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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2화

“난 동명 씨의 심정 이해할 것 같아.”

여운초는 조용히 말을 이었다.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를 다쳐 일어설 수 없게 됐어. 한동안은 받아들이기 힘들 거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불구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 소란을 피우는데... 나 그때 거의 죽었다 다시 깨어났을 때 일어나보니 눈앞이 캄캄하더라. 작은고모의 말소리를 듣고 왜 불을 켜지 않느냐고 물었었어.”

지금의 여운초는 막 시력을 잃었을 때를 떠올려도 마치 남의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마음이 평온했다.

“그러자 고모는 대낮에 불을 켤 필요가 있냐고 하더라. 한참 지나서 아주 놀란 목소리로 앞이 안 보이냐고 몇 번이나 묻길래 안 보인다고, 눈앞이 캄캄하다고 했어. 의사가 와서 보더니 내가 시력을 잃은 것 같다는 거야. 그때 작은 고모는 나를 껴안고 한바탕 울었는데... 솔직히 그때 난 하늘이 무너진 것만 같았어. 눈앞이 캄캄하고 보이지 않으니까 얼마나 당황하고 무섭든지... 마치 허공에 떠 있는듯한 느낌이었어.”

여기까지 얘기한 여운초는 다시 미소를 지으며 화제를 바꿨다.

“자, 이런 얘기는 그만하자, 다 지난 일이니까. 곧 개학이지?”

여운초가 갑자기 전이진에게 물었다.

“응, 곧 개학이야. 너 천우 안 봐?”

여천우는 명문대학에 다닌다. 그 대학은 관성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여운초는 동생이 혼자 그 먼 곳에 가서 대학에 다니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동생은 독립성이 강한 사람이라 스스로 자기를 잘 돌볼 수 있을 거니 따로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두 남매 사이에는 결국 간격이 생겼다.

여천우는 비록 여운초의 친정 식구 신분으로 전씨 일가와 혼사를 의논하였지만 두 사람이 약혼식을 치르자 더는 여씨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아마도 날 미워하고 있을 거야, 날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거야.”

여운초는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비록 동생의 소외를 개의치 않지만 그래도 동생이 학교로 돌아가기 전에 둘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를 원했다.

안타깝게도, 동생은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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