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지존 사위: Chapter 2041 - Chapter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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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1화
저녁 무렵, 유홍기는 자료 하나를 들고 부산 제1 경찰서에 도착했다.심택연은 그런 그에게 말할 기회도 주지도 않고 냉랭하게 말했다.“뭐 하러 왔어? 김예훈을 풀어달라고 빌러 왔어? 내가 말해주는데, 난 오늘 임 어르신 전화를 10통이나 끊은 사람이야. 김예훈을 풀어달라고? 어림도 없어. 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내가 권력을 남용했다간 부산 경찰서 이미지에도 타격이 있을 것이고, 임 어르신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야! 그러니까 나가!”심택연이 차가운 표정으로 출입문을 가리키자 유홍기가 피식 웃더니 말했다.“심 도련님, 저는 김 도련님을 풀어달라고 사정하러 온 것이 아니라 누군가 익명으로 증거를 보내왔길래요. 심 도련님께서도 좋아하실 만한 증거죠. 자료에 의하면 후지와라 미유 씨는 에이즈 말기라 살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도 않았었습니다. 어머님이신 오려원 씨가 남은 평생 편하게 살라고 고의로 김 도련님을 모함했던 것입니다. 김 도련님한테 에이즈를 감염시키려고 우연한 만남을 가정해 김 도련님 욕실마저 빌렸던 것입니다. 이 첫 번째 계획이 실패하니 제 죽음으로 김 도련님을 궁지로 몰고 간 거죠. 그래서 모든 알리바이는 전부 거짓입니다. 김 도련님께서는 무죄로 석방되어야할 뿐만 아니라 저희 경찰서에서 사과해야할 정도입니다...”유홍기는 주머니에서 녹음기 하나를 꺼내 심택연에게 들려주었고, 또 사진 한 장과 친필서까지 보여주었다.심택연은 표정이 확 변하더니 서서히 말했다.“확실한 거 맞아? 원본이긴 하고? 다른 사람한테 공개한 적 있어?”유홍기가 담담하게 말했다.“이 증거들을 받자마자 임 어르신께 보고드렸습니다. 임 어르신께서는 심 도련님께 드리면 알아서 잘 처리해 주실 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심 도련님을 그 정도로 믿는다고 하셨습니다.”심택연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더니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공과 사를 엄연히 구분하는 것이 맞긴 하지. 내일 아침 바로 석방해 드려. 그리고 언론에 사건의 진실도 알려드리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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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2화
부산 제1 경찰서.김예훈은 변장우가 준비해 준 푸짐한 아침 식사를 마치고 바로 풀려났다.변장우 이들은 이상한 표정으로 경찰서 앞까지 배웅했다.아무도 김예훈이 잡힌 지 48시간도 안 되어 모든 알리바이가 뒤집힐 줄은 몰랐다.어쩌면 내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 사건을 다시 설명해야 할지도 몰랐고, 심지어 이 사건이 더 복잡해질지도 몰랐다.하지만 김예훈이 무죄로 풀려난 것은 사실이었다.변장우 이들은 김예훈에게 너무 지나치게 무례하지 않았던 것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포르쉐 918 한대가 김예훈 앞에 세워지고, 차창이 내려지자 하은혜의 아리따운 얼굴이 보였다. 변장우 이들은 질투 나고 부럽기 그지없었다.하은혜는 차에서 내려 김예훈을 위해 직접 차 문을 열어주면서 웃으면서 말했다.“김 대표님, 수고 많으셨습니다.”김예훈은 변장우 이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수석에 올라탔다.“어떻게 해결하셨어요?”하은혜는 운전대를 돌리면서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후지와라 미유 씨 쪽에서 크게 발견된 점은 없었지만 방향만 잘 잡으면 사건을 파헤치기 어렵지 않을 거예요. 오려원 씨한테 며칠만 더 줬다면 진작에 도망쳤을지도 몰라요. 그러면 저희한테 아무런 희망도 없었을 텐데 배후자가 성급한 나머지 저희에게 틈을 보여준 거죠. 그리고 저희 외삼촌을 끌어들이지 말았어야 했어요. 저희 외삼촌은 피도 눈물도 없으신 분이신데, 외삼촌이 없었더라면 진작에 김 대표님을 궁지로 몰고 갔을 거예요. 아무튼 계획이 치밀해 보여도 빈틈이 있어서 김 대표님을 빼내는데 생각보다 어렵진 않았어요.”김예훈은 창문을 닫더니 말했다.“배후자가 방호철 씨라는 거 저희가 모두 아는 사실이잖아요. 제가 경매장에서 방호철 씨를 자극하는 바람에 완벽했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고 해도 믿을 거예요?”하은혜가 미간만 찌푸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김예훈이 계속해서 말했다.“방호철 씨는 서울 4대 도련님인 것만큼 철저하게 계획하여 빈틈이 없을 거예요. 처음부터 목적이 저랑 임 어르신이었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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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3화
“김 대표님의 뜻은...”하은혜는 잠깐 생각에 잠긴 듯했다.“일본인도, 방호철 씨도 해결해버리면 심씨 가문에 큰 어려움은 없을 거예요.”김예훈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런데 저희가 생각하고 있는 거, 상대방도 생각하고 있을 거예요. 방호철 씨든 사쿠라 씨든 제가 살아서 이곳을 떠나는 거 지켜보고만 있을 사람이 아니에요.”이때 김예훈과 하은혜의 표정이 동시에 변했다.김예훈이 왼손으로 하은혜의 다리를 터치하자 신호등을 기다리고 있던 포르쉐 차량이 쏜살같이 앞으로 달렸다.피융!이때 총알 하나가 뒷좌석 유리를 뚫고 뒷좌석에 떨어졌다. 반응이 일 분이라도 늦었다면 크게 다쳤을지도 모른다.“저격수예요!”김예훈은 방호철이 저격수를 보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는지 표정이 심각해졌다.이미 대한민국의 법을 어기려는 작정이었다.하은혜도 표정이 일그러지긴 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핸들을 꺾어 반대 방향으로 달렸다.피융!바로 이때, 또 총알 하나가 맞은편에 있던 화물차 트럭에 꽂혔다.트럭 기사는 비명을 지르더니 아예 신호등에 차를 박고 말았다.사면팔방에서 오는 차들이 멈춰버리자, 차 주인들은 무의식적으로 브레이크를 밟긴 했지만 도통 무슨 상황인지 몰랐다.이때 누군가의 신고로 경찰차가 도착했다.김예훈과 하은혜는 여전히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했다. 김예훈은 저 멀리 있는 폐기된 건물에서 빨간 점이 반짝이고 있는 것을 보았다.이쪽을 노리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저격수는 가면에 기다란 코트를 입고 있어 얼굴도, 성별도 확인할 수가 없었다.심지어 전체 부산을 사냥장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똑바로 서서 특이하게 총을 잡고 거침없이 김예훈을 노리고 있었다.“엎드려요!”“차를 버려요!”김예훈은 한순간에 판단이 섰는지 하은혜더러 핸들을 돌리라면서 비좁은 골목으로 안내했다.이때, 또 총알 하나가 앞바퀴를 관통했다.반응이 빨랐던 덕분에 차량은 비틀거리면서 골목에 들어서게 되었다.김예훈은 두 사람의 안전벨트를 풀어 하은혜를 안은 채 차 밖으로 뛰어내렸다.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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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4화
김예훈은 상대방의 선제공격에 화를 내는 대신 침착하게 피해 다닐 뿐이었다. 결국 지름길을 통해 폐기된 그 건물에 도착하게 되었다.“하하, 재밌군!”코트를 입고있는 저격수가 중얼거렸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여자인 것 같았다.그녀는 아예 가면을 벗어던지고 사악한 미소를 짓더니 이곳을 벗어나는 대신 총알을 장전하고 김예훈이 무조건 지나칠 길을 폭파시키려고 했다.몇 초 뒤, 저격수는 본능적으로 방아쇠를 당겼다.퍽!김예훈이 피하는 바람에 총알은 머리 위에 있던 기둥에 꽂혔다.필사의 일격이 실패하자 저격수는 표정이 심각해지기 시작했다.그녀는 일본에서 유명한 저격수로서 쏘는 총마다 치명적이었다.김예훈이 연속적으로 리듬을 파괴하긴 했지만 오히려 흥미가 생겼다.그녀는 다시 평정심을 되찾고 방아쇠를 당겨 반대 방향을 사격했다.퍽!또 한 번 거대한 소리가 들려오자, 이번에는 무조건 김예훈의 머리를 적중 시켰을 거라고 믿었다.하지만 나타난 것은 김예훈의 머리 대신 그의 외투였다.긴박하던 발걸음 소리마저 사라지고, 김예훈은 어느샌가 모습을 감추었다.“젠장!”김예훈의 실력이 이 정도일지 몰랐는지 저격수의 표정이 순간 어두워지고 말았다.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그녀의 총알을 피하는 사람은 없었다.김예훈이 이 정도로 상대하기 어려운 놈일 줄 몰랐다.저격수는 여러 번의 실패에도 상심하지 않고 수류탄 하나를 꺼내 김예훈이 있는 곳에 던졌다.퍽!거대한 폭발 소리와 함께 건물에는 커다란 구멍이 생기고 말았다.이와 동시에 김예훈은 건물에서 몸을 피해 땅바닥을 굴렀다.저격수는 또다시 방아쇠를 당겼다.퍽! 퍽! 퍽!매번 김예훈이 착지한 곳을 적중하게 되었지만 김예훈은 그녀의 다음 행동을 먼저 예상했다는 듯이 깔끔하게 앞구르기 해서 벽 뒤에 몸을 숨겼다.저격수의 표정은 점점 더 사악해졌다.이 바닥에서 킬러를 해오면서 이렇게까지 상대하기 어려운 놈은 처음이었다.하지만 그녀는 김예훈이 끝까지 총알을 피할 수 있을 거라고 믿지 않았다.끊임없는 사격에 벽에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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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5화
김예훈은 뒷짐을 쥔 채 태연하게 앞으로 걸어 나왔다. 세 발짝만 움직였지만 저격수의 표정이 확 굳어졌다.단 세 걸음으로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확 줄어들어 저격수에게는 시야 확보가 어려웠다.“당신 졌어.”김예훈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목표물이 가까워졌다는 건 죽음이 다가왔다는 뜻이다. 내가 너라면 총을 내려놓고 무릎 꿇고 용서를 빌었을 거야. 그러면 죽여주는 대신 군사법원에 보내줄게. 목숨만은 구제할 수 있을 거야.”김예훈의 미소를 지켜보던 저격수는 멈칫도 잠시, 손에 쥐고 있던 총을 바닥에 내던졌다.총이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오른손에 비수 하나가 나타나면서 김예훈을 향해 덮쳤다.쨍!김예훈은 뒤로 물러나는 대신 방금 길가에서 주운 쇠 방망이 하나를 들었다.비수와 쇠 방망이가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저격수는 휘청거리면서 뒤로 몇 보 물러서더니 입가에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김예훈은 그저 쇠 방망이를 만지작거릴 뿐 별로 표정 변화가 없었다.“저격수인 주제에 나랑 한판 붙어보자고? 그럴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저격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굳은 표정을 지었다.“본때를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되겠군.”김예훈은 미소를 거두고 앞으로 걸어갔다.저격수는 표정이 확 바뀌면서 뒤로 물러섰다. 뒤로 물러서면서 코트를 펼치는 순간, 열몇 자루의 비수가 날아왔다.김예훈은 쇠 방망이로 순식간에 이 비수들을 바닥에 떨어뜨렸다.이 장면을 지켜보던 저격수는 더는 참지 못하겠는지 욕설을 퍼부었다.“바까야루!”“일본인이네...”김예훈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사쿠라 씨 사람이군. 그런데 내가 경찰서를 나서자마자 습격한 거, 방호철 씨한테 보고는 했나? 또 방호철 씨 일을 그르칠까 봐 두렵지도 않아?”김예훈의 차가운 말투에 저격수는 표정이 확 어두워지더니 여전히 아무 말도 못하고 공격을 가했다.비수, 다트, 화살, 독가스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김예훈이 있는 곳을 향해서 뿌렸다.하지만 이것마저도 김예훈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했다.샤샥!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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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6화
뺨 한 대로 저격수는 아예 십몇 미터 밖으로 날아가 벽에 부딪혀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풉!”저격수는 피를 토해내면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이때, 찢어진 옷 틈 사이로 하체에 그려져 있는 문신이 드러났다.김예훈은 표정이 이상해지면서 미간을 찌푸렸다.야마자키파?...두 시간 뒤, 부산 교외에 있는 한 별장 내.이곳은 오정범 이들의 은둔지였다. 비록 낡았지만 외딴곳에 있어 조용하기만 했다.김예훈이 저녁 식사를 마치고 차를 마시고 있을 때, 최산하가 뒷마당에서 손을 툭툭 털면서 걸어들어왔다.“회장님, 저 일본년이 실토했습니다. 이름은 야마구치 유코, 일본 야마자키파의 킬러 중의 한 명으로 저격용 총을 잘 다루고 있고, 사격 실력이 전 세계에서 톱10에 든다고 합니다. 최근에 다른 야마자키파 고수들과 함께 부산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서로 신분을 알지 못해 어떤 사람이 왔는지도 모른답니다. 사쿠라 씨의 명을 받아 회장님을 죽이려고 했답니다. 경매장에서 방호철 도련님의 체면을 깎아내린 것도 모자라 아무렇지 않게 경찰서에서 풀려나니 열받았나 봅니다. 사쿠가 씨가 쓸데없는 짓을 했네요. 방호철 도련님을 도와준답시고 경찰서에서 풀려나자마자 죽이려고 했다뇨. 정말 실패한 작전이네요.”김예훈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직접 최산하에게 차를 따라주었다.“짧은 시간 내에 이 모든 것을 알아내느라 수고했어.”사건이 발생한 지 2시간도 안 되어 이 많은 비밀을 알아냈으니 최선을 다한 모양이었다.최산하는 조심스레 차를 받아 마셨다. 마치 김예훈이 건넨 찻잔이 20억 원은 되는 듯싶었다.“야마자키파 고수라...”김예훈은 잠깐 생각에 잠겼다.“서로 존재를 모른다고? 그러면 야마자키파에서 이번 일을 해결하기 위해 사쿠라한테 사람을 많이 붙여준 모양이네. 그런데 야마자키파, 혹은 사쿠라가 원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일까? 방호철의 편을 들어주는 거? 별로 자기한테 도움이 안 될 텐데?”최산하가 잠깐 생각하더니 공손하게 말했다.“회장님, 사실 그 사람들한테 도움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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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7화
김예훈이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진윤하한테 부산 내에서 협조 좀 해달라고 부탁해 봐. 그리고 더 많은 증거를 알아낼 수 있도록 저 저격수 년을 더 추궁해 봐. 단, 빨리 움직여야 할 거야.”“네!”최산하는 한껏 엄숙한 표정이었다.총사령관님이 무엇을 하려는지 몰랐지만 명령대로 움직이면 되었다.김예훈은 일본인에 대한 경계심이 더욱 커졌다.임강호가 겪었던 일이든, 용문당이 겪었던 일이든, 심씨 가문이 겪었던 일이든 일본 야마자키파의 흔적이 보였다.야마자키파의 목적을 더 알아내지 못한다면 큰 봉변을 당할지도 몰랐다.퍽!김예훈이 다른 부탁을 더 하려고 할 때, 거대한 소리와 함께 누군가 토요타 알파드 차량으로 별장 문을 부숴버렸다.뒤이어 수십 대의 토요타 알파드 차량에서 몇백 명의 검은 정장을 입은 남성들이 검을 쥔 채 하나둘씩 차에서 내리기 시작했다.그렇게 이들은 순식간에 별장을 포위해 버리고 말았다.이 중에서 앞장서던 키 큰 남성이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김예훈, 난 야마자키파 마루야마 타이치라고 해. 네가 내 동생 야마구치 유코를 납치했다며! 1분을 줄 테니 당장 풀어줘! 아니면 이곳을 밀어버리고 너를 산산조각 내줄 것이야!”교외라 그런지 야마자키파는 더욱 눈에 뵈는 것이 없었다.이 몇백 명의 일본인들은 아마도 각종 수단을 통해 밀입국했을 것이다.말로만 듣던 야마자키파 고수들이 한자리에 모이자 포스가 엄청나게 무시무시했다.부산 용문당 제자라고 해도 빠른 시일 내에 이렇게 많이 모이기 어려웠다.분위기는 한순간에 긴장감의 극치에 달했다.이때 최산하가 눈가를 파르르 떨면서 말했다.“회장님, 제가 사람을 불러올까요?”최산하는 이 바닥에서 오래 지내본 사람이라 상대방이 죽을 각오로 덤벼든다는 것을 단번에 눈치챘다.김예훈이 피식 웃더니 말했다.“우리가 잡고 있는 야마구치 유코라는 사람이 이용 가치가 있나 보네. 이따 다시 거칠게 심문해 봐. 일본 야마자키파 고수들과 관련된 자료 정도는 얻어야 하지 않겠어?”김예훈은 야마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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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8화
이 모습을 지켜보던 최산하가 멈칫하더니 말했다.“회장님, 정범이 형님이 대단하다는 건 알겠는데 상대방은 몇백 명이나 되잖아요! 소수는 다수에 대적하기 어렵다는 말도 있는데 정범이 형님이 아무리 강해봤자 상대방이 동시에 덮쳐들면 속수무책이잖아요!”최산하는 오정범의 실력을 잘 알고 있었다. 아무리 떵떵거리는 마루야마 타이치라고 해도 오정범과 1:1로 붙는다면 상대도 안 될 것이다.열몇 명이 동시에 덮친다고 해도 오정범에게는 식은 죽 먹기였다.하지만 지금은 몇백 명이 한곳에 모여있으니 죽는 것은 한순간의 일이었다.이 많은 사람들과 붙는다는 건 목숨을 바치는 거나 다름없었다.6대 파벌이 광명산을 포위했던 그해, 아무리 강한 강무열이라고 해도 집중 공격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 더욱이 이 일본인들은 매너 같은 거 신경 쓰지 않고 다함께 덮칠 것이 뻔했다.“괜찮아. 아무것도 아니야.”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정범이도 내 곁에 있은 지 오래됐는데 지금은 한계를 넘어설 때야. 오늘 밤 물러서지 않고 저 사람들과 제대로 붙어보면 그 한계를 넘어설 수도 있어. 그러면 장병급 레벨에 도달해 장병급 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거지.”김예훈의 뜻깊은 말에 오정범은 더욱더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다른 사람은 몰라도 오점범만은 김예훈의 진짜 신분을 잘 알고 있었다.총사령관님이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고 하면 정말 벗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오늘 대결에서 이기면 장병급으로 거듭나 숙원을 이룰 수 있었고, 패한다고 해도 그까짓거 죽으면 되는 일이었다.오정범이 태연하게 앞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고 최산하는 어안이 벙벙했다.“회장님, 밖에 있는 몇백 명의 사람들 모두 야마자키파 고수들이에요. 무도관을 몇 년씩이나 다닌 만만찮은 사람들이라고요. 심지어 어떤 사람은 검도를 십몇 년이나 배웠는데 정범이 형님 혼자서 되겠어요?”김예훈이 피식 웃더니 최산하의 어깨를 토닥거렸다.“비록 네가 무술을 배우기 좋은 시기를 놓쳤지만 성과를 얻고 싶다면 직접 가서 봐. 무술을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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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9화
아무도 이 두 사람의 대화를 끊지 못했다.입구에서 한참 동안 멍때리면서 쳐다보던 최산하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종종걸음으로 달려와 믿기 어려운 듯한 표정으로 오정범을 쳐다보았다.“회장님, 아예 야마자키파를 향해 선전포고할까요? 이렇게나 많은 고수를 무너뜨렸는데 이 기회에 아예 뿌리를 뽑아버립시다.”오정범이 고개를 숙이더니 말했다.“김 대표님 말씀 한마디면 제가 사쿠라의 멱을 따오겠습니다.”김예훈은 오정범에게 차를 따라주면서 말했다.“오늘 이 일은 이대로 끝내면 안 돼. 그렇다고 해서 급히 사람을 죽일 필요도 없어. 먼저 이 세 가지부터 해결해. 먼저 이 사람들부터 정리하고 야마구치 유코한테서 뭐 더 알아낼 거 없는지 더 추궁해 봐. 그리고 나카노 타로우한테 연락해서 부산 내에서의 야마자키파의 모든 행적을 알고 싶다고 전해. 사쿠라만 죽이는 거 너무 별로지 않아? 야마자키파가 다시는 대한민국에 발을 내딛지 못하게 뿌리를 뽑아야지.”김예훈은 치고받는 일엔 별로 관심이 없었다.지금 해야 하는 일은 바로 사쿠라부터 시작해 야마자키파가 대한민국에 뻗은 모든 뿌리를 잘라내는 것이다.오정범, 최산하는 일제히 자세를 바로잡으면서 말했다.“알겠습니다!”...이 시각 부산에서 멀지 않은 종명도의 가장 핵심적 위치에 있는 별장 구역.이 구역에는 백몇 채의 별장이 있었고 휴양하기 좋은 곳이었다.그중 한 일본 스타일의 별장 입구, 정장을 입은 수많은 장정들이 경계심을 품고 사방을 경계하고 있었다.이곳은 사쿠라가 부산에서 지내는 곳 중의 하나였다.별장 뒷마당에는 일본 스타일의 정원이 있었고, 목재로 만든 건물은 움직일 때마다 새소리가 들려 엄청 기괴했다.가장 깊숙한 곳, 일본 스타일의 온천에는 사쿠라가 알몸을 한 채 발그레한 표정으로 암석에 기대어 있었다.샤워가운을 입은 두 명의 시녀가 그녀를 위해 몸을 닦아주었기 때문에 사쿠라는 기분이 좋은 상태였다.온천 밖, 누군가 무릎 꿇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그 사람은 바로 부산 제1 경찰서 팀장 변장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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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0화
“똑바로 말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사쿠라는 표정이 차갑기만 했다.“전체 과정을 말해보라고.”변장우는 눈가를 파르르 떨면서 재빨리 말했다.“김예훈이 경찰서를 나선 순간부터 미행하다 교외에 있는 별장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김예훈을 포함해서 열 명도 안 되어 보였습니다. 이 소식을 마루야마 타이치한테 알려줬더니 2시간 내로 달려와 별장 문을 걷어차고 300명이서 별장을 포위해 버렸습니다. 마루야마 타이치는 김예훈한테 1분 내로 야마구치 유코를 내놓으라고 했는데 아무런 반응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누군가 칼을 들고나오는 모습을 보았고, 뒤이어 비명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신분이 알려질까 봐 가까이할 수 없었습니다. 잠잠해지자 가까이 가서 확인하려고 했는데 한 무리의 용문당 제자들이 오는 바람에... 그리고 부산 경찰서 서장 유홍기도 왔습니다. 저는 알려지면 안 되는 사람이라 바로 사쿠라 씨한테 달려와 보고드리는 바입니다. 제가 보기엔 마루야마 타이치 부대원들이 목숨을 구제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변장우는 지금까지도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몰랐다.어떻게 300명이 소리소문없이 사라질 수 있는 거지?그는 들어가서 확인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했다.하지만 들어가는 순간 목숨을 잃을 것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꺼져! 지금까지 키워줬는데 어떻게 아무런 소용도 없어!”사쿠라는 변장우를 발로 걷어차 버리고는 뒤에 서 있는 두 명의 시녀에게 말했다.“김예훈을 죽이지 못할 바에 하은혜부터 처리해. 죽여버려. 다시는 보고싶지 않아.”두 명의 시녀는 멈칫하긴 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사쿠라의 표정은 말이 아니었다.이 순간 그녀는 자신이 방호철의 노리개일 뿐 그의 진정한 여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방호철의 신경은 온통 하은혜한테 향해 있었다.방호철이 하은혜를 손에 넣는 순간 방호철에게 필요 없는 사람이 될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야마자키파의 이익을 위해서든 자신의 사회적지위를 위해서든 절대 하은혜를 얻게 할 수 없었다.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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