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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8화

하은혜가 담담하게 말했다.

“관심 없으시다? 그러면 흥미를 느낄만한 일에 대해 말해볼까요?”

하은혜는 계좌이체 기록이 담겨있는 자료들을 꺼냈다.

“이 은행 계좌들은 오려원 씨가 해외에서 사용하시는 계좌이죠? 따님이 죽기 전, 이 돈들이 여러 루트를 통해 입금되었더라고요. 저마다 거래 내용이 있긴 한데 조사해 보니 전부 가짜 거래더라고요. 누군가 돈세탁을 하기 위해 당신의 명의를 빌렸을 뿐이죠. 액수는 많지 않던데... 400억 원이었나? 그런데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네요? 어떻게 고작 400억 원 때문에 따님을 팔아넘길 수 있죠? 제가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 도박으로 빚진 6천억 원마저도 모두 청산되었더라고요? 따님의 몸값이 꽤 높았나요?”

하은혜는 또 자료 몇 개를 꺼내 오려원의 앞에 가지런히 놓았다.

오려원은 하은혜를 유심히 쳐다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예전에 누군가 저한테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없다고 했는데 처음에는 안 믿었거든요. 오늘 은혜 씨를 보니 이제야 알겠네요. 심씨 가문은 역시 충청 부잣집이 맞네요! 말씀해 보세요. 원하는 게 무엇인지!”

하은혜가 담담하게 말했다.

“저희 김 대표님은 무사히 풀려나야 합니다. 이미지에도 손상가면 안 되고요.”

오려원의 미소는 어색하기만 했다.

“제 딸이 자살했다는 증거가 필요하다는 말씀이세요? 그리고 이 증거는 김예훈 씨가 모함을 받았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하고요?”

하은혜가 담담하게 말했다.

“네.”

오려원은 차가운 표정으로 하은혜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고작 김예훈 같은 이방인 때문에 어떻게 죽은 사람을 건드릴 수가 있어요? 저주를 받을까 봐 두렵지도 않으세요?”

하은혜의 표정은 평온하기만 했다.

“아니요. 저한테는 또 다른 자료도 있거든요. 당신은 어떻게든 딸을 이용해 영주권을 따내고 싶어 했죠. 영주권을 따내기 위해, 일본 성씨를 가지기 위해 당신의 딸은 여러 남자들의 애인이 되어야 했죠. 결국 몇 년이 안 지나 원하던 것을 따내긴 했지만 그때는 어려서 몰랐던 사실이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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