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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1화

전이진이 물었다.

“형, 형수님은? 어디 가셨어?”

여운초가 답했다.

“출장 갔을걸. 예정 씨로부터 요 이틀 출장 간다고 들었거든.”

여운초도 장님만 아니었다면 자주 출장을 가야 했을 것이다. 지금은 한동호가 여운초 대신 여기저기 다니고 있다.

여운초는 마음속으로 직접 회사에 가고 싶었다. 다만 앞을 볼 수 없는 그녀에게 있어 먼 길을 떠나는 건 아주 귀찮은 일이다. 개인 비행기를 타고 다닌다면 모를까... 하지만 여운초에게는 개인 비행기가 없었다. 비록 미래의 시댁은 소지하고 있지만, 이런 일로 신세를 지고 싶지는 않았다.

출장 갔다는 말에 전태윤은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그냥 와이프가 출장 간 걸로 생각할 예정이었다.

와이프가 옆에 없어서인지 전태윤은 시간이 매우 느리게 흘러가는 것 같았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날은 전혀 어두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해는 여전히 높이 떠 있었다. 매분 매초가 아주 힘들게 느껴졌다.

하루를 못 본 것이 3년을 못 본 것만 같았다.

전태윤은 처음으로 이런 고통을 맛봤다.

아내가 강성으로 갔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따라가려고 했는데 할머니가 또 아내를 데리고 다른 곳으로 떠날 줄이야...

“동명아, 너 직접 가서 고를 생각 있어?”

전태윤이 물었다.

노동명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럼 너와 이진이가 나 좀 부축해 줘.”

전태윤은 휠체어를 먼저 내리고 동생과 함께 노동명을 부축해 내려 휠체어에 태웠다.

“노동명 씨.”

노동명의 목소리를 알아챈 여운초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운초 씨, 오랜만이에요, 장미 한 다발을 준비해 줄래요?”

“그럼요, 지금 바로 포장해 드릴게요.”

여운초는 미소를 지으며 안으로 들어가더니 능숙하게 꽃다발을 쌌다.

전이진은 옆에 서서 도와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의 도움 없이도 잘 쌀 수 있으니까.

전이진은 여운초가 익숙한 곳에서는 보통 사람처럼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안 후부터 그녀에게 꽃 배달을 몇 번이나 시켰다. 그녀가 가게로부터 전씨 그룹으로 가는 길을 익히게 할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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