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존 사위의 모든 챕터: 챕터 2021 - 챕터 2030

2313 챕터

제2021화

분위기가 심각해진 부산 제1 경찰서 내부는 그야말로 혼비백산이었다.심문실, 김예훈은 팔짱을 끼고 의자에 기대어 쪽잠을 자고 있었다.하루가 지나도 경찰들은 김예훈을 이곳에 가두어두고 주기적으로 물과 음식을 제공해 주는 것 외에 아무 말도 건네지 않았다.하지만 김예훈은 그래도 대충 경찰들의 관심이 온통 인증과 물증에 있다는 것과 후지와라 미유를 영구 제명시키려고 한 증거까지 찾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다.일부러 그러는지는 몰라도 용의자이자 당사자인 김예훈을 심문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의도했던 심리 전술인지, 확실한 증거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아무튼 심문실에 잡혀 온 24시간 동안 아무도 김예훈을 신경 쓰지 않았다.겪어보지 못한 것이 없는 김예훈은 이 상황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그저 편안히 한잠 자고 일어나 전체 사건을 되돌아보기 시작했다.그러다 결국 후지와라 미유의 죽음은 며칠 전부터 계획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조효임 일가를 통해 후지와라 미유와 마주치게 한 후 이른바 협박한 것을 기정사실로 만들어버렸다.상황을 봐서 필요하다면 후지와라 미유는 희생자로 변해야 했다.후지와라 미유의 희생으로 모든 증거를 김예훈에게 돌려 용의자이자 살인자로 만드는 것이다.아마도 이 사건을 클라이맥스로 몰고 갈 더욱 정확한 증거가 남아있을지도 몰랐다.하지만 방호철이 김예훈 때문에 자극을 받아 완벽했던 계획에 차질이 발생한 것이다.최종목적에 달하기엔 애매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었다.김예훈은 눈을 감고 전체 사건을 되돌아보다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방심한 틈을 타 함정을 파놓은 것도 모자라 김예훈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미리 예상해서 계획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심지어 분명 함정이라는 것을 알고도 어쩔 수 없이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그야말로 완벽한 계획이라고 볼 수 있었다.그중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바로 후지와라 미유가 증거를 남기려고 죽기 전날 김예훈의 방에 가서 일부러 샤워하면서 머리카락을 남겨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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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2화

방호철이라는 사람이 절대 만만치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최소한 김예훈과 맞설 수 있는 자격이 충분했기 때문이다.끼익!김예훈이 전체 사건을 되짚어 보고 있을 때, 심문실 문이 열리면서 멀끔하게 경찰 제복을 입은 3명의 경찰이 걸어들어왔다.김예훈을 직접 체포했던 경찰이 의미심장한 태도로 물었다.“김예훈 씨, 진술할 준비 되셨나요? 젊은 나이에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어요? 정말 인간쓰레기나 다름없네요. 아, 맞다. 자기소개를 해보자면 저는 대한민국 격투기왕 변우진의 사촌 형이자 부산 제1 경찰서의 소대장 변장우라고 합니다. 제 사촌 동생이 섭섭지 않게 잘 챙겨달라고 부탁했는데 당신 같은 사람한테는 그럴 필요 없을 것 같네요! 제 사촌 동생도 당신을 정말 싫어하는데 하은혜 씨 때문에 저한테 어쩔 수 없이 전화해서 부탁한 거예요. 김예훈 씨, 어떻게 연적의 도움을 받을 지경까지 온 거예요? 정말 실패한 인생이나 다름없네요! 양심이 조금이라도 있으시면 이제는 사실대로 말해주세요!”변장우는 김예훈을 가소롭게 내리깔아 보았다.“했던 짓들 모조리 말하라고요! 사실대로 말하면 제 사촌 동생을 봐서라도 재판장님 앞에서 감형을 선처해 볼게요.”변장우의 말을 듣고 있던 다른 두 명의 경찰도 김예훈을 경멸의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어떻게 살았으면 연적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창피하게!’김예훈은 다리를 꼬고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변장우를 힐끔 쳐다보았다.“변우진 씨의 사촌 형 되신다고요? 변 도련님께서 저를 이렇게 끔찍이 생각할 줄 몰랐네요. 그런데 도와주라고 부탁한 거 확실해요? 제가 평생 감옥에서 나가지 못하게 짓밟아달라고 한 거 아니고요?”김예훈이 아무렇지 않게 한 말에 변장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김예훈의 말대로 돌보기는커녕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게 짓밟아달라고 했으니 말이다.“이봐요!”이때 다른 한 경찰이 잠깐 멈칫하더니 손바닥으로 테이블을 내리치면서 말했다.“김예훈 씨, 정말 이곳이 무슨 안방인 줄 아세요? 소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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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3화

“왜요? 안 쏘세요?”김예훈은 평온한 표정으로 다리를 흔들거렸다.경찰은 붉으락푸르락한 얼굴로 결국 의자에 퍽 주저앉고 말았다.다른 한 경찰은 담배 한 대를 꺼내 한 모금 빨고는 김예훈의 얼굴에 연기를 내뿜었다.“김예훈이라고? 이 사건은 이미 조사가 끝났어. 조씨 가문 파티에서 피해자한테 영구 제명시키겠다면서 협박했다면서? 최소 20명 이상의 증인이 있는데 무슨 수로 이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그래!”김예훈이 어깨를 으쓱거렸다.“당신들 소대장님이 나를 보살펴 주겠다잖아. 그런데 보살펴 주기나 했어? 아무 생각 없이 툭 내뱉은 말이 증거가 될 수 있다면 이 세상 모든 사건이 처리하기 쉽겠네?”“죄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말이네?”경찰이 냉랭하게 말하자 김예훈이 피식 웃고 말았다.“난 살인도 하지 않았고, 사람을 해치지도 않았고, 누구한테 죄지은 것도 없는데 왜 인정해야 하는 건데?”“누구한테 죄짓지 않았다고? 나중에 조상님들 앞에서 말하기 부끄럽지 않겠어?”경찰이 음흉한 표정으로 김예훈의 앞에 조사록을 던졌다.“증인들이 하는 말이 다 똑같아. 너랑 사이좋은 조씨 가문이든 변우진 씨든 너를 모함할 이유가 뭐 있겠어! 아직도 인정 못 해? 그리고 이건 몰랐지? 네가 욕실에서 피해자를 강제추행하는 바람에 하수구에서 피해자랑 너의 모발을 발견했다는 거? 그리고 침대 옆에서 피해자의 속옷도 발견했고. 김예훈, 이게 다 증거가 아니고 뭐야! 아직도 변명할 거 있어?”풉!김예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변명이라... 자, 그래서 얻은 결론이 뭔데? 피해자를 협박한 죄? 내가 서양인 행세나하는 일본인을 마음에 들어 할 것 같아?”“너...”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고 있던 경찰은 김예훈에게 삿대질한 손으로 그의 뺨을 때리고 싶었다.이때 변장우가 냉랭하게 말했다.“그만해. 김예훈 씨의 행실이 극악무도하긴 해도 제 사촌 동생을 봐서 마지막으로 실토할 기회를 드릴게요. 아니면 제가 모든 사실을 까발려야 인정할 거예요? 그러면 자수가 아니라 감형도 안 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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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4화

“피해자가 그걸 안 믿자 당신은 자기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직접 별장에까지 초대했고, 가치가 2천억 원이나 되는 별장을 보여주면서 피해자에게 심리적 부담을 줬지. 그리고 조씨 가문의 별장에 돌아갔을 때 일부러 피해자를 방으로 유인해서 강제로 추행했고. 피해자는 그 치욕을 못 이겨서 결국엔 자살을 선택한 거지. 이것이 바로 전체 사건의 경과야. 김예훈! 인증, 물증이 모두 명확한데 그래도 인정 안 할 거야?”변장우는 그럴듯하게 말하면서 우쭐거리는 표정을 지었다.김예훈은 놀라운 표정으로 손뼉을 치면서 감탄했다.“대단해요. 정말 대단하세요! 저는 막장 드라마가 제일 재미있는 줄 알았는데 변 소대장님의 추리를 들어보니 막장 드라마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런데 제가 의문스러운 점을 여쭤봐도 될까요?”변우진은 눈가를 파르르 떨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하지만 김예훈은 아무렇지 않게 말을 이어갔다.“첫째, 제가 포레스트 별장도 가지고 있고, 유명 플랫폼과 혜성 엔터테인먼트까지 가지고 있는 부자였다면 이렇게까지 힘들이지 않고도 마음대로 여자를 만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제가 미쳤다고 예쁜 여배우들을 놔두고 서양인인 척하는 일본 인플루언서한테 들이댔겠어요? 둘째, 방금 피해자가 제 방에 들어왔다고 하셨는데 하은혜 씨 진술은 들어보셨어요? 피해자 욕실에 있는 샤워기가 고장 나서 잠깐 제방에 있는 욕실을 빌렸을 뿐이라고요! 저도 사용했던 욕실인데 두 사람의 머리카락이 발견된 건 지극히 정상 아닌가요? 증거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저를 살해자로 몰아가는 거, 너무하는 거 아니에요?”변장우가 냉랭하게 말했다.“김예훈, 안타깝지만 하은혜 씨는 당신의 비즈니스 파트너라 그분이 하신 진술은 믿을바가 못돼. 나는 물론 재판장님께서도 당신의 밀을 믿어주지 않을 거라고. 그리고 현재 모든 증거가 두 가지 사실을 말해주고 있어. 당신이 피해자를 모욕하고 살해했거나, 피해자가 모욕을 참지 못하고 자살했거나. 만약 전자라면 사형을 받을 것이고 후자라면 최소한 10년 형을 받을 거야.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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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5화

“저한테 이럴 권력마저 없다고 말씀하실 건 아니죠? 그랬다간 곧 저의 변호사님한테서 고소장을 받게 될 것입니다. 한 국민의 합법적 권력을 침범했으니까요!”김예훈은 앞에 놓인 물잔에 담긴 물을 한 모금 마시고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변장우는 김예훈을 아래위로 훑더니 냉랭하게 말했다.“역시 고지능 범죄자야. 법에 대해 알고있는 것도 많고! 뻔히 법을 알면서 왜 법을 어기려고 하는 거지? 내가 말하는데, 증거가 확실하기 때문에 아무리 법에 대해 아는 것이 많다고 해도 빠져나가지 못할 거야! 사촌 동생의 부탁대로 내가 보호해 줄 줄 알았어? 천만에. 나는 더 엄하게 다룰 거야. 그래야 법에 대한 존중이지!”변장우는 정의로운 척 김예훈이 자신한테 의지하지 못하게 딱 잘라 말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웃었다.“소대장님, 제가 소대장님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소대장님은 저를 보호하지도 못해요. 다시 말씀드릴게요. 통화 한번 할게요.”“허허허, 내가 보호하지 못해? 너는 자신을 보호할 능력이 되고?”변우진은 어이가 없어 웃고 말았다.“해봐! 어디 어떤 대단한 사람이 보호해 줄지 지켜봐야겠어!”변장우는 자신의 핸드폰을 김예훈의 앞에 툭 던져주었다.‘촌놈 주제에 아무리 돈 많다고 해도 얼마나 많겠어. 이 큰 부산을 뒤집어 놓을 정도라도 돼? 정말 웃겨!’김예훈도 아무 말 없이 바로 누군가에게 전화했다.통화 연결음이 울리고, 전화기 너머에서 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누구세요?”“저예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어르신, 안녕하세요.”임강호가 멈칫하더니 다시 정신을 차리면서 말했다.“김예훈 군, 왜 낯선 번호로 전화하는 건가?”“일이 좀 있어서요.”김예훈이 웃었다.반나절이 지나도 그럴듯한 대화가 들리지 않자 변장우가 테이블을 툭툭 쳤다.“얼른 말해. 사람들 시간 낭비하지 말고. 여기가 어딘 줄 알아! 수다나 떠는 곳이라고 아니라고! 1분만 더 줄게. 1분 뒤에 바로 끊어버릴 거야.”이 대화를 엿듣고 있던 임강호가 심각한 말투로 물었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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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6화

“내가 알기론 부산 기관에서 임씨 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임강호 어르신뿐인데 설마 방금 연락한 사람이 임강호 어르신은 아니지?”변장우는 틈을 노리려고 차가운 표정으로 김예훈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만약 전화 받은 사람이 임강호 어르신이라면 이 전화를 씹어먹을 거야!”옆에 있던 두 명의 경찰도 가소롭게 쳐다보았다.‘살인 용의자 주제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봐? 전화 한 통으로 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 웃겨!’김예훈은 굳이 부정하지 않으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임강호 어르신께 연락드린 거 맞아요. 어르신께서 이 일을 해결해 줄 만한 사람을 보내준다네요?”“뭐라고? 너 같은 놈이 감히 내 앞에서 허세를 부려?”변장우는 한껏 무시하는 말투였다.“임강호 어르신이 아무리 부산 일인자라고 해도 경찰서 일에 관여하지는 못해. 경찰서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만한 사람을 찾고 싶다면 유홍기 서장님을 찾아야지! 염치도 없어! 어떻게 자기 입으로 임강호 어르신께 전화드렸다고 말할 수 있어? 정말 웃겨!”사람들은 저마다 김예훈을 비웃었다.‘감히 우리 앞에서 수작을 부려? 상대를 가려가면서 해야지! 어떻게 모두가 다 아는 임강호 어르신을 입에 오르내릴 수 있어? 부산 일인자가 이렇게 사소한 일까지 챙길 정도로 한가해 보여?’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믿든 말든 제가 한 말은 모두 사실이에요. 굳이 핸드폰을 씹어 드시겠다는데 나중에 정말 지켜볼 거예요.”변장우가 콧방귀를 꼈다.“그래. 죄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도 상관없어. 남는 게 시간이거든! 일단 밥 먹고 나서 다시 얘기해. 그동안 자수할지 말지 잘 생각해 봐. 얻어 맞는 것보다 순순히 죄를 인정하는 것이 낫겠지? 아, 그리고 임강호 어르신께서 보내신 사람이 누군지 기대해 볼 거야! 분명 네가 그 입으로 임강호 어르신께 연락드렸다고 했어!”변장우 등은 웃으면서 심문실에서 나갔다.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이들을 무시한 채 계속 눈감고 휴식을 취했다.변장우 등은 심문실에서 나가자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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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7화

심문실.김예훈은 아무런 감정도 없이 평온한 표정으로 차를 마셨다.경찰 서장 유홍기는 그의 앞에서 공손하게 예의를 갖췄다.“김 도련님, 저는 임강호 어르신께서 보내신 사람입니다. 어르신께서는 오늘 마침 서울에 회의가 잡혀있는 바람에 오시지 못했습니다. 섭섭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도련님을 도와드리라고 말씀하셨으니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유홍기는 임강호의 최측근으로 오래전부터 김예훈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심지어 임강호 부부가 김예훈에게 큰 빚을 졌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그래서인지 아무리 관직이 높은 경찰서 서장이라고 해도 굽신거릴 뿐이다.멀리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던 변장우 등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은 지경이었다. 김예훈이 이렇게 대단한 사람과 친하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의 앞에서 센척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김예훈은 피식 웃더니 유홍기에게 심문실 안에 있는 녹음기를 꺼달라는 무언의 눈빛을 보냈다.“유 서장님, 굳이 말을 돌려서 하지 않겠습니다. 혹시 이 사건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저의 현재 처지가 어떤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유홍기는 살짝 고개를 쳐들더니 한숨을 내쉬었다.“김 도련님께서 곤란한 상황에 처해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인증을 보든 물증을 보든 모두 김 도련님께 불리한 상황입니다. 특히 20 몇 명이나 되는 사람들 앞에서 피해자를 협박한 것도 존재하지 않는 일은 아니잖아요. 비록 재판장님께서 법대로 하실 테지만 이 부분이 행실이 바르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서장님께서 높은 곳에 오르기까지 분명 많은 것을 겪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건을 조사할 때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아시잖아요. 제가 어떤 장소,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그런 말을 했는지는 조사해 보셨나요?”유홍기가 멈칫하고 말았다.“아니요.”“그러면 그 많은 증인 중에 사건 발생 전과 후를 언급한 사람은 없을까요?”김예훈의 계속되는 물음에 유홍기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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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8화

김예훈은 태양혈을 문지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두 가지 증거 모두 확실한 증거가 될 수 없었지만 두 가지가 합쳐지면 완벽한 알리바이가 형성되는 것이다.방호철이 파놓은 함정은 꽤 재미있었다.유홍기는 갑자기 무언가 생각난 듯 말했다.“아, 김 도련님. 어제 경찰서에 이상한 일이 발생하긴 했어요.”김예훈은 계속해서 말해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유홍기가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어제 서울 4대 도련님 중의 한 명인 방호철 도련님께서 나타나신 적이 있습니다. 모든 인맥을 동원하여 김 도련님을 구해내겠다고 했죠. 심지어 김 도련님을 위해 진술마저 바꿔드릴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 조건이 바로 하은혜 씨와 저녁 식사 한 끼 하는 것이고요.”이 말에 김예훈은 멈칫하더니 피식 웃고 말았다.“방 도련님은 역시 저를 실망시키지 않네요. 살인의 여파로 이제는 흔들리기 시작하네요.”유홍기가 슬쩍 물었다.“김 도련님, 무슨 말씀이죠?”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은혜 씨가 그 거래를 받아들이면 아마도 제가 경찰서를 나서는 순간 기자들이 몰려들 것입니다. 그러면 제 이미지가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고 저의 편을 들어준 임강호 어르신께서도 따라서 그 대가로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것입니다. 그야말로 일석이조인 거죠!”유홍기는 상상만 해도 소름이 끼쳤다.김예훈의 말이 맞았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순간 전체 부산 기관의 명예와 공신력이 타격을 입을 것이었다.아무리 강서 임씨 가문이 대단하다고 해도 이 일을 잠재우려면 임강호가 큰 대가를 치러야 했다.유홍기는 똑똑한 사람이라 순간 모든 것을 알아차렸다.“김 도련님, 솔직히 방금 들어오면서 도련님을 의심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도련님께서 서양인 행세를 하는 일본인한테 관심 없다는 말을 믿을 수 있을 것 같네요. 피해자의 죽음은 도련님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지금은 함정에 깊숙이 빠진 상태라 저는 물론 임강호 어르신께서도 아무리 도련님을 믿는다고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을 거예요. 최소한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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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9화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현재 알리바이를 봤을 때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순 없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너무 한 가지만 붙잡고 늘어지는 느낌이네요. 제가 의심된다고 무턱대고 저만 조사하잖아요. 왜 아무도 후지와라 미유 씨를 조사해 볼 생각을 안 할까요? 피해자의 몸에 다른 증거가 남아있을지 어떻게 알아요. 가끔은 죽은 사람이 입을 열기도 한답니다.”김예훈은 자기 생각을 절대 다른 사람한테 말하지 않는 스타일이다.그런데 유홍기라는 사람이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지 말하기로 했다.“죽은 사람이 입을 열어요?”유홍기는 이해가 안 되는지 멈칫하고 말았다.김예훈은 손가락에 물을 묻혀 테이블 위에 글을 적었다.유홍기는 처음에는 어리둥절하던 것이 느끼는 바가 있는지 미소를 활짝 지었다.“김 도련님은 역시 계획이 있으신 분이네요! 임강호 어르신께서 이곳에 올 때 부담을 느끼지 말라고 한 이유가 있었네요. 그저 김 도련님께서 시키는 대로 하면 되겠네요. 제가 알아서 잘 처리할 테니 좋은 소식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퍽!유홍기가 짐을 챙기고 이곳을 떠나려고 할 때, 누군가 심문실 문을 힘껏 걷어찼다.뒤이어 열몇 명의 정장을 입은 남성들이 성큼성큼 걸어들어왔다.변장우는 한쪽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김예훈은 고개를 쳐들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어디서 본 듯한 얼굴이었지만 어디서 봤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50살 남짓한 나이, 건장한 체격, 훤칠한 키, 위엄이 넘치는 얼굴을 보면 심상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가 나타나자마자 심문실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어 숨도 쉬기 어려울 정도였다.소리도 내지 못하는 변장우와는 다르게 유홍기는 자세를 고쳐잡더니 허리를 숙였다.“심 도련님, 어떻게 오셨어요?”김예훈은 호칭을 듣고서야 이름이 생각났다.이 사람은 바로 부산 2인자 심택연이었다.그는 부산 2인자일 뿐만 아니라 경상 재벌 심현섭의 첫째 아들이자 하은혜의 외삼촌이었다.괜히 익숙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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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0화

김예훈이 피식 웃었다.“부산 2인자 분께서 저를 아신다니 정말 영광이네요.”심택연이 냉랭하게 말했다.“웃지 마! 난 네가 은혜랑 있었던 일을 전부 다 알고 있어. 너 때문에 은혜가 심씨 가문을 등지고 방 도련님과 혼인을 맺지 않으려고 하는 거잖아! 예전이었다면 젊은이들이 어떻게 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을 텐데 지금은 달라. 너는 살인 용의자잖아. 그러니까 지금부터 은혜랑 거리를 멀리했으면 좋겠어. 죽고 싶으면 혼자 죽든가!”심택연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성남에서 운 좋게 돈 좀 벌었다고 유세를 떠는 촌놈 주제에 사실대로 진술할 것이니 감히 인맥을 통해 빠져나가려고?’심택연은 이런 사람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심택연을 유심히 훑어보고는 말했다.“심 도련님께서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이 두 가지 사실을 설명해 드려야겠습니다. 첫째, 저는 이 사건과 연관 없는 사람입니다. 둘째, 저랑 은혜 씨가 무슨 사이든 심 도련님께서 알 바가 아닌 것 같습니다.”“이 자식이... 입만 살아서!”심택연의 표정은 말이 아니었다.‘기생오라비처럼 생겨가지고 살인죄를 인정 안 해? 이 세상이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야!’김예훈이 어깨를 으쓱하더니 말했다.“심 도련님께서 믿든 말든 제가 유 서장님을 뵙자고 한 건 공평하게 법대로 진행해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서였습니다. 아무도 저의 죄를 없애기 위해 거짓 증언을 해서도 안 되고, 아무도 저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증거를 위조해서도 안 됩니다. 사사로운 감정에 얽매여 법을 어기는 일 없이 공평 공정하기만을 원하고 있습니다.”“어디서 헛소리하고 있는 거야!”심택연은 김예훈을 바보 취급했다.“너의 번지르르한 언변에 속은 임 어르신 빼고 누가 너의 말을 믿어줄 것 같아? 그리고 또 누가 너의 죄를 씻어준다고 그래! 유 서장한테 풀어달라고 부탁한 거잖아. 그래 놓고 뭐? 공정하게 법대로 진행해달라고? 우리가 너처럼 멍청한 것 같아? 이대로 쉽게 넘어갈 것 같아? 젊은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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