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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은 억만장자의 모든 챕터: 챕터 591 - 챕터 600

2581 챕터

제591화

성문철과 성소현은 이경혜를 챙기느라 정신이 없었다. 다행히 유청하가 잊지 않고 검사 결과를 챙겼다.유청하가 검사 결과를 하예정에게 건넸다. 결과를 본 하예정은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결과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예정아, 넌 내 조카고 난 네 이모야.”이번 생에 여동생과 만날 기회는 없지만 두 조카를 찾은 것만으로도 이경혜에게는 큰 위안이었다. 그녀는 하예정의 손을 잡으며 이제부턴 이모라고 부르라고 했다.“예진이랑 우빈이는?”이경혜는 다른 조카를 떠올렸다.“언니 점심에는 안 와요. 저녁 5시 30분에 퇴근해서 와요.”하예정은 얘기하며 심효진에게 눈짓을 보냈다. 심효진이 주우빈을 안고 오자 하예정이 주우빈을 안았다.“아주머니...”하예정이 입을 열자마자 이경혜가 말했다.“예정아, 이모라고 불러야지. 이모는 꿈에서도 너희들을 찾아다녔어. 인제 겨우 찾았는데 왜 낯설게 아주머니라고 불러.”하예정은 잠깐 침묵하다가 이모라고 호칭을 바꿨다.유전자 검사 결과 그녀와 이경혜가 혈연관계가 있다는 건 이경혜가 그녀의 이모란 뜻이었다.이런 드라마틱한 일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이모라는 소리에 이경혜의 눈시울이 또 붉어지자 성소현이 재빨리 말했다.“엄마, 그만 울어요. 우빈이도 여기 있는데 엄마가 울면 우빈이 놀란단 말이에요.”심효진과 숙희 아주머니가 생수와 과일을 내왔다.이경혜가 주우빈을 안으려 하자 주우빈은 몸을 틀며 하예정의 목을 꽉 끌어안았다.“우빈아, 난 우빈이 이모할머니야.”이경혜가 자리에서 일어나 주우빈을 달랬다.“이모할머니가 우리 우빈이 안아봐도 될까?”그러자 주우빈이 그녀의 손을 밀쳐내며 엉엉 울었다.“싫어요, 싫어요. 이모가 안아줘요.”주우빈의 격한 반응에 이경혜는 하는 수 없이 포기했다. 주우빈이 당한 일을 떠올린 그녀가 매섭게 말했다.“그 쓰레기만도 못한 인간들이 우빈이를 이렇게 만들었으니 절대 가만 안 둬!”큰 조카와 주형인이 이혼했고 그녀와 하예정 자매의 관계도 밝혀졌다. 이경혜는 지금이라도 나서서 뭐라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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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2화

그녀는 나중에서야 자신이 얼마나 재미있는 구경을 놓쳤는지 알게 되었고 자신을 부르지 않은 심효진과 하예정에게 서운한 마음마저 들었다.심효진은 하예정에게 성소현을 부르는 게 어떻겠냐고 귀띔했었지만 부잣집 따님인 성소현에게 난폭한 장면을 보여줄 수 없다면서 하예정이 거절했다고 말했다.성소현은 말을 잇지 못했다.‘부잣집 딸인 건 맞지만 난 성소현이야. 관성의 상류 사회에서 나의 명성이 좋지 않은 걸 모르나? 다들 날 무지막지하고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하는데, 그런 내가 난폭한 걸 두려워하겠어? 기분 나쁠 땐 일부러 난폭하게 굴기도 하는데.’“받아야 하는 건 다 받았는데 인테리어 비용만 돌려주지 않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언니 부탁을 받고 사람을 데려다가 인테리어를 전부 다 부숴버렸어요.”이경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당연히 그래야지. 주씨 가문이 날로 먹게 해서는 안 되지.”그러더니 또 이내 아쉬운 얼굴로 말했다.“이모가 진작 알았더라면 친정집 식구로서 사람들을 데려가 인테리어 비용을 받아냈을 텐데. 이젠 명분도 있어 당당하게 요구해도 되니까.”하예정은 갑자기 성소현의 성격이 이경혜와 그야말로 판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예정아, 잠깐만, 이따가 가게 문 닫고 우리 집으로 가서 같이 밥 먹자. 아 참, 네 남편은 시간이 돼? 시간 되면 같이 가고.”하예정이 말했다.“남편이 오늘 출장 가서 며칠 후에 올 거예요. 남편이 오면 그때 이모 뵈러 갈게요.”“출장 갔구나. 그럼 할 수 없지, 오면 봐야지.”조카사위를 지금 당장 만날 수 없어도 이경혜는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의 신경은 온통 두 조카에게 있었으니까.조카를 찾았으니 조카에게도 뒷받침해주는 든든한 이모가 생겼다. 나중에 조카사위가 믿을 만한 사람인지 제대로 봐야겠다고 생각했다.“예진이가 5시 30분에 퇴근한다고 했지?”“네.”이경혜가 시간을 확인했다.“어느 회사 다녀?”“노씨 그룹이요.”이경혜가 고개를 끄덕였다.“노씨 그룹은 발전할 공간이 커. 노동명은 장사 머리가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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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3화

나이 많은 사람 중에 아직도 이런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많다. 딸은 시집가면 그만이기에 딸에게는 재산을 물려주지 않고 아들과 손자에게만 물려주려 했다.하여 아들이 없는 집에서는 사돈의 팔촌까지 그 집 재산을 노리는 경우도 있었다. 자신이 힘들게 쌓아온 재산을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없어 그렇게 아들을 낳으려고 애를 썼던 것이다.“둘째 사촌 오빠라면 하지문?”이경혜는 하지문에 대해 인상이 조금 있었다. 그녀 회사의 계열사에서 임원 자리까지 올라 연봉이 2억이 훨씬 넘었다.그녀에게서 높은 연봉을 받으며 그녀의 조카를 괴롭힌 것도 모자라 여동생의 부동산까지 빼앗으려 하다니! 이러니 하지문을 모를 리가 있겠는가.나중에 큰아들에게 하지문을 억압하여 빈털터리로 만들어버리라고 해야겠다.“네, 맞아요. 할아버지 할머니는 지문 오빠를 가장 예뻐해요. 손주 중에서 제일 잘났다면서 우리 부모님이 남긴 부동산을 물려주려고 제멋대로 우리 집안 대를 이어받게 했어요. 구정이 지난 후에 언니랑 나랑 가서 부모님이 남긴 집을 되찾으려고요. 팔아버릴지언정 절대 그 사람들한테 주지 않을 거예요.”어쩌면 또 한바탕 소송할지도 모른다. 이제 곧 구정이고 언니도 금방 이혼한 상황이라 하예정은 지금까지 가만히 있었던 것이다.부모님이 남겨주신 건물은 90년대 초에 지어진 것이라 사실 별로 값어치는 없었지만 땅이 비쌌다. 땅의 규모만 해도 수백 평은 되었다. 부모님이 살아계셨을 때 다른 사람과 땅을 조금씩 바꿔 모으다가 수백 평까지 모으게 되었다.어릴 적 어머니는 두 자매가 커서 능력이 되면 땅을 똑같게 나눠주겠다고 했었다. 그리고 두 자매가 서로 의지하며 살 수 있게 집도 지어주겠다고 했었다.“인간이 어찌 그럴 수 있어. 내 여동생의 재산을 딸이 아니라 조카가 물려받는다고? 예정아, 걱정하지 마. 이모가 네 부모님의 부동산을 반드시 되찾아줄게. 아 참, 집문서는 있어?”“토지 사용증이 있는데 그건 언니한테 있어요. 하도 언니가 똑똑해서 쫓겨날 때 토지 사용증을 몰래 훔쳤거든요.”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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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4화

“너희 둘이 어디 가서 괴롭힘이나 당하는 그런 성격이 아니라는 걸 이모도 알아. 이모는 지금 여동생의 억울함을 풀어주려는 거야.”하예정은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두 사람은 그렇게 온 오후 얘기를 나눴다.저녁 5시, 이경혜가 하예정과 함께 하예진을 데리러 노씨 그룹에 가겠다고 하자 하예정은 어쩔 수 없이 그러자고 했다. 그녀는 주우빈과 이경혜 일행을 차에 태우고 호기롭게 노씨 그룹으로 향했다.심효진과 숙희 아주머니는 동행하지 않았다.한창 가던 중에 하예정은 갑자기 전씨 할머니가 떠올랐다. 온 오후 할머니를 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하예정은 재빨리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전씨 할머니가 전화를 받자 하예정이 물었다.“할머니, 온 오후 어디 갔었어요?”“그냥 여기저기 구경 다녔어. 퇴근했어? 그럼 나도 차 타고 집에 갈게.”사실 할머니는 줄곧 정씨 아저씨네 가게에 숨어서 나오질 못했다. 혹시라도 이경혜에게 들키면 큰일이니까.“할머니,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왔는데 혈연관계가 있대요. 이모가 저녁에 이모 집에 가서 밥을 먹자고 해서 지금 우빈이 데리고 언니를 데리러 가는 길이에요. 할머니랑 숙희 아주머니는 먼저 집으로 돌아가세요.”“정말이야? 이모 찾은 거 축하해, 예정아.”할머니가 먼저 하예정에게 축하를 건넸다.“이진이한테 퇴근해서 데리러 오라고 하면 되니까 나랑 숙희 걱정은 안 해도 돼. 이모 집에 오래 있다가 와. 이모가 수십 년 만에 너희들을 힘들게 찾았잖아. 이모네 집에서 자고 와도 돼. 자고 오겠으면 할머니한테 미리 알려만 줘.”하예정이 웃으며 말했다.“네, 이모네 집에서 자게 되면 할머니한테 연락할게요.”통화를 마친 하예정이 중얼거렸다.“온 오후 보이지 않는다 했더니, 또 나가 돌아다니셨구나.”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애가 되는 것 같다.그 시각 하예진은 여동생이 보낸 문자를 받고 이경혜가 이모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여동생과 이경혜가 함께 데리러 온다는 소리에 기분이 무척이나 좋았다.그녀는 재빨리 맡은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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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5화

하예진은 굳이 쳐다보지 않아도 상대가 누군지 알 것 같았다. 너무도 익숙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그녀의 진상 시누이 주서인이었다.김은희는 딸과 함께 노씨 그룹으로 찾아왔다. 점심시간에 하예진은 회사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한 후 사무실 책상에 엎드려 잠깐 눈을 붙였다. 그리고 오후에 계속 일한 바람에 회사를 나간 적이 없었다.두 모녀는 하는 수 없이 회사 문 앞에서 그녀가 나오길 온 오후 기다렸다. 오랜 기다림으로 이미 분노가 극에 달했다.회사에서 나온 하예진을 본 순간 주서인은 옆으로 지나가는 사람이 많든 적든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그 바람에 수많은 이들의 이목이 그들에게 쏠렸고 어떤 이는 가던 길까지 멈추고 구경했다.하예진이 비록 재무팀의 사원이긴 하지만 노 대표가 직접 채용한 사람이라 회사 내에서 꽤 이름이 있었다.재무 총괄 담당자마저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지 못할까 불안해했다. 하예진이 예전에 재무 총괄 담당자 경력이 있다는 소리에 상사로서 경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노 대표가 직접 채용한 직원이라 더더욱 경계했고 눈엣가시로 여겼다. 대놓고 하예진을 내쫓을 수 없어 몰래 손을 쓰기도 했다. 재무팀 사람에게서 듣기로 하예진의 상사가 그녀를 내쫓으려고 함정을 파놓은 적이 몇 번 있었다고 한다.다행히 전에 일한 경험이 있어 상사가 파놓은 함정에 빠지지 않고 피했다.“여긴 왜 왔어요?”하예진은 하는 수 없이 발걸음을 멈췄다. 전 시어머니와 전 시누이가 가지 못하게 그녀 앞을 막아섰다.“왜 왔냐고?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잘 알 거 아니야. 감히 내 동생 집을 다 망가뜨려? 당장 물어내! 인테리어 비용 물어내지 않으면 소송할 거야!”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던 주서인은 구경꾼들이 점점 늘어나자 일부러 더 소리를 높여 하예진이 했었던 일을 얘기했다.“이 여자 당신들 회사 다니는 하예진이라고 해요. 나의 전 동서인데 얼마나 모진 사람인지 몰라요. 결혼 후에 일전 한 푼도 벌지 못했으면서 이혼할 때 내 동생한테 2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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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6화

누군가 참지 못하고 주서인에게 반박했다.“그러니까 말이에요. 자기도 여자면서 예진 씨를 뭐라 하네요. 예진 씨, 아주 잘했어요. 우린 예진 씨 편이에요!”“저런 진상 시누이가 있으면 남편이 바람피우지 않아도 이혼해야죠. 저런 진상이랑은 멀리할수록 좋아요.”사람들이 일제히 자신을 나무라자 주서인은 너무도 화가 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이게 다 하예진 때문에 창피를 당한 것이라 생각했다.그녀는 홧김에 스쿠터를 잡고 있는 하예진을 세게 밀었다. 가뜩이나 타이어에 바람이 빠져 잡고 있기도 힘든데 주서인이 확 민 바람에 그만 중심을 잃고 바닥에 넘어지고 말았다.“돈 물어내. 네 할아버지가 우리 엄마 돈을 받고 입을 싹 다물었어. 할아버지 빚도 손녀인 네가 갚아. 당장 엄마한테 돌려줘.”주서인은 하예진을 바닥에 넘어뜨리고도 분이 안 풀렸는지 가방으로 하예진을 냅다 내리치면서 발로 걷어차기도 했다.하예진은 스쿠터를 버리고 일어서더니 주서인의 가방을 거칠게 빼앗은 후 미친 듯이 주서인을 가격했다.그동안 그녀는 주서인에 대한 원한이 쌓인 게 많았다. 원래는 이혼한 후 역겨운 주씨 가문 사람들을 잊고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려 했지만 주서인은 트집을 잡으며 물고 늘어졌다. 사납게 몰아붙이면 다 되는 줄 아나?지난번에 하예진과 주서인이 한바탕 붙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주서인이 처참한 패배를 당했다. 지금 두 사람이 또 싸운다면 김은희는 당연히 딸을 도울 것이다. 두 모녀가 힘을 합쳐 하예진을 괴롭히고 있었다.“신고해요, 신고!”누군가가 소리쳤다.“경비원, 얼른 가서 말리지 않고 뭐 해요. 저 두 여자가 우리 회사까지 와서 난리를 치잖아요.”어떤 이가 경비원에게 말리라고 하자 경비원들이 우르르 달려왔다.주씨 가문 두 모녀는 마치 미치광이처럼 눈에 뵈는 게 없이 말리는 경호원들을 물고 뜯고 차버렸다. 경호원이 하예진을 잡아당긴 틈에 주서인이 발길질을 했다.그 바람에 하예진과 경호원이 바닥에 넘어졌는데 하예진이 경비원을 깔고 넘어졌다. 경비원이 거친 숨을 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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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7화

노동명이 잔뜩 굳은 얼굴로 물었다.“무슨 일이야?”주서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하예진에게 달려들려 하자 노동명이 그녀를 확 밀쳤다. 주서인은 뒤로 몇 걸음 물러나서야 겨우 중심을 잡았다.정신 차린 그녀가 고개를 들어보니 훤칠한 한 남자가 잔뜩 굳은 얼굴로 하예진 앞에 서 있는 것이었다.남자 얼굴의 칼자국이 어찌나 무섭게 생겼는지 조금만 더 쳐다봤다간 자다가 악몽이라도 꿀 것만 같았다.겁이 덜컥 난 주서인은 더는 하예진에게 달려들지 못했다.김은희는 재빨리 딸의 옆으로 달려갔다. 두 모녀의 행색이 초라하기 그지없었고 물론 하예진도 마찬가지였다. 그들뿐만 아니라 싸움을 말린 몇몇 경호원과 여직원들도 너덜너덜해졌다. 여자 셋이 싸우는데 아무리 뜯어말려도 말릴 수가 없었으니 말이다.“당신은 누구야?”주서인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노동명에게 물었다.“난 이 회사 대표야. 당신들은 누군데 감히 내 회사에서 내 직원을 괴롭히는 거야?”노동명은 다시 고개를 돌려 하예진의 초라한 모습을 보았다. 머리는 잔뜩 헝클어졌고 옷은 먼지투성이였는데 조금 전 주서인과 바닥에서 뒹굴다가 그렇게 되었다. 그리고 손등과 목, 얼굴에도 긁힌 상처가 생겼고 심한 데는 피까지 살짝 나고 있었다.“신고해.”노동명이 동행한 비서에게 분부했다.“이미 신고했습니다, 대표님.”이 회사의 대표라는 소리에 주씨 가문 두 모녀는 살짝 움찔했지만 주서인은 여전히 물러서지 않고 강경하게 말했다.“당신이 이 회사 대표야? 잘됐네, 그럼 당신이 누가 옳은지 그른지 판단해 봐. 하예진의 할아버지가 우리 엄마한테서 1200만 원을 뜯어갔는데 돌려주지 않으려 해. 그러니 하예진한테서 받아내야지, 안 그래? 예진이가 내 동생이랑 이혼하면서 재산을 나눠 가진 건 그렇다 쳐도 내 동생이 결혼 전에 산 집의 인테리어는 왜 부숴?”그러자 노동명의 얼굴이 잔뜩 구겨졌다.“예진이 할아버지가 당신들 돈을 뜯어 갔으면 신고하면 그만이지, 그게 예진이랑 무슨 상관이야? 예진이랑 가족들 상황이 어떤지 실시간 검색어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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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8화

두 모녀가 도망치려던 그때 경찰이 도착했다.“저 사람들 잡아!”노동명의 분부에 사람들이 우르르 달려가 두 모녀의 앞을 가로막았다.“대표님이 신고하셨습니까? 무슨 일인데요? 엄청 시끌벅적했었던 모양이네요.”파출소 경찰들도 노동명을 알고 있었다.하긴, 노씨 가문의 넷째 도련님이 전에 껌 좀 씹어봤었지.그러다가 정신을 차리고 사업에 뛰어들면서 고작 몇 년 사이에 노씨 그룹을 관성의 대기업 중 하나로 성장시켰고 몸값이 수조 원까지 높아졌다. 하여 이 일대에 노동명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아니, 관성의 상업계에 노동명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저 사람들이 회사 앞에서 우리 직원을 이 꼴로 만들어버렸어요.”노동명은 경찰에게 하예진의 너덜너덜해진 모습을 보여주려고 잡아당겼다. 그녀의 모습에 경찰들은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여자들끼리 싸웠는데 저렇게 됐다고?’그들은 너덜너덜해진 하예진과 주씨 가문 모녀를 번갈아 보았다. 김은희의 상태는 그나마 양호했다. 나이가 있어 밀쳐버린 것 외에는 별로 손을 대지 않았고 주서인만 냅다 내리쳤다. 그 바람에 주서인의 꼴이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누가 이기고 졌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하지만 경찰은 결과가 어떻든지 옳고 그름만 따졌다.“경찰관님, 이건 우리 집안일이에요. 이 여자는 저의 동서인데 별것도 아닌 일 때문에 갈등이 좀 있어서요.”주서인이 황급히 해명했다. 만에 하나 구속이라도 되어 회사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일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요즘 회사에서 일이 잘 풀리진 않았지만 그래도 그만두기에는 아까운 일자리였다.“저는 얘 시어머니예요. 정말 집안일 때문에 잠깐 싸웠을 뿐이에요. 경찰관님, 제발 믿어주세요.”지금 이 순간 김은희도 겁에 질린 건 마찬가지였다. 혹시라도 경찰에 잡혀갈까 너무도 두려웠다.구정을 보내려고 도시로 왔는데 결국 경찰서에서 설을 보냈다는 소식이 고향에 전해지기라도 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닌단 말인가.“전 이미 이혼해서 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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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9화

하예정은 인파 속을 비집고 들어오자마자 하예진을 불렀다.“언니.”주우빈도 엄마를 불렀다.주서인 모녀와 언니의 초라한 모습을 본 순간 하예정은 단번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챘다. 화가 부글부글 끓어오른 그녀는 주우빈을 언니에게 맡기고는 옷소매를 걷어 올리며 당장이라도 그들을 쥐어 패버릴 기세로 다가갔다.“예정아.”그때 이경혜가 언니를 대신해 화풀이하려는 하예정을 말렸다.“예정아, 경찰관님한테 맡겨.”이미 신고한 마당에 경찰이 보는 앞에서 사람을 때리는 건 아무래도 바람직하지 못했다.“아저씨, 사모님.”성문철네 부부를 본 노동명은 의아했지만 그래도 다가가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 부부도 노동명의 인사에 답했다.이경혜가 그에게 물었다.“노 대표, 이게 다 무슨 일이야?”노동명이 대답했다.“사모님, 경찰서에 가서 제대로 들어보시죠.”그러고는 경찰에게 말했다.“경찰관님, 우리 회사 직원은 피해자입니다. 남편이랑 이혼했는데도 전 시댁 식구들이 찾아와서 행패를 부린 걸 보면 이혼 전에는 얼마나 괴롭혔겠어요. 어쩌면 가정 폭력을 당했을지도 몰라요. 경찰관님들께서 이 일을 철저히 조사해주셨으면 좋겠어요.”노동명이 합의할 의사가 없자 경찰은 그들 모두 경찰서로 데려갔다. 노동명과 이경혜 가족도 당연히 따라나섰다.언니를 차에 태우고 경찰서로 가던 길에 자초지종을 듣게 된 하예정이 불같이 화를 냈다.“그 집안사람들은 정말 인간쓰레기만도 못해. 내가 조금만 더 빨리 왔더라면 아주 그냥 쥐어 패버렸을 텐데. 언니, 그 사람들이랑 합의하지 말고 그냥 구치소에 처넣어버려.”하예진이 아들을 끌어안고 이를 꽉 깨물었다.“절대 합의 안 해. 사람을 괴롭혀도 정도껏 괴롭혀야지! 할아버지가 뜯어간 돈을 왜 나한테서 받아내려고 그래.”하예정이 말했다.“언니 그 시어머니가 바보 멍청이였지. 할아버지한테 찾아갈 생각을 다 하다니. 그리고 할아버지도 참 대단해. 어떻게 그 많은 돈을 요구할 수 있어? 언니가 결국 주형인이랑 이혼하니까 돈을 준 게 아까워서 할아버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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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0화

이경혜가 싸늘하게 말했다.“내 조카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선 사과 한마디면 다야? 우린 당신들 사과 안 받아. 사람을 괴롭혀도 정도껏 해야지.”그러고는 경찰에게 말했다.“경찰관님, 우린 합의할 생각 없으니까 절차대로 처리해주세요. 하지만 배상금은 받아낼 겁니다.”주씨 가문 모녀는 구치소에 들어가고 벌금도 내야 할 뿐만 아니라 하예진의 치료비와 정신적 피해 보상금까지 물어내야 했다. 그렇게나 많은 사람 앞에서 하예진을 폭행하고 욕한 것도 모자라 명성까지 더럽혔으니 정신적 피해 보상금을 물어내야 하는 건 당연했다.하예진이 이경혜의 조카라는 소리에 노동명도 휘둥그레진 두 눈으로 이경혜를 쳐다보았다. 김은희도 어리둥절한 얼굴로 이경혜에게 물었다.“예진이 이모라고요? 예진이한테 언제 당신 같은 이모가 있었는데요?”하예진의 삼촌은 친조카가 아니라고 15년 전에 두 자매와 연을 끊었다.하예진이 주형인과 결혼할 때 친정 식구라곤 여동생인 하예정밖에 없었고 하씨 가문 사람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그때 하씨 가문에서 예물 6천만 원을 요구했었는데 하예진이 중간에서 그들에게 예물을 주지 말라고 말렸었다. 그 후로 하예진은 친정 식구들과 더는 연락하지 않았다.주씨 가문 모녀는 하예진에게 여동생 말고 기댈 친정이 없다는 걸 알고 지금까지 그렇게 업신여겼던 것이었다.그런데 지금 부잣집 사모님이 갑자기 나타나 하예진의 이모라고 한다. 김은희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이 사모님이 진짜로 하예진의 친정 식구인지 확인하려 했다.‘뭐지? 예전에 예진이한테서 들은 적이 없는데? 예진이 삼촌 집은 분명 빈털터리였어.’이경혜는 김은희를 째려보더니 하예진의 손을 잡고는 그녀의 얼굴에 생긴 상처를 보듬어주며 마음 아파했다.“예진아, 나랑 예정이 유전자 검사 결과 나왔어. 우리 혈연관계가 있었어. 너희 둘은 내 여동생 경희의 딸이고 난 너희들 이모야. 내 조카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미안하다면 다야?”주씨 가문 모녀를 째려보는 이경혜의 눈빛이 사납기 그지없었다.“이따가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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