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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4화

하은혜 세글자에 방호철은 그제야 흥미를 느끼고 뒤돌아 사쿠라를 쳐다보았다.

“은혜 씨는 아주 재미난 사람이야. 상류사회 부잣집 따님 중에서 가장 성격이 있고 똑똑하다고 볼수 있지. 분명 김예훈을 걱정하고 있으면서, 내가 거래를 제의했을 때 마음이 흔들렸어도 결국엔 거절했어. 내가 보기엔 김예훈을 사랑하거나 미워하는 게 아니야. 자신이 있는 거지. 자기가 굳이 나서지 않아도 김예훈이 알아서 풀려날 거라고 믿고 있는 거지. 우리한테는 좋은 일이 아니야.”

방호철은 한껏 아쉬운 표정이었다. 비록 하은혜가 왜 자신만만해 있는지 몰랐지만 마음에 걸리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는 김예훈이 절대 이 큰 부산에서 판을 뒤집어 놓을 능력이 못 된다고 생각했다.

국내외 수많은 시선이 오고 가는 부산에서 꼼수를 부리기란 성남에서보다 훨씬 어려웠다.

사쿠라가 잠깐 생각하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방 도련님, 설마 은혜 씨가 저희의 의도를 알아차린 건 아닐까요?”

방호철이 담담하게 말했다.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진 않지만 이런 유혹을 물리치기란 쉽지 않아. 우리의 계획대로라면 내가 제의한 거래가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받아들여야 했어. 그런데 거절하는 바람에 김예훈을 짓밟을 기회를 잃어버린 거지. 너무 아깝잖아!”

사쿠라는 살짝 고개를 쳐들더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분위기가 다시 심각해지고, 사쿠라는 한참 후에야 다시 본모습으로 돌아오면서 미소를 지었다.

“방 도련님, 저희 앞으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되나요? 그렇다면 저랑 함께 일본에 다녀오는 건 어떠세요? 방 도련님께서 좋아할 만할 곳을 봐뒀거든요.”

방호철이 껄껄 웃었다.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는 것은 강 건너 불 보듯 하란 말이 아니야.”

그는 천장을 유심히 쳐다보더니 서서히 입을 열었다.

“후지와라 미유가 죽긴 했어도 내 기억엔 걔한테 돈에 미친 엄마가 있다고 들었어. 이런 존재가 나타나면 우리가 직접 나서기보다 천배, 만 배는 나아. 그러니까 이 사건에 우리가 개입했던 흔적이 남아서는 안 돼. 내 말 무슨 말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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