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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9화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

“현재 알리바이를 봤을 때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순 없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너무 한 가지만 붙잡고 늘어지는 느낌이네요. 제가 의심된다고 무턱대고 저만 조사하잖아요. 왜 아무도 후지와라 미유 씨를 조사해 볼 생각을 안 할까요? 피해자의 몸에 다른 증거가 남아있을지 어떻게 알아요. 가끔은 죽은 사람이 입을 열기도 한답니다.”

김예훈은 자기 생각을 절대 다른 사람한테 말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유홍기라는 사람이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지 말하기로 했다.

“죽은 사람이 입을 열어요?”

유홍기는 이해가 안 되는지 멈칫하고 말았다.

김예훈은 손가락에 물을 묻혀 테이블 위에 글을 적었다.

유홍기는 처음에는 어리둥절하던 것이 느끼는 바가 있는지 미소를 활짝 지었다.

“김 도련님은 역시 계획이 있으신 분이네요! 임강호 어르신께서 이곳에 올 때 부담을 느끼지 말라고 한 이유가 있었네요. 그저 김 도련님께서 시키는 대로 하면 되겠네요. 제가 알아서 잘 처리할 테니 좋은 소식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퍽!

유홍기가 짐을 챙기고 이곳을 떠나려고 할 때, 누군가 심문실 문을 힘껏 걷어찼다.

뒤이어 열몇 명의 정장을 입은 남성들이 성큼성큼 걸어들어왔다.

변장우는 한쪽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김예훈은 고개를 쳐들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이었지만 어디서 봤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50살 남짓한 나이, 건장한 체격, 훤칠한 키, 위엄이 넘치는 얼굴을 보면 심상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가 나타나자마자 심문실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어 숨도 쉬기 어려울 정도였다.

소리도 내지 못하는 변장우와는 다르게 유홍기는 자세를 고쳐잡더니 허리를 숙였다.

“심 도련님, 어떻게 오셨어요?”

김예훈은 호칭을 듣고서야 이름이 생각났다.

이 사람은 바로 부산 2인자 심택연이었다.

그는 부산 2인자일 뿐만 아니라 경상 재벌 심현섭의 첫째 아들이자 하은혜의 외삼촌이었다.

괜히 익숙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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