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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1화

이은화는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넌 이곳에 남아서 회사의 일과 가문의 일을 잘 해결하거라. 엄마가 돌아왔을 때 만족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었으면 좋겠구나.”이은화는 관성에 가서 두 조카의 행방을 조사할 생각이었다. 가문 사람들은 관성의 이경혜가 이은화의 큰조카라고 소문을 퍼뜨렸지만 이은화는 모르는 척 침묵으로 일관했다. 마침 관성에 전태윤의 결혼식에 참석하러 가야 하니 이참에 제대로 조사하는 것이 효율적이었다.이윤미는 이은화를 쳐다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엄마, 아빠랑 같이 안 가고 혼자 가시게요? 사실 저는 엄마랑 같이 가고 싶었어요. 관성은 번화한 큰 도시니까 기회도 많을 것 같아서요. 그럼 이씨 그룹의 사업을 관성에 가져가서 추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어요.”이윤미는 관성에 남몰래 다녀왔지만 이은화는 이윤미가 관성에서의 소비 내역을 발견했다. 다행인 것은 이윤미가 성씨 가문에 다녀온 것을 들키지 않았다. 하예진이 가게를 차려서 방윤림에게 부탁해 축하금을 전달했다. 만약 직접 갔더라면 이경혜를 만난 목적을 들킬 수도 있었다. 이경혜는 이윤미와 유전자 검사를 진행했고 결과를 아무한테도 알려주지 않았다.이윤미는 이경혜가 이은화의 사촌 언니라는 것을 이은화가 일부러 숨겼다고 생각했다. 혹은 의심이 들어 관성에 결혼식을 빌미로 가서 조사할 것이 분명했기에 적어도 두 주일 정도 있어야 돌아올 것이다. 이때 이은화가 차분하게 대답했다.“지금은 그걸 생각할 때가 아니야. 윤미야, 본사의 일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으니 영역을 넓히려는 욕심은 접는 게 좋아. 관성의 각 업계는 이미 포화 상태에 들어섰고 전씨 그룹과 상씨 그룹이 자리 잡고 있고 예진 그룹 지사, 예씨 가문 다섯 번째 도련님이 각자의 영역을 주름잡고 있어서 우리가 낄 자리는 없단다.”이은화가 말을 이었다.“이곳의 흐름만 잡아도 크게 발전할 거야. 예전에 이씨 가문은 강성에서 앞자리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뒤로 세어봐야 할 정도지. 네가 노력하지 않으면 우리 가문은 재벌가의 행렬에서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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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2화

“윤미야, 엄마는 네가 앞으로 우리 가문을 부흥시켜서 다시 최고봉의 자리에 오르길 바란다. 그래야만 사람들의 존중을 받을 거야. 지금 각 행사에 참여할 때 사람들이 겉으로는 예의를 차리는 것 같지만 뒤에서는 우리 가문을 욕할지도 몰라.”이윤미는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엄마가 평생 노력해도 이씨 가문을 원래의 자리로 되돌리지 못했는데 저라고 어떻게 할 수 있겠어요? 이씨 그룹 내부의 문제만 해도 한두 개가 아니에요. 하지만 문제가 있는 부서와 부서의 담당자는 오빠들과 가문 어르신의 자손들이죠.”이윤미의 입지에 굳건해지지 못했기에 그 사람들을 이씨 그룹에서 잘라낼 수 없었다.“그분들이 있는 한, 이씨 그룹은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 수 없어요. 죄다 자신의 재산을 불릴 생각만 하는 사람들이 회사에 유리한 일을 하겠어요?”이은화의 가르침을 받았기에 이윤미가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은화는 대대로 내려온 원칙을 지키긴 했지만 가주의 자리를 이윤미에게 넘기는 동시에 아들들에게 막대한 권력을 주었기에 이윤미의 입지가 불안정했다. 다행인 것은 이윤미가 이씨 가문에 돌아오기 전에 상업계에서 자신만의 성과를 내었고 사회의 암묵적인 규칙에 익숙해졌기에 오빠들의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았다. 이때 이은화가 입을 열었다.“더 높은 자리로 올라갈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자신의 이익만 챙기려 하는 거야. 윤미야, 이건 내가 너에게 내준 시험과도 같아. 엄마가 자리에서 내려오면 그 권력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너한테 달렸어. 친오빠도 해임할 만큼 네가 냉철한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면 다른 사람들이 널 얕잡아보지 못하고 가만히 있을 거야. 하지만 상사는 부하를 꽉 잡고만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자비를 베풀기도 해야 한단다. 팽팽한 긴장감을 못 이기고 회사를 나가는 인재들이 종종 있거든.”이윤미는 고개를 끄덕였다.“엄마가 혼자 관성에 가서 결혼식에 참가할 동안 너는 가문과 회사를 지켜줘. 몇 년 동안 이 자리를 지키는 게 힘들었으니 나도 숨 좀 쉬려고... 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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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3화

서원 리조트는 전씨 가문 저택이나 마찬가지였기에 아무나 들어갈 수 없었다. 이은화는 친딸 이윤미를 쳐다보면서 만약 어릴 때부터 가르쳤다면 지금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전씨 할머니의 눈에 들어 전씨 가문 손주며느리 감으로 거론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아직 젊으니 놀러 갈 시간은 많아. 엄마는 늙어서 이번에 한 번 다녀오면 다시는 가지 않을 거란다.”이윤미가 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엄마, 가서 푹 쉬고 오세요. 이참에 아빠도 데려가면 어때요? 비록 엄마한테 도움 된 건 하나도 없지만 엄마를 웃게 해주는 건 아빠밖에 없잖아요.”이은화는 이윤미를 꾸짖었다.“어느 딸이 아빠를 그렇게 말해? 네 아빠가 아무리 도움이 안 되었어도 아빠가 없었다면 너희들도 이 세상에 없었어.”이윤미는 입을 삐죽 내밀었다.“제 말이 틀렸나요? 엄마는 좀 더 좋은 남자를 찾아야 했어요...”“더 능력 있는 남자들은 데릴사위로 오지 않을 거야. 지난번에 네 아빠가 말한 남자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여행하고 와서 더 괜찮은 아이를 소개해 줄게. 그 남자는 잘생긴 데다가 애가 순해서 마음에 들더라. 젊었을 때 네 아빠를 보는 것 같더구나. 너도 잘생긴 남자와 결혼하면 예쁜 아이를 낳을 수 있어. 봐, 네 형제 중에 못생긴 애가 한 명도 없잖아.”이은화는 예쁘고 잘생긴 자식을 낳은 것이 제일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이윤미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엄마, 나 지금 연애할 정도로 한가한 사람처럼 보여요? 제 입지를 굳힌 다음 결혼에 대해 생각해 볼래요. 그리고 저 지금 서른 살도 되지 않았는데 급하지 않아요. 결혼은 나중에 할 거니까요!”“윤미야, 서른 살이 지나서 하면 애를 낳을 때 힘들어. 엄마 봐봐, 아들 셋을 낳고서야 너처럼 예쁜 딸을 낳았잖아. 너도 그러려면 마흔 살까지 애를 낳아야 해서 엄청나게 힘들 거다. 운 좋게 첫째부터 여자아이를 낳았다면 너의 자리를 물려받을 수 있어서 그 뒤로 몇 명을 더 낳든,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단다.”이윤미가 입을 열었다.“지금은 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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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4화

여자아이를 많이 낳으면 지금처럼 이윤미한테만 기대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윤미가 나간 뒤, 이윤정이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옛 추억에 잠겨있던 이은화는 수양딸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미간을 찌푸리더니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들어올 때는 노크해야 한다고 몇 번을 말하니? 내 말을 귓등으로 들은 거야?”이은화가 심혈을 기울여 가르친 딸이 제일 기본적인 것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은화가 이윤정을 편애해서 이렇게 되었지만 다행히도 이윤정은 이은화의 친딸이 아니었다. 그렇지 않으면 20여 년 동안 가르친 딸이 기본적인 예의도 모른다면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할 것이다.“엄마, 죄송해요. 잠깐 잊고 있었어요.”이윤정은 다시 걸어 나가서 사무실의 문을 닫고 노크했다. 이은화가 대답하자 이윤정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리고 이은화가 말하기도 전에 소파에 앉아 말했다.“엄마, 혹시 전씨 가문에서 온 청첩장 없었어요?”고현의 파트너로 전태윤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한다면 이은화를 따라가고 싶었다. 하지만 청첩장이 있어야 갈 수 있기에 다급히 들어온 것이다.“받았어, 그건 왜 묻는 거지?”“엄마, 저도 같이 가요.”이윤정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저는 지금 회사 경영에서 빠졌고 가문의 일도 제가 신경 쓸 것이 아니니 매일 심심하단 말이에요. 그래서 이참에 엄마랑 같이 가려고요!”이은화는 혀를 끌끌 차면서 말했다.“고현 도련님이 널 쳐다도 안 보지?”“맞아요, 어쩌나 딱딱하게 구는지 도통 넘어올 생각을 하지 않더라고요. 엄마, 저를 데리고 가주세요. 거장들이 모이는 장소에 못 가본 지 너무 오래되었단 말이에요.”소문에 의하면 그 결혼식은 관성에서 역대급 규모의 결혼식이 될 것이다. 이윤정은 세계에서 유명한 인사들과 관성의 재벌가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기회를 찾고 싶었다.이은화는 담담하게 대답했다.“조금 전에 비서한테 부탁해서 윤미를 불렀거든. 회사 일은 모두 윤미한테 맡길 생각이고 나는 잠시 자리를 비울 거다. 짧게는 두 주일, 길면 한 달 정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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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5화

“너를 위해 만든 목걸이 같구나. 내 딸은 뭘 해도 예뻐.”“엄마, 새로운 목걸이를 받았으니 그에 맞는 옷도 필요할 것 같아요.”이은화가 미소를 지었다.“너의 옷방에 태그도 떼지 않은 새 옷들이 걸려있던데, 한 번도 안 입은 옷이 너무 많더구나.”이은화는 은행 카드를 꺼내 이윤정에게 건넸다.“사고 싶은 건 다 사도 되니까 속상해하지 말렴.”카드를 건네받은 이윤정은 밝은 미소로 화답했다.“역시 엄마가 최고예요!”이은화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넌 내가 업어 키운 아이야. 혈연관계는 아니지만 엄마한테는 내 친자식이나 다름없어. 사실 윤미보다 너한테 더 잘해주잖니.”“하지만 엄마는 윤미가 날 회사에서 내쫓을 때도 가만히 있었잖아요.”이은화는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윤정아, 엄마는 너한테 친아버지의 성으로 고치라고 강요하지 않았어. 널 이씨 가문의 사람으로 남겨둔 걸 고맙게 생각하고 다른 건 더 욕심내지 말 거라. 네 친아버지가 욕심내지 않았다면 윤미는 지금보다 더 훌륭한 사람이 되었을 거야. 네가 내 딸이 받아야 할 사랑을 전부 앗아갔지만 지금은 윤미를 되찾았고 그 당시에 넌 갓난아이였으니 네 탓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내 곁에 두었단다. 또한 넌 20여 년 동안 내 딸로 살아왔잖니. 다른 사람들이 뭐라 하든 상관없지만 너만큼은 내가 널 많이 예뻐했다는 걸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이윤정은 겁에 질려 재빨리 고개를 숙였다.“엄마, 죄송해요.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 저는 엄마한테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윤미의 것은 탐내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그럴 일 없을 거예요. 엄마가 사준 목걸이에 맞는 옷을 사러 가 볼 테니 엄마도 쉬세요. 저 이만 가볼게요.”이은화가 고개를 끄덕이자 이윤정은 다급히 사무실을 나갔다. 그리고 엘리베이터에 탄 뒤에야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친자식처럼 생각하기는 무슨, 그깟 돈으로 날 떼어내려는 거면서... 윤미한테 새 차를 사줄 때는 몇억짜리 차를 사주면서 나한테는 고작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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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6화

이윤정은 차에서 내려 친어머니에게 다가가더니 친어머니를 밀치며 욕했다.“미쳤어요? 죽고 싶어도 내 차 밑에서 죽지 마세요. 차가 더러워지니까.”“제가 급정거하지 않았더라면 체 차에 깔려 죽었을 것 아니에요. 그럼 사람들이 뭐라 그러겠어요? 제가 가난한 부모를 싫어한다고, 양어머니 곁에 머물면서 양녀가 되고 싶어 한다면서 제 탓할 거 아니에요.”이윤정의 친엄마는 멍하니 친딸을 바라보고만 있었다.엄마로서 자신의 친자식을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이윤정의 친어머니 김현미는 줄곧 이씨 가문의 후계자가 자신의 친딸임을 알고 있었다.남편의 계략이 곧 성공하리라 생각했던 찰나에 진실이 드러났던 것이다.김현미는 실망했지만 어쨌든 친딸이 자신의 곁으로 돌아올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친딸은 이씨 가문에서 최고의 교육을 받으며 능력을 키웠다.친딸이 자신의 곁으로 돌아오면 그녀의 능력으로 정씨 집안을 이끌 수 있을 거로 생각했지만 안타깝게도 친딸은 돌아오고 싶지 않았다.수양딸 이윤미도 이씨 가문으로 돌아갔으니 김현미는 두 딸을 모두 잃은 셈이다.오늘 김현미는 감옥으로 면회하러 왔다. 매달 감옥에 가서 남편을 보곤 했다오늘은 왠지 참지 못하고 친딸을 보러 오게 된 것이다.친딸의 차 번호를 기억하고 있었던 김현미는 길을 가다가 친딸의 차를 보았고 별생각 없이 재빨리 달려 나와 이윤정의 차를 막아 나섰다.“딸...”“딸이라고 부르지 마세요. 저는 그쪽 딸 아니에요. 제 성씨는 이씨에요. 이씨 가문의 딸이지 그쪽 집 딸이 아니라고요. 이윤미야말로 그쪽 딸이라고요!”이윤정은 친엄마를 보며 자신을 딸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호통을 쳤다. 눈앞의 여자를 어머니로 여기고 싶지 않았다.양어머니가 언짢으실까 봐 걱정되었던 모양이다.양어머니가 신경 안 써도 이윤정은 눈앞의 여자를 친어머니로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이런 친엄마가 있다고 생각하니 이윤정은 자신의 등급이 몇 단계 낮아지는 느낌이 들었고 재벌가에 시집갈 기회가 더 적어지는 듯했다.부잣집 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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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7화

이윤정은 차갑게 말했다.“이 돈 가지고 가서 예쁜 옷 몇 벌 사세요. 시골 아줌마처럼 입지 마시고. 아, 당신은 시골 아줌마였죠. 돈 가지고 꺼지세요.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세요!”김현미에게 경고한 뒤 이윤정은 몸을 돌려 자신의 차로 들어갔다.차에 오른 이윤정은 곧 차를 몰고 떠났다.김현미는 땅바닥에 주저앉은 채 통곡했다.분명히 자기 친딸이었으나 친딸은 자신을 친어머니로 삼고 싶지 않아 했다.김현미는 자신이 이씨 가문의 가주 이은화보다 못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모두 이은화의 잘못이다!이은화가 너무 독한 탓에 그녀의 친딸을 빼앗아 간 것이다!김현미는 울면서 이윤정이 그녀에게 던져준 돈을 주웠다.돈을 다 주운 김현주는 앉은 자리에서 돈을 세었다.돈을 세고 있는 김현미는 더는 눈물이 나지 않았다.이윤정의 지갑에는 항상 300만 원가량의 현금이 들어 있었다.이윤정 덕에 김현미는 거의 300만 원에 달하는 현금을 손에 넣게 되었다.한 시골 아주머니한테는 300만 원이라는 존재는 횡재나 다름없다.김현미는 자신의 집에서 자란 이윤미가 이은화의 밑에서 이씨 가문의 후계자로 여겨지며 이씨 가문으로 돌아가자마자 김현미의 딸이 물려받아야 할 모든 것을 빼앗았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이윤미가 매우 원망스러웠다.그녀는 몸을 일으켜 먼 곳의 이씨 그룹을 바라보더니 이씨 그룹에 있는 이윤미를 찾아가 돈을 요구하기로 했다.과거 김현미 집안이 이윤미를 어떻게 대했든지 간에 이윤미를 키워주었으니, 이윤미가 배은망덕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이윤미가 그녀에게 돈을 주어 좋은 생활을 하게 하는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했다.사실 두 아이의 신분이 뒤바뀐 사실이 발견되지 않았을 때 김현미의 가정은 가난하지 않았다.김현미의 남편 정윤혁은 이씨 가문의 집사로 일하면서 꽤 높은 월급을 가졌고 때때로 주인집에서 보너스를 받기도 했다.다만 두 아이의 신분이 뒤바뀐 사실이 발견되자 이은화가 보복하게 되었고 그 뒤로 김현미 가정이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져 가난한 가정으로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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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8화

정윤하는 자신이 소지훈의 운명 여신인 줄 몰랐다.소지훈은 정윤하에게만 설레는 감정을 품었고 또 그녀만이 그를 정상적인 남자로 만들 수 있었다.소지훈이 웃으면서 대답했다.“저도 방금 도착했어요.”정윤하는 소지훈의 손에 가득 쥐어진 물건들을 보며 잔소리했다.“뭘 이렇게 많이 샀어요?”“스승님을 찾아뵙는 것이 이번이 처음인데 후한 선물 정도는 준비해 드려야죠.”정윤하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아빠가 받아줄 거라고 확신하세요? 가요, 우리 집이 여기와 아주 가까워요. 우리 집으로 가서 점심 드실 겸 우리 아버지를 만나보고 아저씨를 학생으로 받아주실지 물어봐요.”“그러죠.”정윤하는 소지훈과 함께 자신의 집으로 걸어가면서 말을 건넸다.“아저씨, 전 대표님 결혼식 들러리로 참석해야 한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왜 바로 오셨어요?”정윤하가 관성에서 돌아온 지 이틀밖에 안 되었다.정윤하는 말하면서 소지훈을 도와 물건을 몇 개 들어주었다.소지훈이 사 온 선물들을 본 정윤하가 말했다.“귀한 선물을 이렇게 많이 사다니, 돈을 많이 쓰셨겠어요.”고급 담배와 고급술, 그리고 유명 브랜드의 영양 제품들을 사 왔다.물건이 많을 뿐만 아니라 매우 비싸 보였다.소지훈이 회사 대표라는 생각에 정윤하는 또 물었다.“아저씨와 같은 대표님들은 평소에 돈을 물 쓰듯 쓰죠?”“돈을 벌었으면 써야죠. 게다가 제가 스승님께 드리는 선물인데 이 정도 성의는 보여야죠. 비싸도 당연히 해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요.”“윤하 씨가 전 대표님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서 제가 심사숙고 끝에 여기로 왔어요. 사부님을 찾아뵙기도 하고 윤하 씨를 제 여자 파트너로 초대하여 전 대표님 결혼식에 참석하려고요. 내일 가도 늦지 않을 거예요.”이것은 소지훈이 연성으로 오는 길에 생각해 둔 핑계였다.정윤하가 떠나자 소지훈은 그녀가 그리워 미칠 지경이었다.정윤하를 이틀 못 봤는데도 2년이나 못 본 것 같았다.금방 설렘을 알고 그리움을 알아버린 소지훈은 결국 참지 못하고 바로 후한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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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9화

정윤하는 소지훈을 데리고 집으로 걸어갔다.정합 도장은 정하윤의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았지만 길을 가다가 많은 지인을 만날 수 있었다.다들 정윤하가 잘생긴 남자와 함께 나란히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더니 그녀의 남자 친구인 줄로 착각했다.“정 코치님, 남자 친구세요? 정말 멋지네요.”“윤하야, 남자 친구야? 정말 멋지네. 네 부모님이 네가 시집가지 못할까 봐 걱정하시길래 내가 네 부모님께 설득했었는데. 네가 예뻐서 시집 못 갈 리가 없다고 말이야.”“남자 친구를 데리고 온 걸 보면 코치님 부모님도 좋아하실 거예요. 앞으로 딸이 시집 못 갈 걱정은 안 하셔도 되겠네요.”학생들의 부모님이나 정씨 가문의 이웃 아주머니들은 정윤하에게 인사를 하며 소지훈과 그녀의 관계를 물어보기도 했다.정윤하는 서둘러 이웃 아주머니에게 해명했다.“아주머니, 이분은 저의 아빠를 스승으로 모셔 무술을 배우려고 찾아오신 분이에요.”아주머니가 이내 대답했다.“그랬구나. 남자 친구인 줄 알았어.”그 아주머니는 소지훈을 몇 번 쳐다보더니 정윤하를 한쪽으로 끌고 가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윤하야, 네 아버지에게 제자가 몇 명이나 있는지 나는 다 알고 있어. 이 남자가 제일 멋지고 기품도 남다르게 느껴져. 이 기회를 꼭 잡아야 해.”아주머니가 정윤하에게 눈짓하자 정윤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아주머니, 그런 거 아니에요.”“나도 알아. 지금은 남녀 관계가 아니더라도 앞으로 그런 관계로 되면 얼마나 좋아. 아무튼, 좋은 남자 만나면 꼭 붙잡아야 해. 다른 사람한테 뺏기지 말고. 난 딸이 없지만, 우리 이웃들은 모두 네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봐왔어. 우린 항상 네 편을 들어줄 테니 꼭 기회를 잡아야 해.”정윤하는 웃으며 다그쳤다.“알겠어요. 알겠어요. 서두를게요. 아주머니, 저 먼저 이분을 모시고 아버지를 뵈러 갈게요.”“얼른 가봐.”정윤하는 다시 소지훈의 곁으로 돌아와 그와 함께 계속해서 집으로 향했다.그녀는 걸어가면서 소지훈에게 말을 건넸다.“저 아주머니는 우리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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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0화

만약 정윤하가 소지훈에게 그런 마음이 없다면 소지후은 또 말할 필요도 없었다.어쨌든 소지훈은 정윤하에게만 마음이 흔들리고 정윤하가 그에게 시집가야만 소지훈이 평생 홀로 살지 않아도 된다.정윤하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그럴 줄 알았어요. 하지만 아저씨도 서둘러야 할걸요. 아저씨 부모님께서 엄청나게 걱정 하시겠어요.”“저의 부모님께서는 아직 저에게 결혼을 재촉하지 않으셨지만, 저의 오빠들이 부모님께 결혼 재촉당하시거든요. 오빠들은 집에 돌아가면 잔소리를 들을까 봐 귀에 솜을 쑤셔 넣고 있어요.”“오빠들의 요구가 너무 높거든요. 여자 친구를 소개해 주어 상대방을 만나면 상대방이 너무 연약하다고 싫어해요. 제 형제들은 싸움 실력이 강한 여자를 좋아하거든요. 우리 아빠는 화가 나서 몽둥이로 오빠들을 때릴 정도예요.”소지훈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윤하 씨 오빠들이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정상이라고 봐요. 윤하 씨 오빠들도 어렸을 때부터 무술을 배웠으니 모두 무술을 배우는 여자들을 찾고 싶어 할 거예요. 윤하 씨는 무술 할 줄 아는 남자 친구를 찾고 싶죠?”정윤하는 한참을 고민하더니 대답했다.“본능적으로 무술 할 줄 아는 남자를 찾고 싶어 했죠. 하지만 생각해보니 평범한 사람을 찾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그러면 결혼 후 부부싸움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까요.”“그런데 제가 어렸을 때부터 무술을 배웠고 우리 도장에서 코치 생활을 하다 보니 소개팅 자리도 잘 안 들어와요. 상대방이 제가 무술을 잘한다는 말을 들으면 결혼한 뒤로 제가 괴롭힐까 봐 걱정하는 모양이더라고요.”소지훈이 이내 말을 이었다.“그런 생각을 하는 남자라면 고민할 필요조차 없어요.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결혼 후 가정 싸움하는 생각까지 하다니! 좋은 남자들 장가를 가면 모두 집에서 아내를 예뻐할 생각만 하거든요.”“우리 관성의 전 대표님을 예로 들면 그분은 무술을 할 줄 알고 실력도 꽤 좋거든요. 그분 아내도 싸움 실력이 어느 정도 있지만 두 사람이 진정으로 겨룬다면 아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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