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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3화

여운초는 전이진의 입을 막았던 손을 내리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일어나 카운터를 돌아 나왔다. 그때 마침 점원이 가게로 들어왔다.

전이진은 굳은 얼굴로 가버리더니 계속하여 꽃에 물을 주었다.

점원은 받은 돈을 여운초에게 건네주며 그녀와 스쳐 지나가는 전이진을 슬쩍 쳐다보았다. 전이진이 가게를 나가 밖에서 꽃에 물을 주는 것을 보고서야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사장님, 저 잘못한 거 없죠?”

여운초는 점원이 건네준 돈을 받아 수가 틀림없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점원의 질문을 듣고는 말했다.

“없는데요. 다 잘하고 있어요. 잘못한 것도 없고요.”

“그럼 다행이에요. 방금 이진 씨가 지나갈 때 저를 째려보셔서 제가 실수라도 한 줄 알았어요.”

자신이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자 점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여운초는 속으로 전이진에 대해 투덜대면서도 겉으로는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

“잘못 본 거겠죠. 왜 아무 이유 없이 노려보겠어요. 이진이는 웃지 않을 때면 보통 엄숙한 표정을 짓곤해요. 그래서 노려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는 거예요.”

전이진은 그녀 앞에서는 부드러운 태도지만 남들 앞에서는 완전히 바뀐 얼굴이라고 할 수 있다.

단지 여운초는 그런 표정의 전이진을 본 적이 없을 뿐이다. 그녀는 그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

“그럼 제가 잘못 본 건가 봐요. 사장님 말이 맞아요, 이진 도련님은 사장님 앞에서는 온화한 사람이지만 다른 사람 앞에서는 엄숙하기 그지없는 데다가 차가워 보여서 가까이 하기 어려워 보여요.”

점원은 이 말을 할 때 전이진의 귀에 들릴까 봐 감히 큰 소리로 말하지 못했다.

전이진은 청력이 좋아서 점원의 말을 엿들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점원이 자신을 그렇게 평가하도록 내버려두었다. 이건 그가 여운초를 특별하게 대한다는 것을 증명할 수도 있으니까.

전이진은 잘 아는 사람 앞에서는 보통 온화한 성격을 보이곤 한다.

여운초는 미소를 지었다.

“내 앞에서는 온화하다기보다는... 꼭 양아치 같은걸요.”

“...”

전이진이 양아치처럼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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