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존 사위의 모든 챕터: 챕터 581 - 챕터 590

2317 챕터

제581화

“그래, 알겠어.”전화를 끊은 뒤 김예훈은 곧장 CY그룹 대표 사무실로 향했다. 그는 하은혜에게 지금 하는 모든 업무를 멈추고 그 사건을 조사하라고 했다.하은혜는 남문호를 알고 있었다.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하은혜는 무척 놀랐고 곧바로 일을 처리하러 갔다.30분 뒤, 하은혜가 창백한 얼굴로 돌아왔다.“조사했어요?”김예훈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조사했어요.”하은혜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3년 전, 대표님이 강제로 성남시를 떠난 지 사흘 만에 남문호 씨는 누군가의 손에 죽어 강에 던져졌어요.”“김병욱이 한 짓인가요?”김예훈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김병욱이 아니라 복씨 가문이 한 짓이에요.”하은혜가 대답했다.“복씨 가문은 그때 자신의 입장을 확실히 보여주기 위해 직접 나서서 남문호 씨를 해쳤어요.”“복씨 가문이요.”김예훈이 들고 있던 찻잔이 부서졌다.“대표님, 절대 충동적으로 굴면 안 돼요. 복씨 가문은 이제 더 이상 예전의 복씨 가문이 아니에요. 복률도 더 이상 예전의 복률이 아니에요. 지금의 복씨 가문은 경기도의 일류 가문 중 최고라 할 수 있어요. 상대하기 까다로워요.”하은혜가 걱정스럽게 입을 열었다.김예훈은 자리에서 일어나 바다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남문호는 내게 가장 친한 친구이자 최고의 형제였어요. 나 때문에 남문호가 죽임당했는데 예전에는 몰랐다 쳐도 오늘 알게 되었으니 난 문호를 위해 복씨 가문을 완전히 무너뜨릴 거예요.”김예훈의 말투는 싸늘했다. 그는 대수롭지 않은 듯, 아주 당연한 일인 듯 말했다.하은혜는 깊이 숨을 들이마시며 말했다.“대표님, 일단 계획을 세우고 움직여야 합니다. 제가 최대한 빨리 복씨 집안의 모든 상황을 조사할게요...”“시간이 얼마나 필요하죠?”김예훈은 침착하려 애썼다.“일주일, 일주일 안에 복씨 가문의 모든 것을 조사할게요. 그래야 확신이 있는 상태에서 손을 쓸 수 있을 거예요.”하은혜는 잠깐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하은혜 씨, 수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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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2화

김예훈은 미간을 구기고 대답했다.“이상하네요. 내가 기억하기론 문호의 부모님은 대기업 직원이었고 그 회사에서 주택을 마련해줬어요. 그런데 왜 달동네 같은 곳에서 사는 거죠?”하은혜는 잠깐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복씨 가문이 꾸민 짓인 것 같아요. 기업은 그들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어 두 분에게 줬던 주택을 다시 거둬갔어요. 그리고 제가 들은 바로는 두 분의 퇴직금도 정지당했대요! 두 분은 어쩔 수 없이 달동네로 이사하셔서 폐지를 줍고 산대요.”김예훈의 안색이 다시 어두워졌다.복씨 가문은 너무 악랄했다.두 어르신에게 복수할 힘이 있었다면 아마 그들도 죽임당했을 것이다.그걸 생각하면 복씨 가문이 김병욱보다 훨씬 더 괘씸했다.복씨 가문은 반드시 죽어야 했다!“갑시다! 같이 가서 봐요. 문호의 부모님은 내 부모님과 다름없어요! 감히 누가 그분들을 건든 건지 봐야겠어요!”김예훈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하은혜는 깜짝 놀랐다. 이렇게 화가 난 모습의 김예훈은 정말 오랜만이었다.김예훈이 떠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도적구자가 사람들을 한 무리 데리고 무덤을 수리하러 왔다.오정범도 그들과 함께 왔고 양쪽을 더하면 적어도 수백 명이었다.김예훈이 조금 전 화를 냈기 때문에 하은혜는 곧바로 문제를 처리해야 했다....성남시 달동네. 그곳은 더러웠고 오물과 역겨운 냄새가 곳곳에 흘러넘쳤다. 성남시에 이런 곳이 있으리라고는 절대 상상할 수 없었다.다른 사람이 봤다면 아마 전설 속에나 존재할 법한 빈민가인 줄로 알 것이다.하지만 그곳은 성남시가 맞았다.그곳은 온갖 사람이 한데 섞여 있는 곳이었고 정부 사람들도 그곳을 신경 쓰고 싶어 하지 않았다.솔직히 말하자면 이곳은 도시의 어두운 이면이고 회색 지대였다.골목길은 무척 좁았고 그 안에는 빈둥대는 사람들이 가득했다.그중에는 노출이 많은 차림에 촌스러운 화장을 한 여자들이 골목 어귀에 서 있었다.게다가 골목길 안에는 도처에 쓰레기가 가득했고 토할 것 같은 냄새가 났다.김예훈은 가슴이 저렸다.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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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화

선두에 서 있던 건달은 저도 모르게 몸을 돌렸고 그 순간 김예훈의 차게 굳은 표정을 보았다.“미친, 넌 뭐야? 감히 날 막아? 죽고 싶어?”건달이 본능적으로 협박했다.“철컥.”김예훈이 살짝 힘을 쓰자 건달의 팔이 부러졌고 그의 복부를 걷어차니 멀리 날아갔다.건달은 바닥에서 계속 버둥거렸지만 비명만 내지를 뿐 일어서지는 못했다.다른 건달들은 화가 난 표정으로 달려들었지만 다들 김예훈에게 걷어차여 날아갔다.그들이 앓는 소리를 내며 뒷걸음질 치고 있을 때 맨 앞에 서 있던 건달이 큰 소리로 외쳤다.“이 빌어먹을 노인네가 사람을 불러? 딱 기다려! 당신 오늘 죽었어! 용수 형님 이제 곧 오실 거야. 당신들 당신네 아들이랑 사이좋게 땅에 묻어줄게!”건달들이 떠났으나 남문호의 부모님들은 절망에 빠진 얼굴로 두 눈을 감았다.3년 동안 그들은 고생이란 고생은 다 했다.그들은 이런 곳에 살면서 사회 최하층의 삶이 어떤 것인지 몸소 경험하게 되었다.그들은 폐지를 주우며 겨우 입에 풀칠하고 사는데 이 구역의 우두머리는 계속해 그들에게서 보호비를 받았다.용수 형님이라고 불린 그자는 수십 명의 부하들을 데리고 활개를 쳤다.들은 바에 의하면 그는 사람도 여럿 죽였지만 감히 신고하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달동네의 주민들은 그저 얌전히 보호비를 내는 수밖에 없었다.보호비를 내지 않거나 늦게 내는 사람들은 된통 두들겨 맞는다.그리고 지금처럼 누군가 용수의 부하들을 때린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었다.남혁수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본능적으로 말했다.“도와줘서 고마워, 젊은이. 하지만 이곳은 자네 같은 사람이 올 곳이 아니야. 얼른 가도록 해! 잠시 뒤 저 사람들이 오면 떠나지 못할 수도 있어!”이런 지경까지 왔지만 남혁수는 여전히 다른 사람에게 누를 끼치게 될까 걱정하는 마음 따뜻한 사람이었다.“아저씨, 아주머니. 저예요! 저 김예훈이에요!”김예훈은 과거 김세자라고 불렸고 사람들에게 왕 같은 존재였다.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는 저도 모르게 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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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화

“괜찮아. 우리는 기껏해야 그냥 두들겨 맞을 거야. 그리고 우리는 나이도 많잖아. 우리 목숨은 값어치가 없어. 죽어도 괜찮지. 하지만 넌 꼭 살아야 해. 잘 살아서 우리 문호 대신 복수해 줘! 문호는 분명 누군가의 손에 죽은 거야! 틀림없어!”남혁수는 눈물을 줄줄 흘렸다.그들은 남문호를 죽인 범인이 누군지 몰랐고 그것이 그들에게는 영원한 아픔이었다.김예훈은 한숨을 쉬며 위로했다.“아저씨, 아주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있으니 아무도 아저씨와 아주머니를 다치게 하지 못할 거예요. 문호의 일도 제가 처리할 거예요. 제가 꼭 조사하겠습니다!”“안 돼. 넌 용수라는 자가 얼마나 무서운지 몰라. 그놈은 사람도 죽였어!”남혁수는 용수라는 자에 대한 두려움이 마음속 깊이 뿌리박혀 있었다.남수혁은 그의 이름을 말하며 몸을 움찔 떨었다.그것은 일종의 생리적 반응이었다.용수라는 자가 아주 강하다는 것, 그리고 그가 평소 그들을 심하게 괴롭혔다는 걸 알 수 있었다.“예훈아, 그냥 빨리 가. 너까지 끌어들일 수는 없어! 그리고 이 아가씨도 그래. 이렇게 예쁜데 그 쓰레기 눈에 띄면 어떡하니!”남혁수의 부인은 애가 타서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그녀는 이따금 밖을 바라보며 몸을 덜덜 떨었다.“아저씨, 아주머니. 제가 있으니 괜찮아요. 전 그 사람이 얼마나 강한지 궁금하네요.”김예훈은 그들을 위로한 뒤 하은혜를 보고 말했다.“오정범에게 오라고 해요. 도적구자도 함께.”하은혜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습니다.”사실 김예훈이 사람을 부르지 않아도 하은혜는 두려워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가 보기에 김예훈은 못 하는 게 없는 사람이었다. 겨우 건달 몇 명이 그를 어찌할 수 있겠는가?“얘들아, 얼른 가! 정말 위험하다고!”“안 돼. 너무 늦었어. 벌써 사람을 데리고 왔어!”남혁수는 겁에 질린 나머지 하마터면 바닥에 주저앉을 뻔했다.곧이어 멀리 떨어진 골목길에서 손에 금속 배트와 사시미를 든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선두에 선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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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화

“네가? 기생오라비처럼 생긴 놈이 건방 떨기는!”용수는 김예훈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네가 남혁수 이 노인네들 친척이야? 남혁수, 대담하네. 감히 사람을 불러 내 형제들을 때려? 노인네들, 내가 죽여버리고 말겠어! 차라리 태어나지 말았으면 좋았을 거라고 후회하게 만들어주지!”용수는 김예훈의 앞에서 험악하게 위협했다.용수의 위협에 남혁수 부부는 겁을 먹어 곧바로 애원하기 시작했다.“용수 형님! 제 조카가 아직 철이 없어서 그래요! 돈 받으러 오신 거죠? 제가 노후를 위해 모아뒀던 돈이 있는데 그걸 드릴게요. 제발 용서해 주세요! 앞으로 매일 풀만 주워 먹는 한이 있더라도 꼭 매달 보호비를 내겠습니다!”“용서해달라고? 물론 용서해 줄 수도 있어.”용수는 냉소를 흘렸다.“일단 난 이 여자랑 놀아야겠어. 그리고 병원비 2억 원을 주고 저놈 팔을 부러뜨리면 그냥 넘어갈게.”“뭐라고요?”남혁수 부부는 벼락을 맞은 사람처럼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용수 형님, 제발 부탁드립니다. 아량이 넓으시니 부디 용서해 주세요! 아직 젊은 아이들입니다. 용수 형님, 팔이 필요하시다면 제 걸 드릴게요!”“용수 형님, 젊은 아가씨는 그냥 보내주세요. 아직 젊은 아가씨를 짓밟아서는 안 돼요! 인생을 망치지는 말아주세요!”용수는 입꼬리를 당기며 잔인하게 웃어 보였다.“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 저렇게 순진한 여자를 짓밟는 거란 걸 몰라? 하하하하... 다들 얌전히 내 말에 따를래, 아니면 내가 직접 움직일까?”용수는 거만하게 말했다. 이곳은 그의 구역이었으니 누가 와도 그를 말릴 수는 없었다.덤덤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는 김예훈의 눈빛은 냉담했다. 그는 하은혜를 보며 말했다.“멋대로 몸에 용 문신을 새긴 사람들은 다 결과가 좋지 않다던데, 저 사람은 자기 몸에 그려진 용을 억누를 수 있을까?”하은혜는 미소를 지었다.“다른 건 몰라도 대표님은 억누르지 못할 겁니다.”김예훈과 하은혜 두 사람이 자신을 전혀 신경 쓰지 않자 용수는 울컥했다.그가 화를 내려던 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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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6화

그 순간, 사람들 틈 사이로 길 하나가 생기고 두 사람이 다가왔다.맨 앞에 선 사람은 오정범이었고 뒤에 있는 사람은 도적구자였다.“이분은 새로 등장한 신예 정범 형님이고 이분은 구자, 구자 형님?”용수도 건달이긴 했다. 비록 건달 중 지위가 높은 건 아니지만 성격이 신중한 편이라 그 바닥 상황을 꿰뚫고 있었다.그래서 성남시에서 꽤 대단하단 인물은 거의 다 알고 있었다.그리고 오정범, 도적 구자 같은 사람에게 있어 그는 별 볼 일 없는 놈이었다.“정범 형님, 구자 형님, 이 볼품없는 곳에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 제 크나큰 영광입니다!”용수는 허리를 숙이면서 아부를 떨었다.그러나 오정범도 도적구자도 그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그들은 곧장 마당으로 향하더니 김예훈이 있는 방향으로 예를 갖췄다.“김 도련님, 분부하십시오.”“무... 무슨...”바로 그때, 용수와 그의 부하들은 완전히 넋이 나갔다. 그들은 눈앞의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자신의 두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았더라면 아마 절대 믿지 않았을 것이다.도적구자와 오정범 같은 거물이 김예훈에게 이렇게 예의를 차리다니?겉보기에는 더없이 평범한 젊은이가 대체 무슨 신분을 가지고 있는 걸까?사람들은 전부 넋이 나갔고 남혁수 부부 또한 마찬가지였다.그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김예훈을 바라봤다. 그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제멋대로 날뛰던 용수가 그들 앞에서 곧바로 꼬리를 내리는 걸 보면 뒤에 도착한 사람들이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그런데 그들은 왜 이렇게 김예훈을 정중하게 대하는 걸까?김예훈의 신분이 대체 뭐길래?김예훈은 도적구자와 오정범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곧바로 남혁수 부부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한발 늦은 하은혜는 덤덤히 말했다.“저 사람들은 대표님의 손윗사람들을 괴롭혔으니 알아서 하세요. 그리고 절 도와 한 번 시험해 주세요. 저 사람이 자기 몸에 있는 용을 억누를 수 있을지 말이에요.”말을 마친 뒤 하은혜도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하은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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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화

“그게 진짜냐? 누가 우리 아들을 죽였는지 알아낸 거야?”남혁수 부부는 흥분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들이 3년 동안 힘들게 버틴 건 언젠가 아들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였다.고진감래라고 이제 복수할 희망이 생겼다.만약 김예훈이 처음에 그 말을 했더라면 그들은 믿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조금 전 광경을 목격한 뒤 부부는 자신감이 생겼다.“아저씨, 아주머니. 앞으로 전 두 분을 제 가족처럼 대할 겁니다. 저희 같이 가요. 오늘 밤 당장 이곳에서 떠나 다른 곳으로 가서 살아요.”잠시 뒤, 김예훈은 남혁수 부부를 데리고 그곳을 떠났고 골목길은 흔적 하나 없이 깨끗해졌다.그곳에 나타난 적 없듯이 오정범 등 사람들은 감쪽같이 사라졌다.김예훈 일행이 골목길 중앙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나무 문 하나가 열리며 짙은 화장에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여자가 김예훈의 앞에 무릎을 꿇고 천천히 고개를 세 번 조아렸다.그녀를 선두로 다른 문들도 천천히 열렸고 잇달아 사람들이 나와서 김예훈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김예훈은 의아해했고 남혁수 부부는 짙은 화장을 한 여자를 부축하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이건 유리 씨야. 유리 씨 남편이 용수 형님한테 큰 빚을 져서 유리 씨가 어쩔 수 없이 이곳에서 몸을 팔아 빚을 갚았어. 그런데 사실 유리 씨는 오래전에 빚을 다 갚았어... 하지만 용수 형님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었지...”거기까지 말하고 남혁수 부부는 한숨을 쉬었다.최하층 서민들의 삶이 얼마나 고단한지는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지금 밖으로 나와 고개를 조아리는 사람들은 김예훈에게 감사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게 애원하는 것이었다.그들은 보아낼 수 있었다. 김예훈은 어쩌면 그들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지 모른다. 적어도 용수의 협박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김예훈은 그 광경을 보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오정범 씨에게 앞으로 이곳은 오정범 씨의 구역이라고 말해요. 똑똑한 사람이니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을 거예요.”“알겠습니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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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유미니의 맞은편에 앉아있는 남자의 이름은 주경훈이었다. 그는 창업해서 작은 회사를 차렸고 몇십억의 자산이 있었다. 그리고 성남시 중심부와 교외, 해변에 각각 집을 하나씩 소유하고 있었다.사람들은 이런 남자를 성공한 사람이라고 불렀고 유미니의 부모님은 그를 만났을 때 그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마치 장모가 사위를 바라보는 듯한 표정이었다.그리고 맞은편에 앉은 주경훈은 유미니가 입을 열었을 때 반드시 그녀를 손에 넣어야겠다고 다짐했다.유미니는 정말 예뻤고 몸매도 좋은 데다가 인맥도 넓었다.이런 여자와 결혼한다면 필시 사업에 큰 도움이 될 터였다.주경훈은 자신이 모든 방면에서 유미니보다 훨씬 잘났으니 오늘 틀림없이 그녀를 얻을 거로 생각했다.물론 주경훈의 부모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들의 아들은 무척 훌륭했기 때문이다.“정식아, 너희 집도 별문제 없다고 생각되면 오늘 바로 결정하자.”주경훈의 아버지가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뭐? 벌써 정한다고?”유미니의 아버지는 다소 의아한 듯 대답했다.“경훈이가 훌륭하긴 하지. 나도 경훈이가 내 사위였으면 좋겠어.”유미니의 부모님은 당연히 기뻤다.주경훈 같은 사람은 그야말로 복덩이였다. 그와 결혼한다면 유미니도 사람들 앞에서 체면이 설 것 같았다.유미니는 미간을 구겼다. 주경훈은 여러 방면에서 훌륭했고, 사회 경험이 있는 그녀가 보기에도 이렇게 훌륭한 젊은이는 많지 않았다.하지만 상대방을 봤을 때 유미니는 갑자기 누군가 떠올랐고 본능적으로 거절했다.“아뇨. 아직 친하지도 않은데 조금 더 알아갈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알아간다고요? 뭘 더 알고 싶은 거죠? 제 예금 잔액이라도 보여드릴까요?”주경훈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유미니 같은 여자들은 많이 봐왔다. 알아가고 싶다고는 하지만 그의 차 키, 집문서, 예금 잔액을 보게 되면 다들 그의 정장 아래 무릎을 꿇었다.만약 유미니가 훌륭하고 인맥이 넓으며 부모님이 소개한 사람이 아니었더라면 그냥 가지고 놀았을지도 모른다. 어차피 그는 바람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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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9화

유미니도 넋이 나갔다.그녀는 김예훈이 자신을 곧바로 찾아올 정도로 조급할 줄은 몰랐다. “누구시죠? 뭐 하시는 거예요? 이곳이 어떤 곳인지 몰라 난동을 부리는 건가요?”주경훈은 참지 못하고 화를 내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그는 조금 전 말 몇 마디로 유미니를 손에 넣을 뻔했다. 그런데 갑자기 튀어나온 김예훈이 분위기를 망쳐버렸다.언제 또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이 순간, 주경훈은 김예훈을 목 졸라 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유미니의 부모님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김예훈을 바라보며 물었다.“딸아, 이 사람은 누구니? 어쩐지 눈에 익은데.”유미니는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엄마, 아빠. 김예훈이에요.”유미니 아버지의 안색이 순식간에 변했다.“뭐? 김예훈? 너랑 대학 동기라던 걔? 얘가 여긴 왜 온 거야? 왜 아직도 얘랑 연락하고 있어?”“그... 저번에 동창회에서 만났다가 연락하게 됐어요.”유미니가 설명했다.맞은편에 있던 주경훈 아버지의 안색이 흐려졌다. 그는 따져 물었다.“정식아, 이게 뭐 하는 거야? 설마 맞선 보러 나오는데 남자를 한 명 더 데려온 거야? 우리 경훈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냥 얘기하지, 이게 지금 뭐 하는 거야?”김예훈은 그제야 그들이 맞선을 보고 있었음을 깨달았다.유미니의 아버지가 곧바로 해명했다.“오해야, 이 자식은 우리 미니 대학 친구일 뿐이야. 그리고 경훈이는 어린 나이에 성공을 거뒀는데 이 자식이랑 경훈이를 어떻게 비교해? 이 자식 얘기 들어보니까 데릴사위래. 능력이라고는 눈곱만치도 없는 쓸모없는 자식이지! 경훈이는 자산이 몇십 억대인 대표님이잖아!”유미니의 아버지가 아부하자 주경훈의 안색이 한결 편안해졌다.조금 전 유미니가 김예훈을 마주쳤을 때 어쩔 줄 몰라 하는 걸 보고 두 사람 사이에 뭔가가 있는 건 아닐까 의심했다.그런데 지금 보니 김예훈은 겨우 데릴사위에 불과했다. 그렇기에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주경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예훈을 이용해 자신을 올려 칠 생각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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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0화

“맞아.”김예훈은 고개를 끄덕였다.“조용하고 편하고 안전하면서 뭐든 완전히 갖춰져 있는 게 가장 중요해.”유미니는 이해했다. 김예훈은 별장을 사고 싶은 것이었다. 그게 아니면 프리미엄 가든에 집을 하나 사도 괜찮았다. 프리미엄 가든이 성남시에서 가장 좋은 아파트였기 때문이다.“이렇게 하자. 우리 회사에 네가 원하는 주택 구조가 있을 거야. 나랑 같이 가보자.”유미니는 재빨리 입을 연 뒤 몸을 돌렸다.“아저씨, 아주머니. 오늘 죄송해요. 전 먼저 돌아가서 친구 집 문제를 처리해야겠어요. 다음에 다시 만나죠.”유미니는 이렇게 일찍 결혼을 결정할 생각이 없었다. 김예훈이 찾아와 그녀에게 좋은 핑곗거리가 되었다.그 점만 놓고 보면 유미니는 김예훈에게 고마웠다.그런데 유미니 부모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이렇게 하자. 어차피 다들 다 먹은 것 같은데 같이 네 근무 환경을 보는 거야. 어때?”유미니는 지금 당장 결혼을 결정할 생각이 없었지만 그녀의 부모님은 마음이 급했다.“그래요, 미니 씨. 같이 가서 보죠.”주경훈이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는 부동산 중개인인 김예훈이 얼마나 큰 집을 살 수 있을지 지켜볼 셈이었다.그와 김예훈을 비교해 보면 유미니도 그가 얼마나 훌륭한지 알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유미니는 미간을 살짝 찌푸릴 뿐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김예훈의 의견을 묻듯이 그를 바라보았다.김예훈은 별생각이 없었고 오히려 그들의 자리를 방해해서 미안한 마음이었다.“전 상관없으니 같이 가시죠.”“잘됐네요. 같이 가요.”레스토랑에서 나올 때 주경훈은 카운터에서 화이트골드 카드를 긁었다.계산을 마친 뒤 그는 화이트골드 카드를 흔들거리며 웃었다.“화이트골드 카드 대우가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어요. 조금 전 밥값 몇십만 원이 나왔는데 20% 할인해주더라고요...”유미니의 아버지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경훈아, 네가 들고 있는 카드 경기도 은행의 화이트골드 카드지? 은행에 자산이 몇십억이 있어야 그 카드를 만들 수 있다고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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