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했어요. 여기가 우리 집이에요.”정윤하는 소지훈을 데리고 작은 정원이 딸린 자가 건설 집으로 들어갔다.소지훈은 정씨 가문의 저택 위치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미래의 처가를 낱낱이 조사했다.정씨 가문은 연성에서 돈이 많은 가문은 아니지만 그들의 도장은 연성에서 매우 유명했다.정씨 가문은 진정한 부잣집은 아니지만, 일반 가정보다 훨씬 나았다.그들은 이 집 말고도 다른 곳에도 집 몇 채를 가지고 있다.정합 도장이 점유하고 있는 장소도 정씨 가문의 소유였다.정윤하의 아버지 정수호는 장남이 도장을 이어받아야 했기에 자가 건설 집을 지어 장남에게 물려주려고 했다.그 외 나머지 집들을 작은아들과 딸 정윤하에게 나누어 주려고 한다.만약 또 집을 살 돈을 충분히 벌게 된다면 정수호는 땅을 사서 직접 집을 지어 작은아들에게 주고 나머지 부분적인 집들을 정윤하에게 혼수로 나누어 줄 예정이었다.그 외 나머지 집들은 정수호 부부가 임대료로 받아 말년을 보내려고 생각하고 있었다.정씨 가문이 현재 살고 있는 자가 건설 집은 세 개의 구역으로 이루어졌는데 그 크기를 이웃과 비교하면 훨씬 넓었다.정원 입구에는 대문이 세워졌는데 입구에 들어서면 먼저 병풍 벽이 보인다. 병풍 벽 한가운데에는 “복”이라는 큰 글자가 쓰여 있었다.소지훈은 정윤하를 따라 정원으로 들어갔는데 그 큰 “복”자를 보면서 입을 열었다.“이곳에 큰 ‘무’라는 글자가 쓰여 있을 줄 알았어요.”“예전에 ‘무'자를 크게 붙였었는데 우리 엄마가 모두 다 떼어버렸어요. 아버지가 붙일 때마다 어머니가 따라다니면서 떼어버리셨거든요. 도장에 ‘무'자를 얼마든지 붙여도 되지만 집만큼은 안 된다고 하셨어요. 그 뒤로 아빠는 다시는 붙이지 않으셨고요.”“우리 집은 집안을 어떻게 꾸밀지는 우리 엄마가 알아서 하시고 우리 아버지는 관여하지 않으세요. 부부 싸움하기 일쑤니까요. 우리 아버지 무술 실력은 대단하지만, 엄마한테 쫓기워 다니시곤 해요. 그래서 우리 아빠가 엄마께 잡혀서 사신다는 것쯤은 다들 알고 계세요
정수호는 이내 놀란 표정을 거두어들였고 딸의 소개로 소지훈과 서로 인사를 나눈 후 공손한 태도로 소지훈을 집으로 초대했다.정윤하의 오빠들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그녀의 집에 들어간 소지훈은 손에 들고 온 선물을 내려놓았다.정수호는 소지훈에게 앉으라고 표시한 뒤 그에게 말을 건넸다.“많은 선물을 들고 오셨네요. 고마워요.”“윤하 씨가 저를 구해주셨어요. 그날 밤 제가 식사하고 집에 가던 길에 몇몇 건달들을 만났는데 큰일 날 뻔했거든요. 그때 윤하 씨가 지나가다가 저를 도와 그 강도들을 때려눕히고 경찰에 신고했거든요.”“처음 뵙겠습니다.”정수호는 딸이 소지훈을 구했다는 소식을 듣고 얼굴에 웃음을 띠며 말했다.“우리 딸은 항상 남을 도와주는 것을 좋아해서 이런 일에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앞으로 우리 집으로 올 때 이렇게 많이 사 오지 않으셔도 돼요. 윤하야, 지훈 씨께 차 끓여드려.”정윤하의 엄마 윤미연은 앞치마를 두른 채로 부엌에서 나왔다.정윤하는 소지훈에게 어머니를 소개해주었다.소지훈은 윤미연이 나오자 재빨리 일어나 예의 바르게 인사를 했다.윤미연은 방금 전 대화를 못 듣고 딸이 남자 친구를 데리고 그들 부부를 만나러 온 줄 알았다.윤미연은 소지훈과 몇 마디 인사를 나눈 뒤 웃으며 말했다.“얼른 앉으세요. 제가 요리를 해올 테니 좀 이따가 함께 식사해요.”“먼저 일 보세요. 제가 실례를 무릅쓰고 이렇게 찾아왔네요.”“아니에요. 편하게 앉아 계세요.”윤미연이 딸에게 따라오라는 눈짓을 보내자 정윤하는 차를 끓이는 도구들을 가지고 어머니를 따라 부엌으로 들어갔다.부엌으로 들어가자 윤미연은 이내 딸에게 물었다.“네 남자 친구야? 언제부터 사귀었어? 얼마나 사귄 거야? 네가 데이트하러 나간 것도 못 봤는데... 지금 아빠와 엄마한테 인사하러 온 거야?”윤미연은 딸에게 물어보는 동시에 휴대전화를 꺼내 아들에게 전화했다.아들이 전화를 받자 그녀는 아들에게 말했다.“돌아올 때 몇 가지 맛있는 요리들을 사와. 윤하가 남자 친구를 데리
윤미연은 실망한 모습이었지만 곧 다시 기뻐했다.그녀는 딸에게 말했다.“윤하야, 소지훈 씨는 아직 싱글이지? 우리 도장에서 무술을 배우든 안 배우든 이왕 만난 김에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건 어때? 혹시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모르잖아.”정윤하는 어두운 얼굴로 대답했다.“엄마, 지훈 씨는 회사 대표예요. 수억 원짜리 고급 차를 모는 회사 대표는 미래의 아내에 대한 요구도 높을걸요. 게다가 우리 두 사람은 현실적으로도 차이가 너무 커요. 그리고 저는 부잣집에 시집가고 싶지도 않아요.”“그리고 지훈 씨는 저보다 훨씬 나이가 많아요. 이미 35세인데 저보다 10살은 더 많아요. 저는 그분을 아저씨라고 불러요.”윤미연은 딸의 머리를 쿡쿡 찌르며 말했다.“아저씨라고 부르기엔 너무 젊었잖아. 오빠라고 해도 돼. 너도 너보다 8살 위인 오빠를 오빠라고 부르잖아. 8살 차이나 10살 차이나 다름없어. 관리를 잘한 것 좀 봐. 20대처럼 보이잖아. 네 오빠보다 훨씬 어려 보여.”정윤하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엄마, 그분은 무술을 배우고 싶어 할 뿐이에요. 이런 말은 우리 가족들이 있을 때만 해요. 다른 사람이 들으면 제가 시집 못 가서 안달 난 줄 알겠어요.”“넌 이미 스물네 살이야. 시집가기엔 적당한 나이지. 일찍 시집가고 싶지 않으면 믿을 만한 남자를 골라서 연애나 해. 맞다! 너는 연애도 안 해봤지? 휴, 걱정돼 죽겠어.”“네 아빠는 왜 널 어린 나이에 무술을 배우게 했는지 몰라. 유치원 때부터 싸움꾼이었는지라 싸움에서 진 적도 없잖아.”윤미연은 옛날 일을 생각하더니 이가 갈렸다.그녀는 아들 둘과 딸 한 명을 낳았는데 하나뿐인 딸을 공주처럼 예쁘게 키우고 싶어 했다.딸의 얼굴은 윤미연이 원하는 대로 예쁘게 생겼다. 어릴 때는 얼굴이 뽀얗고 맑았으며 무척 귀여웠다.살아있는 인형이라고 할 정도였다.그러나 무술을 배운 후로 딸이 다른 사람으로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일반적으로 다른 사람들이 딸을 괴롭혀야 딸이 반격했다.딸이 어려서부터 무술
소지훈도 부모님의 결혼 재촉에 시달린다고 했다.정윤하는 소지훈의 서른 살 은 나이를 생각하면서 그가 부모님의 결혼 재촉을 받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라고 여겼다.하지만 그녀는 겨우 20대로 매우 젊었기에 어머니가 지금 자신의 결혼을 걱정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생각했다.정윤하는 아직 시집가고 싶지 않았다. 시집을 간다고 해도 그녀의 무술 실력을 두려워하지 않는 남자를 찾고 싶어 했다.“엄마, 걱정하시려면 저의 두 오빠를 먼저 걱정하세요. 큰오빠는 32세이고 둘째 오빠도 벌써 28세예요. 오빠들이 먼저 결혼해야 제가 시집을 가죠.”두 아들에 대해 말하자면, 윤미연은 또 마음이 답답했다.윤미연은 혼자 중얼거렸다.“요즘 젊은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 우리 때는 성인이 되면 바로 결혼을 생각하곤 했는데... 남자든 여자든 성인이 되면 결혼을 해야 하는데, 왜 요즘 젊은이들은 이런 생각을 하지 않는지 몰라.”“시집가더라도 아이 딱 한 명만 낳으려고 하잖아. 아이가 얼마나 외로워. 자고로 아이를 많이 낳으면 복도 많아진다고 했는데. 적어도 2명은 낳아야지. 외롭지도 않고 얼마나 좋아!”“나중에 우리가 늙으면 형제자매들끼리 서로 상의도 하고 혼자 그 모든 짐을 짊어지지 않아도 되기에 스트레스도 덜 받을 텐데.”어머니의 잔소리에 정윤하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요즘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게 사는지 엄마가 못 보셔서 그래요. 주택담보대출과 자동차 대출 모두 사람을 죽인다니까요. 집 한 채를 사면 부모님과 자식들의 모든 저축금을 다 써버리잖아요. 소비가 얼마나 높아요. 게다가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비용은 또 터무니없이 많이 들어요.”“지금은 옛날처럼 아이를 굶기지 않으면 된다는 그 시대가 아니라고요. 지금 세대가 사람을 얼마나 목말라 죽이는지 몰라요. 심지어 유치원 때부터 경쟁한다니까요.”“스트레스가 엄청나게 커서 혼자 살기도 쉽지 않은 시대에 자식 키우는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어요. 그리고 부모님을 모시고 여러 대출을 어깨에 짊어져야 하는데 누가
“이렇게 많이 차릴 필요 없어요.”소지훈이 웃으며 말했다.정윤하도 웃었다.“과일과 간식뿐인걸요. 우리 어머니께서 아직 밥을 다 하지 않으셨어요. 배고프실 텐데 이 간식들을 먼저 드시면서 요기하세요. 아빠, 아저씨랑 먼저 얘기 나누세요. 제가 들어가서 엄마를 도와드릴게요.”말을 마친 정윤하는 다시 주방으로 들어갔다.소지훈은 정윤하가 부엌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정수호에게 칭찬했다.“윤하 씨는 싸움 실력도 훌륭하고 마음씨도 고울 뿐만 아니라 요리도 잘하시네요. 따님을 정말 잘 키우셨어요.”정수호도 웃으며 말을 이었다.“과찬입니다만 우리 윤하는 정말로 훌륭하죠.”정수호는 딸을 매우 예뻐했다. 자신을 칭찬하는 것보다 딸을 칭찬하는 것을 더 기뻐했다.“우리 딸이 말하길 지훈 씨가 제 밑에서 무술을 배우고 싶어 하신다면서요?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한참 딴 얘기를 나누던 정수호는 그제야 본론으로 들어갔다.소지훈은 솔직하게 말했다.“네, 저는 무술을 배우고 싶어요. 며칠 전에 윤하 씨도 저에게 제가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기본기만 훈련해 몸을 단련할 수 있을 정도로 배우면 된다고 하셨어요. 제가 기본기만 배우면 되나요?”“올해 34세군요.”소지훈은 눈치껏 세는 나이로 말하지 않고 만으로 나이를 말했다.정수호는 딸이 따라준 따뜻한 차 한 잔을 들고 가볍게 한 모금 마신 뒤 찻잔을 내려놓고 소지훈을 잠깐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는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지훈 씨 나이로 지금 시작하기엔 좀 늦었어요. 나이가 어찌 됐든 우리 도장에 처음으로 들어오면 일반적으로 기본기부터 훈련을 받아야 해요. 결과는 개인에 따라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지만요.”정합 도장이 모집한 학생들중 무술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은 먼저 정윤하의 두 오빠가 가르치다가 어느 정도 배운 뒤에야 정수호가 직접 가르쳤다.그리고 그 무술을 배운 엘리트 학생들은 정합 도장을 대신에 해 여러 대회에 참가하여 수많은 영광을 안아왔다.정합 도장도 무술 도덕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도
“정 관장님, 제 사업은 아주 크게 하고 있지만 우리 회사에도 든든한 관리팀이 있어 제가 1년 동안 회사에 복귀하지 않아도 문제없을 정도입니다. 일단 먼저 저 스스로 연습해보고 제가 어떤 정도까지 연마해낼 수 있는지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경호원도 구해야 하는데 때가 되면 정 관장님께서 인품 좋고 실력 좋은 청년을 경호원으로 제게 소개해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복지와 혜택은 우리 회사 일반 사무직과 같습니다. 일만 잘한다면 절대 손해 보는 일 없게 하겠습니다.”정윤하는 말했다. 정합 도장은 학생들에게 무술을 배워 신체를 튼튼하게 하는 법을 가르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게끔 인도하기도 한다고 말이다. 만약 학생이 무술로 사람을 속이거나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다면 정합 도장은 반드시 제일 이른 시일 내에 해당 학생들을 찾아 처벌을 내릴 것이다.처벌을 내린 후 그 학생들과는 관계를 끊고 다시는 그런 사회의 불량배들이 본인을 정합 도장의 학생이라고 소개하는 일이 없게 한다.정 관장이 직접 소개한 사람이라면 소지훈은 절대적으로 시름을 놓는다.물론 정말 정 관장이 소개해준 사람을 쓴다면 소지훈은 계속해서 연기해야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전태윤과 같은 길을 걷게 되는 것이다.하지만 완전히 그렇지도 않다. 적어도 소지훈은 가난한 척은 하지 않았다. 단지 정윤하에게 자신이 소씨 가문의 가주 아들인 것을 밝히지 않았을 뿐이었다.“지훈 씨께서 결정하셨으니 힘닿는 데까지 노력해보겠습니다.”“날도 어두워지고 지훈 씨도 멀리 오셨으니 오늘은 이만 쉬십시오. 내일 지훈 씨에게 우리 도장을 참관시켜드리겠습니다. 지훈 씨께서 무술을 연마하는 고생을 감수하실 수 있다고 확신이 설 때 결정 하셔도 됩니다.”그들 또한 소지훈의 인품을 검증해야 했다.어린아이들이 도장에 들어온다면 어린 나이에 잘 훈육할 수 있고 어린아이들이 정확한 인생관을 가질 수 있도록 잘 인도해줄 것이다.하지만 소지훈은 이미 서른이 넘었고 중년에 접어든 성공한 사람이자 사업계의
잠시 후 정 관장은 소지훈의 말에 대답했다.“지훈 씨, 윤하는 이미 어른이고 윤하가 어디를 가고 싶어 하든지는 본인의 자유입니다. 그저 윤하가 부모인 우리에게 말을 해주고 어디로 갔는지만 알려주면 되는 것입니다.”“제 딸이 가고 싶어 하는 한 우리는 아무런 의견도 없습니다.”정 관장이 걱정하는 것은 그의 딸이 멀리 나가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따위의 것이 아니었다. 그의 딸을 놓고 봤을 때 남을 괴롭히지 않는다면 그걸로 충분한 것이었다.다만 소지훈과 함께 전 대표의 결혼식에 참석한다면 사람들이 그의 딸 정윤하와 소지훈의 관계를 오해하기에 십상이었다.딸은 이미 스물네 살이었고 아내는 정 관장이 딸에게 무술을 가르쳐 쉽게 범접할 수 없는 기개를 가지게 한 것이 오히려 남자들이 놀라 떨어지게 하였고 여태까지 관심을 가지는 남자들이 없게 만들었다고 투덜대왔다. 이상의 모든 것을 고려해본 정 관장은 딸이 소지훈과 함께 전 대표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것을 막지 않기로 했다.딸이 더 큰 세상을 보고 시야를 넓히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소지훈은 웃으며 말했다.“정 관장님은 깨어있는 가장이시네요.”정 관장은 웃으며 소지훈에게 과일과 간식을 먹으라고 건네주었다.소지훈은 과일만 맛을 보았을 뿐 간식은 입에 대지 않았다.밖에서는 자동차 소리가 들려왔고 곧이어 소지훈은 낯선 남자의 외침을 들었다.“막내야, 네가 원하던 새우전이랑 호박전 사 왔어!”“어머니, 사 오라고 하셨던 반찬 사 왔어요. 집에 귀한 손님 오셨죠? 좋은 술 한 병 사 왔으니 손님 대접 제대로 해드릴게요. 어머니 오늘 저녁에는 귀한 손님과 두 잔 정도는 마셔도 되죠?”들어온 두 명의 남자는 정윤하의 두 오빠였다.포장한 새우전과 호박전을 손에 든 남자는 정윤하의 작은 오빠였고 반찬을 손에 든 남자는 정윤하의 큰 오빠였다.정 씨네 삼 남매는 모두 애주가였다. 아니, 어쩌면 일가 다섯 식구 중에서 네 명이 애주가라고 하는 게 맞았다. 정윤하의 어머니 윤미연만이 술을 마시지 않고 남편
두 형제는 서둘러 도망갔다.엄마 윤미연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바로 두 형제가 여동생을 한평생 먹여 살린다는 것이었다.소지훈은 정윤하의 두 오빠가 나온 것을 보고는 다시 몸을 일으켰다. 정 관장은 주동적으로 두 아들을 소지훈에게 소개해 주었고 정 관장의 소개가 끝나자 소지훈은 미래의 두 형님에게 인사를 하였다.정 씨네 두 형제는 예의 바르게 소지훈과 인사를 나누며 동시에 소지훈을 훑어보았다.모두가 다시 자리에 앉은 후 정윤하의 큰 오빠는 소지훈에게 물었다.“지훈 씨께서는 이번에 스승님을 뵙고 무술을 배우러 오셨다고 저희 여동생에게서 들었습니다.”소지훈은 미소를 유지하며 대답했다.“그렇습니다.”정윤하의 둘째 오빠는 다소 직설적으로 소지훈에게 말했다.“지훈 씨의 나이는 무술을 연마하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설령 우리 도장의 인성 테스트에 통과한 뒤 돈을 내고 도장에 입관하신다고 해도 배울 수 있는 게 없으니 공돈을 낸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저희 정합 도장은 그런 야비한 짓은 하지 않습니다.”소지훈은 웃으며 말했다.“그건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윤하 씨와 정 관장님 모두 저에게 똑똑히 알려주었습니다. 돈은 저에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저는 단지 단련을 하고 싶은 것입니다. 어떤 정도까지 무술을 연마해낼 수 있는지는 그때 가서 봐야겠지만 저는 그냥 신체단련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소지훈이 이렇게까지 말한 이상 정 씨네 두 형제도 더 말을 얹을 수 없었다.정윤하와 윤미연 두 모녀는 한참을 주방에서 바삐 돌아쳤다. 잠시 후 정윤하는 한 손에는 포장 용기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젓가락을 든 채 주방에서 나왔다. 걸어 나오면서 포장 용기 안의 새우전을 집어 들어 먹었다.“아버지, 오빠! 밥 먹어요.”걸어가면서 먹는 정윤하의 모습을 보는 소지훈의 눈에는 미소가 가득했다.소지훈은 정윤하의 현실적이고 털털한 모습을 좋아했다.아무튼 소지훈은 정윤하가 뭘 하든 다 좋았다. 그저 본인의 미래의 아내가 너무 좋았다.“꺼내지도 않고 그냥 접시에 놓
게다가 그의 아버지는 또 법을 어기는 일까지 했다.비록 모든 불법적인 장사는 이미 압류당했고 관련된 금액도 그다지 큰 편은 아니었지만, 이로 인해 여씨 그룹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어 주가가 폭락하고 매출액이 바닥을 쳤으며 여씨 그룹의 재산도 많이 수축했다.큰누나가 여씨 그룹을 이어받은 후, 한동호 형님과 힘을 합쳐 천신만고 끝에 여씨 그룹을 이끌고 이 힘든 고비를 넘긴 셈이었다.이런 얘기를 큰누나는 그한테 한 적 없었지만, 그는 한동호 형님과 매형을 통해서 알게되었다.비로소 그는 큰누나의 홀가분해 보이는 말투 속에 얼마나 많은 쓰라림이 숨겨져 있는가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비록 큰누나가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감방으로 보내긴 했지만, 그것은 그의 부모님이 죄를 지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비록 큰누나의 대의멸친을 받아들이긴 힘들었지만, 이해만은 할 수 있었다.현재 여씨 그룹은 큰누나가 통제하고 있지만, 큰누나가 그에게 한 말이 있었다. 자기가 가져야 할 재산은 한 푼도 양보하지 않지만, 자기가 가지지 말아야 할 재산은 한 푼도 탐하지 않는다고. 그가 물려받아야 할 재산은 언젠가는 돌려줄 것이었다.설사 둘째 누나가 소송을 일으킨다 해도 그와 둘째 누나 단둘의 소송일 것이었다.큰누나는 단지 여천우 부모님에게 속하는 재산만 그에게 돌려줄 것이었다. 그의 부모님에게 자식이라곤 그와 둘째 누나밖에 없으니 설사 둘째 누나가 소송을 일으킨다 해도 상대는 그일 수밖에 없었다.“누나, 나 먼저 수업 들으러 들게. 수업이 끝나는 대로 휴가 내서 돌아갈 테니 그때 천천히 얘기해.”“알았어, 얼른 가서 수업 봐.”동생과의 통화를 마친 여운초는 동생의 말대로 그의 부모님의 물건들을 그의 방으로 옮겨 놓았다.여운별 방의 물건은 여운초가 기분을 봐서 언제든 연락하여 가져가라고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앞으로 그와 여운별은 남남일 것이었다.“아가씨, 진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 오셨습니다.”여운초는 알았다고 하면서 핸드폰을 손에
“어쨌든 우리 여씨 가문의 재산은 운별 누나가 망치게 해서는 안 돼요. 그리고 우리 두 큰고모도 틀림없이 운별 누나를 달래서 모든 재산을 빼앗으려 할거에요. 운별 누나는 사람 말을 너무 잘 믿어서 조금만 달래면 뭐든지 나누어 줄 거에요.”여천우가 이렇게 한 이유는 단지 여씨 가문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일 뿐이다.추미자 부부가 그들의 명의로 된 재산을 여천우에게 물려주게 하고 또 여천우는 그 재산들을 모두 여운초에 돌려줄 셈이다. 여천우는 여운초의 사람 됨됨이를 믿었다.여천우는 여운초가 그녀의 재산이 아니면 탐내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지금의 여운초도 그의 재산을 탐낼 필요가 없었다. 약혼자 전이진의 집에 재산이 엄청 많아서 전씨 가문의 둘째 사모님인 여운초는 여천우의 그깟 재산을 손에 넣지 않을 것이다.“누나, 우리 부모님 명의로 된 합법적 재산이 얼마나 남았어?”여천우는 부모님이 이전에 하신 부분적인 사업들이 법에 어긋난 사업들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 불법적인 사업들은 이미 차압되었고 따라서 그 수입도 이미 몰수되었다. 그가 물려받을 수 있는 것은 단지 부모님의 합법적인 소득뿐이었다.여운초가 대답했다.“불법적인 사업과 모든 수익은 차압되거나 몰수됐어. 여씨 가문 기업은 법에 어긋난 사업을 하지 않았어. 다행히 네 아버지께서 여씨 그룹을 불법적인 사업에 손을 대지 않게 했지. 지금 여씨 그룹이 하는 사업은 모두 합법적인 사업이야.”“여씨 그룹의 주식은 우리 아버지가 대부분을 차지하셨어.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우리 아버지께 대부분 주식을 나눠주셨지. 게다가 아버지 본인도 주식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아버지는 주식의 절반을 차지하고 계셨거든. 그리고 나머지는 너의 아버지와 다른 소액주주들의 것으로 되었지. 현재 여씨 가문 주식 가격에 네 부모님 명의로 된 부동산 몇 채를 합치면 마침 200억 원 조금 넘을 거야.”여천우 친아버지 여태웅은 20여 년 전 추미자와 함께 친동생을 살해했을 뿐만 아니라 경제 범죄 때문에 중형
틀림없이 누군가가 여운초를 건드려 자극했을 것이다.여운초는 오랜 한을 억누르고 있었는데 누군가에 의해 폭발한 게 틀림없었다. 하여 추미자 부부의 방 안에 있는 물건들을 비우려고 했을 것이다.또 하나, 여운초는 추미자 부부방의 비밀번호를 몰랐다. 심지어 여천우조차도 몰랐다.추미자는 여천우가 여운초의 편을 든다고 많은 일을 여천우에게 알려주지 않았다.여운초도 사실대로 여운별이 일찍 감옥에서 나와 오늘 아침에 여씨 가문의 별장에 쳐들어온 사실을 여천우에게 알려주었다.여천우가 그 사실을 듣더니 한숨을 쉬었다. 알고 보니 사고뭉치였던 여운별이 나와서 사고를 친 것이다.여씨 가문은 또 시끄러워질 것이 뻔했다.여천우는 여운초에 말했다.“우리 부모님 방에 있던 물건들을 전부 내 방에 가져다줘. 그리고 운별 누나 물건은 운별 누나가 가져가게 해. 그리고 운별 누나 방도 깨끗이 치워.”여천우는 그 별장이 여운초의 별장이었기에 여운초가 여운별이 그 별장에서 살기를 원하지 않으면 여운초를 존중해 주고 싶었다.여천우는 여운별이 예전에 어떻게 여운초를 괴롭혔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여운별을 도와 여운초에게 사정하지 못했다.여운별이 감옥 안에서 일찍 나온 것도 아마 감옥에서 잘 보이기 위해 자신의 실제 성격을 잘 감추고 있었을 것이다.“그리고 누나, 운별 누나가 소송을 걸어 재산을 나누려고 하면 나에게 알려줘. 재산을 너무 많이 주면 다 써버릴 거야. 아무리 많은 재산일지라도 운별 누나는 분명 다 탕진 할걸. 아무것도 모르면서 성질만 부리면서 돈만 쓰잖아.”여천우는 여씨 그룹을 여운초에게 맡기면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정말이지 밤새 뛰어와서 여운별을 막고 싶었다.여천우는 두 누나의 인성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여운별은 어려서부터 부모님이 응석받이로 키웠기에 패가망신할 사람이었다.“절대로 운별 누나에게 재산을 나누어 주면 안 돼. 내가 지금 휴가를 내고 돌아갈게. 감옥으로 가서 우리 부모님을 만나 그들의 명의 아래에 있는 재산을
여미란은 추미자가 살아서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여미란은 마음속 깊이 추미자를 좋아하지 않았다. 여씨 가문의 사모님 추미자는 먼저 여미란의 남동생에게 시집간 뒤로 그 남동생을 죽이고 또 여미란의 오빠에게 시집갔지만 지금 그 오빠마저도 감옥으로 들어갔다.여미란의 동생이 죽었다고 해도 그녀의 오빠와 관계가 없을 수 없었다. 물론 그 화근은 역시 추미자였다.여미란의 오빠가 추미자와 정정당당하게 함께 있기 위해 동생을 죽인 것이다.여운초에게 복수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여운초는 지금 전씨 가문의 둘째 사모님이었고 전씨 가문이 그녀의 배후에 서 있었기에 여미란 일행은 감히 여운초를 찾아 복수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여미란은 마음속으로 여운초를 수천 번, 수만 번 욕하면서 자신을 달래곤 했다.여운초는 여운별이 여씨 가문을 떠나 어디로 갈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최씨 집안과 김씨 집안이 여운별의 피를 빨아들이도록 내버려 두기로 했다.예전에 여미란 자매의 집에 재산이 많았지만 늘 친정집에서 이득을 보려고 애썼다.이제 최씨와 김씨 집안은 부귀한 생활에 익숙해져 꿈에서라도 부자들의 세계로 돌아가고 싶어 하던 찰나에 여운별이 스스로 찾아와 도움을 청하게 되었기에 그녀의 피를 빨아먹을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그때가 되면 여운별은 그녀의 손에 쥐어진 적디적은 재산을 가지고 두 집안에 의해 피를 빨리게 될 것이 뻔했기에 여운초는 곁에서 재미있는 광경을 지켜만 보면 되었다.여운초가 여천우와 말했듯이 여운초는 자신의 재산을 일전 한 푼도 그들에게 주지 않을 것이지만 자신의 재산이 아닌 것은 전부 그들에게 돌려줄 것이다.추미자는 예전에 화려하고 웅장하게 꾸며진 큰 방에서 살았지만 정작 별장 주인인 자신이 가정부와 함께 방을 쓰게 된 기억을 떠올린 여운초는 집사에게 지시했다.“이 방을 깨끗이 청소하세요. 이 방을 다시 새로 꾸밀 거예요.”이 큰 방이 바로 주인의 방이다.여운초는 먼저 금고를 그녀가 지금 사는 방으로 옮기라
정현숙의 전화가 연결되지 않자 여운별은 자신의 큰고모 여미란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미란이 전화를 받지 여운별이 입을 열었다.“큰고모, 제 물건을 돌려받았어요. 제가 지금 돈이 있으니 고모께서 저에게 아파트 한 채를 찾아 세 들어주시면 좋겠어요. 제가 그곳에 잠시 머물다가 운초에게 소송을 걸어 재산을 많이 분배받으면 그때 큰 별장을 구매할 거예요.”여운별이 그녀의 물건을 가져갔다는 말에 여미란은 바로 물었다.“들어갔어? 들어갔으면 왜 그 집에서 살지 않고. 별장에 살면 얼마나 좋아. 세 들어 살면 돈도 따로 나가야 하는데.”여운별은 한참을 말이 없다가 그제야 말을 이었다.“우리 일단 만나요. 생각처럼 쉽지 않더군요. 제가 지금 차에 기름 넣으러 가야 해요. 그리고 고모 찾으러 갈게요. 둘째 고모와 사촌 오빠들에게 점심에 제가 밥을 사드린다고 전해주세요. 요 이틀 동안 사촌 오빠들 덕분에 잘 지낼 수 있었어요. 제가 성격이 나쁘고 제멋대로지만 배은망덕한 사람은 아니에요. 저는 저에게 잘해주신 사람들을 모두 마음에 담아두거든요.”“지금 제가 좀 초라하긴 하지만 제가 우리 재산을 되찾으면 절대로 고모들께 푸대접하지 않을 거예요. 제가 반드시 고모들을 도와 지난날처럼 부자 생활을 할 수 있게끔 도울 거에요.”그림의 떡은 누구나 다 그릴 수 있었다.여운별도 그림의 떡으로 두 고모를 달래려고 했다.그리고 그녀가 정말 소송에서 이겨 자신의 재산을 가질 수만 있다면 적어도 수백억의 재산을 가질 수 있다고 믿었기에 두 고모의 집안에 돈을 조금 주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두 사촌 오빠들을 도와 일자리를 하나 더 마련해주겠다고 생각했다.여운별은 회사에 관한 일을 잘 몰랐기 때문에 여씨 그룹으로 돌아가면 지인에게 회사 일을 도와달라고 해야 했다.두 고모 댁의 사촌 남매는 항상 그녀에게 잘 대해주었다. 심지어 사촌 남매들이 그녀에게 비위를 맞춰주기 위해 그녀에게 잘해줄지라도 여씨 그룹을 그들에게 맡기고 싶었다. 누가 뭐라 해도 사촌 형제들은 여씨 그룹에서
여운별은 필사적으로 그 현금을 보호하려고 했지만 혼자서 두 명의 하인의 힘을 당해낼 수 없었다.여운초가 어디서 고용한 하인들인지 힘이 엄청나게 컸다.수 억 원의 현금들은 그렇게 모두 빼앗겨 버렸다.“여긴 내 집이야. 우리 집에 있는 물건들 전부 내 재산이라고. 운별아, 방문을 열어줘서 고마워. 네 그 가방은 내가 안 뺏을게. 너에게 주는 보수로 생각해. 방문을 열어준 대가로 말이야.”여운별은 화가 나서 여운초를 목 졸라 죽이고 싶었다.분명히 여운별이 돈을 주고 사 온 가방인데 여운초가 뻔뻔하게도 여운별에게 보수로 주는 선물이라고 말했다.“자꾸 노려보면 가방까지 빼앗을 거야. 자, 이제 너 스스로 나갈래? 아니면 내가 사람 시켜 내쫓을까?”여운초는 가벼운 미소를 지었지만, 그녀의 말은 여운별의 귀가에 얼음처럼 차갑게 들렸고 여운별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두 고모는 모두 여운초가 정말 지독하다고 말했다.여운별은 이제야 깨달았다. 과연 가장 지독한 사람은 여운초였다. 자매의 정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내쫓을 필요 없어. 나 혼자 갈 거야. 여씨 가문의 모든 것은 너 혼자만의 것이 아니야. 기다려. 내가 반드시 나와 내 부모님의 재산을 되찾을 테니.”여운별은 자신의 가방을 꼭 껴안고 씩씩거리며 밖으로 나갔다.그녀는 재산을 나누어 가지기 위해 소송을 하려고 계획했다.여운초는 피식 웃었다. 그녀는 여운별이 소송을 걸고 재산을 나누어 가지는 것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여씨 가문의 모든 것은 이미 여운초가 단단히 장악하고 있었다.여운별이 소송을 걸어 그녀 부모님의 재산을 가져간다고 해도 여운초는 그 불법 회사만이 여운별 부모님의 재산이라고 알려주려고 했다.그리고 그 불법 회사들은 이미 차압당했고 나머지 차압 당하지 않은 회사의 주식은 대부분 여운초의 것이다.여운별은 부분적인 재산을 여천우에게 주려고 했다. 정말 여운별에게 재산이 차려지게 된다 해도 여운별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여운초는 그 사실을 여운별에게 서프라이즈 선물로 남겨
여운별은 갑자기 멍해졌다.그 별장은 정말 여운초 것이었다!여운별의 가족이 확실히 여운초의 별장을 차지하고 있었다.여운별은 여씨 가문에도 다른 집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지만 평방수가 이 별장만큼 크지 않았다. 한 가족이 그 별장에 사는 것이 익숙하기도 했고 게다가 여운초가 집에서 존재감이 낮았기에 하인조차도 그녀를 괴롭혔다. 누가 이 별장이 여운초의 소유라는 것을 누가 상관했겠는가!여운초는 손을 뻗어 여운별의 손에서 부동산 증명서를 가져갔다.그리고 집사에게 전화해서 지시했다.“사람을 데리고 올라와서 여운별을 치워주세요.”“여운초, 너... 누가 이 별장이 너의 명의라고 알려줬어? 부동산 소유증에 적힌 이름은 분명 우리 엄마야. 우리 엄마의 별장이라고. 다 내는 거야. 나가야 할 사람은 너야.”여운초는 웃을 듯 말 듯 하며 여운별을 바라보았다.“운별아, 난 정 선생님 덕으로 앞을 볼 수 있게 됐어. 내가 글씨를 모르는 줄 알고 있었어? 이 부동산 소유증에는 분명 내 이름이 적혀있잖아. 네 가족은 내 집에 살면서 집세를 한 푼도 주지 않았어. 네 방에 있는 물건들은 가져가지 마! 네가 20년 동안 여기에 산 집세로 삼을게.”여운별은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여운초, 앞이 보이는 거야?”여운초가 뜻밖에도 시력을 회복했다.그렇게 많은 의사가 그녀의 눈을 치료하지 못했는데 정 선생님이라는 사람이 여운초의 눈을 정말로 치료해 주었다는 말인가!그럼 여운초가 보이지 않는 척 한 거였다.“여운초, 거짓말쟁이!”아무리 어리석어도 이 정도 되면 깨달았을 것이다.여운초는 여운별에게 시력을 회복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여운별이 아직도 여운초가 앞이 보이지 않는 줄로 착각하게 했다. 그리고 여운별이 부모님 방의 문을 열고 금고의 문을 열게 하여 그 비밀번호들을 알아내려고 계획했다.여운별이 무방비 상태로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 여운초가 옆에서 지켜볼 수 있게끔 내버려 두었으니 아마 여운초도 그 비밀번호를 기억했을 것이다.여운초의 기억력은 훌륭했다.앞이 보
여운초는 몸을 돌려 차를 더듬으면서 다시 차에 올라 운전 기사에게 말했다.“집 앞까지 데려다주세요. 운별이가 나를 따라오게 하세요.”여운별은 여운초가 차로 돌아갈 때 차를 더듬는 모습을 보더니 그제야 조금 전의 의심을 떨쳐버렸고 여운초가 아직도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믿었다.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여운별은 별장으로 들어가서 일단 자신의 휴대전화와 은행 카드를 가지려고 계획했다.몇 분 후.여운초 자매는 앞뒤로 위층으로 올라갔다.여운별이 앞에 서서 걸어갔다. 그녀는 여운초가 갑자기 마을 고쳐먹고 사람을 시켜서 자신을 쫓아낼까 봐 걱정했다.여운초눈 지금 여씨 가문 별장의 사람들은 모두 그녀의 사람으로 바꾸었다. 이 사람들은 절대로 여운별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여운별은 서둘러 자신의 물건을 가졌다.여운초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걸었다.길을 가던 중간에 전이진의 전화도 받았고 계단에서 멈추어 전이진과 전화 통화도 하고 있었다.한참 동안 전화를 하고 통화를 끊은 뒤에야 여운초는 위층으로 올라갔다.여운초가 2층으로 올라가자 여운별이 방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다. 여운별은 그녀가 감옥으로 들어가기 전에 산 새로운 에르메스 가방을 팔에 끼고 있었다. 묻지 않아도 여운별은 방에 들어가서 그녀의 물건을 가져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요 며칠 동안 핸드폰과 돈이 없어서 꽤 고생했을 것이다. 여운초는 반짝이는 눈으로 여운별이 그 물건들을 가지는 것을 지켜만 보았다. 그 카드는 이미 여운초에 의해 정지되었기 때문에 여운별이 밖에 나가서 돈을 쓰려 해도 쓰지 못할 것이다.여운별은 아직 젊고 직업도 없었기에 수입도 없었다. 그녀의 부모는 카드를 회사 이름으로 걸어놓고는 매달 그 카드에 용돈을 넣어주어 여운별이 쓰도록 했다.여운초는 여씨 가문을 이어받자마자 여운별의 은행 카드를 정지시켰다.여운별은 의기양양하여 여운초를 보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장님, 좀 있다가 알게 될 거야. 누가 이 집에서 나가야 할지.”여운초는 담담하게 대답했다.“부동산 소유증을 가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유언장을 작성하셨어. 결혼 전 개인 재산은 모두 나에게 남겨주신다고. 그런데 네 어머니가 내가 어리다고 괴롭히면서 내 재산을 차지하셨지. 그리고 네 어머니와 우리 아버지의 공동재산의 절반은 네 어머니가 이미 가져가신 지 오래야.”여운초의 친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여운초는 겨우 두 살이었지만 그녀의 친아버지가 유언장을 작성할 때 많은 사람이 현장에 있었다.많은 사람은 여운초의 친아버지가 젊은 나이에 유언장을 작성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여준희는 여운초의 친아버지가 여운초를 너무 예뻐해서 어린 나이에 미리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말했다.여운초의 아버지는 결혼 전 개인 재산과 결혼 후 부부 공동재산의 절반을 전부 여운초에 물려주었다.이 별장은 여운초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여운초 아버지의 신혼 별장으로 사주신 것이기에 당연히 여운초의 아버지 혼전 재산으로 그녀에게 남겨지는 것은 당연했다.그리고 여씨 그룹의 주식은 모두 아버지의 혼전 개인 재산이었기에 여운초에 물려주는 것도 마땅했다.과거의 여씨 가문은 지금처럼 재산이 많지 않았지만 가난하지도 않았다.여운초의 아버지의 개인 재산 가치가 지금까지 몇 배나 올랐는지 모른다.여운별은 여운초의 반박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들이 줄곧 살던 집은 여운초의 집이었다는 사실을 여운별은 전혀 몰랐다.여운초의 부모님도 이런 사실을 여운별에게 알려준 적 없었다.이렇게 큰 별장이 뜻밖에도 여운초 개인 소유였다!한참 만에 이성을 되찾은 여운별은 그제야 의아해하면서 말했다.“그럴 리가! 내가 여기서 태어나고 자랐어. 여기가 내 집인데 언제 네 집으로 변했어? 거짓말하지 마. 우리 별장을 차지하기 위해 거짓말을 지어내지 말란 말이야!”“네 부모님 방문의 비밀번호는 알고 있지? 단언컨대 부동산 소유증이 네 부모님의 금고에 놓여 있을 거야. 금고를 열고 꺼내 보면 알 수 있을 거야.”여운초는 친아버지가 유언장을 작성했다는 것을 알았지만 여씨 가문의 별장의 부동산 소유증이 그녀의 손에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