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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1화

“아뇨.”엄혜정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육성현은 뒤에서 그녀의 손을 잡았다.“전에 우리도 함께 영화를 보러 갔었는데, 무슨 영화인지 기억나요?”엄혜정은 육성현이가 화제를 돌리는 것을 보고 한숨을 돌렸고 이어 대답했다.“기억 안 나요.” “멜로 영화였는데요.”“육성현이 계속 힌트를 주자 엄혜정은 어쩔 수 없이 그 멜로 영화를 떠올렸다. 영화를 다 보고 집에 돌아왔는데, 엄혜정을 반기는 것은 불탄 집과 주검으로 된 양부모였다. 그녀가 진정으로 인정머리 없는 육성현의 모습이었다. 그 외 다른 것들은 이미 다 잊혔다.그로부터 엄혜정은 세상에 진정한 사랑 따위는 없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구원이 되어줄 거라 생각했던 사람이 그런 짓을 했으니 그보다 더 우스운 일이 없었다.“범죄물에서, 범죄자는 영원히 주인공이 될 수 없어요. 그건 이 세상에서 허락되지 않는 일이거든요.”엄혜정은 앞에 있는 스크린을 보면서 말했다. 스크린 속에 범죄자는 지금 여자 캐릭터를 집으로 속여 데려온 후, 살인을 저질렀고 시신을 뒷마당에 처리했다.“그렇죠. 세상의 규칙은 승자가 정하는 법이죠.”육성현은 뒤에 또 한 마디를 덧붙였다.이 말을 듣자 엄혜정은 침묵을 지켰다.‘그래, 육성현은 강자야. 시궁창에서 기어나온 김하준은 이미 죽었어.’지금의 육성현을 어떻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뒷산 악어 떼 얼마나 많은 억울한 생명이 숨겨져 있는지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영화관을 나서자 엄혜정은 문어 귀에 서서 육성현을 바라보았다.“사장님 아버님의 사고가 당신이랑 관련이 있는 거예요?”엄혜정은 여전히 육성현이 진심으로 자신을 대하고 성실해지기를 바랐다.“사람을 죽이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요?”육성현은 평소와 별다르지 않는 표정을 지었고 손을 들어 엄혜정의 얼굴을 어루만졌다.“알다시피 전 사람을 마음대로 죽이지 않아요.”그날 밤, 육성현은 또 엄혜정을 덮쳤다.엄혜정은 매번 메스꺼움을 참으며 받아들였다. 그녀는 육성현의 두 손이 피로 물든 것 같았고 그런 손이 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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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2화

엄혜정은 부드러움을 느끼지 못했고 그저 모골이 송연해졌다. 눈앞에 서 있는 남자가 병적으로 자신을 집착한다고 느꼈다!“당신이 내 아이를 낳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잖아요, 그러니까 이런 일은 두 번 다시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아니면 내가 많이 불쾌할 것 같아서요.”육성현의 표정이 아주 어두웠다. 육성현이 불쾌하다고 느끼면 절대 보통 사람처럼 화내는 것으로 끝내지 않을 것이다. 꼭 피를 봐야 분이 풀리는 성격이었다.“근데……육 어르신이 허락하지 않을 거예요.”혜정은 핑계를 댔다.엄혜정은 육성현의 아이를 낳고 싶지 않았고, 아이에게 이런 아버지를 만들어주고 싶지 않았다.‘애가 뭘 보고 자라겠어? 딱 봐도 육성현과 같은 사람이 되겠지 뭐.’이런 생각을 하자 엄혜정은 너무나도 두려웠다.“걱정 마요. 내 아인데 설마 싫다고 하시겠어요? 내가 원하는 아이니까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엄혜정은 육성현의 두 번째 말이 어딘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반박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그저 부들부들 몸을 떨었을 뿐이다.육성현은 엄혜정의 말랑말랑한 입술에 살짝 댔다 뗐다. “우리 헤어졌다가 상봉한 부부 같지 않아요? 아이까지 있으면, 딱 완벽할 것 같은데요.”절망한 엄혜정은 눈을 감았고 바닥을 짚고 힘써 버티고 있었던 손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원유희는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로 병원에서 구해온 동영상을 보고 있었다. 원유희는 병실 CCTV를 계속 돌려보았고 입주위에 점이 있는 여자도 계속 관찰했다. 다른 단서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써서 일할 마음도 아예 없었다.그러다가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들어와요.”들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요 며칠 새로 입사한 비서였는데 허은비라고 이목구비가 또렷하고 일 처리도 깔끔한 젊은 여자였다. 비서직에 5년 동안 근무한 경험이 있는 여자였고 아주 똑 부러지게 생겼다.엄혜정만큼 편한 느낌을 주지 않았지만 아무리 비교해봐도 허은비의 능력이 가장 좋았기에 원유희는 허은비를 선택했다.“사장님, 공장에서 구매 리스트를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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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3화

다들 사장님이라면 윤정 밖에 몰랐다 원유희는 마침 삼각대 옆에 서 있었다. 선반 위에는 벽을 쌓고 있는 일꾼들이 서서 원유희와 인사를 했다.노동자는 이 부장이 건네주는 눈빛을 받고 즉시 발밑의 쇠 파이프를 걷어찼다.쇠 파이프는 위에서 굴러 내려와 원유희의 머리를 향해 떨어졌다.원유희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는데 쇠 파이프의 뾰족한 끝이 그녀의 얼굴로 떨어졌다. 이런 각도와 높이라면 분명히 원유희의 얼굴을 관통할 것이다.“사장님, 위험해요!”이 부장이 주의를 너무 늦게 준 탓에 원유희의 머리는 반응했지만 몸은 미처 반응을 하지 못하고 그곳에 굳어있었다. 곧 사고가 날 것 같은 위험천만한 순간이었다. 옆에서 누군가가 갑자기 튀어나와 원유희를 껴안고 옆으로 끌어안았다.쇠 파이프는 그대로 땅에 떨어져 굉장한 소리를 냈다.원유희는 혼비백산한 상태로 고개를 돌려 김신걸을 바라보았다.이 부장은 달려가서 안부를 물었고 표정이 좋지 않은 김신걸을 약간 꺼렸다.“사장님, 괜찮아요? 정말 짝 놀랐어요!"위에서 근무하고 있던 노동자도 연신 사과했다.“사장님,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발 옆에 쇠 파이프가 있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어요. 죄송합니다!”“죄송하면 다 해결되는 일이에요?”김신걸의 표정은 이미 굳을 대로 굳었다. ‘내가 한발 늦었다면 정말 큰 일이 일어났을 거야!’“저 정말 일부러 한 거 아니에요, 죄송합니다…….”그 일꾼은 당장 그곳에서 무릎을 꿇었다.“사장님이 어떠한 벌을 내리더라도 다 달갑게 받겠습니다!”“됐어요.”원유희는 몸을 돌려 김신걸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여기는 어쩐 일로 왔어?”“내가 안 왔더라면 너 지금 병원에 실려 갔을 거야.”김신걸은 험상궂은 표정으로 말했다.“내 일에 신경 쓰지 마.”원유희는 뒤에 쌓일수록 높은 벽을 보며 말했다.“다신 여기에 오지 마, 가자!”김신걸은 강제적으로 그녀를 롤스로이스 안으로 밀어 넣었다.이 부장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길가에 서서 인사했다. 방금 사고를 친 일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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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4화

육성현은 분명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저질렀을 거야. 아저씨가 꺠어나도 재산 상속에는 영향 없어.”"그럼 대체 누구야 난 하나도 모르겠어." 원유희는 짜증이 났어요."아버지가 돌아가시니 육씨 가문이랑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알 수 없게 되었어. 아니면 육씨 가문이랑 우리 아버지 죽음이 무슨 관계가 있는가? 육원산의 지시가 있었던 거야? 근데 아빠는 육원산씨의 친아들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어?”“무슨 일인가 봐야지. 아빠와 아들이 원수가 되는 거 별로 희한한 일은 아니야.”“너도 의심스럽다고 생각해?”"육성현은 가슴에 수술 흉터가 있는데 사람의 눈을 가리는 것일 수도 있어.”원유희는 김신걸의 깊은 생각에 깜짝 놀랐다.“김하준을 육성현처럼 만들기 위해?"“육성현은 심장병이 있어.”“난 그런 소식 못 알아냈는데.”원유희는 말을 마치자마자 김신걸의 담담한 눈빛을 느꼈다.‘그래, 네가 권력이 크고 네가 더 잘 났어. 됐어?’“육성현이 심장병이 있다는 것을 육씨네 사람들만 알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아예 모르고 있어. 내 보기엔 육성현이 살아 돌아올 희망이 작으니까 김하준을 찾아간 거 아냐?”원유희도 그녀의 의혹을 물었다."무슨 심장병? 이식할 수 없대? 육씨 가문이 해결할 수 없을 만큼 어려운 일은 아니잖아?”"이것이 문제야. 조사하기가 쉽지 않아."원유희는 그를 흘겨보며 생각했다.‘어쭈, 그렇게 능력 있는 사람도 모르는 일이 있었어?’김신걸은 원유희의 눈빛을 진작에 눈치챘고 그 빛 때문에 마음이 녹고 눈빛이 더 깊어졌다.“어전원에서 아이들을 안 본 지 얼마나 됐지?”“뭐? 아이들 엄마한테 자주 가잖아?”원유희는 이해하지 못했다.‘어전원에 가는 게 그렇게 중요해? 어차피 다 애들 보는 건데.’"달라.""뭐가 달라?" 원유희는 정말 발견하지 못했다."오늘 밤은 어전원에 자." 김신걸은 전혀 반박을 반박한다는 말투였다."안 돼, 엄마랑 같이 있어 줘야 해." 원유희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부터 원수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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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5화

세 아이가 집 안에서 뛰쳐나왔고 짧은 다리를 낑낑거리며 계단에서 내려왔다.원유희는 고개를 돌려 방금 생각난 것처럼 말했다."맞다, 아이는 내가 우리 엄만데 데리고 갈게. 내일 다시 돌려보낼게.”윤설이 여기 사는지 아닌지 전혀 신경 안 쓰는 눈치였다.원유희는 김신걸의 면전에서 세 아이를 한 명씩 안아 차에 태웠다.세 마리는 아직도 차창에서 작은 머리를 내밀고 김신걸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빠이빠이!”차가 떠나는 것을 보면서 김신걸의 안색은 어두워질 대로 어두워졌다. 윤설는 부드럽게 물었다."신걸 씨, 우리 들어갈까? 먼저 밥 먹고, 밥 먹고, 내가 피아노 쳐줄게. 내가 최근에 곡을 썼는데, 먼저 들려주고 싶어. 자기가 제일 먼저 듣는 사람이야!"원유희가 떠나고 시끄러운 아이들도 갔으니 윤설은 드디어 김신걸이랑 조용하게 지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원유희는 차에서 내려 아이를 안으려고 했다. 세쌍둥이는 원유희가 안기도 전에 펭귄이 물에 들어간 것처럼 한명씩 뛰어내렸는데 엄청나게 귀여웠다!"외할머니, 저희 왔어요!”원수정이 나와서 딸과 아이들을 보자 마음이 갑자기 좋아졌다."외할머니의 작은 보배들." 원수정은 그들을 껴안고 원유희랑 말했다."나는 네가 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마침 전화해서 너랑 물어보려고 했어!"원유희는 원래 어전원에 가서 원수정이 괜히 기다릴까 봐 전화를 걸어 밥을 먹으러 가지 않는다고 말하려고 했다.마침 윤설이 있으니 전화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윤설 아줌마가 어전원에 있어서 외할머니 집에 왔어요!”조한이는 화난 목소리로 똑 부러지게 말했다.원유희는 아이가 이렇게 말할 줄은 몰랐다. 그녀는 그들이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 되니 모든 것이 다 탈탈 털리었다.원수정은 원유희를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이들을 끌고 안으로 들어갔다."배고프지? 우리 먼저 밥을 먹자.""외할머니, 손 먼저 씻어요!" 유담이가 귀띔했다."맞아, 먼저 손을 씻고, 외할머니가 까먹었어." 원수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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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6화

원유희는 김신걸의 품에 안기었고 김신걸의 기운은 원유희를 감싸안았다.원유희는 발버둥을 치며 말했다."나도 안 돼!"김신걸은 그녀의 턱을 쥐고 눈을 가늘게 떴다."한번 해 보면 알아.""안 해……음!" 김신걸은 마침 말을 하다가 벌린 원유희의 작은 입을 사정없이 탐했다. 원유희는 호흡이 가빠지더니 얼굴을 옆으로 돌렸고 김신걸은 얼굴을 원유희 목에 대었다. 그러자 원유희의 몸은 저도 모르게 떨렸다.운전기사가 차를 시동을 걸려는 것을 알아차리고 원유희는 급히 말했다."안 가!""아이들이 여기 있으니 네가 굳이 같이 있을 필요는 없잖아." 김신걸의 목소리는 이미 쉬었고 위험한 눈빛으로 원유희를 바라보았다.".........우리 아버지를 죽인 사람을 찾았어?"당황한 나머지 원유희는 가장 크게 타격을 줄 수 있는 말을 꺼냈다.원유희는 도저히 끌려가고 싶지 않았고, 더욱이 김신걸과 뭔가를 하고 싶지 않았다. 전혀 그럴 기분 아니었다.윤정의 죽음은 이미 그녀와 원수정의 마음속에 넘어갈 수 없는 한으로 되었다. 살인범을 찾지 못하면 절대 편안히 살 수 없다.김신걸이 끝까지 허락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뜻밖에 그는 멈추었다.지척에 있는 눈빛이 그녀를 쏘아보고 있다.원유희의 호흡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숨을 죽이었다."그 사람은 내가 꼭 찾아내서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후회하게 할 거야." 김신걸의 눈빛이 아주 예리해졌다.원유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나……내려가도 돼?”김신걸은 몸을 뒤로 기댔다. "뭐가 이렇게 급해." 사실 김신걸은 원유희에게 무엇을 하고 싶지 않았다. 다만 원유희를 보기만 하면 자꾸 무엇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원유희는 그의 몸에 앉아 있었고 자신을 사냥감처럼 호시탐탐 바라보는 김신걸의 눈빛 때문에 온몸이 불편했다.‘더 이상 무엇을 하지 않을 것 같은데, 왜 나를 차에서 안 내려보내지?’그리고 원유희는 김신걸이 여기에 있으면 윤설은 어떻게 되었는가 궁굼해졌다.원유희와 윤설은 다 아버지를 잃은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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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7화

“오늘의 달빛이 유독 좋아서요.”육성현은 하늘의 달을 바라보았다.엄혜정은 마치 납치된 것처럼 그곳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두려워할 필요 없어요, 나 당신 남편이잖아요.”육성현이 부드럽게 말했다. 하지만 그의 이런 부드러운 말투에 엄혜정은 매우 병적이라고 느꼈다.“내가 정말로 당신 아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엄혜정은 이 말을 묻는 순간에도 전전긍긍하며 물었다.“당신 보기에는요?”엄혜정은 자신이 조만간 육성현의 손에 죽거나 아니면 그때의 하녀처럼 악어의 사료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곤 소리 없이 이 세상에 사라질 거라고 느꼈다,“전에도 말했잖아요, 난 당신을 다치게 하지 않을 거예요. 물론 당신도 당신 몸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되고요. 당신은 내 것이니까 당신의 생사는 오로지 내가 정할 수 있는 문제에요.”육성현은 변태적이고 병적이었다.엄혜정은 차라리 그가 직접 자신을 죽일지언정 이런 기다림은 너무 싫었다. 그것은 죽음보다 더 무서운 것이다.육성현의 손이 그녀의 평평한 아랫배를 쓰다듬었다."여기 내 아이가 이미 생겼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나한테 빚진 것을 잊지 마요.”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엄혜정을 자극했다.아이는 더더욱 엄혜정을 두렵게 만들었다. 그녀는 심지어 자신이 불임이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다가 누군가가 걸어왔는데 육성현의 부하였다. 그는 당황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가 또 입을 닫고 말하지 않았다.“선생님…….”엄혜정은 무슨 일어났는지 궁금해서 계속 쳐다보았다.육성현은 엄혜정을 풀어주고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먼저 방으로 돌아가, 곧 따라갈게.”엄혜정은 아무것도 묻지 않고 고분고분 떠났다.부하 곁을 지날 때도 별로 좋은 표정을 짓지 않았다. 육성현이랑 같이 일하는 사람은 별로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엄혜정이 떠난후 육성현이 물었다."무슨 일이야?”“제 몸에서……도청기가 발견되어요. 벨트에 붙어 있었는데 이제서야 발견하게 되었어요.”부하는 동그란 검은색 감청기를 건네주었다. 육성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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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8화

차가 시동을 걸고 떠났다.놀란 원유희는 곧바로 얘기했다.“야! 김신걸, 날 강요하지 마!”“내가 뭘 했다고?”김신걸은 검은 눈으로 쏘아보았다"밤에 잠을 잘 필요가 없어? 잠자는 이상 어디에서 자도 마찬가지야."“…….”원수정은 위층에 서서 아래 차가 떠나는 것을 지켜봤고 원유희도 차에서 내리지 않았다. 원수정은 이런 일을 아주 반겼다. 김신걸이 윤설이랑 함께 있지 않고 원유희를 찾아왔다. 이로부터 알 수 있는바 아이가 있는 원유희는 여전히 윤설보다 중요하다.다음 날 아침, 원수정은 시터와 함께 아이의 옷을 입혔다.세쌍둥이는 궁금해서 물었다.“엄마는요?”“엄마가 없어요.”“나 알아, 엄마 아직 안 일어났죠?”"다 틀렸어. 어젯밤에 엄마와 아빠가 함께 있었어."“아빠 왔어요?”“아, 데이트하러 갔어요!”유담이의 큰 눈은 갑자기 반짝이었다.원수정은 그들과 물었다.“걔네 자주 데이트해?"“네!”조한이가 말했다.“밤새 안 돌아와요!”상우가 덧붙여 말했다.원수정은 혹시나 해서 더 물어봤다."그럼 너희 아버지는 윤설와 함께 있은 적이 많아?”“저희는 못 봤어요!”“아빠는 바빠서 회사에 있었어요!”“아빠는 윤설 아줌마를 안 좋아해요!”유담은 작은 입을 삐죽거렸다.“당연하지.”원수정이 말했다. 가정부가 없을 때 그녀는 목소리를 낮추어 그들을 가르쳤다.“너희 엄마랑 아빠가 계속 같이 있었으면 좋겠어?”“네!”세쌍둥이는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그렇다면 엄마랑 아빠가 같이 있을 기회를 더 만들어줘야 해. 그럼 앞으로 엄마 아빠가 죽 쌍둥이들 곁에 있을 거야. 알았지?”세쌍둥이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원수정을 바라보며 힘껏 고개를 끄덕이었다.“노력할게요!”"정말 똑똑해!"원수정은 그들을 칭찬했다.원유희는 저녁에 김신걸과 아파트에서 잤다. 김신걸은 확실히 그녀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단순히 잠을 잤다.다음 날 아침 원유희는 돌아갔다. 별장에 들어간 후 차가 모두 없는 것을 발견했고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원유희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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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9화

“사람이 죽으면 제일 좋고! 기자들을 많이 찾아와요!”"알겠습니다."화난 윤설은 휴대전화를 한쪽에 던졌다.‘아버지가 죽자마자 공장에 일이 생기면 그때 네가 과연 떳떳하게 회사를 경영할 수 있을까?’원유희를 고통스럽게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윤설은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사무실에 들어간 원유희는 테이블에 쌓여있는 서류를 보고 뒤적거리다가 안에 끼어 있는 공장 건물 건설 각 방면에 관한 데이터 리스트를 보았다. 그리곤 빼내서 한 장 한 장 보았다. 어떤 것은 그녀의 사인이 필요했다.원유희는 펜을 꺼내 그 위에 동그라미를 그려 한쪽에 놓았다.그러다가 노크도 없이 사무실 문이 누군가에 의해 열렸다.원유희는 들어오는 사람이 윤설인 것을 보고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무슨 일이 있어?"“아버지가 안 계신 마당에 네가 이 회사를 어디까지 경영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지금 물러서는 게 좋을 거야.”“내가 회사를 물려받아서 경영하는 것은 아빠의 소원이었는데 내가 왜 물러서야 해? 잊지 마, 지금 회사는 내 것이야. 물러서니 마니 하는 건 아예 불가능한 일이고.”원유희는 침착하게 대답했다.윤설은 독한 눈빛으로 원유희를 쏘아보았다.“아빠가 죽었으니 너 지금 엄청 고통스럽지? 근데 이 정도면 충분할 거라 생각하는 건 아니지?”“넌 고통스럽지 않아? 너도 아빠 딸이잖아.”“나도 아빠 딸인데 왜 난 그것밖에 못 가졌고 좋은 건 다 네 몫이 되었을까? 원유희, 넌 대체 몰래 무슨 짓을 했던 거야?”윤설은 기세등등하게 따졌다.“아빠가 나에게 빚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렇게 유언장을 남겼는데, 뭐 문제라도 있어?”원유희는 반박했다.“누가 알아? 너 네 엄마 판박이잖아. 그리고 네 엄마보다 한참 젊고. 무슨 일이 있었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아.”원유희의 얼굴색이 급변했고 벌떡 일어났다.“윤설, 너 지금 뭐라고 한 거야!”원유희는 손에 들고 있던 자료를 윤설의 얼굴에 던졌다. 하지만 윤설은 바로 몸을 돌려 비켰다. 윤설은 원유희의 화가 난 얼굴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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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0화

원유희는 그들이 다 한패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때 다칠뻔한 것도 사고가 아니었음을 알고 있었고 따지지 않는 것은 아직 때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윤설은 이를 악물 정도로 화가 났고, 얼굴에는 자기와 상관없는 척했다.“이걸 왜 나랑 말하는 건데? 한마디 했다고 네가 능력이 있다고 증명되는 것 같아? 웃겨 정말. 너의 가장 큰 능력은 여기저기서 남자를 유혹하는 것뿐이야!”“사장님, 도와주세요. 저는 억울합니다!"이 부장은 아직도 그곳에서 용서를 빌고 있었다.원유희가 말했다.“좋아요! 그럼, 누가 시켰는지를 알려줘요. 누가 시켰잖아요? 아니면 이 부장이 이런 일을 꾸밀 담력은 없는 것 같은데요.”이 부장은 눈빛이 흔들렸다.“아……아니에요, 다 제가 욕심이 많아서…….”원유희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형사님들 수고 많으십니다.""원유희, 네가 감히 나를 해쳐? 네가 과연 무사할 거라고 생각해! 아무것도 아닌 주제에…….”이 부장은 용서를 빌지 못하자 차라리 목숨을 걸고 난동을 부렸지만 경찰에 의해 차 안으로 압송되었다.변치 않는 표정을 하고 있던 원유희는 화를 참는 윤설를 바라보며 말했다."실망했지?"윤설은 경멸했다."만약 김신걸이 아니었다면, 네가 무사할 수 있었을까?”"이 일을 네가 시켰다는 것을 인정한 거야?" 원유희가 물었다.“내가? 내가 언제? 상상력이 이렇게 좋은데 소설이나 써!”윤설은 조롱하듯 말하고 굳은 표정으로 차에 올라탄 후 페달을 밟고 떠났다.‘또 안 됐어! 괜찮아, 포기하지 않을 거야!’윤설은 어떻게 원유희를 자기 머리 위에 서서 위세를 떨치는 모습을 편안하게 볼 수 있겠는가!‘다른 방법이 있을 거야, 있을 거야!’공장 건물을 확장한 면적이 크지 않아서 다시 시공할 수 있었다. 원유희는 다른 회사의 책임자를 뽑아 참여시켜 이번에 더 이상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을 것을 보증했다.이번 사건을 거치면 회사 사람들이 그녀를 어느 정도 두려워할 것이다. 젊다고 얕잡아 보지 않을 것이다.‘여긴 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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