어 함께 밥 먹기로 했다. 저녁 식사는 고급 레스토랑을 예약했는데 레스토랑 전체를 빌었기에 관계없는 사람들의 방해가 없었다.“아이들을 같이 데려와도 좋다고 했는데?”육성현이 물었다.김신걸이 대답했다.“밖에서 놀고 있어서 그냥 뒀어요.”원유희는 웃으면서 말을 이어갔다.“애들이 엄청 산만해요.”“밖에서 돌아다니면 좋지! 그만큼 애들이 다 자기의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귀엽고 똑똑하다는 얘기야.”예전에 세쌍둥이가 회사에 올때 마다 엄혜정은 그들과 놀고 싶어 일할 마음조차 없게 되었다.“그렇게 애가 좋으면 우리도 빨리 낳자.”육성현이 이렇게 말하자 놀란 엄혜정은 손에 있던 포크를 바닥에 떨궜는데 동작 빠른 육성현이 얼른 포크를 받고 자상하게 엄혜정의 손에 다시 쥐여줬다.“흥분하지 말고, 천천히.”엄혜정은 표정이 이상했는데 더 놀란 것 같았다.원유희는 바로 분위기가 이상해졌다는 것을 느꼈다.“화장실 잠깐 다녀올게요.”엄혜정은 자리에서 떠났다.화장실에 들어가서 거울 앞에 서자 생리 때문에 별로 좋지 않은 안색이 눈에 들어왔다. 육성현의 말에 놀라 추태를 부릴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고 괜히 다른 사람까지 난처하게 만든 것 같았다.“혜정아, 괜찮아?”뒤따라온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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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7화

육성현은 갑자기 일어나 엄혜정 쪽으로 다가갔고 놀란 엄혜정은 숨조차 쉬지 않은채 꼼짝도 못 했다.“그런 일은 딱히 준비할 필요가 없어.”“알…… 알았어요.”육성현은 위험한 눈빛으로 엄혜정을 바라보았다.“설마 나 몰래 뭐 한 거 아니지?”"그럴 리가요?"“피임하고 있다는 거 들키지 마. 나 한 번만 봐줄 거니까.”“안 하고 있어요. 전에도 얘기했는데 도대체 나보고 어쩌라고…….”엄혜정은 말하면서 숨을 천천히 쉬었다.육성현의 무서운 표정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와 변태처럼 그녀의 얼굴을 만졌다.“그래야지. 걱정하지 마, 다음 달이면 꼭 임신할 거야. 당신은 아들이 좋아 아니면 딸이 좋아? 몇 낳고 싶어? 적어도 두 명은 낳아야 하지 않겠어? 딸도 낳고 아들도 낳고. 당신을 닮으면 엄청 귀여울 텐데…….”이 얘기를 듣자 엄혜정은 가슴이 떨렸고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하나도 낳기 싫은데 몇 명을 낳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그럼 두 명 낳죠.”엄혜정은 그냥 얼버무렸다.“아니, 셋. 김신걸네 세쌍둥이처럼 말이여. 너도 걔네들을 엄청 좋아했잖아?”엄혜정은 세쌍둥이를 좋아했지만 직접 낳을 생각을 진작에 접었다. 갑자기 엄혜정은 눈썹을 찌푸리더니 배를 잡았다.“또 아파?”“아파요, 그래서 말인데 내일에 가도 될까요?”엄혜정은 고통을 호소하며 말했다.“가는 길이 너무 고통스러울 것 같은데요. 이럴 줄 알았다면 나와서 밥 먹지 말았어야 했는데. 아니면 당신이 먼저 가고 전 호텔에서 하룻밤 더 있다가 내일에 세인시로 돌아갈게요.”“그건 안 되지. 넌 내 비서니까 한 발짝도 떨어지면 안 되지”육성현은 동의하지 않았다. 엄혜정은 원래 남아서 원봉을 찾아가 그가 도대체 무엇을 조사하고 있는지를 알아내고 싶었다.하지만 육성현은 엄혜정을 쉽게 놓아주지 않았고 반응이 너무 격하면 의심을 사기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하지만 오후 그들은 예정한 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엄혜정의 생리통을 생각해서 호텔에 더 머물렀다. 좀 전까지만 해도 아프다고 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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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8화

사장은 엄혜정을 힐끗 보고 핸드폰을 꺼냈다."감사합니다."엄혜정은 핸드폰을 들고 다른 쪽으로 다가가 몰래 기억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형사님, 저 엄혜정이에요.”“엄혜정 씨군요. 무슨 일이라도 있어요?”“혹시 원봉이라는 형사를 아시는가 해서 전화를 드렸어요.”“원봉? 알죠. 왜요?”엄혜정은 그저 혹시나 해서 전화를 걸어봤는데 그들이 정말로 아는 사이일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알아요, 전에 세인시에 있었는데 육씨 집안의 미움을 사서 제성으로 가게 됐죠.”“미움을 샀다고요? 왜요?”“원봉이 육씨 집안을 조사하려고 해서요. 정말 심심해서 할 일이 없었는지 그걸 왜 조사했는지. 암튼 그러다가 육성현의 눈에 띄었죠. 진작에 걔를 말렸는데 듣지도 않았죠.”“형사님, 원 형사가 지금 제성에서 조사하고 있는 모텔 살인사건 있잖아요. 전에 저랑 육성현이 그곳에 갔다가 피해자들이랑 잠깐 다툰 적이 있어서 그런지 그 형사님이 육성현을 조사하고 있더라고요.”“그게 어떻게 육성현이랑 관련 있겠어요? 내가 이제 연락해서 걔보고 손떼라고 할게요.”“형사님은 육성현이랑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거예요?”“관련이 있다는 증거가 있어야죠. 아니겠어요?”엄혜정은 할 말을 잃었다. 육성현은 세인시에서든지 제성에서든지 다 깨끗한 사람이었다. 설령 육성형이 김하준이라는 것을 안다고 해도 그를 어떻게 할 순 없었다.‘어떻게 해야 할까…….’생리대를 들고 나가다가 엄혜정은 한 사람이랑 부딪히게 되었다.“아…….”예상하지 못한 부딪힘에 엄혜정은 하마터면 넘어졌고 누군가가 엄혜정의 손을 잡아준 후에야 중심을 되찾았다.“미안해요. 괜찮아요?”엄혜정은 고개를 돌려 그 남자를 바라봤다. 비주얼이 훌륭하고 분위기가 깔끔한 남자였고 약간 짧은 머리는 그의 이목구비를 더욱 또렷하게 만들었는데 마치 모델과 같았다.“괜찮아요.”똑바로 선 엄혜정은 그 남자의 사원증을 봤는데 하우진이라는 남자였다.“로얄그룹에서 일해요?”“전 그쪽을 본 적 있는데요. 사장님 비서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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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9화

엄혜정은 순간 그곳에 멈춰 섰다.“내가 그렇게 조용하게 지내라고 했는데 넌 어떻게 사람을 회사까지 데려올 수가 있어?”육성현은 엄혜정을 힐끗 쳐다보고 얘기했다.“집에서 놀고먹을 수는 없잖아요. 뭐라도 해야죠.”“그럼 지사에 보내면 되잖아. 굳이 왜 네 비서로 옆에 두는 거야? 매일매일 한 시도 떨어지고 싶지 않은 거야? 그럼 차라리 쟤랑 결혼은 하든가!”육원산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성격이 아니었고 화를 내며 말했다.육성현과 엄혜정이 이미 결혼한 사실은 그들만 알고 있었기에 순간 분위기가 수상하게 느껴질 만큼 조용해졌다.“저번 정은이 생일에 같이 밥도 먹고 선물도 줬는데 네가 이러면 정은이가 오해하지 않겠어?”육원산은 엄혜정이 들으라고 일부러 이렇게 말했다.“별일 없으면 퇴근해.”엄혜정은 자기에게 한 말임을 알고 육원산에게 허리 굽혀 인사한 후 문을 열고 나갔다가 문을 닫아줬다.육원산은 답답하다는 듯이 육성현을 바라보며 말했다.“성현이는 남녀 사이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었고 선도 지킬 줄 알았고 사사건건 로얄그룹의 이익을 최우선에 놓았어. 넌 결국엔 성현이랑 달라.”김하준의 신분을 경멸하는 듯이 다소 담긴 말이었다.육성현은 자신이 시궁창에서 자란 사생아라는 것을 알았지만 누구든 이렇게 도발하면가만히 놔두지 않고 죽을 때까지 패줬을 것이다. 그는 고약한 심성을 드러내며 흉악하게 말했다.“그럼 저희 엄마를 찾아왔을 땐 왜 이 생각을 못 했었어? 아니죠, 우리 엄마를 찾아오지 않았다면 당신 사업을 지킬 아들도 없었겠네요.”“너!”육원산은 적잖이 화났다. 그때 그냥 갖고 놀려고 했는데 그 창X이 임신할 거라고 상상도 못 했다. 김하준의 존재를 알고도 육원산은 따로 신경 쓰지 않고 혼자 죽도록 내버려 줄 작정이었다. 육원산은 부잣집 깨끗한 여자만이 자기 옆에 설 수 있다고 생각했고 게다가 그때 신임하고 있는 아들 윤정이 있었기에 기생 따위쯤이야? 그저 하찮은 존재에 불과했다고 생각했다!그 모자를 버린 것 때문에 할 말을 잃은 육원산은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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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0화

엄혜정은 커피를 마시면서 멍하니 있었는데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한 시간째 앉아 기다렸는데 왜 아직도 안 보이지? 아니다, 바로 이렇게 들어오면 들킬 위험이 있잖아?’엄혜정은 생각하다가 화장실로 향했다.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닫자 벽에 기대어 두 팔로 가슴을 감싼 남자가 보여 엄혜정은 깜짝 놀랐다.좀 은밀한 곳에서 하우진이랑 만날 줄 알았는데 그게 여자 화장실일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경계심이 바짝 선 엄혜정의 반응을 보자 하우진이 입을 열었다.“걱정하지 마요, 여기에 다른 사람 없어요.”“저 육성현을 조사하고 있는 거 맞는데, 혹시 뭘 알고 있어요?”“우리 한번 만나기 어려운 거, 그쪽도 아시잖아요. 제가 다 얘기한 후에 아는 거 숨기지 말고 다 얘기해줬으면 좋겠어요.”하우진이 말했다.“그래요.”엄혜정은 이런 일을 암암리에 진행하는 것 자체가 그녀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다.“지금 육성현은 진짜 육성현이 아니에요. 지금 그 사람은 가짜고 육 어르신의 사생아인데 전에…….”엄혜정은 하우진의 말을 끊고 이어서 말했다.“빈민가에서 자란 김하준이라는 사람 맞죠? 그 사람 완전 사이코패스에요!”"알아요?"“김하준이랑 결혼했어요. 그리고 5년 전에 제 손으로 그 사람을 감옥에 보냈고요.”하우진은 이 말을 듣고 놀랐다. 엄혜정의 신분이 궁금했고 그녀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육성현을 조사하는지도 궁금했다. ‘이런 관계였군.’“그럼 아직도 그 사람한테 감정 있어요?”엄혜정은 다른 쪽을 바라보며 무뚝뚝한 표정을 지었다.“그 사람이 제 부모님을 죽였는데 무슨 감정이 남아있겠어요? 전 그저 육성현의 실체를 공개하고 감옥에 보내고 싶은 마음뿐이에요.”“그건 안 돼요.”“알아요. 육씨 집안의 스타일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요. 그 누구도 그 집안의 약점을 쉽게 잡지 못할 거에요. 로얄그룹에 오래 있었으니까 저보다 많이 알겠죠? 전 김하준을 알고 있지만 당신은 진짜 육성현을 알고 있잖아요.”“육성현은 육씨 집안의 유일한 후계자고 능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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