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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2화

엄혜정은 부드러움을 느끼지 못했고 그저 모골이 송연해졌다. 눈앞에 서 있는 남자가 병적으로 자신을 집착한다고 느꼈다!

“당신이 내 아이를 낳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잖아요, 그러니까 이런 일은 두 번 다시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아니면 내가 많이 불쾌할 것 같아서요.”

육성현의 표정이 아주 어두웠다. 육성현이 불쾌하다고 느끼면 절대 보통 사람처럼 화내는 것으로 끝내지 않을 것이다. 꼭 피를 봐야 분이 풀리는 성격이었다.

“근데……육 어르신이 허락하지 않을 거예요.”

혜정은 핑계를 댔다.

엄혜정은 육성현의 아이를 낳고 싶지 않았고, 아이에게 이런 아버지를 만들어주고 싶지 않았다.

‘애가 뭘 보고 자라겠어? 딱 봐도 육성현과 같은 사람이 되겠지 뭐.’

이런 생각을 하자 엄혜정은 너무나도 두려웠다.

“걱정 마요. 내 아인데 설마 싫다고 하시겠어요? 내가 원하는 아이니까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

엄혜정은 육성현의 두 번째 말이 어딘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반박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그저 부들부들 몸을 떨었을 뿐이다.

육성현은 엄혜정의 말랑말랑한 입술에 살짝 댔다 뗐다.

“우리 헤어졌다가 상봉한 부부 같지 않아요? 아이까지 있으면, 딱 완벽할 것 같은데요.”

절망한 엄혜정은 눈을 감았고 바닥을 짚고 힘써 버티고 있었던 손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

원유희는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로 병원에서 구해온 동영상을 보고 있었다. 원유희는 병실 CCTV를 계속 돌려보았고 입주위에 점이 있는 여자도 계속 관찰했다. 다른 단서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써서 일할 마음도 아예 없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요.”

들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요 며칠 새로 입사한 비서였는데 허은비라고 이목구비가 또렷하고 일 처리도 깔끔한 젊은 여자였다. 비서직에 5년 동안 근무한 경험이 있는 여자였고 아주 똑 부러지게 생겼다.

엄혜정만큼 편한 느낌을 주지 않았지만 아무리 비교해봐도 허은비의 능력이 가장 좋았기에 원유희는 허은비를 선택했다.

“사장님, 공장에서 구매 리스트를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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