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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은 억만장자의 모든 챕터: 챕터 661 - 챕터 670

2585 챕터

제661화

“이모...”이경혜는 하예진에게 더 말하지 말라고 손짓한 뒤 차가운 시선으로 서현주를 쳐다봤다.서현주가 난감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사, 사모님.”이경혜는 고개를 홱 돌리고 딸에게 말했다.“소현아, 우리 집 경호원들에게 전화해서 차고에 있는 고급 차들을 전부 몰아오라고 해. 예진이한테 돌아가면서 태워야겠어. 2억 대부터 시작하는 차는 얼마든지 있으니까.”“사모님, 오해예요, 오해.”주형인이 상황수습에 나섰다.“사모님, 저희 옷 안 살게요. 지금 바로 나갈게요.”주형인은 회사 일에 영향을 미칠까 봐 감히 이경혜와 강경하게 맞서지 못했다.그는 서현주의 손에 쥔 옷을 점원에게 건네고는 황급히 서현주를 잡아당기며 밖으로 도망쳤다.서현주도 이경혜 앞에서는 감히 날뛰지 못했다. 가게 밖에 나선 후 그녀는 주형인의 손을 뿌리치고 씩씩거리며 앞으로 걸어갔다.서현주는 걸어가며 주형인을 원망했다.“오빠 방금 뭐예요? 죽은 사람인가요? 내가 그 두 자매에게 모질게 괴롭힘당하는데 찍소리도 안 하고 있어요 왜?! 아들만 꼭 안고 다른 건 나 몰라라죠? 아들이 그리 귀하면 다시 소송 걸어서 양육권 뺏어오지 그래요? 돈 많은 이모가 한 명 생겨난 것뿐이잖아요! 성씨 일가가 재벌이지 하예진이 재벌인 것도 아닌데 날뛰어봤자 어디까지 날뛰겠어요? 그리고 하예정도 짜증 나. 오빠 방금 나 대신 하예정 짓밟았어야 했어요. 남 일에 참견하고 말이야. 하예정 남편이 누구예요?”서현주는 하예정의 남편이 누구인지 알아내서 여자를 보내 그녀의 남편을 꼬시게 할 작정이었다. 하예정도 남편에게 배신당한 기분이 어떤 것인지, 버림받은 기분이 어떤 것인지 톡톡히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서현주의 표정이 잔뜩 일그러졌다.‘두 자매가 워낙 돈독한 사이잖아? 이혼도 함께 해야지!’주형인은 그녀를 쫓아가 어깨를 다잡으며 달래주었다.“화 풀어, 나랑 함께 쥬얼리 보러 가자. 결혼반지 골라봐봐. 네가 좋아하는 거로 사줄게. 예정이가 산타를 배워서 실력이 어마어마해. 내가 사내대장부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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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2화

“내가 준 2억으로 집을 마련하느라 아마 다 썼을 거야. 이젠 직장도 잃었으니 제 이모가 키워주지 않는 한 절대 우리보다 행복할 순 없어.”그의 말을 들은 서현주는 역시나 기분이 좋았다.“2억으로 관성 시 중심에 집을 사려면 선입금도 모자랄걸요. 내가 아는 여동생이 얼마 전에 가장 번화한 지역에 두 번째 집을 마련했는데 학교 부근이라 25평에 글쎄 10억이었다니까요. 나 진짜 깜짝 놀랐잖아요.”주형인을 낚아채지 못했다면 서현주의 수입으로도 관성 시 중심에서 집을 살 수 없다.주형인도 현재 집값이 하늘을 치솟는다는 걸 잘 알고 있다.그도 다행히 미리 샀으니 망정이지 지금 사려면 아마 좋은 지역도 못 고르고 학교 근처는 아예 넘볼 수도 없다.“내가 알아봤는데 이경혜 씨는 워낙 강인한 여자이다 보니 나약하고 무능한 사람을 제일 싫어한대. 예진이가 자립하지 못하면 이경혜 씨도 도와주지 않을 거야. 돈은 더더욱 안 줄 테니까 너도 이모 한 분 나타났다고 너무 질투하진 마. 제 부모도 무조건 자식한테 돈을 준다는 보장이 없는데 감정이 없는 이모가 웬 말이야.”주형인이 한바탕 어르고 달래니 서현주도 기분이 좋아져 그와 함께 쥬얼리 가게로 들어갔다.두 사람은 누군가가 뒤에서 줄곧 그들을 따라오며 둘의 대화를 고스란히 녹음했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쓰레기 남녀를 우연히 마주치면 기분 나쁜 건 당연한 일이다.그 둘을 만난 뒤로 하예진은 줄곧 들러리 역할이었다.서현주의 앞에서 아무렇지 않은 척 해보았지만 실은 전남편과 내연녀가 함께 있는 모습에 가슴이 꽉 막히는 기분이었다.결혼 뒤 집안일에만 전념하며 살아온 저 자신이 너무 부질없게 느껴지기도 했다.여자는 꼭 저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하예진은 주형인이 힘겹게 번 돈을 아까워하며 평소 집에 꼭 필요한 생활용품만 사고 저를 위해 새 옷과 화장품을 전혀 구매하지 않았다. 쇼핑을 해도 대부분 주형인과 우빈의 것만 샀다.하지만 이렇게 남편을 위해줬건만 정작 남편이란 자는 서현주에게 돈을 펑펑 써댔다.내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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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3화

하예정은 먼저 메모지를 꺼내 들었다.메모지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이 두 개는 녹음 펜이에요. 아무도 없을 때 들어보세요, 소정남.」알고 보니 소정남이 사람을 시켜 보내온 물건이었다.녹음 펜?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아무도 없을 때 들어보란 걸까?하예정은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다.소정남이 그녀 홀로 들으라고 했으니 그녀도 결국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방에 돌아간 후에 듣기로 했다.“뭐야 예정아? 누가 보낸 물건이야?”이경혜가 관심 조로 물었다.하예정은 메모지를 봉투에 다시 넣으며 답했다.“제가 쓸 펜이에요. 숙희 아주머니가 사람 시켜서 보냈어요.”이경혜는 알겠다며 대답한 후 더 묻지 않았다.호기심이 발동한 하예정은 저녁을 다 먹고 언니가 우빈이를 목욕시키려 할 때 함께 위층으로 올라갔다.두 자매의 방은 나란히 있었다.이경혜가 친히 마련해주었다. 두 자매가 낯선 곳에서도 서로 기댈 수 있게 방을 나란히 정해주었다.하예정은 방에 돌아가 문을 잠그고 얼른 검은 봉투 속의 녹음 펜 두 대를 꺼냈다.그녀는 소파에 앉아 녹음 펜 작동 버튼을 눌렀다.서현주와 주형인의 대화 내용을 들은 후에야 그녀는 알아챘다. 이는 오늘 오후 우연히 마주친 두 인간쓰레기 남녀가 옷가게에서 나간 후 나눴던 대화였다.‘소정남 씨가 그 둘의 대화 내용까지 녹음하다니, 너무 대단한 거 아니야?’소정남이 알았다면 바로 대답했을 것이다.‘아이고, 과찬이십니다, 전태윤 대표님의 부인분께 이런 칭찬을 듣다니요!’소정남은 단지 가십거리에 관심이 많아 부하직원에게 분부하여 주형인이 바람을 피운 증거를 수집하라고 했는데 아쉽게도 명백한 증거를 얻지 못해 부하가 줄곧 주형인의 뒤를 밟다가 이 대화를 녹음했다.“천사 같은 미모에 화끈한 S 라인의 여자를 보내서 전태윤을 유혹하게 해야겠어요...”하예정은 서현주가 주형인에게 하는 말을 듣고 쓴웃음을 지었다.“태윤 씨가 유혹에 넘어가면 태윤 씨가 아니지.”이 남자는 어떠한 유혹에도 끄떡없다.하예정이 술에 취해 그녀의 옷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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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4화

전태윤은 겨우 미소 지으며 말했다.“우리 와이프께서 지금 날 걱정하는 거야? 나 입맛 없어.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아. 지금 이렇게 필사적으로 일하는 것도 빨리 끝내고 돌아가서 당신이랑 함께 있고 싶어서야.”“빨리 돌아오고 싶은 마음은 알겠는데 그래도 제 몸은 챙겨야죠. 지금 호텔이에요 아니면 다른 곳에 있어요? 입맛 없으면 담백하게 죽이라도 끓여 먹어요. 태윤 씨, 일단 휴대폰 좀 들어봐요. 당신 컨디션 좀 체크해야겠어요.”전태윤은 꿈쩍하지 않았다.이에 하예정이 버럭 화를 냈다.“태윤 씨, 셋 셀 동안 얼굴 안 보여주면 나 더는 당신 안 봐요. 전화도 안 받고 문자도 답장 안 할 거예요. 하나...”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화면에 불쑥 전태윤의 얼굴이 나타났다.그는 무척 괴로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줄곧 차갑고 카리스마 넘치던 얼굴이 열이 올라 벌겋게 달아올랐다. 하예정은 깜짝 놀라서 그에게 물었다.“병원 안 가봤어요? 지금 고열인 게 분명해요. 태윤 씨 진짜 나 화나서 죽는 꼴 보고 싶어요?!”전태윤은 손으로 이마를 짚고 애써 버티며 대답했다.“약 먹었어. 약국에서 감기약을 사 왔는데 효과가 별로네... 아마 내 증상에 맞는 약이 아니라서 그런가 봐.”“지금도 회사예요?”“그래. 다만 사무실이 아니고 오피스텔에 있어. 회사에서 우리 본사 직원들이 출장왔을 때 머무를 오피스텔을 몇 채 소유하고 있거든.”그가 있는 오피스텔에 서재가 하나 있다. 전태윤은 서재의 책상 앞에 앉아서 감기약을 먹었다. 약을 먹으면 금세 좋아질 거로 여겼는데 몇 시간이 지나니 열이 더 올랐다.전태윤은 점점 더 괴로워졌다.늘 건강하기만 하던 그가, 평소에 감기라곤 걸려본 적 없던 그가 요즘 몸을 차갑게 굴었더니 병세가 이토록 심각해질 줄이야.본인 체질을 너무 과대평가한 듯싶었다.쉽게 버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소용없었다.“지금, 당장, 병원 가요. 회사에서 마련해준 차를 운전하지 말고 택시 타고 가요!”하예정이 명령했다.“내 말 들었어요? 지금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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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5화

소정남의 표정이 확 굳었다.“태윤이는 줄곧 컨디션이 좋았는데 어쩌다 감기에 걸려 고열이 났대요? 일단 진정하시고, 제가 지금 바로 그쪽에 연락해서 병원에 실어가라고 할게요. 이따가 예정 씨도 갈 수 있게 마련할 테니까 짐 챙기고 있어요. 30분 뒤에 바로 출발할 수 있어요.”전태윤이 아프고 하예정이 이토록 조급해하니 부부의 감정이 더 깊어질 계기가 된다.소정남은 전태윤이 걱정되면서도 한편으로는 몰래 구시렁댔다.‘자식, 아픈 타이밍 한번 잘 잡네.’“고마워요, 정남 씨.”소정남이 바로 전태윤에게 보내준다고 하니 하예정은 감격에 겨워 어쩔 바를 몰랐다.소정남은 다정하게 대답했다.“태윤이는 제 동료예요. 걔가 아프니 나도 몹시 걱정되네요. 태윤이는 고집이 세서 아무리 아파도 절대 입 밖에 꺼내지 않아요. 예정 씨가 직접 가서 챙겨줄 수 있다면 나랑 회사 측 임원들도 마음이 놓일 거예요. 일단 짐 챙기고 있어요. 제가 그쪽 동료들에게 전화해서 태윤이를 병원에 실어가라고 할게요.”“네.”통화를 마친 후 하예정은 다시 방에 돌아와 갈아입을 옷을 두 벌 챙겼다. 그녀가 이모 집에서 두 날 지낸다고 숙희 아주머니가 일부러 보낸 옷인데 봉투에서 미처 꺼내지도 못했다. 인제 보니 마침 잘된 듯싶었다. 하예정은 딱히 짐 정리할 것도 없이 그 봉투만 챙기면 되니까.“띠리링...”이때 그녀의 휴대폰이 또다시 울렸다.소정남한테서 걸려온 전화인 걸 확인한 그녀는 재빨리 통화 버튼을 터치했다.“예정 씨, 지금 소현 씨네 댁이죠? 그 댁 기사님더러 우리 집 별장으로 실어달라고 하세요. 제가 이미 우리 형한테 말해서 전용기 보낼 테니까 얼른 출발해요.”전태윤도 전용기가 있지만 출장 중이라 전용기가 관성에 없다.관성에 있다고 해도 전씨 일가의 전용기로 그녀를 보내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소정남은 어쩔 수 없이 큰형의 전용기를 쓰기로 했다.어차피 그의 큰형은 전용기가 몇 대 되니까.하예정은 소정남에게 너무 고마웠다.그녀를 전태윤에게 보내기 위해 전용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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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6화

유청하의 친삼촌이 고참 한의사다 보니 가족 중에 누가 몸이 불편하다 싶으면 그녀는 곧바로 삼촌에게 데려가 한약을 짓곤 한다.성기현은 한약을 먹기가 죽을 만큼 괴로웠다.하여 병에 걸리지 않도록 늘 제 몸을 챙겼다. 가끔 재채기가 나올 때면 아내 몰래 숨어서 했다.그는 전태윤 때문에 잔뜩 긴장한 하예정을 보니 문득 그를 걱정해주는 유청하가 생각나 얼른 동생을 위로했다.“너무 걱정하지 마. 소정남 씨 별장으로 가려고? 내가 데려다줄게.”“고마워요, 오빠.”성기현이 머리를 기울이고 아내에게 말했다.“여보, 집에서 나 기다리고 있어요. 예정이를 정남 씨네 별장으로 데려다주고 올게요. 딴사람을 보내는 건 내가 마음이 놓이지 않네요.”유청하가 대답했다.“그래요, 일단 예정 씨 실어다 주세요.”“언니, 오빠가 혹시 다른 일 있으면 나 기사님이랑 함께 가도 돼요.”“왜 그래? 무슨 일 있어?”이때 하예진이 아들의 샤워를 마친 후 동생의 목소리가 밖에서 들리자 우빈을 안고 방에서 나오며 관심 조로 물었다.동생이 옷 봉투를 들고 있는 모습에 그녀가 질문을 건넸다.“예정아, 너 어디 가?”“언니, 태윤 씨가 아프대. 내가 가봐야겠어.”성기현 부부는 하예정이 전태윤의 이름을 언급하자 저도 몰래 긴장해 하며 계단 입구를 쳐다봤다. 다행히 1층에 있는 이경혜와 성소현이 그녀의 말을 듣지 못했다.“아파? 심각해? 병원에 입원할 정도야?”하예진도 걱정하며 되물었다.“너무 피곤해서 그런 거 아니야? 몸살 났겠다!”동생이 밤새 달려가려는 걸 보니 병원에 입원한 게 틀림없었다.하예진은 저도 몰래 온갖 상상이 난무했다. 전태윤이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예정이는 어찌해야 하는 걸까?부부가 결혼한 지 몇 달도 안 됐는데, 아직 결혼식도 치르지 못했으니 말이다.“언니, 걱정 마. 그냥 감기야. 억지로 버티다가 결국 심해졌어. 내가 너무 마음이 안 놓여서 한번 가보려고. 다 나으면 그때 다시 돌아올게. 언니, 나 지금 정남 씨네 별장으로 가야 해. 정남 씨 동료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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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7화

“태윤 씨 회사 임원분이 제가 갈 수 있게 다 마련해줬어요. 지금 바로 그분 별장으로 가야 해요.”하예정이 대답했다.“그럼 얼른 가봐. 회사 임원분이 마련해줬다니 아마 전용기로 갈 거야. 금방 도착하겠구나. 기현아, 네가 예정이 별장까지 보내줘.”이경혜는 하예정이 말한 회사 임원분이 전태윤이라고 생각했다. 전씨 일가에 전용기가 있을 테니 시름 놓고 하예정을 보낼 수 있었다.몇 분 후.성기현이 하예정을 차에 싣고 성씨 일가 별장을 나섰다.가는 길에서 성기현이 하예정에게 말했다.“예정아, 오빠가 살짝 불합리한 부탁을 하나 해도 될까?”“말해요, 오빠.”성기현이 운전하며 말을 이었다.“소현이가 전씨 그룹 도련님을 짝사랑하는 건 너도 알잖아. 걔가 지금 말로는 그 감정을 내려놨다지만 몇 년 동안 짝사랑한 감정이라 하루아침에 내려놓을 순 없을 거야. 태연해지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하예정은 문득 김진우가 떠올랐다.김진우가 그녀를 향한 마음도 이러하지 않았던가.김진우도 그가 자꾸 하예정을 집착하는 게 안 좋다는 걸 알지만 걷잡을 수 없다고 했다. 한순간에 그녀를 향한 마음을 쿨하게 내려놓을 수 없다고 했다.“이해해요.”하예정이 대답했다.“한 사람을 사랑하는 건 쉽지만 한때 가슴 깊이 사랑했던 사람을 잊는 건 너무 힘든 일이죠.”하예정은 누군가를 깊이 사랑한 적이 없어 공감되지 않는다.하지만 지금 그녀가 전태윤을 향한 마음으로 볼 때 언젠가 이혼하고 이별할 날이 다가온다면 아주 괴롭고 긴 시간이 흘러야 이 감정을 내려놓고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 듯싶었다.사랑할 땐 화끈하게, 내려놓을 땐 쿨하게.말이 쉽지, 정작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그래서 내 생각엔 네가 앞으로 소현의 앞에서 너희 남편 얘기를 적게 꺼냈으면 해. 회사 얘기도 포함해서 말이야. 전씨 그룹을 언급하면 소현이가 또다시 전 대표를 떠올릴 거야. 네가 너희 남편 얘기를 꺼낼 때마다 같은 전씨라서 소현이가 전 대표 생각이 날 수밖에 없어.”하예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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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8화

유일하게 잘못 본 건 바로 전태윤이다.아니, 그녀는 전태윤의 가족에게 단단히 속은 케이스다.두 사촌 남매는 그렇게 수다를 떨며 곧장 소씨 일가 별장에 도착했다. 하예정은 별장으로 가는 길이 너무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소정남은 별장에 돌아오지 않았다.그는 여전히 심효진 오누이와 함께 밖에서 훠궈를 먹고 있었다. 심효진은 절친 하예정이 몹시 걱정됐는데 소정남이 모든 걸 마련했다는 소식을 알게 되자 그제야 마음을 내려놓았다.하예정이 소씨 일가 별장에 도착했을 때 심효진이 곧바로 그녀에게 전화해 별장에 간 걸 확인하더니 한시름 놓았다.“효진아, 오늘 밤엔 정남 씨한테 너무 큰 도움을 받았어. 나 대신 꼭 고맙다고 전해줘. 돌아오거든 꼭 정남 씨한테 제대로 고맙단 인사할 거야.”소정남은 전태윤의 동료이기에 전화 한 통으로 그쪽 직원들에게 분부하여 전태윤을 병원에 데려갈 수 있다. 굳이 그녀가 가지 않아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하지만 하예정이 한사코 가겠다고 하니 소정남도 바로 전용기를 띄워 보냈다. 그녀는 이 은혜에 꼭 보답하리라 다짐했다.“알았어, 넌 얼른 가서 태윤 씨 잘 보살펴줘. 정남 씨가 그러는데 의사 선생님더러 한약을 며칠 더 처방해서 한꺼번에 말끔히 치료하래. 그렇게 하면 다음에 또 감기 걸렸을 때 억지로 버티지 못 할거래. 태윤 씨는 한약 마시는 걸 엄청 질색해서 사약을 먹는 것처럼 고통스러워한대.”하예정이 대답했다.“정남 씨 아이디어가 살짝 얍삽하긴 해도 나름 괜찮은 것 같아. 태윤 씨 약점을 잡고 제대로 혼내야 두 번 다시 버티지 않을 거야.”하예정도 전태윤 때문에 너무 놀랐다.“효진아, 나 비행기 타야 해. 나중에 다시 연락할게.”“그래, 일 봐. 난 아직 훠궈 먹는 중이야.”“부러워.”하예정의 말에 심효진이 웃으며 답했다.“태윤 씨가 출장 다녀오면 우리 다 함께 훠궈 먹자.”“그래.”통화를 마친 후 하예정은 소씨 일가에서 마련한 전용기에 올라탔다.“예정아, 도착하면 우리한테 문자 보내.”성기현이 그녀에게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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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9화

대표님께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그의 책임이 가장 크다.본사에서 그를 신임하여 이곳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을 맡겼는데 큰일이 터진 바람에 대표님이 직접 오셔서 처리해야만 했다.대표님은 과로로 인한 독감에 걸려 고열까지 났다. 다행히 진작 발견했으니 망정이지 조금만 늦었으면 생명에 위험이 있을 뻔했다.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다.“여긴 어디야?”전태윤이 일어나 앉으려 했다.“대표님, 일어나시지 말고 누워 계세요. 아직 열이 다 내리지 않아서 수액을 맞는 중이에요.”전태윤은 미간을 찌푸리며 기억을 되새겼다.약국에서 산 감기약을 먹었는데 전혀 효과가 없고 도리어 몸이 점점 뜨겁게 끓어올라 고열에 기절해버렸다. 비몽사몽 한 와중에 하예정과 영상통화를 했는데 와이프에게 기절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부랴부랴 통화를 마쳤다.‘예정이가 걱정하는 건 아니겠지?’“너희들이 날 병원에 실어왔어?”전태윤은 누운 채로 이마를 짚어보았는데 여전히 열이 있었다.“소 이사님의 전화를 받고 곧바로 비상키를 챙겨 오피스텔에 와서 문을 열었는데 대표님이 쓰러져있었어요. 그래서 얼른 대표님을 모시고 병원에 오게 됐죠. 그 약을 먹어서 효과가 없으면 진작 병원에 가셨어야죠. 저희 진짜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전태윤을 병원에 실어왔을 때 열이 무려 41도까지 났었다.방금 열을 재본 결과 39도 좌우로 내려오긴 했다.의사 선생님은 그가 찬바람을 맞아 바이러스성 감기에 걸렸다고 했다. 고열과 기침을 며칠 반복할 것이고 게다가 어젯밤에 고열로 기절하기까지 했으니 병원에 며칠 더 입원할 것을 권했다.대표이사는 이 말들을 감히 전태윤에게 전하지 못했다. 전태윤은 무조건 병원에 입원하려 하지 않을 테니까.소 이사님께서 사모님이 밤새 날아왔다고 하니 아마 거의 도착할 듯싶었다. 사모님이 오시거든 대표님의 상황을 낱낱이 알리고 사모님께 전적으로 대표님을 부탁할 생각이었다. 대표님이 부디 사모님의 말을 듣고 병원에서 푹 휴식하며 병 치료를 하길 바랐다.계열사 대표이사는 생각을 마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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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0화

“안 돼요, 대표님. 간호사께서 이런 약은 꼭 천천히 맞아야 한다고 했어요. 속도를 너무 빨리 조절하면 안 돼요.”대표이사가 속도를 다그치려는 전태윤을 황급히 말렸다.전태윤은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만 했다.“대표님, 저희는 사모님이 도착하시거든 그때 다시 돌아가겠습니다.”전태윤은 순간 고개 들어 두 사람을 쳐다봤다.“예정이가 왔어?”둘은 나란히 머리를 끄덕였다.“소 이사님이 말씀하시길 사모님께서 대표님이 너무 걱정돼 이리로 와서 보살펴주겠다고 했대요. 사모님은 아마 이사님이 보낸 전용기를 타고 오실 거예요. 곧 도착하겠네요.”전태윤이 침대에서 내려오려 했다.“대표님, 사모님이 비행기에서 내리면 저한테 전화 올 겁니다. 이사님이 제 번호를 사모님께 드렸거든요. 그러니까 시름 놓으세요. 제가 사모님을 여기까지 안전하게 모셔올게요.”전태윤은 그제야 자리에 앉아 하예정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는 원래 날이 밝거든 다시 예정에게 연락하려 했는데 밤새 날아올 줄이야.‘예정이가 왠지 날 1순위로 생각하는 것 같아.’전화를 안 받는 걸 보니 아직 비행기 안인 듯싶었다.“지금 죽 살 수 있어? 흰 쌀죽이면 돼.”“제가 나가볼게요. 아마 살 수 있을 거예요. 대표님, 죽 드시고 싶으세요?”“응, 흰 쌀죽 한 그릇 포장해와. 그리고 신선한 과일도 좀 사 오고, 정교하게 포장된 디저트도 몇 개 사와.”대표이사가 말했다.“대표님... 아직은 디저트를 드실 수 없어요.”“우리 와이프 먹일 거야.”대표이사는 순간 눈치채고 웃으며 말했다.“지금 바로 나가볼게요. 병원 입구 쪽 그 거리에 빵집이나 레스토랑이 꽤 많거든요.”어떤 식당은 24시간 운영하고 빵집도 24시간 운영하는 곳이 있다.대표이사는 부대표에게 몇 마디 분부한 후 얼른 밖에 나가 전태윤이 말한 흰 쌀죽 한 그릇, 신선한 과일 몇 종류, 정교한 포장의 디저트 몇 개, 그리고 선뜻 우유까지 사 왔다.물건을 가득 챙기고 병실에 돌아오니 마침 하예정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아마도 비행기에서 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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