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87화

“그게 진짜냐? 누가 우리 아들을 죽였는지 알아낸 거야?”

남혁수 부부는 흥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들이 3년 동안 힘들게 버틴 건 언젠가 아들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였다.

고진감래라고 이제 복수할 희망이 생겼다.

만약 김예훈이 처음에 그 말을 했더라면 그들은 믿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 전 광경을 목격한 뒤 부부는 자신감이 생겼다.

“아저씨, 아주머니. 앞으로 전 두 분을 제 가족처럼 대할 겁니다. 저희 같이 가요. 오늘 밤 당장 이곳에서 떠나 다른 곳으로 가서 살아요.”

잠시 뒤, 김예훈은 남혁수 부부를 데리고 그곳을 떠났고 골목길은 흔적 하나 없이 깨끗해졌다.

그곳에 나타난 적 없듯이 오정범 등 사람들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김예훈 일행이 골목길 중앙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나무 문 하나가 열리며 짙은 화장에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여자가 김예훈의 앞에 무릎을 꿇고 천천히 고개를 세 번 조아렸다.

그녀를 선두로 다른 문들도 천천히 열렸고 잇달아 사람들이 나와서 김예훈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

김예훈은 의아해했고 남혁수 부부는 짙은 화장을 한 여자를 부축하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건 유리 씨야. 유리 씨 남편이 용수 형님한테 큰 빚을 져서 유리 씨가 어쩔 수 없이 이곳에서 몸을 팔아 빚을 갚았어. 그런데 사실 유리 씨는 오래전에 빚을 다 갚았어... 하지만 용수 형님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었지...”

거기까지 말하고 남혁수 부부는 한숨을 쉬었다.

최하층 서민들의 삶이 얼마나 고단한지는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

지금 밖으로 나와 고개를 조아리는 사람들은 김예훈에게 감사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게 애원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보아낼 수 있었다. 김예훈은 어쩌면 그들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지 모른다. 적어도 용수의 협박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김예훈은 그 광경을 보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오정범 씨에게 앞으로 이곳은 오정범 씨의 구역이라고 말해요. 똑똑한 사람이니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을 거예요.”

“알겠습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