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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641 - Chapter 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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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1화

게다가 꿈에 그녀에게 말을 엄청 많이 했지만 무슨 얘기를 했는지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꿈에서 그녀는 전태윤에게 안 들린다고 좀 더 높게 말하라고 했지만 전태윤은 입 모양만 할 뿐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안달이 나서 미칠 것만 같았다.숙희 아주머니는 고개 돌려 그녀를 힐긋 바라보다가 다시 몸을 돌리고 하던 일을 마저 했다.“저는 어제 오후에 예진 씨랑 우빈이 데리고 먼저 돌아갔고 밤에도 예진 씨 집에서 자서 태윤 씨가 왔는지 잘 몰라요.”하예정이 머리를 탁 치며 대답했다.“맞아요, 아주머니 집에 오지 않았어요. 아이고, 머리 아파. 해장탕 끓여주실 수 있어요? 안 되겠다, 나 진통제 먹고 와서 다시 얘기해요. 머리가 터질 것 같아요.”하예정은 곧바로 주방을 나갔다.그녀는 거실로 걸어가 약상자를 찾아내고는 진통제를 꺼내 분말을 입에 부으려 했다.“머리 아프지?”이때 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하예정은 놀라서 손이 떨린 바람에 분말이 반쯤 쏟아졌다.“제대로 못 자서 그래. 진통제 먹으면 괜찮아져.”언니에게 들켰으니 대놓고 먹어도 될 듯싶었다.“내가 몇 번을 얘기했어, 술을 먹지 말랬잖아. 주량이 약해서 몇 잔 마시면 바로 취한단 말이야. 내 말은 늘 귓등으로 흘리지. 왼쪽 귀로 들어가서 오른쪽 귀로 털어내는 거야? 태윤 씨가 집에 없어서 아무도 감시하지 않으니 제멋대로 술을 마셔대?”하예진은 속상하고도 화가 나서 동생의 귀를 가볍게 잡아당겼다.“태윤 씨 오면 얘기할 거야. 앞으론 출장 갈 때 가족도 데려갈 수 있으면 널 데리고 가게 해야겠어. 남편이 집에 없다고 술이나 마셔대지 못하게 말이야.”“언니, 태윤 씨는 일 때문에 출장 갔어. 내가 거길 왜 따라가? 술을 두 잔 마신 것뿐이야. 정말 많이 안 마셨다니까.”“누굴 속여? 내가 모를 줄 알아? 주량은 약하면서 술은 엄청 좋아하지. 옆에 지켜보는 사람이 없으면 네가 몇 병을 마실지 몰라.”하예진이 동생에게 핀잔을 늘여놓으며 주방으로 들어갔다.“아주머니께 해장탕 끓여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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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2화

하예진이 동생을 힐긋 쳐다봤다.“그럼 설마 제부 옷이 홀로 여기까지 달려왔을까 봐? 그것도 다 젖은 상태로? 이건 어젯밤이나 오늘 아침에 씻은 게 틀림없어.”하예정이 겨우 말을 이어갔다.“태윤 씨가... 어젯밤에 진짜 돌아온 거야?”“뭐라고?”“아니야, 아무것도. 내가 키운 꽃 예쁘지? 꽃 구경 하고 있어, 나 밥 좀 먹을게.”하예정은 밥그릇을 들고 주방에 돌아가 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재빨리 휴대폰을 꺼내 심효진에게 문자를 보냈다.「효진아, 나 어젯밤에 대략 언제쯤 취했어? 취하고 나서 너랑 서준이가 나 집까지 바래다준 거야?」「내가 밤새 꿈을 꿨거든. 꿈에 태윤 씨가 돌아온 거 있지? 난 전혀 안 보고 싶은데 말이야.」「우리 집 발코니에 태윤 씨 옷이 널려있다? 게다가 젖은 채로... 설마 나 꿈 꾼 거 아니고 태윤 씨가 진짜 돌아왔었나?」「문자로 해, 전화하지 말고. 언니가 집에 와있어. 나랑 태윤 씨가 싸운 걸 알면 또 엄청 걱정할 거야.」하예진은 이혼한 뒤 동생네 부부 사이가 틀어질까 봐 너무 걱정됐다.심효진이 재빨리 답장했다.「너 술 엄청 많이 마셨어. 그래서 만취한 거야. 널 알고 나서 나도 처음 봤다니까. 너 거의 최고기록이야. 태윤 씨도 어제 돌아왔었어. 네가 취한 뒤 내가 널 부축하고 술집을 나갔는데.」「입구에서 태윤 씨랑 마주쳤어. 보자마자 널 가로채 가더라고. 난 뭐 어쩔 새도 없었다니까.」「널 집까지 바래다준 건 당연히 태윤 씨고 너 그거 꿈 아니야. 태윤 씨가 네 옆에 있었어. 난 또 네가 만취해서 필름이 끊긴 줄 알았지.」하예정은 말을 잇지 못했다.그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심효진에게 물었다.「태윤 씨가 정말 돌아왔다고? 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나지 않아. 꿈인 줄로만 알았어. 나한테 엄청 많은 얘기를 했는데 마치 늙은 영감처럼 쉴 새 없이 떠들어댔다니까.」심효진은 타자하기 귀찮아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너 방금 깼어? 태윤 씨는? 아 참, 어젯밤에 정남 씨한테 여쭤봤는데 태윤 씨 오늘 또 그 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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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3화

“띠리링...”이때 성소현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하예정은 심효진과의 채팅을 잠시 멈추고 성소현의 전화를 받았다.“예정이 너 어디 살아?”“발렌시아 아파트요.”“알았어, 지금 갈게. 가게 갔는데 문을 잠갔더라고.”하예정이 대답했다.“그래요, 위치 보내줄게요. 나랑 언니도 지금 막 나가려던 참이었어요.”성소현이 알겠다며 대답했다.하예정이 위치를 보낸 후 그녀는 내비게이션을 켜고 발렌시아 아파트로 출발했다.성소현은 늘 빠른 속도로 달리다 보니 길모퉁이를 돌아 큰길의 차량들과 합류하려 할 때 하마터면 마이바흐와 부딪칠 뻔했다. 양쪽 모두 급브레이크를 밟았다.성소현이 도어를 내리자 상대방 기사도 도어를 내렸다.성소현은 상대에게 뒤로 물러서라며 모퉁이를 돌아야 한다고 했건만 상대는 그녀에게 바로 대답한 게 아니라 고개 돌려 뒷좌석에 앉은 사람을 쳐다봤다.“무슨 일이야?”예준하가 중저음의 목소리로 물었다.“상대가 선뜻 비키지 않습니다. 저희더러 물러서라고 합니다.”예준하는 커튼을 걷고 상대를 확인한 후 다시 커튼을 내리고는 기사에게 말했다.“성씨 일가의 살벌한 따님이야. 횡포하기로 소문났으니 뒤로 물러서서 양보해.”예준하는 예진 그룹의 관성 지사를 관리하고 있어 평소 관성 상업계의 거물들을 상대하고 있다. 비록 성씨 그룹과 아무런 업무 왕래가 없지만 성씨 일가의 몇몇 핵심 인물은 거의 다 알고 있었다.예진 그룹은 전씨 그룹과 합작하고 있는데 전씨 그룹이 성씨 그룹과 안 맞다 보니 예준하도 자연스럽게 성씨 그룹과 업무상에 왕래하지 않았다. 그래도 성씨 일가의 중요 인물들은 얼추 알고 있었다.성씨 일가의 실세는 성기현인데 그는 또 팔불출로 유명하다. 성기현을 몰라도 유청하는 반드시 알아야 한다. 괜히 성씨 일가 안방마님의 심기를 건드렸다가 팔불출 성기현에게 복수 당하기 십상이니까.성씨 가문 사모님 이경혜 여사도 반드시 알아야 한다. 그녀는 비록 성씨 그룹의 오너 자리에 앉지는 못했지만 말단 직원부터 시작해서 차츰차츰 성장해나갔고 그녀의 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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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4화

파란불로 변한 뒤 예준하의 차가 먼저 출발했다.성소현은 그의 차 번호를 유심히 살펴보며 생각했다.‘차 주인이 누구지? 뒤에 따라가는 검은색 세단 몇 대는 경호 차량 같은데?’관성에서 외출할 때 경호원을 데리고 다니는 사람은 전태윤 한 명뿐이다!성소현은 전태윤 말곤 떠오르는 사람이 없었다.그녀의 오빠는 경호원을 데리고 다니기 싫어한다. 가끔 데리고 다녀도 두 명뿐이다. 전태윤처럼 경호팀을 두 팀으로 나눠 밤낮으로 데리고 다니진 않는다. 한팀에 경호원이 8명 좌우 있다 보니 매번 전태윤이 등장할 때마다 왕의 아우라가 느껴진다.하예정은 성소현이 오는 길에서 예준하를 마주친 걸 전혀 모른 채 위치를 보냈고 심효진에게도 이모네 댁으로 가야 할 것 같다고 문자를 보냈다.그녀는 잠시 고민하다가 전태윤에게도 문자를 보냈다.전태윤은 비행기 안인지 그녀에게 답장하지 않았다.하예정은 순간 기분이 또다시 가라앉았다.“답장 안 할 테면 하지 말라지 뭐. 나도 그다지 바라는 건 아니야.”그녀는 휴대폰을 외투 옷 주머니에 넣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릇을 들고 설거지하러 주방으로 들어갔다.“언니 얼굴에 난 상처에 약 발랐어?”“응, 발랐는데 흉터 자국이 남을지 모르겠어.”“상처가 깊지 않아 자국이 남지 않을 거야.”하예진은 우빈을 안고 걸어와 주방 입구에서 동생이 설거지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예정아, 너도 내가 마음 약해졌다고 생각해?”“언니는 우빈이를 봐서 그 인간들 한번 용서해준 거야. 게다가 그 인간들도 이젠 우리에게 훌륭한 이모가 있다는 걸 아니까 앞으론 감히 언니한테 함부로 대하지 못할 거야. 단지... 언니 전 시어머니가 조금 후회하는 것 같아.”“진작 후회했어. 내가 떠날까 봐 후회한 게 아니라 제 아들이 재산을 나누는 게 아까웠겠지. 인제 이혼했으니 마음껏 생각하라고 해.”말하는 와중에 하예진에게 익숙하고도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번호를 완벽하게 기억하지 못해서 낯설었고 전에 한번 이 번호로 전화를 받은 적이 있어서 익숙했다.“하예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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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5화

“아 맞다, 다음 달 밸런타인데이에 나랑 형인 씨 혼인 신고해. 너한테 미리 알려줄게.”하예진은 여전히 무덤덤하게 대답했다.“그래, 축하해.”‘주씨 집안이란 구덩이에 빠지게 된 걸 축하해, 서현주!’“오늘 주말이라 인제야 깨났는데 형인 씨가 아침을 다 차렸더라고. 듣기로 두 사람 결혼 생활 3년 동안 늘 네가 형인 씨에게 밥을 차려줬다면서? 아직 형인 씨 요리 솜씨도 맛보지 못했지?”하예진은 더는 서현주의 도발적인 말을 듣고 싶지 않아 전화를 꺼버렸다.“언니, 서현주 전화야?”“맞아, 정신이 이상한 것 같아. 난 주형인과 이혼하고 두 사람 함께하게 허락해줬는데 왜 굳이 전화 와서 뻔뻔스럽게 내 카톡까지 추가하겠대? 추가하고 종일 카카오스토리에 주형인과 함께 있는 모습을 자랑질할 건가? 그래서 날 약 올리려는 작정이겠지. 내가 왜 그런 거로 화내겠어? 이혼까지 한 마당에 주형인과 더는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 전남편일 뿐이라고.”주형인이 서현주에게 아침을 차려줬단 말에 하예진은 실소를 터트렸다. 주형인이 음식을 해본 적이 없는 건 사실이다. 그런 그가 서현주에게 아침을 직접 차려줄 리가 있을까? 틀림없이 밖에 가서 포장해왔을 것이다.“밸런타인데이엔 혼인 신고할 거래. 제발 얼른 했으면 좋겠어. 함께 묶어놓아야 그 집안의 인간쓰레기들의 참맛을 체험할 수 있잖아.”하예정이 욕설을 퍼부었다.“진짜 파렴치한 년이네.”“파렴치하지 않고서 어떻게 주형인과 엮일 수 있겠어? 그래도 난 서현주한테 고마워. 걔가 설득하지 않았다면 주형인은 우빈의 양육권을 그리 쉽게 포기하지 않았을 거야.”하예진은 다시 주우빈을 꼭 끌어안았다.아들은 그녀의 목숨과도 같은 존재였다.주형인을 포기할 순 있어도 아들은 절대 놓아줄 수 없었다.다행히 이젠 모든 일을 원만하게 해결했다.“언니, 우리 먼저 마트 가서 뭐 좀 사자.”이모네 댁에 가는데 빈손으로 갈 순 없으니까.하예진이 알겠다며 대답했다.두 자매는 주우빈을 데리고 마트를 한 바퀴 돌더니 크고 작은 봉투를 들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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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6화

오는 길 내내 언니가 운전을 담당했다.하예진은 아들에게 어른을 부르는 호칭을 가르쳤다. 주우빈은 이경혜에게 안기려 하진 않았지만 이모할머니라고 부르긴 했다. 엄마가 가르치는 대로 곧장 잘 따라불렀다.“아이가 너무 귀여워요.”유청하가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내가 우빈이 안아봐도 될까?”그러자 이경혜가 말했다.“나한테도 안기지 않는데 너한테 안길까?”유청하가 두 손을 내밀었다. 그런데 예상 밖으로 주우빈이 고사리 같은 두 손을 뻗더니 유청하에게 안기려 했다.이경혜가 허탈하게 웃었다.“우빈이 사람 가리네?”“평소에는 가리지 않는데 지난번에 많이 놀라서 그래요. 다음번에는 우빈이도 이모한테 잘 안길 거예요.”유청하를 따르는 주우빈을 본 하예진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예진아, 예정아, 얘는 내 큰아들 성기현이야. 너희들 사촌오빠.”이경혜는 두 아들을 조카에서 소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하예진네 자매가 오빠라고 부르며 인사를 건네자 성기현은 아무 말 없이 미소로 답했다.이경혜는 곧바로 둘째 아들 성주현을 가리켰다.“얘는 내 작은 아들 성주현이야. 예진이보다 두 살 어리고 예정이보다 세 살 많아.”하예진은 성주현의 이름을 불렀고 동생인 하예정은 오빠라고 불렀다.“이모, 안아줘요.”유청하에게 잠깐 안기던 주우빈이 다시 안아달라고 하자 하예정은 재빨리 두 팔을 벌려 조카를 안았다.그런데 그때 하예정의 왼쪽 약지에 낀 다이아몬드 반지가 성기현의 날카로운 눈에 들어왔다.‘어디서 봤더라? 며칠 전에 누가 똑같은 반지를 낀 걸 봤는데?’성기현은 남몰래 하예정이 낀 다이아몬드 반지를 한참이나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얼른 들어가자. 오늘 바람이 세서 날씨가 쌀쌀해.”성문철은 그들을 별장으로 안내하며 딸에게 말했다.“소현아, 차 여기 안에 세워.”성소현은 그의 말대로 차를 별장 안의 실외 주차장에 세웠고 하예진도 그녀의 뒤를 따라 동생의 차를 별장 안에 세웠다. 그들 일행은 하하호호 웃으며 화려한 별장으로 들어갔다.성씨 가문 도우미가 하예정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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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7화

“여보, 나 방금 예정이가 낀 결혼반지를 봤어요.”유청하가 그를 보며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우린 뭐 다 눈이 먼 줄 알아요? 당신만 보게? 봤는데 왜요? 예정 아가씨의 결혼반지가 뭐 문제 있어요?”성기현은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하며 잠시 침묵했다.“부부끼리 말 못 할 얘기가 뭐가 있다고. 할 얘기 있어서 위층으로 부른 거 아니었어요? 무슨 일인지 얘기해봐요.”“여보, 내가 전에 전태윤 씨가 카카오 스토리에 결혼반지 사진을 올렸었다고 얘기한 거 기억해요?”유청하가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히 기억하죠. 그날 아침 댓바람부터 소현 아가씨한테 얘기하라고 했었잖아요. 당신은 착한 사람이고 나만 빌런으로 만들었으면서. 아가씨가 속상해하는 모습을 보니까 내가 다 대신 울어주고 싶더라니까요. 그리고 관성 호텔에서 전태윤 씨를 우연히 만났을 때 전태윤 씨가 밥을 사줬다면서 집에 와서 온 저녁 나한테 얘기했었잖아요. 전태윤 씨가 사주는 밥을 먹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고.”“아직도 전태윤 씨가 당신한테 이상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기현 씨도 결혼했고 전태윤 씨도 결혼했으니 전태윤 씨가 남자를 좋아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요. 설령 전태윤 씨가 남자를 좋아한다고 해도 그 상대는 당신이 아니니까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말아요.”성씨 그룹의 대표 자리에 앉은 성기현도 사실은 아주 대단한 사람이었다.유청하는 겉으로는 남편이 생각이 많다고 투덜거렸지만 속으로는 그를 무척이나 존경했다.성기현이 아내의 이마를 톡 쳤다.“이상한 생각을 한 건 당신이에요. 그날 관성 호텔에서 전태윤 씨를 만났을 때 결혼반지를 바꿔 꼈더라고요. 아내분이 금반지를 싫어해서 다이아몬드 반지로 바꿨다면서 직접 설명까지 했어요. 전태윤 씨랑 한 테이블에서 식사했으니까 식사하는 내내 그 결혼반지를 봐서 눈에 익어요. 아까 예정이가 낀 결혼반지를 보고 어디서 봤더라 생각해보니까 전태윤 씨가 낀 결혼반지랑 커플인 것 같더라고요.”유청하는 멍하니 남편을 바라보다가 성기현의 이마와 자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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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8화

성기현도 그럴 가능성은 생각했었다. 하여 성소현이 하예정의 남편이 성이 전씨라고 얘기했을 때 전태윤일 거라고 전혀 생각지 않았다.전씨 가문의 역사가 깊다고는 하지만 위로 몇 세대 거슬러 올라가 보면 시골 출신이었다. 듣건대 조상들이 지내던 그 시골의 사람들이 전부 성이 전씨라고 한다.전태윤의 조상이 집안을 일으킨 후 마을 사람들 전체가 함께 부유해졌는지는 성기현도 알지 못했다.하지만 전씨 그룹의 본부와 계열사에 전씨 성을 가진 직원이 수두룩하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들 대부분은 현재 갑부인 전씨 가문과 아무런 관계가 없고 그저 성만 같을 뿐이었다.“그래서 이따가 기회 봐서 예정이한테 남편 이름이 뭔지 몰래 물어보라고 부른 거예요. 엄마랑 소현이한테는 일단 얘기하지 말아요. 소현이가 아직 전태윤 씨에 대한 마음을 완전히 접지 못했잖아요. 그리고 엄마도 예정이네 자매를 금방 찾았으니까 얘기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만약 예정의 남편이 진짜 전태윤 씨라면 엄마가 어떤 반응을 할지 전혀 감도 잡히지 않아요. 엄마가 지금 두 조카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겠지만 그래도 친딸인 소현이를 더 아낄 거예요.”“우리도 아무리 평등하게 대한다고 해도 정작 일이 닥치면 소현이 편을 들 거예요. 어쨌거나 소현이는 내 친여동생이고 예정이는 사촌 동생이니까. 게다가 가족이 된 지도 얼마 되지 않아 남매간의 감정도 깊지 않잖아요.”성기현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소현이가 나한테 얘기했었는데 예정이가 남편 얘기를 꺼낼 때마다 이름을 얘기하지 않고 그냥 남편이라고만 부른대요. 그런데 마침 소현이도 다른 여자들 앞에서 전태윤 씨를 전 대표라고 부르지, 이름을 부르지 않아요. 그래서 내 생각은 둘이 서로 얘기하는 남자가 사실은 한 사람인데 정작 본인들은 모르고 있다는 거죠.”유청하는 어이가 없었다.“기현 씨, 왜 기현 씨가 예정 아가씨 남편분이 바로 전태윤 씨라고 확신하는 것 같죠? 예정 아가씨 절친이 김씨 가문 사모님의 조카예요. 김씨 가문의 상속자도 예정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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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9화

“소현이가 겨우 전태윤 씨한테 대한 마음을 접으려고 하잖아요. 마음을 완전히 접고 전태윤 씨가 결혼했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때 그때 다시 얘기해요.”성기현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만약 예정의 남편이 걔가 죽도록 사랑했던 남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상황이 어떻게 번질지 생각조차 하기 싫어요. 우린 예정이랑 가깝지 않지만 소현이는 예정이랑 잘 어울리더라고요. 난 그래도 소현이 생각을 더 많이 해야죠.”“하지만 예정 아가씨가 기현 씨 사촌 동생이 됐으니 초고속 결혼한 남편은 기현 씨 매제예요. 만약 정말 전태윤 씨라면 언젠가는 예정 아가씨랑 우리 집에 인사하러 올 텐데... 설마 어머님을 계속 피해 다닐까요?”성기현과 그녀를 만나지 않는 건 그렇다 쳐도 웃어른인 이모님은 언젠가는 만나야 한다.“내가 저녁에 전태윤 씨를 만나서 어떻게 된 건지, 예정이한테 계속 숨길 생각인지 한번 물어볼게요. 예정이는 아마 전태윤 씨의 정체를 모를 거예요. 만약 알았더라면 절대 초고속 결혼을 하지 않았겠죠.”유청하가 귀띔했다.“예정 아가씨가 그러는데 남편이 출장 가서 며칠 있어야 돌아온다고 했어요. 기현 씨, 아니면 지금 전태윤 씨한테 전화해서 어디 있는지 물어볼까요? 만약 관성에 있다면 기현 씨가 괜한 생각한 거고 정말 출장 갔다면 예정 아가씨 남편이 맞을 가능성이 커요. 그나저나 예정 아가씨는 어떻게 초고속 결혼을 하게 됐대요? 소현 아가씨도 안 물어본 것 같더라고요.”성기현이 잠깐 생각하다가 말했다.“예정의 남편이 바로 전씨 가문 도련님 전태윤 씨라는 예감이 들어요. 전태윤 씨를 만난 그날 갑자기 통쾌하게 밥을 사줬잖아요. 그날 기분이 좋은 일도 있었겠지만 어쩌면 예정이가 내 사촌 동생이라는 걸 진작 알고 그랬을지도 몰라요. 사촌 오빠인 나한테 잘 보이려고 말이죠.”유청하가 말했다.“그럴 가능성 있어요. 지금 당장 내려가서 기회 봐서 예정 아가씨한테 몰래 물어볼게요.”“엄마랑 소현이한테 들키지 않게 조심해요. 사실이 확인됐다 하더라도 일단은 계속 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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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0화

입이 가벼운 유청하가 물었다.“어머님, 전씨 가문도 우리랑 친분이 있는데 초대할까요?”그녀는 질문을 건네자마자 아차 싶어 시누이의 눈치를 힐끗 살피고는 자기 입을 톡 쳤다.“요 입이 방정이야 아주.”그러고는 하예정을 힐끗거렸다. 전씨 가문 얘기에도 하예정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유청하가 속으로 중얼거렸다.‘예정 아가씨네 시댁이 정말 최고 재벌인 전씨 가문일까?’이경혜는 며느리에게 화를 내진 않았다.“우리가 초대장을 보내도 참석하지 않을 테니까 스스로 망신당할 일은 하지 않는 게 좋겠지?”전씨 가문의 어르신들은 그녀의 딸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성소현이 전태윤을 수년간 짝사랑하고 공개적으로 대시까지 했지만 전씨 가문의 어르신들은 그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그 말인즉슨 전씨 가문이 성씨 가문과 사돈을 맺고 싶지 않아 한다는 뜻이다.이경혜는 전씨 가문의 태도로 인하여 조카를 찾은 기쁜 마음을 어지럽히고 싶지 않았다.성소현은 마음이 쓰라렸지만 겉으로는 티 내지 않았다.“저의 눈치를 볼 필요 없어요, 언니. 엄마가 정확히 얘기하지 않은 거예요. 우리랑 친분이 있는 자들을 전부 초대하라고 했잖아요. 전씨 가문도 우리랑 친분이 있긴 있죠.”“소현아, 엄마는 그 사람들을 초대할 생각이 없어.”이경혜가 딸의 손등을 토닥였다. 전씨 가문의 도련님들이 아무리 괜찮은 사람이라고 해도 두 가문의 불화가 생긴 지 꽤 오래되었다. 딸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는다고 해도, 딸이 전태윤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해도 두 집안은 서로 파티에 초대할 만큼 친한 사이가 아니었다.그녀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두 가문의 어색한 관계가 나아지진 않을 것 같다. 성기현과 전태윤도 화해할 기미가 없으니 다음 세대에서나 지켜봐야지.“사모님, 식사하세요.”한 도우미가 이경혜 뒤로 다가와 깍듯하게 말했다. 이경혜는 곧바로 하예정 자매에게 말했다.“예진 예정아, 일단 밥부터 먹자. 밥 다 먹고 좀 쉬다가 이모랑 쇼핑 가서 사고 싶은 거 다 사.”“이모, 저희는 살 거 없어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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