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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화

하예진은 동생에게 눈을 깜빡거렸다. 하예정은 언니의 뜻을 바로 알아챘다.

전태윤이 참 괜찮은 사람이니 앞으로 잘 해주라는 당부일 듯싶었다.

이 점은 하예정도 인정했다. 전태윤은 가끔 일방적이고 속 좁게 행동하지만 큰일 앞에선 아주 차분하고 일사불란하게 처리한다. 그는 수많은 남자들보다 훌륭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 부부가 아직 감정 기초도 다져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 정도면 충분히 그녀에게 잘해주고 있었다.

하예정은 본인도 전태윤을 잘 챙긴다는 걸 언니에게 보여주기 위해 식사할 때 끊임없이 남편에게 음식을 집어주었다.

전태윤은 입에 기름기가 번지르르했지만 기분은 날아갈 것 같았다.

‘예정이가 집어준 음식이 이렇게나 맛있었네!’

그는 문득 식객당에서 하예정이 김진우에게 음식을 집어줬던 일이 떠올랐다.

‘그때 김진우도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겠지? 칫, 고작 한 번이야! 김진우는 예정에게 동생일 뿐이라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절대!’

오늘 밤 하예정은 쉴 새 없이 전태윤에게 음식을 집어줬다. 김진우는 단 한 번뿐이었으니 그와 비할 바가 못 된다.

김진우가 아무리 하예정을 사랑해도 그건 의미 없는 노릇이었다.

현재 그녀의 남편은 전태윤이니까.

부부 사이의 감정이 어떻든 적어도 그녀는 법적으로 전태윤의 배우자였다.

‘김진우, 넌 멀리 떨어져 있어.’

전태윤은 전혀 김진우를 질투할 필요가 없다. 마땅히 김진우가 그를 질투해야 한다.

전태윤은 이렇게 자기합리화를 하며 지난번 하예정이 김진우에게 음식을 집어준 사건을 철저히 내려놨다.

식사 한 끼가 이렇게 뿌듯할 수가!

식사를 마친 후 그들 부부는 예진 모자를 집으로 보내고 나란히 쇼핑하러 갔다.

결혼한 지도 한참 됐는데 전태윤은 처음 하예정을 데리고 쇼핑에 나섰다. 물론 장 보러 가는 것은 예외였다.

밤거리에 인파들로 붐벼 떠들썩하기 그지없었다.

전태윤은 체면을 내려놓고 그녀와 함께 야채 시장도 몇 번 다녔으니 오늘 쇼핑은 더 고민할 것도 없었다.

부부는 인파들 속에서 목적 없이 거리를 돌아다녔다.

“예정아, 뭐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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