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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화

전태윤은 그녀가 와서 방문을 두드릴 때까지 한참을 방 안에 있었다.

“태윤 씨, 아주머니께서 아침을 다 하셨대요.”

하예정은 그의 문 앞에서 노크하며 큰 소리로 말했다.

한편 그녀는 속으로 구시렁댔다.

‘옷 갈아입는 게 왜 이렇게 오래 걸려?’

전태윤은 평소 무슨 일이든 신속하고 깔끔하게 하는 편이지 종래로 꾸물거리는 성격이 아니었다.

아, 참, 꽃다발을 건넬 땐 매우 꾸물거렸다.

전태윤이 문을 열고 나왔다.

그는 셔츠를 입었지만 단추를 채우지 않았다.

문을 열자마자 하예정은 은은하게 비친 그의 탄탄한 근육을 봐버렸다.

그녀는 당황해하며 말했다.

“태윤 씨, 식사해요.”

전태윤은 그녀의 표정을 유심히 관찰했다. 하예정은 횡설수설 말을 마친 후 자리를 떠났다.

전태윤은 다시 문을 닫고 단추가 풀린 옷을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더 많이 풀었어야 했나? 와이프가 침도 흘리지 않네? 흐음...’

그는 왠지 일부러 끼 부리며 아내를 유혹하는 듯싶었다.

다만 중요한 건 아직 유혹에 넘어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태윤은 요 이틀 자신이 무언가에 홀린 것만 같았다. 그렇지 않으면 왜 이런 이상행동을 보이겠는가. 이따가 회사로 돌아가서 소정남에게 용한 점집을 알고 있으면 몇 집 소개해달라고 부탁할 예정이었다. 이상한 잡귀를 쫓아버려야 하니까.

와이프가 문을 두드릴 때까지 꾸물거리던 전태윤은 아내가 노크한 뒤 2분도 채 안 돼 발 빠르게 방에서 나왔다.

하예정은 그가 셔츠와 정장 바지만 입고 외투와 넥타이를 걸치지 않은 걸 보더니 또다시 속으로 구시렁댔다.

‘태윤 씨 진짜 왜 이러지? 옷 갈아입는 데 한참 걸렸는데 넥타이도 안 한 거야?’

“태윤 씨, 예정 씨, 제가 한 음식 어서 맛보세요.”

숙희가 다 만든 음식을 들고나와 식탁에 내려놓으며 두 사람에게 말했다.

부부의 집은 식구가 적어 늘 깔끔하고 정리정돈이 잘 돼 있었다. 안 그래도 집안일 거리가 얼마 없었는데 숙희 아주머니까지 오니 하예정은 아예 할 일이 없어졌다. 아주머니의 부름에 그녀는 곧바로 달려왔다.

“아주머니,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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