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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은 억만장자의 모든 챕터: 챕터 1851 - 챕터 1860

2569 챕터

제1851화

전이진이 물었다.“형, 형수님은? 어디 가셨어?”여운초가 답했다.“출장 갔을걸. 예정 씨로부터 요 이틀 출장 간다고 들었거든.”여운초도 장님만 아니었다면 자주 출장을 가야 했을 것이다. 지금은 한동호가 여운초 대신 여기저기 다니고 있다.여운초는 마음속으로 직접 회사에 가고 싶었다. 다만 앞을 볼 수 없는 그녀에게 있어 먼 길을 떠나는 건 아주 귀찮은 일이다. 개인 비행기를 타고 다닌다면 모를까... 하지만 여운초에게는 개인 비행기가 없었다. 비록 미래의 시댁은 소지하고 있지만, 이런 일로 신세를 지고 싶지는 않았다.출장 갔다는 말에 전태윤은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그냥 와이프가 출장 간 걸로 생각할 예정이었다.와이프가 옆에 없어서인지 전태윤은 시간이 매우 느리게 흘러가는 것 같았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날은 전혀 어두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해는 여전히 높이 떠 있었다. 매분 매초가 아주 힘들게 느껴졌다.하루를 못 본 것이 3년을 못 본 것만 같았다.전태윤은 처음으로 이런 고통을 맛봤다.아내가 강성으로 갔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따라가려고 했는데 할머니가 또 아내를 데리고 다른 곳으로 떠날 줄이야...“동명아, 너 직접 가서 고를 생각 있어?”전태윤이 물었다.노동명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말했다.“그럼 너와 이진이가 나 좀 부축해 줘.”전태윤은 휠체어를 먼저 내리고 동생과 함께 노동명을 부축해 내려 휠체어에 태웠다.“노동명 씨.”노동명의 목소리를 알아챈 여운초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운초 씨, 오랜만이에요, 장미 한 다발을 준비해 줄래요?”“그럼요, 지금 바로 포장해 드릴게요.”여운초는 미소를 지으며 안으로 들어가더니 능숙하게 꽃다발을 쌌다.전이진은 옆에 서서 도와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그의 도움 없이도 잘 쌀 수 있으니까.전이진은 여운초가 익숙한 곳에서는 보통 사람처럼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안 후부터 그녀에게 꽃 배달을 몇 번이나 시켰다. 그녀가 가게로부터 전씨 그룹으로 가는 길을 익히게 할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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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2화

“난 동명 씨의 심정 이해할 것 같아.”여운초는 조용히 말을 이었다.“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를 다쳐 일어설 수 없게 됐어. 한동안은 받아들이기 힘들 거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불구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 소란을 피우는데... 나 그때 거의 죽었다 다시 깨어났을 때 일어나보니 눈앞이 캄캄하더라. 작은고모의 말소리를 듣고 왜 불을 켜지 않느냐고 물었었어.”지금의 여운초는 막 시력을 잃었을 때를 떠올려도 마치 남의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마음이 평온했다.“그러자 고모는 대낮에 불을 켤 필요가 있냐고 하더라. 한참 지나서 아주 놀란 목소리로 앞이 안 보이냐고 몇 번이나 묻길래 안 보인다고, 눈앞이 캄캄하다고 했어. 의사가 와서 보더니 내가 시력을 잃은 것 같다는 거야. 그때 작은 고모는 나를 껴안고 한바탕 울었는데... 솔직히 그때 난 하늘이 무너진 것만 같았어. 눈앞이 캄캄하고 보이지 않으니까 얼마나 당황하고 무섭든지... 마치 허공에 떠 있는듯한 느낌이었어.”여기까지 얘기한 여운초는 다시 미소를 지으며 화제를 바꿨다.“자, 이런 얘기는 그만하자, 다 지난 일이니까. 곧 개학이지?”여운초가 갑자기 전이진에게 물었다.“응, 곧 개학이야. 너 천우 안 봐?”여천우는 명문대학에 다닌다. 그 대학은 관성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여운초는 동생이 혼자 그 먼 곳에 가서 대학에 다니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동생은 독립성이 강한 사람이라 스스로 자기를 잘 돌볼 수 있을 거니 따로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두 남매 사이에는 결국 간격이 생겼다.여천우는 비록 여운초의 친정 식구 신분으로 전씨 일가와 혼사를 의논하였지만 두 사람이 약혼식을 치르자 더는 여씨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아마도 날 미워하고 있을 거야, 날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거야.”여운초는 한숨을 쉬었다.그녀는 비록 동생의 소외를 개의치 않지만 그래도 동생이 학교로 돌아가기 전에 둘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를 원했다.안타깝게도, 동생은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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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3화

여운초는 전이진의 입을 막았던 손을 내리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일어나 카운터를 돌아 나왔다. 그때 마침 점원이 가게로 들어왔다.전이진은 굳은 얼굴로 가버리더니 계속하여 꽃에 물을 주었다.점원은 받은 돈을 여운초에게 건네주며 그녀와 스쳐 지나가는 전이진을 슬쩍 쳐다보았다. 전이진이 가게를 나가 밖에서 꽃에 물을 주는 것을 보고서야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사장님, 저 잘못한 거 없죠?”여운초는 점원이 건네준 돈을 받아 수가 틀림없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점원의 질문을 듣고는 말했다.“없는데요. 다 잘하고 있어요. 잘못한 것도 없고요.”“그럼 다행이에요. 방금 이진 씨가 지나갈 때 저를 째려보셔서 제가 실수라도 한 줄 알았어요.”자신이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자 점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여운초는 속으로 전이진에 대해 투덜대면서도 겉으로는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잘못 본 거겠죠. 왜 아무 이유 없이 노려보겠어요. 이진이는 웃지 않을 때면 보통 엄숙한 표정을 짓곤해요. 그래서 노려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는 거예요.”전이진은 그녀 앞에서는 부드러운 태도지만 남들 앞에서는 완전히 바뀐 얼굴이라고 할 수 있다.단지 여운초는 그런 표정의 전이진을 본 적이 없을 뿐이다. 그녀는 그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그럼 제가 잘못 본 건가 봐요. 사장님 말이 맞아요, 이진 도련님은 사장님 앞에서는 온화한 사람이지만 다른 사람 앞에서는 엄숙하기 그지없는 데다가 차가워 보여서 가까이 하기 어려워 보여요.”점원은 이 말을 할 때 전이진의 귀에 들릴까 봐 감히 큰 소리로 말하지 못했다.전이진은 청력이 좋아서 점원의 말을 엿들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점원이 자신을 그렇게 평가하도록 내버려두었다. 이건 그가 여운초를 특별하게 대한다는 것을 증명할 수도 있으니까.전이진은 잘 아는 사람 앞에서는 보통 온화한 성격을 보이곤 한다.여운초는 미소를 지었다.“내 앞에서는 온화하다기보다는... 꼭 양아치 같은걸요.”“...”전이진이 양아치처럼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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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4화

꽃필무렵은 도심 한복판에 있어 관성 호텔까지 멀지 않아 두 사람은 금방 도착했다.여천우는 어디로 가려는 건지 가방을 메고 마침 호텔에서 나오고 있었다.전이진은 급히 차에서 내리면서 여운초에게 말했다.“천우 어디로 외출하려고 하는 것 같아. 내가 먼저 가서 불러세울 테니까 천천히 내려. 조심해.”“그래, 빨리 가. 나 혼자 내릴 수 있으니까.”그녀는 전이진의 차를 자주 타고 외출하여 차 구조에 이미 익숙해졌다. 그래서 자유롭게 타고 내릴 수 있게 되었다.전이진은 빠른 걸음으로 여천우에게로 향했다. 여천우는 미리 차를 예약한 건지 호텔 입구에 있는 차량으로 향했다. 그는 차 문을 열고 차에 오르려고 했다.“천우야.”여천우는 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고, 곧 시선을 전이진의 뒤쪽으로 옮겼다. 여운초가 지팡이를 짚고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이때 어떤 사람이 급히 호텔에서 달려 나오다가 여운초와 부딪쳤다.여천우는 본능적으로 달려가려고 발을 내디뎠지만, 이내 동작을 멈췄다.다행히 여운초도 아무 일 없었다. 그 사람은 여운초가 장님인 것을 발견하고는 연신 사과했다.“눈이 보이지도 않는 사람이 저렇게 오는 걸 그저 보고만 있는 거예요?”여천우는 참지 못하고 전이진에게 한마디 했다.전이진은 고개를 돌려 여운초를 바라보았다. 그는 방금 그 장면을 보지 못했기에 여운초가 하마터면 다른 사람에게 부딪힐 뻔했다는 것을 몰랐다.“운초는 여기를 자주 다녀서 혼자 천천히 걸어오는 것 정도는 괜찮아. 운초도 네가 떠날까 봐 나더러 먼저 널 잡으라고 했어. 어디 가는 길이야?”전이진은 여천우에게 물어보면서 시선은 약혼녀를 향하고 있었다.여천우는 조금 화가 났다. 방금 그 장면은 못 봤으니까 그렇다 쳐도 아직도 누나를 바라보기만 하고 여전히 제자리에 서서 까딱하지도 않는다니... ‘가서 누나를 좀 부축하는 게 그렇게 어려워?’“평소에도 누나에게 이렇게 대해요? 누나 혼자 더듬으며 걸어오게 내버려둘 생각이에요?”여천우의 말투에는 비난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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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5화

여천우는 최씨 일가와 김씨 일가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이렇게 계획하였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큰누나가 여씨 기업을 인수하자 최씨와 김씨는 아무런 이득도 볼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여씨 일가의 저택도 지금은 여운초가 장악하고 있기에 큰고모들은 친정에 가서 이익을 얻으려고 해도 어렵게 되었다.다른 방법이 없어서인지 고모들은 여천우의 앞에서 여운초의 나쁜 말을 억수로 해댔다.“네 누나는 독립적인 성격이라 모든 것을 나에게 의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운초도 자기가 장님인 게 나한테 영향 줄까 봐 항상 걱정하고 있어. 난 내가 볼 수 있는 범위내에서는 운초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으니까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두는 게 운초에게도 좋을 거로 생각해.”전이진은 부드럽게 말했다.“신의의 제자인 정겨울 의사에게도 이제 와서 눈을 봐달라고 부탁했지만 최악의 상황도 대비해야 하잖아. 만약 겨울 의사도 회복될 가망이 없다고 말한다면 네 누나는 평생 어둠 속에서 살아야 해. 그럴 경우 난 네 누나가 크게 영향받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 삶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스스로도 자신을 잘 돌볼 수 있다고 생각해야 나와 남은 인생을 함께할 자신을 가질 수 있을 거야”여천우는 전이진을 바라보며 조급한 목소리로 물었다.“정겨울 의사가 신의의 유일한 제자라고 하지 않았어요? 정겨울 의사조차도 우리 큰누나의 눈을 치료할 수 없대요?”큰누나의 실명은 부모님에 의한 것이다. 만약 큰누나의 눈이 치료된다면 여천우의 죄책감도 조금이나마 덜어질 수 있다.“정겨울 의사가 실력이 있긴 하지만 아직은 운초의 눈을 치료해 줄 상황이 아니라서. 그리고 반드시 눈을 치료할 수 있다고 단정 지을 수도 없잖아. 항상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어야 해. 천우 넌 걱정하지 마. 너와 작은고모가 날 믿고 운초를 맡겼으니 난 반드시 운초를 행복하게 해줄 거야. 평생 잘 보호해 줄 거라고 약속할게.”여천우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나를 찾아온 거예요?”전이진은 그의 물음에 응했다.“어디 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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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6화

전이진이 여운초를 부축하자 여운초는 부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널 좀 부축하게 해 줘. 천우가 나에게 널 돌보지도 않고 혼자 걷도록 내버려둔다고 배려심이 부족하다고 말하잖아. 길을 잘 몰라서 부딪히거나 넘어질까 봐 걱정하고 있어.”그 말에 여운초는 전이진이 자신을 부축하도록 내버려뒀다.“천우는 그래도 날 걱정하고 있네...”“너희들은 친남매잖아.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당연히 널 걱정하지.”여운초는 걸으면서 말했다.“천우는 착한 아이야. 어릴 때부터 날 존중하고 배려해 줬어. 다행히 부모님이 잘 보호해 줘서 나쁜 습관에 물들지 않은 거야.”예전에 여운초는 비록 여천우에 대해 태도가 좋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는 동생을 걱정하고 있었다.여씨 집안에서 그녀를 정말 가족처럼 대한 사람은 이복동생인 여천우 뿐이었다.커피숍에 들어간 후 여천우는 커피 석 잔을 주문했다.자리에 앉은 여운초는 손을 뻗어 동생을 더듬었다.여천우는 피하고 싶었지만 큰누나와 눈을 마주치는 순간 피할 생각을 단념했다.큰누나의 눈은 매우 예뻤다.둘째 누나는 큰누나의 눈이 예쁜 것에 매우 질투했다. 둘째 누나는 세 사람 모두 같은 어머니의 배에서 태어난 건데 왜 여천우와 여운초만 눈이 이쁘냐고 말한 적도 있다. 둘째 누나의 눈은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쌍꺼풀도 없었다. 둘째 누나의 쌍꺼풀은 후에 수술하여 만든 것이다. 비록 쌍꺼풀 수술을 하였지만 여전히 여운초의 타고난 눈처럼 예쁘지는 않았다.이렇게 예쁜 눈은 거의 11년 동안 아름다운 세상을 보지 못했다.밝은 세계에서 어두운 구렁텅이로 추락한 몇 년 동안 큰누나는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굳은살이 박인 두 손이 부드럽게 자기 얼굴을 만지자 여천우는 마음이 누그러지고 말았다. 굳었던 얼굴빛도 다소 누그러져 누나가 얼굴을 만지도록 내버려두었다.그러다 전이진이 쏘아보는 질투의 눈빛이 느껴졌다.‘질투심이 너무 강한 거 아니야? 동생마저 질투하다니...’여운초의 눈에 여천우는 아직 어린아이였다. 18세 미만이라 아직 성년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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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7화

잠시 침묵에 잠겼던 여운초는 부드럽게 말했다.“천우야, 여씨 그룹은 우리 여씨 일가의 회사니까 도와준다 해도 네가 누나를 도와줘야 하는 거야. 여씨 집안의 재산에는 네 몫도 있다는 걸 잊지 마. 이제 개학하면 공부 열심히 해, 딴생각하지 말고. 어른들의 일은 어른들이 알아서 할 테니까 학교에서도 돈 너무 아끼지 말아. 부족하면 누나랑 말해, 계좌로 돈을 보내줄 테니까.”여천우는 누나를 한참 바라보다가 갑자기 물었다.“정말 재산을 나에게 나눠줄 생각이야?”다른 가족들은 모두 여천우에게 여운초는 부모님을 원망하기 때문에 절대 여씨 그룹을 독점할 것이라고, 여천우가 간섭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절대 재산을 나눠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설령 같은 어미니 배에서 태어난 남매라고 할지라도 말이다.하지만 어머니가 큰누나에게 한 행동을 봐서는 큰누나의 마음속에는 친어머니가 백설 공주의 계모보다도 더 악랄한 존재일지도 모른다고 여천우는 생각했다.“아야.”여운초가 갑자기 여천우의 얼굴을 세게 꼬집었다.여천우는 화가 나서 누나를 노려보며 비꼬아 말했다.“내 의심이 맞는 거지? 누나가 지금 나를 대하는 태도는 다 가식인 거지? 내가 아직 학교에 다니지만 않았다면 어떻게 해서던 날 감옥에 들여보냈을 거야. 그러면 여씨 집안의 전부를 가지게 되니까. 누나 아버지 대신 복수하기 위해서 말이야.”여운초는 이번에는 동생의 얼굴을 꼬집는 대신 뺨을 때렸다.여천우도 피하지 않고 뺨을 그대로 한 대 얻어맞았다. 그의 얼굴은 화끈거리고 아파 났다. 누나를 보는 그의 눈은 빨개졌지만 고집스럽게 눈물을 흘리려 하지 않았다.“여천우! 날 이렇게까지밖에 생각하지 않는 거니?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든 다 믿을 수 있어도 내가 하는 말은 믿기지 않는 거야?”여운초는 동생의 의심에 화가 났다.전이진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고는 여운초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운초야, 천우가 하는 말은 거칠더라도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야. 아직 어려서 많은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또 이해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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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8화

전이진은 일어나서 지팡이를 들어 여운초의 손에 쥐여준 다음 그녀를 부축하고 갔다.덩달아 일어선 여천우는 돌아가는 누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입을 벌리고 작은 소리로 불렀다.“누나.”여운초는 듣지 못했는지, 아니면 듣고도 못 들은 척하는 건지 걸음을 멈추지 않고 돌아서지도 않았다.여운초가 커피숍을 나서려 하자 머뭇거리던 여천우가 갑자기 의자를 밀치더니 빠른 걸음으로 뒤쫓아오며 큰 소리로 불렀다.“누나.”이번에 여운초는 걸음을 멈췄다.그러나 여전히 돌아서지 않았다.커피숍 안의 사람들은 모두 남매에게 시선을 돌렸다.“부족한 것 있으면 가서 사, 비행기 표도 예약하고. 출발하는 날, 운전기사를 보내 데리러 올게. 원한다면 집으로 돌아와도 돼, 거긴 언제든지 너의 집이니까.”여운초는 말을 마친 후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누나, 미안해.”여천우는 큰소리로 사과했다.방금 큰누나를 그렇게 비꼬지 말았어야 했다.여천우의 기억 속에 여운초는 덤덤했고 때로는 냉담하기도 했다. 항상 그를 상대하고 싶지 않은 모습이었다.하지만 그의 거듭되는 관심 하에 큰누나도 차차 그를 동생처럼 대했고, 그에 대한 사랑도 차가운 표정 속에 숨겨져 있었다.남들이 하는 몇다디에 큰누나를 의심하고 비꼬았다가 뺨을 맞은 자신이 뺨을 맞아도 싸다고 생각되었다.전이진이 그에게 큰누나가 잘못된 일을 하였냐고 물었었다.그 물음에 여천우는 당당히 큰누나가 잘못한 것이라고 답할 수 없었다.부모님과 둘째 누나가 한 일은 모두 불법적인 행동이라 큰누나가 고발하지 않았더라도 법적 처벌을 피할 수는 없을 테니까.어머니와 둘째 누나는 모두 하예정을 해하려다 감옥에 들어가게 되었고 아버지는 친동생을 해한 사건에 연루되어 감옥에 들어가게 되었다.여천우는 자기 아버지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팠다.하지만 아버지는 아직 살아계시고 재판날짜가 다가오기를 기다리고 있다.큰누나도 그처럼 이미 저세상으로 간 아버지가 그립고, 생각하면 마음이 아플 것이다. 큰누나의 친아버지이자 그의 둘째 삼촌은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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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9화

“내가 회사를 관두면 네가 관리할 수 있겠어? 학교에 다니면서 사업까지 도맡을 수 있겠어? 그건 무리잖아. 네가 회사를 잘 관리하지 못하면, 고모네들이 회사를 관리해 주겠다고 자진할 거야. 회사를 손에 넣은 이상 다시 돌려줄 것 같아? 돌려준다고 해도 빈 껍데기뿐일걸.”여운초는 말을 마친 뒤 다시 전이진에게 말했다.“가자.”“그래.”전이진은 약혼녀를 자상하게 부축하고 다시 앞으로 걸어갔다. 둘은 호텔에서 나온 후 이내 멀리 떠나갔다.여천우는 더 이상 쫓아가지 않고 그 자리에 서서 미안함 가득한 얼굴로 큰누나가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한참 후 그는 시선을 거두고는 우울한 표정으로 자리에 돌아가 앉아 말없이 커피를 들고 한 모금 마신 후 잔을 내려놓았다. 그는 커피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누나한테 맞은 얼굴을 만져보니 얼얼한 게 아마 부은 것 같았다.‘너무 화가 나서 나를 때린 걸 거야.’여천우는 뺨을 한 대 맞았지만 큰누나를 원망하기는커녕 점점 더 죄책감을 느꼈다. 자신이 너무 나쁜 놈이라고 생각되었다. 누나에게 마음을 상하게 하는 말을 그렇게나 많이 했으니까.“천우, 천우야. 여기 있었네. 네 룸에 가서 문을 두드렸는데 응답이 없어서 아래층으로 내려와서 한참이나 찾았어.”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여천우는 즉시 가방을 메고 일어나 의자를 떠나려고 했다.“천우야.”최성욱은 여천우를 붙잡고 입을 열었다.“어디 가? 앉아봐, 형이 커피 살게.”그는 여천우를 제자리로 돌아가 앉히려 했다.여천우는 그의 손을 힘껏 뿌리치며 차갑게 말했다.“형님, 저는 커피를 좋아하지 않아요. 그리고 밖에 나가볼 일이 있어서요.”여천우는 다시 밖으로 나가려 했다.최성욱은 또 그를 붙잡더니 방금 앉았던 테이블로 끌고 갔다.그는 사실 전이진이 여운초를 부축해 커피숍을 나가는 것을 보았다. 여운초가 사촌 동생을 찾아왔을 거로 짐작했다. 그는 피해 있다가 전이진과 여우초가 멀리 떠나는 걸 보고서야 다시 여천우를 찾아온 것이다.제자리로 돌아와 앉은 여천우의 애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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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0화

최성욱의 질문에 여천우도 숨기지 않고 큰누나가 때린 것이라 인정하고는 감히 여운초를 찾아갈 담이 있냐고 반문했다.최성욱은 말이 막혀 잠시 침묵하다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큰누나가 때린 거였어? 너를 찾아왔었어? 왜 찾아온 거래? 왜 널 때린 거지? 쯧쯧, 네 누나 정말 지독하네, 얼굴 반쪽이 다 부었잖아. 천우야, 이제 네 큰누나가 어떤 사람인지 알겠지? 평소에는 아주 담담해 보이지만 사실 마음이 독한 사람이야. 눈이 보이지 않아도 이렇게 독한데 눈을 치료해서 시력이 회복하게 되면 얼마나 더 독해질지 몰라. 그때가 되면 너는 살길도 없게 될걸. 네 누나와 네 부모님의 사이에는 아버지를 죽인 원한이 있다는 걸 잊지 마. 네 부모님에게 원한이 있는데 너는 놔줄 거라고 장담할 수 없겠어?”“...”“지금 너에게 아주 잘해준다고 해도 그건 긴장을 늦추려는 계략일 거야. 때가 되면 너에게 손을 대서 모든 것을 잃게 할지도 몰라. 어쩌면 널 불법적인 일을 하도록 유도한 후에 신고해서 감옥에 들여보내려고 하는 것일지도 모르지. 만약 너까지 들어간다면 여씨 집안의 모든 것은 정말 네 누나의 수중으로 들어가는 거야.”여 대표 부부는 아직 형을 선고받지 않았지만 곧 재판일이 다가오자 최씨 집안이나 김씨 집안은 모두 긴장하고 초조해하며 여기저기 알아보았는데, 여 대표 부부의 결과는 좋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이제 그들이 나서서 여운초를 상대하는 것은 불가능했다.여운별은 형기가 만료되어 풀려난다고 해도 여운초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게다가 그녀도 몇 년의 형을 선고받았다.그녀가 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여운초는 진작에 여씨 그릅을 완전히 장악했을 것이다.지금 최씨와 김씨는 더는 여씨 그룹의 비즈니스에 손을 댈 수 없게 되었다.그들은 라이벌 그룹을 이용해 여씨 그룹을 상대할 생각까지 했었는데 안타깝게도 모두 여운초와 한동호에 의해 해결되었다. 또한 전씨 그룹까지 옆에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으니... 전씨 그룹은 여씨 그룹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여씨 그룹의 라이벌을 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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