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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7화

심문실.

김예훈은 아무런 감정도 없이 평온한 표정으로 차를 마셨다.

경찰 서장 유홍기는 그의 앞에서 공손하게 예의를 갖췄다.

“김 도련님, 저는 임강호 어르신께서 보내신 사람입니다. 어르신께서는 오늘 마침 서울에 회의가 잡혀있는 바람에 오시지 못했습니다. 섭섭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도련님을 도와드리라고 말씀하셨으니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유홍기는 임강호의 최측근으로 오래전부터 김예훈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심지어 임강호 부부가 김예훈에게 큰 빚을 졌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아무리 관직이 높은 경찰서 서장이라고 해도 굽신거릴 뿐이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던 변장우 등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은 지경이었다. 김예훈이 이렇게 대단한 사람과 친하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의 앞에서 센척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김예훈은 피식 웃더니 유홍기에게 심문실 안에 있는 녹음기를 꺼달라는 무언의 눈빛을 보냈다.

“유 서장님, 굳이 말을 돌려서 하지 않겠습니다. 혹시 이 사건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저의 현재 처지가 어떤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유홍기는 살짝 고개를 쳐들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김 도련님께서 곤란한 상황에 처해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인증을 보든 물증을 보든 모두 김 도련님께 불리한 상황입니다. 특히 20 몇 명이나 되는 사람들 앞에서 피해자를 협박한 것도 존재하지 않는 일은 아니잖아요. 비록 재판장님께서 법대로 하실 테지만 이 부분이 행실이 바르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

“서장님께서 높은 곳에 오르기까지 분명 많은 것을 겪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건을 조사할 때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아시잖아요. 제가 어떤 장소,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그런 말을 했는지는 조사해 보셨나요?”

유홍기가 멈칫하고 말았다.

“아니요.”

“그러면 그 많은 증인 중에 사건 발생 전과 후를 언급한 사람은 없을까요?”

김예훈의 계속되는 물음에 유홍기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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