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희는 그들이 다 한패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때 다칠뻔한 것도 사고가 아니었음을 알고 있었고 따지지 않는 것은 아직 때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윤설은 이를 악물 정도로 화가 났고, 얼굴에는 자기와 상관없는 척했다.“이걸 왜 나랑 말하는 건데? 한마디 했다고 네가 능력이 있다고 증명되는 것 같아? 웃겨 정말. 너의 가장 큰 능력은 여기저기서 남자를 유혹하는 것뿐이야!”“사장님, 도와주세요. 저는 억울합니다!"이 부장은 아직도 그곳에서 용서를 빌고 있었다.원유희가 말했다.“좋아요! 그럼, 누가 시켰는지를 알려줘요. 누가 시켰잖아요? 아니면 이 부장이 이런 일을 꾸밀 담력은 없는 것 같은데요.”이 부장은 눈빛이 흔들렸다.“아……아니에요, 다 제가 욕심이 많아서…….”원유희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형사님들 수고 많으십니다.""원유희, 네가 감히 나를 해쳐? 네가 과연 무사할 거라고 생각해! 아무것도 아닌 주제에…….”이 부장은 용서를 빌지 못하자 차라리 목숨을 걸고 난동을 부렸지만 경찰에 의해 차 안으로 압송되었다.변치 않는 표정을 하고 있던 원유희는 화를 참는 윤설를 바라보며 말했다."실망했지?"윤설은 경멸했다."만약 김신걸이 아니었다면, 네가 무사할 수 있었을까?”"이 일을 네가 시켰다는 것을 인정한 거야?" 원유희가 물었다.“내가? 내가 언제? 상상력이 이렇게 좋은데 소설이나 써!”윤설은 조롱하듯 말하고 굳은 표정으로 차에 올라탄 후 페달을 밟고 떠났다.‘또 안 됐어! 괜찮아, 포기하지 않을 거야!’윤설은 어떻게 원유희를 자기 머리 위에 서서 위세를 떨치는 모습을 편안하게 볼 수 있겠는가!‘다른 방법이 있을 거야, 있을 거야!’공장 건물을 확장한 면적이 크지 않아서 다시 시공할 수 있었다. 원유희는 다른 회사의 책임자를 뽑아 참여시켜 이번에 더 이상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을 것을 보증했다.이번 사건을 거치면 회사 사람들이 그녀를 어느 정도 두려워할 것이다. 젊다고 얕잡아 보지 않을 것이다.‘여긴 아버
“…….”“…….”골프보다 훨씬 더 재미없었다.원유희는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큐를 당구대 위에 올려놓았다.“재미없어요. 그만할래요.”김명화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바닥에 있는 공을 주웠다."나는 일단 시작하면 끝까지 치는 성격이야."원유희는 김명화가 다시 공을 정리하고 치는 것을 보고 있었다.매번 하나 넣거나 두세 개씩 넣었다.원유희는 옆에 서서 보고 있었다.“기분 좀 좋아졌어?”김명화는 가볍게 당구를 하며 물었다.원유희는 그가 무엇을 물었는지 안다. 김명화도 그녀 아버지의 빈소에 조문하러 갔다. 다만 그때 원유희는 너무 슬퍼서 전혀 돌볼 수가 없다.“나는 평생 너의 이런 심정을 느낄 수 없을 것 같아.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난 3박 3일 내내 좋아할 거야.”원유희는 그가 농담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김명화와 김덕배의 관계는 전혀 혈육의 정이 없으며 모르는 것은 적대관계라고 생각할 것이다.“표원식이 널 찾은 적이 있어?”“아뇨. 근데 우리 아버지가 병원에 계실 때 그가 자주 갔다는 거 알고 있어요.”원수정이 원유희랑 얘기했다.하지만 원유희가 알아도 소용은 없었다. 전번에 그렇게 헤어진 후부터 두 사람은 감감무소식이었고 남남처럼 지냈다.“여자 친구가 생겼다던데.”“정상이에요. 이제 그의 부모님들도 다 한시름을 놓았겠어요.”김명화는 마지막 공을 넣고 완벽하게 마무리했다.몸을 곧게 펴고 원유희를 보면서 그녀의 담담한 표정에서 무슨 빈틈을 찾으려고 했지만 아무도 없었다.낯선 사람처럼 말이다.“밥 먹어도 돼요? 배고픈데요.”“가자.”두 사람은 바로 그곳에서 먹었다. 원유희를 다 먹고 회사가 바쁘다는 핑계로 떠났다.차가 백화점을 지나가 운전사에게 차를 세우라고 하고 그녀는 백화점으로 들어갔다. 요즘 원수정이 자꾸 목이 뻐근하다는 얘기를 들어서 원유희는 안마의자를 사려고 했다.사장님은 여러 가지를 추천해주었고 배송까지 책임진다고 했다. 원유희는 이것을 사본 적이 없어 어떤 브랜드가 좋은지 모른다. 살짝
손지현은 매우 기뻤다.표원식은 손지현에게 말했다."먼저 쉴 곳을 찾아봐, 내가 좀 있다가 갈게."손지현은 원유희를 보고 예의 바르게 웃으며 말을 듣고 떠났다.원유희의 시선은 자기도 모르게 손지현을 따라갔고 손지현의 몸매, 키에 주의를 기울였다."안마의자를 고르려고?" “네, 요즘 엄마가 목이 불편하다고 하셔서 와 봤는데 브랜드가 너무 많아서 어느 것을 사야 할 지 모르겠어요.”"응, 우리 엄마 목뼈가 아파. 이리 와봐. 팻말이 너무 많아서 어느 집 것을 고를지 모르겠어." 원유희가 말했다.표원식은 그녀를 도와 브랜드를 골랐다."이거, 내가 전에 우리 엄마를 도와 산 적이 있는데, 시원하대""그럼 이걸로 할게요!"원유희가 점원에게 말했다.점원이 가서 계산해 주었다.기다릴 때 표원식이 말했다.“우리 엄마가 소개해준 사람이야. 지금은 알아가는 단계고.”“좋네요. 귀여워 보이던데요.”원유희는 혹시 몰라 물었다.“뭐 하는 사람이에요?”“학생들이 좋아하겠네요. 선생님이랑 교장 선생님, 너무 잘 어울려요.”원유희는 실대로 말하고, 또 물었다.“어느 학교 선생님이에요? 피노키오?”“아니, 공립학교 선생님이야. 피노키오랑 멀지 않아.”그 원유희는 어느 학교인지 알게 되었다. 그 당시 세 아이에게 학교를 골라 주었을 때 그 공립학교와 피노키오 사이에서 오락가락했다.결국 고통을 참고 돈이 많이 필요한 피노키오를 선택했다.“아저씨 일은 이미 들었어. 고인의 명복을 빌게.”“누가 아빠를 살해한 거에요. 그 사람을 반드시 잡아낼 거에요.”“그럴 거야. 그냥 너무 피곤하게 굴지 마. 너 안색이 안 좋아.”원유희는 자기 얼굴을 만졌는데 전에 더욱 무서웠던 자신의 몰골이 생각났다."남을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고 빨리 찾아가요. 난 먼저 계산하러 갈게요.”표원식은 그녀가 몸을 돌려 떠나는 것을 보고 보이지 않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시선을 거두었다.멀쩡한 표정으로 다른 쪽으로 걸어갔다.의자에 앉자 손지현이 물었다."왜? 방금 그렇게 말해서
손지현은 걸어가서 물었다.“여기에 어쩐 일로 왔어요?”“지현씨는 여기에…….”"여기서 일해요."“생각났어요. 교장 선생님이 지현씨가 선생님이라고 했는데. 사실 제가 아이가 셋인데 공립학교에 보내야 할까 말까를 고민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상담받으러 왔어요.”손지현은 엄청나게 놀랐다는 듯이 말했다.“아이가 셋이라고요? 티 하나도 안 나요. 너무 젊은걸요?”‘이러면 라이벌이 아니네. 원식 씨 전 여자친구인 줄 알았는데, 하긴 누가 애가 셋이나 딸린 여자를 좋아하겠어?’원유희는 그저 웃음뿐 별말을 하지 않았다. 원유희는 젊어 보이는 게 아니라 정말로 젊었기 때문이다. 다만 아이를 빨리 낳았을 뿐이다.매번 어디에 갈 때마다 다른 사람들은 그녀가 여전히 재학 중인 대학생인 줄 알고 심지어 새내기로 착각하기도 한다.“잘 찾아오셨어요. 저 이 학교에서 근무한 지 3년이 다 되어가서 잘 알고 있어요.”말을 마치자마자 옆에서 차의 클랙슨 소리가 들려왔다. 화려한 등불 사이에서 원유희는 한눈에 그것이 표원식의 차라는 것을 알아봤다.원유희는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좀 불편하기 시작했다.“원식 씨가 절 데리러 왔어요.”손지현은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표원식은 차에서 내려오자마자 원유희를 보고 아주 뜻밖이라고 생각했다.“왜 여기에 있어? 점심에 한 번 만났다고 벌써 친구가 된 건 아니지?”“정말 우연도 이런 우연이 없어. 자기 친구가 애들이 다닐 학교를 찾고 있는데 여기를 알아보러 와서 지금 소개해주려던 참이었어.”표원식은 원유희를 바라보았다.원유희는 눈빛이 흔들렸고 억지웃음을 지었다."늦었네요, 먼저 가볼게요,다음에 봐요."“잠깐만. 어떻게 왔어? 데려다줄게.”원유희가 거절하려고 했는데 손지현이 먼저 말을 꺼냈다.“그럼 같이 가요!”원유희는 계속 거절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 여자와 더 많이 함께 있으면, 실마리를 발견할 기회가 더 많기 때문이다. 손지현은 조수석에 앉았고 원유희는 뒷좌석에 앉았다.표원식은 먼저 손지현을 바래다주었
원유희는 입구에 서서 차가 사라지는 것을 지켜본 후에야 몸을 돌려 들어갔다.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원수정이 거기에 서서 웃으며 그녀를 보는 것을 발견했다.“김신걸 차가 아닌 것 같은데?”“왜 꼭 김신걸 차여야 해요? 걔는 뭐 할 일이 없대요?”원유희는 원수정이 자신을 놀리고 있다고 느꼈다.“표원식이지?”원수정이 물었다.阮沐希没有否认,“嗯,是他。买按摩椅的时候碰到他和他的女朋友,他说送我回来。”没有说发现乔塬梁女朋友嘴角有痣的事,万一不是呢?以免打草惊蛇吧!원유희는 부인하지 않았다. “맞아요, 그 사람이에요. 안마 의자를 사다가 그 사람이 여자 친구랑 있는 거 봤어요. 데려다준대서 같이 온 거에요.”원유희는 표원식 여자친구의 입가에 점이 있는 것을 발견한 일은 말하지 않았다. 혹시나 잘못 생각한 것일까 봐 걱정되었고 적을 먼저 놀라게 하고 싶지 않았다.“여자 친구? 걔 여자친구 생겼어? 너한테 못 잊는 줄 알았는데 고개만 돌리면 잊는 사람이구나."원수정은 믿을 만한 남자가 정말 희귀한 보물이라고 느꼈다.“좋잖아요? 그 사람이랑 나는 가망이 없어요.”"그래, 나도 이제 생각하지 않을 거야. 지금은 그냥 네가 김신걸과 함께 있기를 바랄 뿐이야."원유희는 말을 하지 않았고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다.“정말이야. 처음으로 이렇게 강렬한 생각이 들었어.”원유희는 그녀의 진지한 모습을 보고 빵 터졌다.“유담이가 엄마를 닮았는가 봐요.”원수정은 그녀를 한 번 툭- 건드렸다.“정말이야, 웃지 마! 너 생각해 봐, 너와 김신걸이 각자 가정을 꾸리면 애들한테 좋을 거라고 생각해? 내가 발견했는데 김신걸은 윤설을 딱히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진 않더라고. 마침 너도 표원식이랑 헤어졌는데 그냥 너희 둘이 결혼하는게 어떄, 애들한테 완벽한 가정을 선물해줘.”원유희는 그래도 자신이 김신걸과 함께 있는 것은 실행할 수 없는 난제라고 느꼈다.심지어 엄청나게 위험했다.전에도 시도한 적이 있었지만 그때 김신걸의 태도는 그녀를 지금까지도 떨리게 했다.“일찍 자요, 전 방으
이전에는 그녀는 여태껏 이런 적이 없었다.윤정가 먼저 간 후부터 그녀는 늘 멍을 때렸고 윤정와 연애하던 시절, 헤어졌을 때, 또 김영에게 시집가고 윤정을 다시 만났을 때의 모든 과거를 떠올렸다.원수정은 윤정을 보고 설렌 자신을 부정할 수 없었다. 그의 생김새, 노력하는 모습, 신사적이고 부드러운 성격이 다 생각났다.사람이 죽으니 마음속의 억눌린 감정이 모두 폭발했다…….원수정은 과일과 꽃을 가지고 윤정의 묘지에 가보기로 결정했다. 산간 지대에 들어서자 묘지에 지키는 사람이 있었다. 입구에서 통과시킨 후에야 차가 들어갈 수 있다. 산기슭에 도착하자 원수정은 차를 끄고 차에서 내렸다.앞에 긴 계단이 있는데 그녀는 물건을 들고 위로 올라갔다. 위로 올라가니 숨이 가빠졌다. 묘지는 매우 썰렁했는바 원수정 혼자였다. 명절도 아니었기에 와서 제사를 지내는 사람이 없었다.원수정은 윤정의 묘를 찾았다. 여전히 새로운 만지는 만지면서 원수정의 눈물은 걷잡을 수 없이 흘러내렸다.“윤정, 나왔어.”원수정은 울먹이며 말했다.“당신이 좋아하는 과일, 좋아하는 술이 있는데…….”말하면서 술 두 잔을 따랐다. 한 잔은 바닥에 붓고 한 잔은 그녀 혼자 마셨다.술이 세다고 느끼지 않은 것은 않는 것은 원수정이 너무 슬퍼했기 때문이다.원수정은 윤정의 사진을 보면서 보면 볼수록 고통스러웠다.“사람들이 그러는데, 상을 치르고 7날 동안 영혼은 구천에서 떠돌고 있고 환생하지 않는 영혼도 있대. 윤정, 여기에 있아?아직도 내 곁에 있는 거 맞지? 미안해…….”원수정은 후회했다.“그때 당신이 이혼한다고 했을 때 그런 말로 당신을 자극하는 게 아니었어. 난 그저……장미선이 잘되는 꼴을 보기 싫어서 그런 거 였어, 내가 잘못했어, 후회되어 미칠 것 같아…….”원수정은 손으로 사진을 계속 어루만졌다.“나 정말 당신을 한 번 더 만져보고 싶어……왜 이렇게 무서울까? 사람은 죽으면 정말 아무도 안 남기더라. 보지도 못하고 만지지도 못하고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처럼. 널
원유희는 경찰을 보낸 후 온 오전이 거의 지나갔다.경찰이 말하기를, 이 부장은 줄곧 배후에서 사주한 사람을 말하지 않았고, 계속 자신이 돈을 탐낸다고 말했다.다른 사람들은 더더욱 모를 것이다. 왜냐하면 이 부장이 그들의 우두머리이기 때문이다.점심을 먹고 나서야 조금 쉬었다.원유희는 경찰이 떠날 때 말하려다가 그만둔 것이 생각났고 경찰은 이 부장이 혐의를 인정한 이상 그냥 여기까지 하라고 했다.‘왜 이런 말을 했을까? 경찰서에 들어가도 입이 그렇게 무거울 필요가 있을까?’원유희는 웃고 싶었지만 그 웃음은 하나도 따뜻하지 않았다.‘그래, 왜긴 왜야, 김신걸 때문이지, 윤설은 그의 약혼녀니까.’이 부장은 기꺼이 감옥에 갈 수 있었지만 자기 가족들한테까지 피해를 주는 건 싫었다. 사실 처음부터 그녀는 이 점을 알고 있었다. 기껏해야 이 부장만 잡을 수 있을 것이고 뒤에 숨어 있는 장미선이랑 윤설은 어떻게 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어차피 이런 일도 처음은 아니었다…….그래서 핸드폰이 울리고 김신걸이 걸어온 전화를 보았을 때 그녀는 핸드폰을 뒤집고 못 본 척했다.원유희는 소파에 누워 그대로 잠이 들었다.얼마나 잤는지 얼굴이 간지럽고 축축했고 도란도란 웃음소리도 들렸다.원유희는 흐리멍덩하게 눈을 떴고 눈앞에 확대된 세쌍둥이의 얼굴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웃는 얼굴로 그들을 안았다.“더희 엄마랑 같이 잘래요.”유담은 소파 위로 기어올랐다.조한이와 상우도 소파에 자리를 잡고 누워 원유희의 다리를 안았다.원유희는 그들이 누워있는 것을 보고 눈을 감았다. 원유희는 영리하고 얌전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그들을 방해하지 않았다.정말 그대로 잘 줄은 몰랐다.원유희는 잠을 잘 자지 못했고 움직이기도 귀찮았고 아이가 함께 있어 더욱 잘 잘 수 있을 것 같았다.김신걸은 사무실에 들어갔을 때 소파에 붙어 자는 네 사람을 보았다. 손목을 들어 시간을 보니 3시가 넘었는데 아직도 자고 있었다.시선을 테이블 쪽으로 돌려 보니 핸드폰이 뒤집어져 있었다.김신걸은 잠
"뭐 좀 먹을래?" 김신걸이 물었다.“뭐 먹어요?”조한이가 묻자마자 누군가가 사무실의 문을 두드렸다.“들어와.”‘네 사무실이야 내 사무실이야? 네가 뭔데 마음대로 결정을 내려?’진선우는 먹을 것을 가지고 들어왔는바 테이블 위에 하나씩 세팅해주었다. 귀여운 디저트, 과일 주스, 모든 것이 다 갖춰진 티타임이었다. 다 차려 놓은 후에 진선우는 나갔다.원유희는 세쌍둥이의 작은 머리를 만졌다.“너희들 먼저 먹어, 엄마는 할 일이 있어. 이제 할 일 끝나면 우리 같이 집 가는 거야.”"먹고 가." 김신걸이 입을 열었다.“아니, 애들보고 먹으라고 해.”“널 사준 거야.”김신걸은 무시할 수 없는 강한 카리스마로 원유희를 협박하기 시작했다. 원유희는 테이블에 있는 먹을 것과 주스 넉 잔을 봤다. 김신걸은 종래로 주스를 마시지 않았고 차를 마시기를 즐겼다. 그러니까 저 주스는 원유희를 위해 사준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엄마, 드세요!”상우는 작은 손으로 과자 한 조각을 들고 원유희의 입에 넣었다.원유희는 어쩔 수 없이 입에 물고 주스를 가지고 들이마셨다.“아빠는 안 드세요?”조한이가 물었다.“난 이미 먹었어.”김신걸은 그런 거에 별 관심이 없었다.‘네가 여기에 없으며 더 좋을 텐데.’하지만 원유희는 아이들을 위해 참았다.그리고 장미선이랑 윤설이 이 부장을 사주해서 벌인 일에 대해서도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다 먹고 원유희는 말했다.“애들을 데리다 줘, 난 좀 늦어야 할 것 같아.”“네 할 일을 해, 우린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까.”김신걸은 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일을 처리하는 것 같았다.원유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류를 들고 사무실을 나섰다. 그녀가 바쁜 일을 마치고 돌아오니 김신걸은 아직 있었다.세 아이는 다 먹고 테이블 위에 엎드려 그림을 그리며 놀았다.“엄마 다 했어요?”유담이가 달려와 원유희의 껴안고 애교를 부렸다.원유희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그래, 다 끝났어."“그럼 우리 집 가도 되는 거죠!”조
육성현은 흠칫 놀랐다. 그러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내가 누구를 죽였다고 그래? 혜정아, 다 오해야. 나 지금 다 고쳤어. 진짜야, 어서 내려와. 물만두가 식겠다.”“오지 마!”엄혜정은 감정이 격해져서 소리쳤다.“다가오면 뛰어내릴 거라고 얘기했어!”“그래, 안 갈게.”육성현은 감히 다가가지 못했다.“혜정아, 진짜야. 난 사람을 죽이지 않았어. 우선 먼저 내려와. 내려오면 내가 다 설명해 줄게. 다 오해야.”“사실 처음부터 수상하다고 생각했어. 그냥 유희의 말이 날 깨닫게 했을 뿐이야.”엄혜정은 눈물이 그렁그렁했지만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그녀는 육성현을 바라보면서 얘기했다.“근데 나 지금 다 알게 됐어. 증거는 없지만 넌 김하준이잖아. 난 적어도 아이를 위해서 네가 달라질 거라 기대했어. 근데, 넌 어떻게 네 아이의 외할머니랑 외할아버지를 죽일 수 있어? 김하준, 넌 도대체 정체가 뭐야? 세상에 어떻게 너 같은 괴물이 다 존재해?”“혜정아, 내려와서 천천히 얘기하자, 응? 거긴 너무 위험해.”“제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죽은 기분을 모르지? 너도 한번 느껴봐야 해.”엄혜정은 떨어지는 눈물과 함께 베란다에서 뛰어내렸다.“안돼!”육성현은 고함을 지르며 달려갔다. 하지만 엄혜정의 옷자락도 미처 잡지 못했다.그는 엄혜정이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의 몸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밑에 서 있던 하인 중 그 누구도 엄혜정을 받아내지 못했다.“다 죽일 거야!”육성현은 미친 듯이 달려갔고, 눈에 거슬리는 하인들을 모조리 걷어차 버렸다. 그는 엄혜정 옆으로 기어가 부드럽게 그녀를 품에 안았다.“혜정아, 혜정아. 병원에 데려다줄게. 아무 일도 없을 거야!”엄혜정은 눈을 떴다. 그녀의 머리는 피투성이가 되었고, 초점이 점차 사라지는 눈으로 육성현을 바라보았다.“김하준, 다음 생이 있다면, 난 다시는 널 만나지 않을 거야…….”이렇게 한마디만 남기고 엄혜정은 숨을 끊게 되었다.“그래, 만나지 마,
퇴원한 후, 엄혜정은 방에 혼자 남았을 때 원유희에게 연락했다.“유희야, 괜찮아? 김명화가 널 납치했다고 들었는데, 구출됐다고?”“응, 괜찮아. 지금은 집에 도착했어.”“다행이다.”원유희는 그녀의 정서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물었다.“왜 그래? 기분이 안 좋아?”“부모님이 돌아가신 일 말이야. 나 다 알게 됐어.”원유희는 순간 멈칫했다.‘다 알았다고?’“미안해 혜정아, 숨기는 게 아니었는데.”“괜찮아, 나랑 아이를 생각해서 숨긴 거잖아.”엄혜정은 잠시 멈췄다가 다시 물었다.“네가 김명화를 죽였어?”“아니. 그날에 크루즈에서 김명화가 도망쳤거든. 우리가 김명화를 찾았을 땐 이미 주검으로 됐어. 그 주검도 바다에서 건져낸 거야.”“육성현도 있었지?”“응, 얘기해줬어?”엄혜정은 덤덤하게 물었다.“육성현을 의심해 보지 않았어?”원유희는 흠칫했고 아무런 얘기도 할 수가 없었다.“김명화를 죽인 사람, 그리고 우리 부모님을 죽인 사람 말이야…….”“그럴 리가?”원유희는 당황했다. 그녀는 엄혜정이 왜 육성현을 의심하게 됐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무슨 단서라도 발견한 거야? 아니면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유희야, 저 사람 진짜 육성현이 아니잖아. 김하준이라고. 나 그 사람 잘 알아.”엄혜정은 목이 메였지만 울먹이면서 끝까지 말했다.“난 그 사람 고칠 줄 알았어, 적어도 아이를 위해서…….”“혜정아, 아직 조사하고 있어.”“그럼 너희들도 육성현을 의심하고 있다는 얘기잖아, 맞지?”“오해일 수도 있어.”“오해일 리가 없어.”엄혜정은 말을 마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원유희가 다시 전화를 걸어오자 그녀는 아예 핸드폰을 꺼버렸다.그리고 시체처럼 무기력하게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엄혜정은 서재에서 나온 육성현을 보면서 얘기했다.“나 물만두 먹고 싶은데, 사다 줄래? 예전에 빈민가에서 자주 사주던 물만두 말이야.”“그래.”육성현은 엄혜정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말했다.“먼저 우유 좀 마시고 있어. 금방 갔다 올게.”
육성현은 엄혜정을 끌어안았다.“김명화가 죽었대. 복수한 셈이나 마찬가지야. 그러니까 네가 무사히 지내야 장인어른 장모님이 안심하시지 않겠어? 침착해.”엄혜정은 울면서 그의 품에 쓰러졌다.그러고는 배가 간간이 쑤시자, 엄혜정의 얼굴은 하얗게 질렀다.육성현은 그녀의 상황을 바로 눈치채고 기사에게 소리쳤다.“얼른 병원으로 가!”“얼른!”염민우도 재촉했다. 그는 얼른 엄혜정의 손을 잡았는데, 그녀의 손이 얼음처럼 차갑다는 것을 발견했다.“누나, 아직 나도 있잖아. 그러니까 아무 일도 생기면 안 돼. 누나, 꼭 버텨줘.”엄혜정은 눈에 눈물을 머금고 그를 보고 있었다.그녀는 마음이 몹시 괴로웠고,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었다.‘난 부모님을 가질 자격이 없는 걸까……?’엄혜정이 깨어났을 때 그녀는 이미 병원에 있었다. 깨어나자마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배를 만졌다.육성현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지금 안정을 취해야 한대.”엄혜정은 주위를 둘러보았다.“민우는?”“밖에 있어. 너무 걱정되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어.”엄혜정은 육성현의 손에서 자기 손을 뺐다.“두 사람 너무해. 이렇게 큰일을 어떻게 나한테 숨길 수가 있어? 평생 숨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육성현, 우리 부모님의 목소리를 합성해서 나랑 통화하게 했어? 네 아이디어지? 넌 아이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잖아!”“혜정아, 어차피 일은 벌어졌고, 너한테 알려준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어. 네 옆에는 나랑 아이가 있고, 민우에게 남은 가족이라곤 너밖에 없어. 너한테도 무슨 일이 생기면, 민우는 더 고통스러워질 거야.”엄혜정은 말을 하지 않았고, 눈물이 그렁그렁했다.엄혜정도 염민우가 더 고통스러워질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때 엄혜정은 염민우가 갑자기 엄청나게 말라갔던 것이 생각이났다. 엄혜정은 염민우의 일이 바쁜 줄로만 생각했는데, 이제야 그때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염민우는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고 있었다.“울지 마. 의사가 지금은 안정을 찾아야 한다고 했어.”
“알았어요…….”염민우는 고개를 들었다. 그러다가 입구에 서 있는 엄혜정을 보고 깜짝 놀랐다.“누…… 누나. 여긴 어쩐 일이야?”엄혜정은 멍하니 거기에 서서 염민우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방금 얘기하고 있던 사람을 봤다.“하늘나라라뇨? 저희 부모님이 왜 하늘나라에 계셔요?”“아니야, 다른 사람의 얘기를 하고 있었어.”엄혜정은 두 사람의 얼굴에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똑똑히 들었다. 엄혜정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다급하게 핸드폰을 찾았다.핸드폰을 못 찾자 바로 차로 뛰어갔다.“누나!”염민우는 엄혜정을 쫓아갔다.“뭐 하려고 그래?”“엄마 아빠한테 전화할 거야.”“지금 여행 중이시니까, 방해하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엄혜정은 그를 보면서 물었다.“사실대로 얘기해줘. 엄마 아빠 왜 아직도 돌아오시지 않은 거야? 거짓말하지 마! 사실 줄곧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내가 임신했는데 엄마랑 아빠가 계속 안 오시는 게 말이 안 되잖아! 두 분 무슨 일이 생긴 거 맞지? 정말로…… 무슨 일이 생긴 거야?”염민우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꾹 참고 말했다.“더 이상 묻지 마…….”“염민우! 계속 우물쭈물 얘기 안 하면, 나 이젠 널 안 봐!”염민우는 더 이상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직감했다. ‘집에 오는 게 아니었어, 그나저나 아저씨는 왜 또 그런 허튼소리를 해서 참…….’“맞아, 누나 임신 3개월쯤 되었을 때,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하셨어.”엄혜정은 몸이 휘청거렸다. 염민우는 바로 그녀를 부축했다.“침착해요! 엄마랑 아빠는 누나가 무사하기를 원하셨을 거야. 난 누나가 못 받아들일 것 같아서 장례식 때 일부러 알려주지 않았어.”엄혜정의 눈에서 눈물이 주룩주룩 흘러내렸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염민우를 바라보았다.“너 이러고도 내 친동생이 맞아? 어떻게 안 알려줄 수가 있어! 아기만 중요하고 부모님은 안 중요할 것 같아? 너…….”너무 충격 받은 엄혜정은 눈앞이 점점 캄캄해지더니 기절을 하고 말았다.“누나!”
육성현이 다가와 물었다.“유희야, 괜찮아?”원유희는 고개를 저었다.“너 안색이 안 좋은데, 왜 그래?”“김명화가 죽었어요.”김신걸이 얘기했다.“해독제는 찾았어요?”원유희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아쉽네. 그럼 감염된 사람들은 우선 좀 참아야겠어.”원유희는 갑자기 뭐가 생각나 바로 김신걸을 밀쳤다.“날 만지지 마!”육성현은 그제야 원유희의 볼 아래의 병변 부위를 발견했다.“유희야, 김명화가 너한테도 독을 썼어?”김신걸은 미간을 찌푸렸다.“상관없어.”“안돼. 우리 둘다 아이들하고 접촉하지 않으려 한다면 애들이 걱정할 거야.”원유희는 거절했다.김신걸은 줄곧 원유희와 스킨쉽이 있었다. 원유희는 그도 감염되지 않을까 걱정했다.“방금도 널 안았는데, 감염되면 진작에 감염됐어.”김신걸이 말했다.원유희는 그래도 싫었다.“아니, 그래도 만지지 마.”해독제도 못 가진 상황에 김명화는 의문스럽게 죽었다. ‘여기 김명화를 죽이려고 한 사람이 있었단 말이지?’김신걸은 김명화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시체를 바다에 던질 일은 더더욱 없었다.그럼 분명 다른 사람이 한 짓이었다.‘무슨 목적으로? 김신걸도 감염되면 배후의 사람을 어떻게 잡아내지?’‘다른 조직의 사람도 이곳에 숨어 있을지도 몰라.’원유희는 말을 하지 않았다.“내려가자.”김신걸은 원유희의 말대로 몸에 손을 대지 않았다. 원유희가 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을 떠날까 봐서 걱정이었다. 김신걸은 더 이상 그런 고통을 견딜 수 없었다.원유희는 김신걸을 따라 떠났다.육성현은 먼 곳에 있는 김명화의 시체를 봤다. 그리고 그가 죽은 것을 확인하고 떠났다.이제 아무도 김명화를 죽인 사람이 육성현이라는 것을 모를 것이다.엄혜정은 이미 임신 5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지금 어떠한 사고도 있어서는 안 되었다.육성현은 잠깐 해독제가 없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아이를 낳은 후 다시 생각하려 했다.엄혜정은 소파에 앉아 과일을 먹고 있었다.배는 이미 많이 나
김명화의 말이 끝나자마자 뒤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진선우는 킬러들과 격투하고 있었고, 매번 그들의 치명적인 곳을 공격했다.진선우가 실력이 없었다면, 킬러들은 진작에 그를 해결했을 것이다.김명화는 무엇을 깨닫고 손을 돌려 원유희를 잡으려 했다.원유희는 후퇴하는 동시에 다른 힘에 의해 품에 안겼다.“이거 놔!”원유희는 낯선 남자인 줄 알고 발버둥 치려 했다.“유희야.”원유희는 멍하니 고개를 돌렸고, 익숙한 얼굴을 보자 아주 기뻤다.“김신걸?”“나야.”김명화는 서로 애틋한 두 사람을 보자 화가 더 났다.“원유희, 역시 김신걸에게 단서를 남긴 사람, 너였어.”김명화는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그쪽이 너무 방심한 탓이죠.”‘내가 예전에 김신걸의 곁에서 도망치려고 했던 일이 김명화에게 착각을 준 거야?’“왜, 날 죽이려고? 네까짓 게?”김명화는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다른 출구로 달려갔다.하지만 경호원들은 이미 그곳에 서서 그를 막았다.김명화는 총을 꺼내 쏘자, 한 경호원은 바닥에 쓰러졌고, 다른 경호원은 얼른 옆으로 비켜 숨었다.일반인들은 그 출구를 포기했을 것이다. 김신걸의 사람들이 숨어있었기에, 그 출구는 아주 위험했다.하지만 김명화는 기어코 사격을 하면서 길을 텄다.안에 숨어 있던 경호원들은 피하면서 반격할 수밖에 없었다.경호원들의 반격에 김명화는 하마터면 맞을 뻔했다. 그러다가 몇발 더 쏘고는 바로 달렸다.김명화는 크루즈에 오래 있었다. 하여 갓 크루즈에 올라온 김신걸의 사람들보다 이곳을 훨씬 더 잘 알았다.몇 개의 모퉁이를 돌면 은폐하기 적합한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김명화는 다시 부하들에게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그제야 김명화는 김신걸의 사람들이 진작에 올라왔고, 자기 쪽 부하들은 아마 얼마 남지 않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도망치지 못한다면 김신걸에게 잡힐 것이 뻔했다.김명화는 죽어도 김신걸에게 잡히고 싶지 않았다.그러다가 갑자기 한 사람의 인기척이 났다. 김명화는 본능적으로 총을 들었다
원유희는 지금 약 때문에 힘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고, 크루즈 곳곳에는 CCTV가 있었다. 방에 들어올 때, 그 윗부분에 CCTV가 하나 있었다. 그래서 한밤중에 몰래 뭔가를 찾아보는 건 아예 불가능했다.김명화는 일찌감치 그녀가 아무것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원유희는 떠나기 전에 김신걸에게 단서를 남겨주었기에 그가 곧 이곳을 찾아올 거라 믿었다.다만 김신걸의 속도가 이렇게 빠를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날이 밝는 무렵, 원유희는 헬리콥터 소리를 들었다.이어 문이 펑 하고 열렸고, 원유희는 반응하기도 전에 멱살이 잡혔다.“연락을 어떻게 한 거야?”말을 마치고 원유희의 몸을 수색하려 했다.“아! 미쳤어요? 나 핸드폰 없어요!”“김신걸이 왔다고 널 데려갈 수 있다고 생각해? 죽어서 지옥에 내려가더라도 널 끌고 갈 거야. 가자!”“아니…….”원유희는 힘 없이 밖으로 끌려 나갔다.김명화는 원유희를 다른 방으로 보냈다.“우린 여기서 김신걸이 올 때까지 기다리면 돼.”원유희는 고개를 들어봤다. 입구에는 많은 폭탄이 놓여있었다.그걸로 부족한지 김명화는 원유희의 몸에 폭탄을 묶었다.“미쳤어요?”김명화는 원유희의 얼굴을 꽉 쥐었다.“김신걸이 널 어떻게 구할지 구경이나 하려고 그런다.”원유희는 마음이 매우 불안했다.‘김신걸이 왜 이렇게 왔을까? 너무 눈에 띄잖아.’다시 들어보니 이미 헬리콥터 소리가 나지 않았고, 밖에는 다른 인기척도 없었다.한 남자가 와서 말했다.“헬리콥터가 지나갔어요. 그냥 순찰하다가 지난 것 같아요.”김명화는 멍하니 서 있었다.원유희는 그를 비웃었다.“저 소리에 이렇게까지 놀랐단 말이에요?”“닥쳐!”김명화의 표정은 엄청나게 나빴다.“난 신걸이랑 아이들이 감염되는 거 보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연락하지 않을 거고요. 배고픈데 이 폭탄들이나 좀 뜯어줄래요?”김명화가 경각심을 낮추었을 때, 크루즈 밑에서 잠수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튀어나왔다. 10명 좌우로 보이는 사람들은 갈고리를 가드레일에 던지고 밧
원유희는 그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김명화가 갑자기 뒤에서 무슨 짓을 할까 봐, 원유희는 그를 등지고 누울 수가 없었다.“너 기억나? 어릴 때 김신걸이 널 괴롭히면 넌 우리 집에 달려와서 내 침대에서 잤잖아.”“기억 안 나요.”“기억하는 거 다 알아. 난 그때 정말 널 도와주고 싶었어.”원유희는 그가 한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반박하지 않았다.그녀는 천장을 쳐다보며 말했다.“이전의 김명화는 이미 죽었다고 생각해요.”김명화의 표정은 어두워졌다.“우리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거야?”“내가 제일 아끼는 사람을 죽이고,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죠? 죽어서 사죄해도 모자랄 판에!”원유희는 지금의 김명화를 조금도 동정하지 않았다.“아무리 유년 시절이 불행해도, 다른 사람의 고통을 낙으로 삼으면 안 되죠!”“정말 고상한 척하네. 김신걸은 사람은 죽인 적이 없대? 육성현은 없대? 왜 걔네들이 사람을 죽인건 용서하면서, 난 용서하지 못하는 건데? 그 사람은 네 남편이고 네 가족이니까? 비겁하고 이기적인 건 너도 마찬가지야.”“참, 너도 사람을 죽였잖아. 네가 죽인 사람도 누군가의 아버지고, 누군가의 아들이야.”원유희는 기분이 착잡해졌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김명화는 원유희의 반응을 보고 가볍게 웃었다.“그러니까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그냥 쉽게 쉽게, 편하게 살자.”“이렇게 예전의 저질렀던 일을 합리화하려는 거예요? 그리고 그 명분으로 더 많은 사람을 죽이려고요?”원유희는 김명화를 바라보면서 물었다.“당신을 용서하기 싫은 거 아니에요. 근데 지금까지 자기의 잘못도 모르는 사람을 어떻게 용서해요? 차라리 해독제를 그냥 줘요. 시장에 유통하지 말고요. 그러면 예전에 있었던 일은 없던 거로 할게요.”“정말?”김명화는 원유희를 보면서 물었다.“물론이죠.”원유희는 김명화의 말처럼 깊이 생각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대답을 했다.미래의 일은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그래. 해독제를 줄 수 있어. 근데 대신 넌 나랑 평생 같이
“밥 안 먹으면 너만 손해야.”김명화는 그녀가 꼼짝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말했다.‘맞네, 아무 것도 먹지 않으면 무슨 힘으로 김명화를 상대하겠어?’잠시 후, 납득이 간 원유희는 젓가락을 들고 생선을 먹기 시작했다.김명화는 그녀가 고기를 입에 넣는 것을 보고 물었다.“어때?”“설마 그쪽이 한 거예요?”원유희는 귀찮다는 듯이 그를 한번 힐끗 쳐다봤다.“맞아, 내가 직접 했어.”‘이게 뭐 자랑할 일인가?’“수고했네요, 이런 일까지 해야 한다니.”“내가 힘들 것 같으면 같이 할까?”“할 줄 모르는데요.”“정말 상전 팔자구먼.”김명화는 원유희를 사랑스럽다는 듯이 바라봤다.원유희는 김명화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원유희는 김명화가 자신을 괴롭히고, 김신걸에게 모욕을 주기 위해 이곳에 데려온 줄로 알았다.근데 직접 밥도 해줄 거라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설마 요리에 무슨 수작을 부린 거 아니죠?”원유희는 젓가락을 멈추었다.김명화는 손에 있는 젓가락을 흔들었다.“나도 먹고 있잖아.”“먼저 해독제를 먹었겠죠.”“그런 거 아니야.”“그럼 내가 묻힌 진물은? 그건 어떻게 해결한 거죠?”원유희가 물었다.“해독제가 있으니까 괜찮은 거잖아요.”“해독제 가지고 싶어?”“줄 생각은 있고요?”“착하면 줄게.”원유희는 의심스러웠지만 말하지 않았다.어차피 금방 왔으니 당장 해독제를 받을 수는 없었다. 하여 원유희는 일단 참고 해독제를 발견하면 김명화를 바로 제압하는 것을 선택했다.밥을 다 먹고 나머지는 부하가 다 치웠다.“같이 샤워할까?”김명화가 물었다.원유희는 그를 차갑게 보며 말했다.“아니요. 먼저 씻어요.”원유희는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욕실로 들어갔다.원유희는 자신의 감정을 가라앉히고 침착하자고 했다. ‘근데 자는 건 어떡하지? 정말로 같이 자야 해?’원유희는 침대를 봤다. 두 사람이 자고도 넉넉한 침대였고, 중간에 뭘 놓을 수도 있었다.김명화가 만약 자기 몸에 손을 대면 원유희는 같이 죽을 각오도 했다.10여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