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능장군 용수님의 모든 챕터: 챕터 771 - 챕터 780

2337 챕터

제771화

명상은 그렇게 미묘한 것이 아니라 단지 마음을 가라앉혔다.강서준은 더 설명하지 않고 서청희가 건넨 밥공기를 들고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그제야 기운이 조금 나는 것 같았다. 비록 일반인과 비교도 못하지만 꾸준히 연습하면 꼭 진기를 수련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이제 겨우 의경 하권의 첫 부분만 봤을 뿐이다. 아직 뒷부분을 보지 않았지만 분명 내가심법을 수련하는 방법이 기재되어 있다.강서준의 안색이 좋아지자 서청희는 그제야 안심했다. ‘고진감래’라는 말에 다시 한번 공감을 느꼈다.식사를 마치고 강서준이 물었다.“최 장군이 저쪽 병실에 있죠? 보러 가야겠어요.”“치울 때까지 기다려요. 내가 데려다 줄게요.”서청희가 수저를 치우는 사이 강서준은 의서를 손에서 내려놓고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했다.“휠체어 필요해요?”강서준이 손을 저었다. “괜찮아요. 걸을 수 있어요.”간신히 침대에서 내려오자 서청희가 다가가 부축했다.강서준은 서청희의 도움을 받으면서 다른 병실로 갔다.병실에는 전문 간호사가 돌보고 있었다.침대에 누운 중년남자는 팔에 링거를 끼고 얼굴에 호흡마스크를 썼다.“쉿!”두 사람이 들어가자 간호사가 조용하라는 제스처를 보냈다.“최 장군이 방금 잠들었어요. 방해하면 안 돼요.”강서준이 천천히 병상에 다가가 최동의 맥박을 짚어 보았다.숨결은 안정되었지만 몸이 허약해 한동안 치료를 받아야 한다.“내가 처방을 드릴 테니 약을 달여서 마시게 해요.”강서준이 조용히 말했다. 처방은 최동의 상처 회복에 도움이 되고 신체 회복 속도를 강화할 수 있다.“알겠어요.”여간호사가 고개를 끄덕였다.강서준은 처방을 써 주고 병실을 나왔다.“초현은 어디에 있어요?”서청희가 맞은편 병실을 가리켰다.“지금 상황이 어때요? 가족들도 알아요?”강서준의 물음에 서청희가 대답했다.“많이 다쳤어요. 허벅지에 총상 두 개를 맞아 심한 출혈로 정신을 잃었어요. 의사 선생님 말로는 잘 회복되지 않으면 걸을 수 없다고 해서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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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2화

서청희는 병실 밖 의자에 앉아서 기다렸다.마음이 심란하고 초조했지만 대체 왜 이러는지 몰랐다.병실 안에서 김초현은 침대에 누워 강서준을 애원하는 눈빛으로 바라봤다.“여보, 우리 재결합해요.”하지만 강서준은 슬쩍 손을 들어 말을 끊었다.재결합은 불가능하다. 지금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아 더 이상 김초현을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다. 천자의 권세가 하늘을 찌르는 건 뒤에 더 큰 인물이 있기 때문이다.지금 재결합하면 다시 김초현을 불구덩이에 끌어들이는 셈이 된다.김초현에게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은혜를 보답하려고 남은 생을 옆에서 지켜 주기로 마음먹었지만 지금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그런데 이 와중에 다른 여자가 틈을 비집고 들어왔다.두 여자 사이에서 누구를 선택하고 어떻게 감정 문제를 처리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내가 잘못을 인정하는데도 받아줄 수 없는 건가요?”김초현은 원망의 눈빛을 보내며 흐느꼈다.“혹시 청희 때문이에요?”강서준은 침묵했다.“”알아요. 청희 때문이라는걸. 내가 어디가 부족한가요?”김초현이 짓궂게 묻자 그제야 강서준이 입을 열었다.“당신은 부족한 게 없이 훌륭해요. 다만…”“다만 뭐죠? 말해 봐요.”강서준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내게 지금 적이 많아요. 이 일들을 해결하기 전에 감정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을 뿐이에요. 몸조리 잘하고 시간이 나면 또 보러 올게요.”“강서준!”김초현이 큰 소리로 불렀지만 돌아보지도 않고 매정하게 나가버렸다.너무 속상해서 또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병실 안에서 들리는 울음소리에 서청희가 물었다.“얘기 잘 끝나지 않았어요?”강서준은 서청희를 바라봤다. 지적이고 이성적이며 무슨 일이든 자신의 입장을 생각해준다.정말 좋은 여자다.“미안해요.”“풉!”서청희가 웃음을 터뜨렸다.“뭐가 미안해요?”“초현 가족에게 연락해요. 난 이만 퇴원할게요.”서청희는 강서준의 뒤를 따라 병실에 들어갔다.“강중에 머물 곳이 없잖아요.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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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3화

의경 하권을 손에 넣었으니 잠시 건강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하지만 처리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많다.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 힘으로는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다.그러니 독보운의 도움이 절실했다. 강서준은 다시 소요왕이 독보운에게 마련한 단지를 찾아갔다.이 단지는 수많은 군인들이 독보운을 지키고 있다. 그래도 본인이 도망치려고 작정한다면 누구도 잡지 못하지만 말이다.독보운은 도망치지 않고 얌전히 여기서 지냈다.강서준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오셨어?”독보운이 웃으면서 맞이했다.“그렇게 큰 소동을 일으키고 죽은 줄 알았는데 용케 살아났네.”강서준은 빙긋 웃으며 바로 소파에 앉았다. 아직 서 있는 게 무리였다.독보운이 시가 한 자루를 건네고 자리에 앉았다.“동굴에 가서 뭘 찾았어?”강서준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라이터 좀 주지.”독보운이 라이터를 던져 주었다.강서준은 시가에 불을 붙이고 깊이 들이마시다 쿨럭하고 심한 기침을 했다.서청희가 바로 일어나 등을 두드려주었다.“괜찮아요?”그 순간 독보운이 날카롭게 쳐다봤다. 마치 독수리가 노려보는 것 같았다.“별거 아니야. 내가심법을 찾으러 갔어.”강서준이 덤덤하게 말했다.“정말?”독보운이 깜짝 놀라며 벌떡 일어서더니 강서준을 뚫어지게 쳐다봤다.“내가심법을 찾으러 갔다고?”“그래.”“찾았어?”“당연하지.”강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여기 온 것도 그 얘기하러 왔어. 나랑 같이 해보지 않을래?”독보운이 자리에 앉았다. 내가심법을 정말로 찾았는지 속으로 판단했다.블랙 진 보스로 산 세월이 얼마인데, 며칠 전에 보룡산에서 일어난 사건을 알아내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이미 용병들 사이에서 소문이 자자했으니까.한참을 생각하던 독보운이 입을 열었다.“난 죽고 싶지 않아. 특히 당신에게 협조했다는 이유로 말이야. 아무리 내가심법을 찾아서 진기를 수련하고 무도대종사가 되더라도 당신은 모든 걸 뒤집을 만한 실력은 못 돼.”“그래?”강서준은 못마땅하게 웃었다.독보운이 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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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4화

서청희가 강서준을 부축하며 물었다.“위험한 인물이라면서 굳이 협조하라는 이유는 뭐예요?”강서준이 멈칫했다.“블랙 진을 세운 사람이에요. 전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킬러 조직이니 지하 세계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어요. 그 자가 협조한다면 내게 큰 도움이 되거든요.”하지만 서청희는 걱정스러웠다.“만약 협조하는 척하면서 해독약을 꾀어 내고 도망치면 어떡해요?”“설마요.”강서준이 또 멈칫했다. 독보운이 비록 잔인한 킬러지만 자신과 같은 무도가다.무공을 연마한 사람들은 일언을 중천금으로 여긴다.물론 수많은 소인배들은 하는 말마다 틀리지만 거물급 무도가는 의리가 있다.그러니 독보운 같은 거물이 자신이 대답한 것에 번복하지는 않을 것이다.“강서준.”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강서준은 돌아서서 걸어오는 독보운을 보고 입꼬리를 올렸다.“왜, 생각 좀 해봤어?”“들어와서 얘기하지.”독보운이 돌아서 방으로 들어가자 강서준도 따라 들어갔다.방에 들어가 보니 방금까지도 멀쩡하던 테이블이 산산조각이 났다.“힘이 엄청 세네.”독보운이 바로 질문했다. “어떻게 협조하면 되지?”강서준이 대답했다.“내가 흑룡에 책봉된 이후로 누군가 나를 겨냥하는 것을 느꼈어. 내가 사직하고 강중에 왔을 때도 성가신 일들만 발생했지. 위에서 사직을 허락하자마자 나를 암살하려고 시도했어. 다 천자 짓이었어. 처음엔 천자의 목적을 몰랐는데 내가 고독에 중독된 뒤로 대략적으로 알게 되었지. 천자는 지금 계획을 세우고 있어.”“내 짐작이 맞다면 당신이 말한 것처럼 100년 전에 이루지 못한 계획을 실행하여 고독으로 세계를 통제하려고 해. 심지어 천자 한 사람뿐만 아니야. 배후에 누군가가 또 있어. 곧 대선이잖아. 교토 국면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 왕의 자리를 노리는 자가 많아. 현재 왕은 이미 후보를 정해 놓고 새로운 왕을 위해 교토 정권을 한바탕 갈아치울 예산이야.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야. 천자만 해도 상대하기 어려워.”독보운이 물었다.“난 정권에 관심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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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5화

독보운이 협조한다면 일이 쉽게 진행된다.서청희는 강서준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갔다.집에 도착하자마자 강서준은 바로 의경 하권을 꺼내 열심히 보았다.내용을 이해하려고 서청희에게 공책과 펜을 달라고 부탁했다.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노트북을 켜서 인터넷으로 직접 고대문서를 검색했다.하루 종일 그렇게 책만 연구했다.“서준 씨, 쉬면서 해요. 따뜻한 물도 마시고요.”서청희가 따뜻한 물을 들고 오더니 강서준의 손에서 책을 빼앗아 옆에 두고 걱정스럽게 말했다.“책만 몇 시간을 보는 거예요? 아직 몸이 허약해서 과로하면 안 돼요.”강서준이 기지개를 폈다. 하루 종일 연구했더니 확실히 피곤했다.심신이 피로하고 머리가 어지러웠다. 건네 주는 따뜻한 물을 받아 마시고 싱긋 웃었다.“고마워요.”“고맙긴요. 당연한 일인데. 저녁에 뭘 먹고 싶어요? 배달시켜야겠어요.”서청희가 환하게 웃었다. 비록 강서준과 같이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옆에 있으면 왠지 자꾸 웃음이 나왔다.“아무거나 시켜요.”강서준은 음식에 까다롭지 않고 주는 대로 먹었다.서청희가 옆에 붙어 앉더니 휴대폰을 들고 인기 있는 음식점을 검색했다. “소고기 볶음 어때요? 고추 넣어서 볶은 거로. 그리고 이거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네.”강서준이 향수냄새를 맡고 쑥스러운 마음에 몸을 옆으로 움직여 거리를 두었다.그리고 웃으면서 말했다.“난 다 좋아요. 알아서 시켜요.”눈치챈 서청희는 좀 서운했다. 강서준은 자신을 애인이 아닌 평범한 여자 친구로 대하고 있다.신속하게 몇 가지 음식을 주문했다.“뜨거운 물 받아 놨으니까 먼저 씻어요. 씻고 나오면 배달도 도착할 거예요.”“알았어요.”강서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욕실로 걸어갔다.옷을 벗고 몸을 담그자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등 밀어줘요?”“호, 혼자 할 수 있어요.”강서준이 황급히 거절했다. 서청희가 들어오면 안 되었다.더는 소리가 들리지 않자 몸을 뜨거운 물에 담그고 천장을 멍하니 바라봤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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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6화

그 말에 강서준은 더 쑥스러웠다.“머, 먼저 나가 있어요. 옷 입고 나갈게요.”“알았어요.”서청희는 대답하면서 욕조 안쪽을 힐끗 쳐다봤다. 뭘 보는지 모르지만 힐끗 쳐다보고는 돌아서 나갔다.강서준이 길게 한숨을 내쉬고 부랴부랴 옷을 입기 시작했다.욕실에서 나가니 벌써 음식들이 차려졌 있었다.서청희가 건네는 젓가락을 받아서 먹기 시작했다.한창 먹고 있을 때 강서준의 휴대폰 소리가 울렸다. ‘발신자 표시 제한’이다. 받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끊어버렸다.“안 받아요? 누군데요?”강서준이 고개를 저었다. “발신자 표시 제한이에요. 보나마나 광고 전화겠죠.”끊어버리자마자 또 휴대폰이 울렸다. 똑같은 발신자 표시 제한이다.전화를 받았더니 익숙한 목소리가 휴대폰 너머로 들려왔다.“강서준! 지금 어디야? 지금 당장 병원으로 튀어 와!”김초현의 엄마 하연미다.강서준은 저도 모르게 이마를 찌푸렸다.“무슨 일이에요?”“무슨 염치로 나한테 물어? 똑똑히 들어. 만약 내 딸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널 가만두지 않겠어. 지금 당장 오지 못해? 초현이 지금 너 땜에 죽고 못살겠다고 난리야!”“뭐라고요?”강서준이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다급하게 물었다.“무슨 일이에요?”“초현이 투신 자살하겠다고 난리도 아니야!”그 말에 강서준이 당황했다. “지, 지금 갈게요.”서청희가 물었다. “왜 그래요?”강서준이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었다.“초현의 어머니인데 초현이 지금 투실 자살하겠다고…”“네?”서청희도 당황하기 마찬가지였다.“앉아서 뭐해요? 데려다 줄게요.”“미안해요.”“뭐가 미안해요. 사람 목숨이 달린 문젠데. 빨리 가요.”서청희는 강서준을 끌고 군병원으로 향했다.김초현이 군병원 병동 8층 창가에 앉아 있다.병원 건물 아래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병실 밖에 SA 가족들이 초조하게 서 있다.오늘 아침에 서청희가 김초현의 가족에게 알려서 지금 병실에 달려온 것이다.하지만 창가에 앉아 있는 김초현의 모습을 보고 하연미가 눈물 콧물을 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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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7화

군병원은 모두 전사가 부상을 입으면 치료를 받는 곳이라 일반인이 들어갈 수 없다.그러니 전사의 가족만이 군병원에 드나들 수 있었다.그것도 군부대에서 어떤 배경이 있는 전사들만 입원이 가능했다.병동 건물 아래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였다.8층 창문에 앉은 여자를 쳐다보며 손가락질을 해댔다.“강중 새로 올라온 신의 김초현이 아니에요?”“왜 죽지 못해서 저런대요?”“강서준 때문에 그러겠지.”“강서준이요?”“전에 강서준의 신분을 모르고 살았는데 이혼하고 김초현의 생일에 글쎄 강서준이 제복을 입고 남황으로 돌아갔다잖아요. 그때야 신분을 알게 된 거죠. 지금 재결합하려고 한다던데.”사람들이 작은 소리로 수근거리는 와중에 강서준이 도착했다.8층 창문에 앉아 있는 김초현을 보더니 정신없이 병동 건물로 달려갔다.너무 급하게 달리는 바람에 계단에서 넘어졌다.서청희가 신속하게 다가가 부축했다.“조심해요. 지금 그 몸으로 빨리 달리면 안 돼요.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걸어요.”강서준이 부축을 받으며 일어섰다.“고마워요.”서청희가 애써 웃었다. 겉보기엔 웃고 있지만 속으로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강서준에게 그렇게 잘 대해줘도 항상 거리를 두고 경계했다.“부축해 드릴게요.”“괜찮아요. 혼자 갈 수 있어요.”강서준이 다시 8층을 보며 병동 건물로 들어갔다.엘리베이터가 빠르게 8층에 도착했다.“지나갈게요.”병실 입구에 모인 김초현의 가족들을 보며 말했다.강서준을 보고 모두 길을 내줬다.병실에 들어가자 하연미가 팔을 끌어당겼다.“어서, 어서 초현을 설득해 봐.”강서준은 울고 있는 김초현을 보고 힘없이 입을 열었다.“이게 무슨 짓이에요? 내려오지 못해요?”익숙한 목소리에 김초현이 몸을 돌리더니 울부짖었다.“당신이 여기 왜 왔어요? 서청희 만나러 가요. 날 죽게 내버려 둬요. 내가 죽든 말든 당신과 상관없잖아요.”강서준은 우리가 이미 이혼한 사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면 김초현이 흥분하며 뛰어내릴까 봐 입밖에 꺼내지 못했다.“내려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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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8화

그들은 반박할 수 없었다.애초부터 강서준이 수없이도 묵묵히 도와줬지만 항상 무시하고 오해했다.그 말에 김초현도 멍하니 있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사랑해요. 사랑한다고요. 나 정말 당신을 사랑해요. 흑흑흑… 강서준, 여보. 당신이 없으면 난 살 수 없어요. 당신 없는 삶은 아득해. 그러니까 돌아와요. 나 이렇게 빌게요. 내가 더 잘하고 돌봐줄게요. 우리 가족도 동의할 거예요. 엄마, 할아버지 맞죠?”“그래, 그래.”하연미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김초현만 살 수 있다면 무엇이든 대답할 수 있었다.김천용이 나서서 입장을 밝혔다.“서준, 돌아와. 전에 우리가 미안했어. 지금 네가 직위가 없어도 우리가 돌봐줄게. 치료도 해줄 테니까 돌아와. 이젠 정말 가족처럼 대해주마.”하윤지도 나서서 한마디 했다.“형부, 초현 언니는 진심이에요.”그때 서청희가 인파를 뚫고 강서준의 앞에 나타났다.“서청희. 나쁜 년! 내 남편을 빼앗아가고 무슨 염치로 여기에 나타나?”김초현은 서청희를 보자마자 욕부터 해댔다.서청희는 욕을 무시하고 강서준만 바라봤다.“당신 마음속에 초현이만 있다는 거 알아요. 어떤 선택을 하든 탓하지 않을게요.”서청희가 웃으면서 말했다.“솔직히 전에 서준 씨가 너무 괴로워해서 돌본 거예요. 내가 좋아하는 건 흑룡이고 영웅이지 지금처럼 아무것도 아니고 병에 시달리는 당신은 별로예요. 이만 갈게요. 당신 물건은 택배로 보낼게요.”서청희는 쿨하게 손을 흔들고 돌아섰다.도도한 뒷모습만 남기고 미련없이 돌아섰다.비록 앞에서 강하고 괜찮은 척했지만 돌아서는 순간 마음이 무너지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강서준은 쫓아가지 않고 침묵했다.그렇게 한 여자를 잃어버렸다. 하지만 앞으로 발생할 위험한 일을 생각해서 미리 생각해둔 것이 있었다.김초현도 서청희도 옆에 두지 않겠다고 말이다.천자와 싸우게 되면 분명 약점이 되어 누구든 납치될 게 뻔하니까.그러니 서청희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고 김초현과 만나지 않으려고 했었다.하지만 김초현이 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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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9화

김초현이 다시 수술실로 들어가 상처를 치료하는 사이 강서준은 수술실 밖에 앉아 있었다.두 팔을 다리에 올려놓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서청희에게 너무 미안했다.구석 쪽으로 가서 서청희에게 문자를 보냈다.“집에 도착했어요?”한편, 서청희는 차 안에서 멍 때리고 있었다.휴대폰 메시지 알람 소리가 들려 확인했다.그 메시지를 보고 가슴이 쓰려왔다. 이혼을 했지만 강서준은 아직도 김초현을 마음에 두고 있다. 그래서 우정을 위해 포기했다. 자신이 아무리 상처투성이로 힘들어해도 모두 본인이 자초한 것이니 누굴 원망할 수도 없었다.서청희는 눈가의 눈물을 닦고 답장을 보냈다.“네. 집에 가고 있어요. 지금 운전 중이에요.”메시지를 보내고 심호흡을 들이마셨다.그리고 작은 주먹을 불끈 쥐고 힘을 냈다.“서청희. 강해져야 돼. 별거 아니야. 힘내자!”하지만 바로 운전대에 얼굴을 묻고 엉엉 가슴이 찢어지게 울었다.얼마나 울었을까. 슬픈 감정을 다 쏟아내듯이 울었더니 더 이상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문득 강서준이 의서를 집에 두고 온 것이 생각났다.군병원에서 김초현을 돌볼 것 같아 집에 가서 의서를 가져오려고 자동차 시동을 걸었다.김초현의 수술은 생각보다 빠르게 끝나고 병실에 옮겨졌다.가족들이 대부분 떠나고 몇 명만 병실에 남았다.“엄마, 이젠 집에 가도 돼.”김초현은 병상에 누워 하연미를 바라봤다.“엄마가 남아서 돌볼게.”“아니 됐어. 간호사도 있고 그리고…”그러면서 옆에 아무 말도 없이 앉아 있는 강서준을 보고 빙그레 웃었다.“서준도 있어서 충분해요.”김호가 하연미의 팔을 끌어당겼다.“우리 이만 갑시다.”“알았어요.”하연미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하윤미가 강서준에게 인사했다.“형부, 저도 갈게요.”그제야 강서준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조심히 가.”가족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병실에 두 사람만 남았다.“여보, 내가 잘못한 거 알아요. 그러니까 화내지 마요.”김초현은 큰 잘못을 한 어린 아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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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0화

강서준이 책을 받으며 작게 말했다.“고마워요.”서청희가 웃었다.“중요한 책이라서 가지고 왔어요.”강서준이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미안해요.”그 말에 서청희는 아무렇지 않은 듯 웃었다.“괜찮아요. 정말이에요. 내가 그랬잖아요. 무슨 결정을 하든 지지한다고.”그리고 한숨을 내쉬었다.“초현이도 참 가엽죠. 저도 알고 있었어요. 화상을 입고 세상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싫어했으니 얼마나 고통스러웠겠어요? 이제 겨우 살만한데 고독에 중독되다니 그게 언제 발작할지도 모르잖아요.”서청희는 김초현도 강서준도 이해했다.‘다 내 잘못이야. 내 욕심으로 일이 이 지경까지 된 거야.’만약 처음부터 이기적으로 행동하지 않았다면 강서준도 난처한 상황에 처하지 않았다.“솔직히 초현이와 사이가 틀어지는 거 바라지 않았어요.”강서준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천자가 계속 날 주시하고 있어요. 김초현과 있으면 폐만 끼치게 되는데 이렇게 나올 줄 생각도 못했어요.”“앞으로 계획은 있어요?”서청희가 물었다.강서준이 정확히 무엇을 하려는지 모르지만 천자와 정권 싸움 그리고 1년 뒤에 있을 대선에 관련되어 있다는 건 알고 있다.강서준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천천히 가보죠.”“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그럴게요.”“그럼 이만 갈게요.”서청희가 손을 흔들며 돌아섰다.강서준은 배웅하지 않고 손에 든 의서를 들고 멍을 때렸다.“보룡산 사건에 대해 들었어요. 몸은 괜찮아요?”갑자기 옆에서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고개를 들어보니 검정색 옷 차림에 검정 모자를 쓴 중년 남자였다.그 순간 등골이 오싹했다.‘그림자가 다가온 줄도 몰랐어. 실력이 대단한 자야.’“소요왕이 도와준 덕분에 살았어요.”그림자는 강서준이 손에 든 의서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하지만 의서에 관해 묻지 않았다.“지금 교토의 상황이 매우 혼란스러워요. 모든 후보들 뒤에 강력한 재단들이 지지하고 있어요. 재단들이 누구를 지지하는지 확실하게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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