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희가 눈웃음 지으며 인사를 올렸다.전태윤은 사전에 하예정 앞에서 절대 본인을 도련님이라고 부르지 말고 태윤 씨라고 호칭을 바꾸라고 명령했었다.“오셨어요, 아주머니. 예정아, 이분이 바로 전에 말했던 숙희 아주머니야.”전태윤이 서둘러 소개를 마친 후 하예정이 웃으며 답했다.“오는 길에 이미 아주머니를 만나서 자기소개 다 마쳤어요. 아주머니, 얼른 앉으세요. 저는 장 봐온 거 정리해야겠어요.”“사모님, 제가 할게요.”“아주머니.”숙희 아주머니가 난처한 듯 웃으며 전태윤을 힐긋 바라보더니 더는 사모님이라고 부르지 않고 예정 씨라고 호칭을 바꿨다.“태윤 씨, 예정 씨, 두 분 아직 아침 안 드셨죠? 제가 얼른 아침 식사를 준비할게요.”하예정이 말리고 싶었지만 숙희가 웃으며 말했다.“예정 씨, 저는 가정부예요. 제가 해야 할 일들은 태윤 씨께서 이미 다 말씀해주셨어요. 오늘부터 정식 출근으로 월급을 정산해주는데 근무 시간에 놀기만 하고 예정 씨에게 일을 떠밀 순 없잖아요.”하예정은 어쩔 수 없이 장 봐온 식자재들을 숙희에게 건넸다. 숙희는 식자재를 들고 주방으로 들어갔다.“아주머니, 소꼬리 뼈랑 옥수수, 당근, 원두, 그리고 소시지 두 개와 야채는 제가 이따가 가게로 갖고 가서 점심으로 먹어야 할 것들이에요.”숙희의 목소리가 주방에서 전해졌다.“알겠어요, 예정 씨.”그녀는 곧바로 하예정이 가게로 가져가려는 식자재를 따로 빼놓고 나머지 재료들로 세 사람의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하예정은 주방 문 앞에 한참 서서 숙희를 바라봤다. 숙희는 능수능란하고 손놀림도 빠르며 매우 깔끔하여 항상 행주로 싱크대를 닦았다.하예정은 시름 놓고 발코니로 향했다.전태윤도 그녀 따라 발코니로 걸어갔다.“아주머니 매우 꼼꼼하셔.”전태윤은 아내의 손에 든 작은 봉투를 힐긋 바라봤다. 봉투 안에 작은 포장으로 된 물건이 몇 개 들어 있었다.“그건 뭐야?”“개미 약이에요. 이 화분들을 사 온 뒤로 살충제를 뿌리지 않아서 개미가 생겨났어요. 흙 속에 개미 알이 있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