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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1 Chapters

제2361화

노동명은 자기가 다른 남자들과 달리 믿음직하다는 말을 듣고 제법 흐뭇해했다.“동명 씨가 올 줄 알고, 제가 대신하여 좋아하는 식단을 짜서 셰프한테 부탁해 놓았으니, 잠시 후면 드실 수 있어요. 저는 집에 가봐야 해요.”온 오전 밖에서 일 보느라 집에는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물론 하예정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동생이 임신한 후 심한 입덧으로 고생하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 일에는 손도 못 대게 하였다.노동명은 그녀가 동생의 결혼식을 준비하느라 많이 바쁜 줄 잘 알고 있다.“내가 바래다줄게. 대신 당신 집에 가서 밥 먹어도 되나? 숙희 아주머니의 반찬이 생각나는데.”“그러면 여기에서 좀 기다려 줄래요? 안쪽에 들어가서 챙길 물건이 좀 있어서요.”하예진은 거절하지 않고 물건 가지러 들어갔다.그녀가 자리를 뜨자, 노동명은 등 뒤에 서 있는 경호원한테 분부했다.“사람을 붙여서 서 씨 남자를 좀 알아봐.”자신을 알고 적을 알아야만 백전백승할 수 있다.“알겠습니다.”경호원은 당장 부하에게 전화하여 넷째 도련님의 연적 뒷조사를 해오라고 지시했다.넷째 도련님과 하예진 씨가 아직 연인관계까지는 도달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하예진 씨는 지금 도련님을 배척하지는 않는다. 두 분이 얼마나 어렵게 여기까지 왔는데, 인제 와서 엉뚱한 놈에게 빼앗길 수는 없다. 비록 도련님의 승산이 더 크지만, 아직 휠체어를 타야 하는 점은 좀 진 듯했다.경호원이 전화를 끊자, ‘하루 레스토랑’ 문 앞에 차 한 대가 멈췄다. 두 사람이 궁금해서 그쪽을 향해 보니, 하예진이 제일 마주하기 싫어하는 전남편이 차에서 내려왔다.주형인의 몸은 많이 좋아졌다. 비록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주치의가 검토한 후 퇴원 요청을 동의했다. 퇴원 후 집에서 천천히 몸을 회복해도 된다고 했다.그는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부모님의 저축을 거의 탕진해버리고 없다. 병원에서 더 버티면 부모님의 지갑이 거덜 날까 봐 기어코 퇴원하겠다고 했다.퇴원 후, 그는 누나가 하루에 몇 번씩 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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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2화

걸을수 있는 주형인은 얼핏 봐도 몹시 허약해 보였지만, 반대로 일어서지 못하는 노동명은 훨씬 활기차 보였다.“오셨어요? 노 대표님.”주형인이 먼저 인사했다.노동명은 머리를 끄덕이며 물었다.“주형인 씨는 언제 퇴원했나?”“어제요.”‘오’라고 대답하는 노동명은 주형인이 퇴원했으니 하예진이 우빈이를 데리고 병문안 갈 일이 다시는 없으리라 생각했다.“노 대표님께서 예진 씨 찾으러 왔을 텐데 왜 안 들어가죠?”주서인이 머리를 갸우뚱하면서 물었다.“예진씨가 물건 가지러 잠깐 들어갔는데, 나오면 같이 집에 갈 거야.”노동명은 일부러 염치없는 오누이를 자극했다.이혼한 지 1년이 넘었는데 예진이가 점점 잘 나가는 걸 본 주 씨네 집안사람들은 또다시 예진을 넘겨보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노동명과 하예진이 같이 집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들은 주형인의 낯빛은 점차 흐려졌다.하지만 그는 이제는 질투할 자격이 없다.주서인은 말문이 막힌 동생이 노동명한테 당하고만 있는 것 같아서 안달이 나서 야단치고 싶었지만 집에 돌아가면 부모님께 야단맞을 것이 두려워서 어쩌지 못했다.요즘 동생과 부모님은 하예진이 노동명한테 시집가면 그들이 번 돈은 몽땅 우빈이가 물려받을 것이며, 따라서 그 돈은 모두 주씨 가문의 재산으로 된다면서 우빈이랑 친하게 지내라고 말했다.워낙 노동명은 이 오누이를 쳐다보기도 싫어하는 참이라 세 사람은 모두 입을 꾹 다물고 있었기에 분위기가 어색했다.드디어 하예진이 안에서 나왔다.“어머, 예진아.”주서인은 마침 구세자를 본 것처럼 웃으면서 반겼다.“언니가 어떻게 여길 왔어요?”박예진이 상을 찡그리면서 쌀쌀하게 묻고 나서 고개 돌려 전 남편에게 말을 걸었다.“우빈 아빠 퇴원했어?”전 아내한테서 ‘우빈 아빠’라는 호칭을 들은 주형인은 내심으로 그녀의 깊은 도량에 탄복했다.비록 이혼할 때 두 사람은 많은 모순이 있었지만 하예진은 종래로 애 앞에서 아빠에 대한 나쁜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하예진은 좋은 여자일 뿐만 아니라 복이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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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3화

복 있는 사람은 복 없는 집에 안 들어간다더니, 주씨 집안은 결국 하예진처럼 좋은 며느리를 잃고 말았다.“의사 선생이 나더러 퇴원해서 집에서 회복해도 된다고 해서… 그리고 입원해 있으면 돈이 너무 많이 들어서 퇴원했어.”“이번에 입원하면서 집에 있는 돈을 거의 다 썼거든.”주형인이 대답했다.주형인은 퇴원 후 부모님 모시고 지방에 내려가서 신체를 회복시킬 예산이었다.시내에 있는 아파트는 부동산에 걸어서 팔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온 집 식구가 먹고살기도 힘들 것이다.근데, 주택 소유권 증서에 서현주 이름으로 되었기에 아파트를 팔려면 그녀의 동의를 거쳐야만 했다.서현주는 두 죄행을 합쳐 무려 10여 년이란 긴 징역을 받아 후회막급이었다.그의 말을 들은 하예진은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그러면 이참에 집에서 푹 쉬고 한동안은 나가서 돈 벌 생각하지마. 위자료는 몸이 잘 회복된 후 천천히 내면 되니깐.”하예진의 말을 들은 주서인은 동생이 이 지경이 되었는데 위자료를 받으려 하는 하혜진이 너무나 지독한 여자라고 욕설을 퍼부으려 하는 참 주형인은 누나의 말을 가로채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우빈이는 내 아들이야. 이혼 협의서에 애는 공동으로 키우겠다고 적혀있으니 절대로 발뺌 질 안 할 거야.”주서인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지금 친정집에는 뜯어낼 것이 하나도 없다. 도리어 자기한테 매달릴까 걱정되는 주서인은 앞으로 친정에 발걸음을 적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누나의 속셈을 동생이 안다면 얼마나 서운해할까?잠깐 망설이던 주형인은 호주머니에서 봉투 하나와 금팔찌가 들어있는 작은 선물함을 꺼내었다. 부모님과 의논 후 하예정한테 주는 결혼선물이었다.주형인은 손을 내밀어 물건을 하예진에게 넘겨주면서 말했다.“예진아, 예정 씨의 결혼식이 다가오는데 우리는 안 갈 테니 이 결혼선물만이라도 예정 씨한테 좀 전해주면 안 되겠어?”실은 주 씨네 집사람들도 참석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다. 하예정이 그들을 초청할 리 없다.박예진은 받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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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4화

드디어 주 씨네 오누이는 돌아갔다.뒤 절에 나오지만, 주형인은 서현주의 허락을 받은 후, 아파트를 팔아버렸다. 아파트 판 돈을 서현주에게 나눠주려고 했는데, 서현주가 단호하게 사절했다.아파트는 주형인이 결혼 전에 산 재산이다. 하예진은 돈도 한 푼 못가로 채 이혼했는데 그 돈을 서현주는 받을 수 없었다.서현주는 자기한테 주려는 돈을 하예진에게 좀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자기가 하예진 모자에게 진 죄가 제일 크기 때문이었다.하예진이 용서 해주든 말든 서현주는 자기의 방식대로 죗값을 치르려고 했다.그 후부터 주형인은 지방에 있는 본가로 내려가 휴양하면서 정기적으로 아들 보러 오는 외에 주 씨네 집안사람들은 더는 하예진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하예진의 세계에서 물러난 셈이었다....여씨 가문여천우는 검은색 여행 가방을 메고 여 씨 가족 별장 문 앞에 서서 오랫동안 초인종을 누르지 않았다.여기는 그의 집이다. 아니, 여기는 큰 누나 집이다.이 별장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생전에 삼촌한테 넘겨준 재산인데, 여천우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손잡아 삼촌을 해쳤을 뿐만 아니라, 큰 누나까지 학대했다.지금은 그냥 큰 누나의 이름 밑으로 돌렸을 뿐이었다.한참 후, 여천우는 초인종을 눌렀다.잠시 후, 가정부가 달려 나와 여천우를 보자 무척 반가워하면서 문을 열었다.“도련님 오셨네요, 큰 아씨가 알면 얼마나 기뻐하시겠어요.”여천우는 집안으로 성큼성큼 들어가면서 물었다.“큰누나 지금 집에 있어요?”“네, 큰 아씨는 요즘 매일 눈에 약을 쓰셔야 하니깐, 집에 계셔요. 도련님이 일 못 하게 해요, 장사는 전부 민 대표에게 맡겼어요.”따라서 여천우가 물었다.“큰 누나가 정 박사의 약을 쓴 후 악효과가 어때요? 앞을 볼 수 있어요?”이 말을 들은 가정부는 곧 정겨울의 의술과 약이 최고라고 하면서 크게 칭찬을 했다.“큰 아씨는 정 박사님이 내린 약을 쓰시고 나서 효과가 뛰어나다고 하셨어요. 지금 앞에 있는 물건은 애써 볼 수 있어요. 도련님도 자주 아씨 앞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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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5화

“그렇군요.”여천우가 사색에 잠긴 듯 말했다.여천우는 부모가 저지른 일을 발견한 후, 처음에 큰 누나의 눈을 치료해주던 의사가 정상사망으로 돌아간 것인지 아니면 여전히 자기 부모가 해쳤는지 의심했다.“근데, 도련님이 어떻게 갑자기 돌아오셨어요?”가정부가 의아해하면서 생각했다.도련님은 이 시간에 대학교에서 근심 걱정 없이 공부해야 할 텐데, 명절도 방학도 아닌 지금 왜 돌아왔을까고.“큰 누나가 걱정돼서 휴가 내고 돌아왔어요.”여천우는 자기가 휴가 내고 왔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큰 누나가 방에 있지요? 들어가 볼래요.”여천우는 당장 달려가서 큰 누나의 눈이 보이는가 확인하고 싶었다.“큰 아씨와 도련님은 모두 방안에 계셔요.”여천우는 가정부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성큼성큼 방 안으로 들어갔다.방문에 도착한 여천우는 준 형부인 전이진이 한 손은 큰 누나의 허리를 감싸안고, 한 손은 큰 누나의 머리를 받쳐 든 채 두 사람이 한창 열렬히 키스 중이었다.이를 본 여천우의 머리는 순식간 공백이 된 듯했다.그의 얼굴은 관우의 얼굴처럼 뻘게져 잽싸가 몸을 돌려 뜨거운 키스 중인 두 사람을 외면했다. 그러는 여천우는 속으로 전이진을 엄청나게 욕했다. 어디 감히 내 집에서 함부로 누나한테 이런 경박한 행동을 해, 딴 사람이 보면 누나를 어떻게 보겠어.한데 여천우 혼자만 이상하게 생각했지, 이 별장에 있는 가정부들은 이미 이런 장면에 익숙하여진 지 오래였다.둘 사이는 이미 약혼한 남, 여 사이인데 키스, 포옹은 너무나도 평범한 일로 생각했다.설사 둘이서 한방을 같이 쓴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었다.전이진과 여운초는 비록 매일 알콩달콩했지만, 마지막 방어선은 넘지 않았다.둘은 한결같이 제일 소중한 것을 첫날밤에 남기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키스 후, 전이진은 사랑하는 여운초의 허리를 놓아줬다. 여운초는 전이진의 가슴에 기대여 가쁜 호흡을 조절했다. 이윽고 전이진은 그들 둘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여천우를 발견하고 품에 안겨있는 여운초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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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6화

여천우가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이진을 흘겨보았다.전이진이 웃으면서 물었다.“천우야, 네가 오늘 어떻게 왔어?”여천우는 전이진이 자기 누나와 친근하게 군데 대해 불만이 있어 얼굴이 불그레 해짐에도 불구하고 반박했다.“이건 제집이에요, 내가 언제 오고 싶으면 언제 와요, 형이 상관할 바는 아닌걸요?”전이진은 성격이 좋아서 여천우와 대들지 않았다.전이진은 여초운와 키스하는 장면을 여천우가 본 걸 알기 때문이다.아마도 처남이 자기 누나한테 경박하다고 생각한 모양이다.“누나, 나 천우야.”여천우는 냉큼 큰 누나 곁에 달려가 서서 전이진을 슬쩍 한쪽 편으로 밀어버리고 큰 누나 눈앞에서 제일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누나가 자기의 생김새를 똑똑히 볼 수 있기 위해서였다.누나가 실명했을 때 여천우는 고작 일곱 살이었다. 초등학교 이학년 학생에 불과하다.지금은 벌써 대학생이다.처남한테 밀려난 전이진은 여전히 화를 내지 않고 웃으면서 말했다.“천우야, 너희 누나는 지금 눈앞의 물건은 볼 수 있단다. 하지만 똑똑히는 안 보여. 정박사가 그러는데 지금 누나의 시력은 칠팔백 도의 안경을 건 근시가 안경을 벗은 상태와 같단다. 볼 수는 있는데 똑똑히 안 보여.”“네가 좀 더 가까이 와야 누나가 너를 잘 볼 수 있을 거야.”“맞다, 너 뭘 좋아해? 지금 주방에 시켜서 네가 좋아하는 반찬들을 시키게.”마침 점심시간이다.여천우는 전이진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누나의 두 눈만 뚫어지게 보면서 잔뜩 긴장한 목소리로 물었다.“누나, 나 좀 봐봐, 내 얼굴 똑똑히 볼 수 있어?”그리고 손으로 자기의 눈을 한번 만지고는 물었다.“누나, 나 방금 손으로 눈 만졌어, 아니면 코 만졌어?”여운초도 조용히 동생을 지켜보았다.여천우는 부모의 좋은 점만 물려받아서 얼굴이 엄청나게 잘 생겼다. 여운초도 어머니를 많이 닮았기에 두 사람은 꽤 닮은 편이다.한참 후, 여운초는 손을 내밀어 여천우의 얼굴을 만졌다. 볼로부터 눈, 코까지 천천히 만지면서 마지막에 이마까지 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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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7화

여운초는 감정을 사로잡은 후 동생을 힘껏 포옹해 주었다.누나의 품에 안긴 여천우는 매형을 흘끔 쳐다보면서 좀 어색했다. 매형이 질투할까 걱정되었기 때문이다.예전부터 이 매형이 아주 횡포하다는 소문을 듣긴 했지만, 매형인데 동생을 좀 양보하면 어떠냐고 생각했다.어렸을 때, 큰누나는 겉으로 남동생을 냉대하며 본 척도 않지만, 매번 그가 넘어지기만 하면 달려와서 가슴 아파하며 품에 안고 부드럽게 달래주곤 했다.여천우는 기억이 생길 때부터 큰 누나를 유별나게 따랐다.자기가 넘어지면 얼음장처럼 차갑던 누나가 따뜻해진다고 생각했다.그 후로 여천우는 넘어지는 걸 즐겼다. 넘어져야만 누나가 자기를 관심하고 달래도 주고 안아도 주니깐. 기억 속 누나의 품은 얄팍하면서도 따뜻했다.어린 여천우는 왜 엄마는 누나를 미워하고, 누나는 자기를 냉대하는지 잘 몰랐다. 점점 켜면서 그 까닭을 알았다. 누나는 아버지의 친딸이 아니기 때문이다.같은 엄마의 뱃속에서 나왔지만, 엄마는 누나를 미워했다.누나가 엄마한테 된욕을 먹거나, 물매를 맞을 때마다 여천우가 달려가서 몸으로 막아주곤 했다.그는 엄마가 누나를 학대하거나 누나가 수모를 당하는 걸 보고는 절대로 참지 못하고 나섰다.둘째 누나의 심보도 고약하다. 큰 누나를 두둔하지 못하게 빼돌리려고 여천우를 기숙학교에 보내라고 엄마한테 권했고, 부모가 비록 여천우를 제일 이뻐했지만 큰 누나를 감싸주지 못하게 하려고 끝내는 기숙학교에 보내고야 말았다. 비록 그 학교가 관성에서 제일 비싼 학교이긴 하지만.여천우가 매번 집으로 돌아올 때마다 큰 누나한테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하곤 했다.하지만 끝내는 실명당했을 뿐만 아니라, 목숨마저 잃을 뻔했다. 다행히도 작은고모가 친정에 왔다가 발견하고 큰 누나를 병원으로 데려가서 목숨을 건졌다.옛일들을 생각하면 할수록 여천우는 자책감에 못 이기며 큰 누나가 사무치게 그리웠다.“누나.”여천우는 매형이 질투하든 말든 더는 관계치 않고 큰 누나를 힘주어 포옹했다.포옹을 마친 후 여천우가 큰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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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8화

“알았어."여운초가 동생을 자리에 앉히고 물었다.“근데 왜 갑자기 집에 왔어? 명절도 아니고 방학도 아닌데, 상과 안 해?"지난번 누나랑 통화하고 나서 걱정도 되고 또 눈 치료가 효과가 어떤지 보고 싶어서 며칠 휴가 내고 왔어."“그럼 전화할 줄 모르니? 굳이 휴가까지 내면서 와? 이틀만 자고 얼른 학교 가야지?”여운초가 말했다.옆에서 듣고 있던 전이진이 말했다.“운초씨, 이참에 천우가 큰 형 결혼식까지 보고 가면 좋잖아."그러자 여운초가 여천우를 보면서 휴가는 며칠 냈냐고 물었다.“한 주일."전태윤과 하예정의 결혼식은 3일 후에 올리기로 했다.“그럼 큰형 결혼식에 참석한후 학교로 돌아가렴. 앞으로는 큰일 없으면 함부로 휴가 내면 않되, 열심히 공부해서 방학 때 돌아오면 회사로 들어와 실습해."여운초가 여씨 그룹을 물려받을 때부터 독점할 생각을 전혀 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여씨 그룹에 남동생의 한 몫이 있다고 생각했다.“누나, 난 회사경영에 관심 없어."여천우는 여씨 그룹에 발들이기 싫었다.왜냐하면, 여씨 그룹에 주인이 둘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만일 여천우가 회사로 들어간다면, 아버지의 옛 부하들은 필연코 그의 편에 줄 설 것이다.누나는 지금 자기편의 사람들을 키우고 있다.그때 가서 설사 두 형제가 싸울 마음이 없다 하더라도 각자의 부하들도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그때 되면 여씨 그룹이 망할 뿐만 아니라 형제도 버성기게 될 거다.게다가 여천우는 정말로 장사에 전혀 취미가 없다.잠자코 있던 여운초가 동생한테 물었다.“그럼 넌 졸업 후에 뭘 할 건가 생각은 해봤니?”“난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거니와 촬영도 좋아해. 화가나 사진작가가 되고 싶어."여운초는 동생의 말에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고 말했다.“방학하면 우리 회사에 아르바이트로 들어와, 봉급 줄 테니, 기타는 나중에 다시 봐."“응."여천우가 간단히 대답하고 금방 물었다.“매형의 큰형이 곧 결혼한다고?”전이진이 해석 해줬다.“큰형은 진작 결혼했어, 식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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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9화

여씨 별장 대문 입구에 있는 전 여씨 가문의 큰 아가씨와 둘째 아가씨는 옛날의 오만과 고귀함을 버린 지 오래였다.지금 그들의 몸에는 평범한 옷을 입고 있었고 반짝이던 비싼 보석들도 보이지 않았으며 들고 다니던 에르메스 가방도 보이지 않았다.심지어 그들 뒤에는 자가용 자동차조차 없이 두 사람은 택시를 타고 왔다.빚을 갚기 위해 두 가족은 팔 수 있는 물건들은 다 팔았다.집까지 판 그들은 전세를 맡았다.두 고모가 태어났을 때 여씨 가문은 지금처럼 재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부유한 축에 속해서 근심 없이 자랐다.결혼할 나이가 되었을 때도 집안이 일떠섰기에 넉넉한 혼숫감을 가지고 부잣집으로 시집가서 며느리에서 할머니가 되었지만, 이제는 부화방탕한 생활로부터 다시 가난뱅이로 돌아가서 고생해야만 했다.나이가 많고 밖에서 일한 경험조차 없는 두 고모는 일자리조차 구할 수 없어 할 수 있는 일은 청소부밖에 없었다.하지만 청소부의 봉급은 너무 적어서 며칠도 못가서 다 써버리고 없었다.검소함에서 사치로 갈기는 쉽지만, 사치에서 검소함으로 가는 것은 어렵다고들 했다.이 말은 아마도 이 한 쌍의 자매에게 가장 적합한 듯했다.이런 고생을 도저히 견딜 수 없는 두 고모는 제발 저희를 좀 봐 달라고 여운초한테 절이라도 할 듯이 쫓아왔다.그들은 비로소 여씨 가문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오빠와 형님이 아니라 장인 여운초라는 것을 늦게야 알게 됐다.여운초는 운이 좋게도 장인임에도 불구하고 전씨 가문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가령 앞 20년 동안을 여운초가 신데렐라의 삶을 살았다고 한다면 남은 인생은 호의호식하는 부잣집 사모님의 삶을 살 수 있었다.하느님이 그녀에게 내린 보상인 것처럼.“운초야, 문 열어, 우린 네 고모야!”“운초야, 다 우리 잘못이야. 더는 집안 재산을 빼앗으려 하지 않을 테니 제발 좀 살려줘라!”여운초의 둘째 고모도 큰소리로 외쳤다.여씨 가문의 이웃들은 두 고모가 친정집에 돌아가 가족 재산을 빼앗는 것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여씨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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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0화

정박사가 신의의 자제면 어때? 신의도 사람인데 고칠 수 없는 질병도 있기 마련이다.“천우야, 천우야!”여운초 뒤에 따라 나오는 사람이 여천우인 걸 발견하자 두 고모는 구세주를 만난 것처럼 기뻐했다.조카가 당연히 조카보다 호락호락할 테니깐.옛날에 그들은 오빠와 형수랑 한 패거리가 되어 여운초를 학대하고 괴롭혔었다. 여운초가 피해를 보고도 가만히 있자 매일 여운초가 죽기만 기다렸다.여운초가 이 모든 것들을 기억하고 앙심을 품어 그들한테 보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하지만 하나뿐인 조카 여천우는 어릴 때부터 두 고모가 애지중지했다.친정집에 유일한 남자애니까.친정집의 재산을 탐내기 전에는 여씨 그룹이 잘되길 바랐다. 그래야 남들이 그들을 업신여기지 못하니깐."천우 부르지 말아요. 걔는 지금 아무런 실권도 없어요."여운초가 걸어 나와서 두 고모 앞에서 문틈 사이로 맞대고 두 눈을 부릅떴다.전이진은 따라 나오지 않았다. 여운초가 혼자 해결할 수 있으니 필요 없다면서 말렸다.전이진은 사랑하는 여운초에게 맛있는 음식을 해주러 주방에 갔다.두 고모는 여운초가 앞을 보지 못하는 줄 알고 악독하고 원한이 가득한 눈길로 여운초를 째려보았다.만일 눈빛이 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두 고모의 눈빛은 여운초를 천 번, 만 번도 죽였을 거다."그렇게 지독한 눈으로 볼 필요가 없어요."여운초가 쌀쌀맞게 말했다.“눈길로 날 못 죽여요. 너만 힘들지."큰고모는 말문이 막혔다.그는 두 손을 문살 사이로 내밀고 여운초의 눈앞에 대고 흔들어 보았다."큰고모, 손 흔들지 않아도 돼요. 나 다 보이거든. 큰고모 요즘 살 많이 쪘네요. 내 기억 속에 큰고모가 무척 날씬했었는데, 지금은 뚱뚱하고 작달막하네요."큰고모의 키는 원래부터 크지 않았고 약 150㎝밖에 안되었다. 형제 중에서 키가 제일 작았다.그녀의 몸은 옆으로만 퍼지기만 하여 지금은 마침 호박 같았다.큰고모는 여운초의 비웃음을 아랑곳하지 않고 아연실색해서 물었다.“운초야, 너 진짜 볼 수 있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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