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 Chapter 351 - Chapter 360

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351 - Chapter 360

2577 Chapters

제351화

심효진은 굳은 표정으로 진지하게 물었다.“너 그럼 예정이랑 태윤 씨 갈라놓을 작정이야? 김진우, 누나는 너 얕보고 싶지 않아!”김진우는 괴로운 얼굴로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그는 좀처럼 이 감정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다만 하예정에게 상처 주는 일도 차마 할 수 없었다.심효진은 사촌 동생을 바라보며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진우야, 누난 이미 충분히 얘기한 것 같아. 일단 마음 좀 가라앉히고 누나 가게에 가지 않도록 잘 단속해.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져. 시간이 다 해결해줄 거야.”말을 마친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커피는 내가 살게. 이젠 가게로 돌아가야 해. 너도 얼른 회사 가. 지금 한창 배우는 단계라 누구보다 열심히 해야지. 너희 김씨 집안에 너만 있는 게 아니야. 방심하다가 네 몫까지 다 뺏기는 수가 있어.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해.”심효진은 말을 마치고 자리를 떠났다.김진우는 자리에 앉은 채로 멍하니 넋을 놓아버렸다.애초에 하예정을 사랑하게 되었을 때 그는 고백할 용기가 없어 딴 사람에게 기회를 빼앗겨버렸다. 심효진이 가게로 돌아오자 우빈이가 잠에서 깼다.하예정은 공예품을 만들고 있었고 우빈은 옆에 앉아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다.효진은 묵묵히 친구를 바라봤다.예정은 얼굴도 예쁘장한 데다가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전념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진우가 좋아할 만했네.’“효진아, 왜 그렇게 보고 있어? 나한테 푹 빠진 거야?”심효진이 웃으며 대답했다.“내가 남자면 무조건 널 좋아했을 거야. 예정이 너 엄청 매력적인 거 모르지?”“매력은 무슨, 결혼 전엔 제대로 된 남자친구도 못 사귀어봤어.”“그건 네가 연애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잖아.”심효진이 의자를 빼내고 카운터 앞에 앉았다.“요즘 온라인 스토어 장사 잘 되나 봐. 매일 한가할 때마다 공예품 만드는 걸 보니.”“태윤 씨랑 태윤 씨 남동생이 홍보해줬거든. 회사 직원이 많다 보니 주문량도 엄청 많더라고. 그리고 소현 씨도 홍보해줬어. 그쪽 업계에는 전부 돈
Read more

제352화

하예정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나 적응 안 돼요, 태윤 씨. 나한테 할 얘기 있죠?”전태윤이 대답했다.“오늘 저녁 약속 취소됐어. 우리 함께 쇼핑할래?”처음 꽃 선물을 할 땐 어쩔 바를 몰랐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먼저 나서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았다.전태윤은 저녁에 아내와 함께 쇼핑하기로 했다.하예정은 잠시 고민한 후 대답했다.“나 이따가 우빈이 데리고 언니 퇴근 마중 가야 해요. 괜찮다면 우리 함께 가서 밥 먹고 쇼핑할래요?”“너희 언니 야근해?”“아까 문자 왔는데 출근 첫날은 야근 안 한대요. 5시 30분에 퇴근이래요.”전태윤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그래, 좀 있다가 데리러 갈게. 우리 함께 너희 언니 회사로 가. 내가 밥 사줄게.”“좋아요.”“그래, 그럼 이만 끊을게.”“네.”전태윤은 바로 전화를 끊지 않았다. 그는 하예정이 달콤한 말을 하길 기다렸다.하지만 전화기 너머로 하예정이 물었다.“태윤 씨, 더 할 얘기 있어요?”“아니, 없어. 그럼 진짜 끊을게.”하예정은 알겠다고 대답한 후 바로 전화를 끊었다.휴대폰을 내려놓자 옆에서 심효진이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웃었다. 하예정은 그녀의 이마를 살짝 내리치며 물었다.“왜 웃어?”“예정아, 너 태윤 씨랑 제법 가까워졌는데? 태윤 씨도 너한테 무척 마음 쓰는 것 같아. 두 사람 잘해봐. 결혼식도 올려야지.”혼인신고는 했으나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고 정식으로 공개하지도 않았다. 그들과 가장 가까운 일부 사람들만 두 사람이 부부 사이란 걸 알고 있다.“차차 해나가야지 뭐.”하예정은 일부러 전태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애쓰지 않았다. 다만 전태윤이 적극적으로 나서도 그녀는 회피하지 않았다.그녀가 먼저 마음을 주지 않는 이유는 전태윤이 진심을 몰라주고 결국 그녀만 상처받을까 봐 두려워서였다.전태윤이 먼저 다가오고 하예정도 피하지 않으니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가까워지면서 사랑의 결실을 맺을 것이다.“이모.”혼자 놀다 지친 우빈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하
Read more

제353화

전태윤은 아내와 저녁에 함께 쇼핑하자고 얘기한 이후로 기분이 한결 좋아지고 업무 효율도 높아졌다.밖에서 노크하고 그의 목소리를 들은 소정남도 그가 기분이 좋다는 걸 바로 알아챌 지경이었다.소정남은 문을 열고 혼자 들어온 게 아니라 예준하와 함께 들어왔다.예준하의 경호원들은 사무실 밖에서 대기했다.“대표님, 예 대표님 오셨습니다.”전태윤은 하던 일을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을 빙 돌아서 앞으로 나갔다.“어서 와요, 예 대표님.”두 사람은 악수를 마친 후 나란히 소파에 앉았다.좀 전에 조 비서가 그에게 예준하가 올 거라고 보고하긴 했지만 소정남과 함께 올 줄은 미처 몰랐다. 아마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듯싶었다.소정남은 예준하에게 물 한 컵 따라주었다.예준하가 물을 마신 후 전태윤이 부드러운 중저음의 목소리로 물었다.“대표님, 우리의 협력에 무슨 차질이라도 있는 건가요?”예준하와 같은 고급 파트너는 예약할 필요 없이 언제든지 전태윤을 만날 수 있다. 다만 예준하는 줄곧 소정남과 연락이 잦았는데 이번엔 바로 그의 사무실에 찾아왔기에 전태윤은 두 회사의 협력에 무슨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의심됐다.예준하가 웃으며 대답했다.“전 대표님, 협력엔 아무 이상 없어요. 아주 잘 진행되고 있죠. 이번에 저희 형님과 형수님의 청첩장을 대표님께 전해드리려고 이렇게 찾아뵈었어요.”전태윤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예 대표께서 결혼식을 올린다고요? 만성 남씨 가문의 일은 다 해결됐나요?”“금방 끝났어요. 저희 형수님이 만성에서 돌아와 선우 대표님의 결혼식에 참석했어요. 두 사람의 결혼 날짜는 진작 정했어요. 저희 형수님의 친정 오빠 결혼식을 마치면 형수님도 결혼식을 올릴 거예요. 그러니 이 청첩장도 이젠 드릴 때가 되었죠.”예준하는 말하면서 큰형이 부탁한 청첩장을 꺼냈다. 다른 협력 업체라면 예준성은 택배 형식으로 협력 파트너에게 청첩장을 보낼 테지만 예준하가 마침 A시에서 관성으로 왔고 관성의 지사는 그가 전부 책임지고 있으며 대부분 시간을 관성에서
Read more

제354화

“안 그래도 진작 예 대표님을 만나 뵙고 싶었는데 이런 좋은 기회가 생겼네요.”예준하가 웃으며 말했다.“저희 형님도 전 대표님을 만나 뵙고 싶어 하세요.”다들 격식대로 인사치레를 나눴다.예준하는 형을 대신해 전태윤에게 청첩장도 드렸으니 더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 그도 무척 바쁜 사람이니까.“전 대표님, 소 이사님, 저는 그럼 볼일이 있어 이만 가보겠습니다. 저녁에 시간 되시면 함께 식사나 할까요? 제가 사드리겠습니다.”소정남이 웃으며 말했다.“저는 언제든지 시간 되지만 저희 대표님께서 너무 바쁘세요.”전태윤이 말했다.“나중에 한 번 식사 대접할게요.”오늘 저녁엔 아내와 함께 데이트를 해야 한다.예준하가 웃으며 답했다.“그래요, 그럼 대표님 연락만 기다리겠습니다.”그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전태윤과 소정남도 일어나 그를 사무실 문밖까지 배웅해주었다.“다음에 또 만나요, 전 대표님, 소 이사님.”예준하는 문 앞에 서서 두 분더러 이만 들어가 보라고 인사를 올렸다.전태윤과 소정남은 사무실 문 앞에서 걸음을 멈췄고 예준하는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자리를 떠났다.그가 떠난 후에야 소정남이 편하게 말을 놨다.“저녁에 뭐 하러 가는데? 미팅은 죄다 나한테 밀고 예 대표님 식사 약속도 거절해? 태윤아, 아무래도 난 전생에 너한테 지은 죄가 많아서 이번 생에 목숨 걸고 갚는 것 같아. 네가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오잖아.”전태윤이 안으로 들어가며 말했다.“넌 나한테서만 가치를 발휘할 수 있어. 내가 준 무대에서만 매혹적인 춤사위를 펼칠 수 있잖아.”소정남은 싱글벙글 웃으며 사무실 문을 닫았다.“예진 씨랑 데이트하는 거지?”“그래, 데이트한다, 왜? 가서 훼방 놓으려고? 아니면 질투나 죽겠어? 너한테도 맞선자리 알아봐 줄까? 너도 초고속 결혼해!”소정남이 얼른 대답했다.“나 그 정도 눈치는 있어. 훼방을 놓다니. 비록 훼방 놓을 생각은 있지만 너의 행복을 위해서 꾹 참을게. 질투까지는... 아직 아니야. 너도 지금 썩 행복해 보이진 않아.
Read more

제355화

“나도 물론 현장엔 없었지만 사람들한테 전해 들었어. 그때 심효진 씨를 데리고 연회에 참석했던 김 사모님은 좌불안석이 되어서 얼른 효진 씨를 밖으로 끌고 나갔대.”전태윤은 말문이 턱 막혔다.하예정은 그에게 심효진의 집에서 결혼을 엄청 다그친다고 얘기했었고 지난번엔 선보러 소이 카페까지 함께 갔었다고 했다.심효진이 도 사모님 생일 파티에서 혹시 일부러 그런 건 아닐까? 그런 짓을 벌이면 집에서 더는 그녀의 결혼을 다그치지 않을 테니까.“심효진 씨가 벌러덩 누우니 장내가 떠들썩해졌대. 이 바닥 사람들 거의 다 전해 들었을 거야.”소정남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이쪽 업계 여자들 아무리 만취해도 절대 효진 씨처럼 바닥에 드러눕진 않잖아. 재벌가 출신이라 뼛속부터 고고함이 흘러넘쳐. 취한다 해도 우아하게 취하지.”전태윤이 잠시 침묵한 후 그에게 물었다.“그럼 넌 우아하게 취하는 여자가 좋아 아니면 안하무인 격에 제멋대로인 여자가 좋아?”“이 문제는 생각해본 적이 없어. 다만 네가 정말 선 자리를 주선하겠다면 나도 한번 심효진 씨를 만날 의향은 있어. 안목이 얼마나 높은지 꽤 궁금하네. 알지? 사전에 내 진짜 신분 밝히지 않는 거.”“나 따라 하는 거야?”“왜? 그럼 안 돼?”전태윤이 웃으며 말했다.“나야 오케이지. 그럼 오늘 밤에 와이프한테 말해서 효진 씨한테 물어보라고 할게. 효진 씨가 동의하면 두 사람 내가 주선하지. 너도 인제 그만 날 부러워하고 결혼해야지 않겠어?”소정남은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그는 진짜 단 한 번도 부러워한 적이 없었다.전태윤은 중요한 서류 몇 부에 서명을 마친 후 자리에서 일어나며 소정남에게 말했다.“나 퇴근해. 전씨 그룹이 망하지 않는 한 오늘 밤엔 절대 연락하지 마. 알겠어?”소정남은 시계를 들여다보았다.‘겨우 오후 4시인데?!’그는 전태윤을 따라가며 투덜거렸다.“태윤아, 너 시계 안 봐? 지금 4시밖에 안 됐어. 퇴근하려면 아직 한참이라고. 전에는 이러지 않았잖아. 새벽 12시가 다 돼서야 집에 갔
Read more

제356화

하예정이 가장 신경 쓰는 사람은 바로 그녀의 언니와 조카 우빈이었다.그러니 전태윤이 우빈을 잘 챙겨주면 점수를 더 벌 수 있다.간식거리는... 예정이가 먹보니까.꽃 선물을 썩 반가워하지 않더라도 간식을 한가득 선물하면 분명 웃음꽃이 만개할 것이다.전태윤은 왼손에 간식 봉투를 들고 오른손엔 비행기 모형의 장난감을 든 채로 가게에 들어갔다. 그 시각 하예정은 마침 조카에게 죽 한 그릇 다 먹여주었다.“이모부.”아이는 전태윤을 보더니 방긋 웃었다.하예정은 남편이 사 온 장난감을 보면서 말했다.“태윤 씨, 또 우빈이 장난감 샀어요? 효진이가 금방 새것 사줬는데...”전태윤은 간식 봉투를 그녀 앞에 내려놓고 장난감 비행기를 우빈에게 건네면서 아이를 안아 올렸다.“조카가 우빈이 한 명뿐인데 얘를 안 예뻐하면 누굴 예뻐하겠어? 효진 씨가 산 건 효진 씨가 산 거고 내가 산 건 내 마음이야.”하예정은 그릇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고개 숙여 봉투를 들여다봤다.“간식들이네요? 뭘 이렇게 많이 샀어요?”“우빈이가 여기서 지루해할까 봐 군것질할 것 좀 샀어.”분명 그녀를 위해 산 간식이지만 정작 그녀 앞에 서니 전태윤은 또다시 우물쭈물했다. 결국 그는 우빈을 핑곗거리로 둘러댔다.“태윤 씨, 이러다 우빈이 버릇 나빠져요.”하예정은 더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우빈이는 똑똑하고 착해서 우리가 제대로 가르치면 올바른 어린이로 클 거야. 버릇 나빠질 리 없어.”하예정이 빤히 쳐다보자 전태윤은 수줍은 듯 귓불이 서서히 빨개졌다.“태윤 씨 왜 이렇게 말이 많아졌어요?”전태윤은 말문이 막혔다.‘뭐야? 칭찬받을 줄 알았는데 내가 말이 많다고? 할머니는 내가 말주변이 없다고 잔소리하시고, 와이프란 사람은 말 좀 몇 마디 하니 괜히 말 많다고 탓하는 거야?’이때 심효진이 화장실에서 나오며 전태윤을 보더니 반갑게 인사하고는 예정에게 말했다.“예정아, 예진 언니 퇴근할 때 되지 않았어? 우빈이도 배불리 먹었겠다, 얼른 애 데리고 태윤 씨랑 함께 예진 언니 마중하러
Read more

제357화

“아 참.”하예정이 문득 반려동물을 떠올리며 전태윤에게 물었다.“봄이랑 애들은 어떡하죠? 함께 데려가요?”“봄이?”전태윤의 눈빛이 확 어두워졌다.‘봄이는 또 누구야?’“태윤 씨가 준 반려견 말이에요. 내가 봄이라고 이름 지어줬어요.”그제야 전태윤의 눈빛이 부드러워졌다.‘강아지였네. 난 또 그새 라이벌이라도 한 명 더 생긴 줄 알았네.’“예정아, 너 불편하면 봄이 가게에 남겨둬. 내가 퇴근하고 우리 집으로 데려갈게. 내일 다시 데려오면 되잖아. 우리 집에도 반려동물 있으니 내가 잘 챙길게. 걱정하지 마.”하예정이 웃으며 대답했다.“그래, 그럼 봄이는 가게에 둘게.”그녀는 심효진을 안으며 칭찬을 남발했다.“효진아, 나한텐 역시 네가 최고야!”심효진이 그녀를 가볍게 밀치며 웃었다.“뭘 새삼스럽게. 우리가 알고 지낸 지가 몇 년인데. 얼른 가봐. 태윤 씨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고.”하예정은 그제야 시름 놓고 전태윤과 함께 나갔다.“예정아, 네 차는 여기 둬. 내일 아침 내가 바래다줄게.”전태윤은 차 문을 열고 주우빈을 차에 앉히면서 그녀에게 말했다.“그러죠 그럼.”하예정도 흔쾌히 동의했다. 어차피 그의 차는 7인승 미니밴이라 실내가 넓고 편안했다.전태윤의 차에 어린이 안전 의자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하예정은 조카를 앉고 뒷좌석에 앉았다.전태윤도 더 말리지 않았다. 그는 속으로 내일 무조건 박 집사에게 분부하여 어린이 안전 의자를 설치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되면 다음부터 우빈이는 단독으로 어린이 안전 의자에 앉고 하예정은 그의 곁에 앉을 수 있으니까.그들 부부는 주우빈을 데리고 곧게 노씨 그룹으로 향했다.노씨 그룹에 도착하자 마침 퇴근 시간대라 직원들로 붐볐다.몇 분 기다린 후에야 하예진이 모습을 드러냈다.하예정이 미리 마중 오겠다고 문자를 보낸 덕에 하예진은 퇴근하자마자 밖으로 나왔다.다만 아침에 강제로 다섯 바퀴 달린 탓인지 두 다리가 아직도 후들거렸다.줄곧 운동하지 않다가 갑자기 강제로 다섯 바퀴나 달리자 하예
Read more

제358화

“어때 언니? 할 만해?”두 자매는 나란히 전태윤의 차 쪽으로 걸어가며 수다를 떨었다.하예진이 웃으며 말했다.“내가 전에 어떤 일 했는지 그새 잊었어? 걱정 마. 잘 돼가고 있어. 처음에 적응하기 어려웠는데 곧바로 감 잡았어.”인간관계라면... 아직 서로 지낼만한 동료는 찾지 못했다.아마도 면접날 한바탕 소란을 피운 후 다들 그녀와 노 대표가 아는 사이란 걸 알게 된 듯싶었다. 겉으로는 그녀를 깍듯이 대하지만 뒤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하여 쉬쉬거리며 이상한 눈길로 그녀를 쳐다보았다.하예진은 화장실에 갔다가 무심코 동료들이 자신을 의논하는 걸 엿들었다.그래도 출근 첫날이니 차차 좋아질 거로 여겼다.“태윤 씨.”하예진은 차에 탄 후 제부에게 인사했다.전태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예정을 힐긋 쳐다봤다. 하예진은 제부의 속마음을 바로 알아채고 차에 올라탄 후 곧바로 차 문을 닫았다.하예정은 반대편으로 돌아가기 귀찮아 곧바로 조수석 차 문을 열고 올라탔다.“언니, 우리 일단 밥 먹으러 가자. 밥 다 먹고 언니랑 우빈이 집에 바래다줄게.”“그래.”하예진은 취직한 이후로 기분이 많이 좋아진 것 같았다.가는 길 내내 두 자매는 쉴 새 없이 수다를 떨었다.전태윤은 운전에 전념하면서도 두 자매의 대화를 모두 엿들었다.그는 아내와 처형에게 음식 대접을 하는 거라 인색할 리 만무하여 관성 호텔로 향했다.호텔 매니저는 전태윤이 경호원도 없이 들어오는 걸 보자 전이진의 당부를 떠올리며 냉큼 한쪽 옆으로 걸어갔다. 그는 전태윤을 등지고 서 있었다. 괜히 도련님이라고 불렀다가 직업이 날아갈 수도 있으니까.“태윤 씨, 그냥 일반 레스토랑에서 먹으면 되는데, 이렇게 비싼 곳으로 올 필요 없어요.”하예진은 제부의 주머니 사정이 조금 걱정됐다.남도 아닌데 이렇게 격식을 차릴 필요가 있을까? 대충 길거리 음식을 먹어도 그녀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전태윤은 두 자매와 함께 룸으로 들어간 후에야 입을 열었다.“예진 씨, 여긴 우리 회사 산하의 호텔이에요. 직원
Read more

제359화

하예진은 동생에게 눈을 깜빡거렸다. 하예정은 언니의 뜻을 바로 알아챘다.전태윤이 참 괜찮은 사람이니 앞으로 잘 해주라는 당부일 듯싶었다.이 점은 하예정도 인정했다. 전태윤은 가끔 일방적이고 속 좁게 행동하지만 큰일 앞에선 아주 차분하고 일사불란하게 처리한다. 그는 수많은 남자들보다 훌륭했다.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 부부가 아직 감정 기초도 다져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 정도면 충분히 그녀에게 잘해주고 있었다.하예정은 본인도 전태윤을 잘 챙긴다는 걸 언니에게 보여주기 위해 식사할 때 끊임없이 남편에게 음식을 집어주었다.전태윤은 입에 기름기가 번지르르했지만 기분은 날아갈 것 같았다.‘예정이가 집어준 음식이 이렇게나 맛있었네!’그는 문득 식객당에서 하예정이 김진우에게 음식을 집어줬던 일이 떠올랐다.‘그때 김진우도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겠지? 칫, 고작 한 번이야! 김진우는 예정에게 동생일 뿐이라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절대!’오늘 밤 하예정은 쉴 새 없이 전태윤에게 음식을 집어줬다. 김진우는 단 한 번뿐이었으니 그와 비할 바가 못 된다.김진우가 아무리 하예정을 사랑해도 그건 의미 없는 노릇이었다.현재 그녀의 남편은 전태윤이니까.부부 사이의 감정이 어떻든 적어도 그녀는 법적으로 전태윤의 배우자였다.‘김진우, 넌 멀리 떨어져 있어.’전태윤은 전혀 김진우를 질투할 필요가 없다. 마땅히 김진우가 그를 질투해야 한다.전태윤은 이렇게 자기합리화를 하며 지난번 하예정이 김진우에게 음식을 집어준 사건을 철저히 내려놨다.식사 한 끼가 이렇게 뿌듯할 수가!식사를 마친 후 그들 부부는 예진 모자를 집으로 보내고 나란히 쇼핑하러 갔다.결혼한 지도 한참 됐는데 전태윤은 처음 하예정을 데리고 쇼핑에 나섰다. 물론 장 보러 가는 것은 예외였다.밤거리에 인파들로 붐벼 떠들썩하기 그지없었다.전태윤은 체면을 내려놓고 그녀와 함께 야채 시장도 몇 번 다녔으니 오늘 쇼핑은 더 고민할 것도 없었다.부부는 인파들 속에서 목적 없이 거리를 돌아다녔다.“예정아, 뭐 사
Read more

제360화

아마도 서명한 계약서 때문에 마음이 찔려서겠지.전태윤은 방법을 생각하여 예정의 손에 있는 그 계약서를 훔쳐 오고 싶었다. 훔친다는 것은 너무 듣기 거북하니 다시 가져오기로 했다. 그래도 명색이 전씨 집안 도련님인데 훔친다는 게 웬 말인가? 일단 제 손에 넣은 후 곧바로 계약서를 없애버릴 작정이었다.전태윤은 끝내 손도 잡지 못한 채 아내와 함께 밤거리를 거닐었다. 게다가 공짜 짐꾼이 되어 크고 작은 쇼핑백을 들고 차에 올라탔다.하예정은 처음에 아무것도 안 사겠다더니 이것저것 고르기 시작했고 물론 전부 제 돈으로 결제했다.전태윤이 대신 결제하려 했으나 그녀가 단호하게 거절한 탓에 무마됐다.밤 열 시가 다 돼서야 부부는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갔다.“하이힐 안 신었는데도 오래 쇼핑하니 발이 시큰거리네요.”하예정은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소파에 축 늘어졌다.이에 전태윤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여자라면 다들 쇼핑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누군가와 함께 쇼핑하길 꺼리는 전태윤은 오히려 아무런 불만이 없었다.“그건 그래요. 효진이가 더 잘 돌아다녀요. 걔랑 함께 쇼핑하는 게 두려울 정도라니까요. 동쪽부터 서쪽까지 샅샅이 누빌 정도예요.”심효진의 얘기에 전태윤은 뭔가 떠오른 듯 그녀 옆에 다가가 앉았다.“예정아, 뭐 하나 물어봐도 돼? 네 의견을 듣고 싶어.”하예정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조심스럽게 물었다.“뭔데 그래요?”여긴 전태윤의 집이라 그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는데 그녀의 의견을 묻는 걸 보니 아마 중요한 일인 듯싶었다.전태윤은 잠시 침묵한 후 말을 이었다.“효진 씨 댁에서 결혼을 다그친다고 했었지?”“네, 맞아요. 왜요? 남자친구 소개시켜주려고요?”하예정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혹시 태윤 씨 회사 동료예요? 효진이 엄마랑 고모는 걔가 부잣집에 시집가길 바라는데 정작 본인이 싫어해요. 재벌가의 삶이 우리가 상상한 것처럼 원만하지 않다고 여기고 있거든요. 효진이 고모가 그해 김씨 집안에 시집가서 엄청 고생한 끝에 겨우 여유
Read more
PREV
1
...
3435363738
...
258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