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2591 - 챕터 2600

2664 챕터

제2591화

아심은 두 무릎을 끌어안고, 고개를 팔에 묻었다. 어둠 속에서 창밖으로부터 들어오는 희미한 빛이 아심을 비췄지만, 그녀의 마음속을 밝히기에는 부족했다....강시언은 마지막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밤의 차가운 바람이 습기를 머금고 들어오고 있었고, 원래 밝았던 달빛은 점점 구름에 가려졌다. 곧 비바람이 몰아칠 모양이었다.잠시 후,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시언은 눈빛을 약간 움직이며 담배를 눌러 끄고, 반쯤 열려 있던 창문을 발로 더욱 활짝 열었다.임구택과 소희가 다가와 시언의 옆에 앉았다. 시언은 왼쪽과 오른쪽에 앉은 두 사람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뭐 하러 와서 문지기처럼 앉아 있는 거야?”소희가 말했다.“할아버지께 전화해서 오빠가 돌아왔다는 걸 겨우 알았어요. 두 군데 집을 찾아보고 나서야 여기 있는 걸 알았고.”시언이 말했다.“강성에 도착한 시간이 좀 늦어서, 내일 너에게 말하려고 했어.”소희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아심을 탓하지 마. 오빠가 떠난 후, 많이 힘들어했어.”“알아.” 시언은 고개를 끄덕였다.“아심을 탓하는 게 아니야. 내가 너무 늦게 돌아왔을 뿐이야.”“아심은 오빠를 원망하지 않아. 다른 사람을 받아들인 이유는 원망 때문이 아니야. 그저 더 이상 이렇게 지내고 싶지 않았을 뿐이야.”시언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알아, 이건 내가 그녀에게 직접 말한 거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연애하고, 결혼해서 평범한 삶을 살라고.”소희는 말을 이었다.“나는 오히려 아심이 평범한 삶을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오빠와 함께라면, 설령 위험하고 불안정한 상황일지라도 행복할 거야.”“하지만 오빠와 함께할 수 없다면, 자신의 감정을 억누를 수 없고, 반복적으로 상처를 입게 될 거야.”“그래서 결국 다른 삶을 선택함으로써 자신을 그곳에서 벗어나게 한 거야.”설명할 수 없는 아픔이 몰려오자, 시언은 눈을 떨구며 말했다.“나는 항상 나의 소유물로만 여겼어. 처음부터 아심의 생각을 진정으로 이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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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2화

소희는 구택의 말을 듣고는 살짝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결국, 사랑을 무기로 삼아 무리수를 두는 거네”구택은 소희를 바라보며 웃었다.“당연하지. 확신 없는 전쟁은 하지 않으니까.”시언은 소파 등받이에 등을 기대며, 좌우를 둘러본 뒤, 굳은 얼굴로 말했다.“나 앞에서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거야?”소희는 순간 얼굴이 달아올랐고, 도 소파에 몸을 기대며 고개를 기울여 시언의 어깨에 머리를 댔다. 맑은 목소리로 말했다.“오빠, 오빠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난 항상 이해하고 지지할게.”구택은 소희를 바라보았다. 그는 소희가 사람과의 친밀한 접촉을 불편해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지금 시언의 어깨에 기대는 모습은 드문 일이었다. 그만큼 시언을 걱정하고 있다는 뜻이었다.구택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그저 눈썹을 조금 찌푸렸다. 이에 시언은 소희를 돌아보며 말했다.“어떤 사람은 네 오빠를 질투할 정도인데, 그 사람 감정도 신경 써줘야 하는 거 아니야?”소희는 구택을 힐끔 쳐다보며 말했다.“그럴 필요 없어요. 그 사람은 알아서 적응할 거니까.”시언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소희의 어깨를 한 번 두드렸다.“난 남자야. 그렇게 약하지 않아. 벌써 늦었으니, 이제 구택이랑 돌아가.”소희는 시언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만약 오빠가 아심이 원하는 걸 줄 수 있다면, 나는 반드시 다시 찾아오라고 응원할게.”아심은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구택을 바라보았다.“우리 돌아가자. 오빠에게 혼자만의 시간을 주자.”구택도 자리에서 일어나 소희의 손을 잡았다. 그는 시언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지씨 집안은 복잡한 관계예요. 윗사람부터 아랫사람까지 전부 이익을 중시하죠.”뜬금없는 말에 시언은 살짝 눈썹을 들어 올렸고, 구택은 소희와 함께 방을 떠났다.시언은 여전히 자리에 앉아 있었고, 밖에서는 바람이 거세게 몰아쳤다. 그의 차가운 눈빛은 마치 먹물을 뿌려놓은 것처럼 새까맸다....새벽 3시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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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3화

남자친구로서 지승현의 세심함은 정말 나무랄 데가 없었다.“어젯밤 천둥이 심하게 쳤잖아. 사실 너에게 전화를 걸까 했는데, 네가 천둥소리에 깨어나지 않았다면 내 전화 때문에 깰까 봐 안 했어.”승현은 아심에게 음식을 집어주며 말했다.“아침에 잘 잤다고 하니 마음이 놓이더라.”아심은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늘 나만 생각하지 않아도 돼. 나도 스스로 잘 챙길 수 있어. 그날 밤은 그저 우연이었어.”몇 년에 한 번 있을 법한 우연이었다. 그러자 승현은 가볍게 웃었다.“누군가를 생각하는 건 본능이야. 이건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아심은 살짝 눈썹을 치켜올리고, 고개를 숙여 식사를 이어갔다. 승현은 계속 그녀에게 음식을 집어주고, 국을 떠주며 다정하게 말했다.“모레는 토요일이야. 할머니를 뵈러 가려고 하는데, 너도 같이 갈래?”“좋아. 토요일에 특별한 일은 없어. 있어도 미룰 수 있으니까.” 아심은 미소 지었다.“할머니의 휴식만 방해하지 않으면 돼.”“괜찮아. 어제 할머니가 전화하셔서 주말에 너랑 올 수 있냐고 물으셨어. 네가 안 오면 나도 오지 말라고 하시더라. 나이 드시면 아이처럼 변하신다니까.”승현은 부드럽게 웃었다.“우리 점심에 할머니와 함께 식사하고, 오후에는 음악회를 가자. 아주 유명한 악단인데, 티켓 구하기가 어렵더라. 다행히 친구한테 부탁해서 구했어.”“좋아!” 아심은 그의 계획에 전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러자 승현은 소리 없이 미소 지었다. 사실, 때로는 아심이 자신의 계획에 반대하며 자기 생각을 말해주길 바랐다.이렇게 순응하는 모습은 오히려 여전히 자신과 거리를 두고 있다고 느끼게 하였다. 아심은 승현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한 듯 고개를 들어 말했다.“이건 내 첫 연애라서 어색하게 굴 수 있어. 잘못하는 게 있으면 말해줘, 고칠게.”승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야, 잘못하는 건 없어. 오히려 네가 더 의견을 말해줬으면 좋겠어. 예를 들어, 음악회가 싫다고 하면 다른 곳으로 약속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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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4화

“너와 함께 가지 못한다면, 가는 것도 안 가는 것도 다 헛수고야.”승현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상관없어. 마침 어제 사촌 여동생이 가족 채팅방에서 음악회 티켓 못 구했다고 투덜거렸거든.”“그때는 너와 가려는 욕심에 주지 않았는데, 지금 전화해서 티켓 주면 되겠네.”“좋네. 그럼 난 먼저 갈게.” 아심이 말했다.“고객과 어디서 만나기로 했어? 내가 데려다줄게.”“아니야, 시간도 촉박한데, 너는 빨리 표를 전해주러 가. 난 택시 타고 갈게.”“그럼 도착하면 알려줘.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고.”“알았어.”아심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택시를 잡아 떠났다. 아심이 떠난 후에야 승현은 사촌 여동생 지아윤에게 전화를 걸어, 음악회 티켓이 생겼다고 알렸다. 그러자 지아윤은 기뻐하며 물었다.[티켓 몇 장이야?]“두 장이야.” 승현의 대답에 아윤은 더욱 기뻐하며 연신 감사했다.[오빠, 정말 고마워! 다음에 내가 밥 살게!]그러자 승현은 웃으며 말했다.“우리가 무슨 남남이야. 너 어디야? 내가 티켓 가져다줄게.”아윤은 쇼핑 중이었고, 위치를 알려주자, 지승현은 가벼운 농담을 던졌다.“이렇게 신나 하는 거 보니, 혹시 남자친구 생긴 거야?”[아니야! 그냥 친한 친구랑 가는 거야.]아윤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남자친구는 아니었지만, 새로 사귄 친구와의 음악회였다. 상대방이 예술가 집안 출신이라는 것을 알고, 그가 좋아할 만한 것을 찾아간 것이었다.그러자 승현은 더 묻지 않고, 전화를 끊은 뒤 티켓을 전하러 갔다....아심이 만난 사람은 오래된 고객이었다. 회사가 다음 주에 큰 변화를 앞두고 있어 관리가 필요했다. 아심은 그와 저녁 무렵까지 이야기를 나누며 초기 계획을 세웠다. 고객은 시간을 빼앗은 것이 미안해서, 저녁 식사를 청했다.아심이 거절하려던 순간, 성연희에게서 전화가 왔다. 연희는 저녁에 만나자고 하며, 일에 관해 할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덕분에 아심은 핑계가 생겨, 고객에게 양해를 구한 뒤 연희와 넘버나인에서 만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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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5화

연희가 아심의 팔을 끼고 조백림에게 말했다.“조백림, 여기 유정 씨도 있는데, 미인을 보면 꼬시고 싶어지는 마음을 좀 자제해야 하는 거 아니야?”유정이 옆에서 말했다.“천만에, 그걸 자제하면 조백림은 더 이상 그 유명한 조백림이 아니게 되잖아!”그러나 백림은 순진무구한 얼굴로 말했다.“무슨 소리야, 이건 정상적인 업무상 대화일 뿐인데, 어쩌다 이렇게 왜곡된 거야?”유정도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다들 너를 잘 아니까 그렇지!”백림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아직 날 충분히 잘 알지 못하는 거네. 너무 걱정하지 마, 너한테 기회를 줄 테니까.” 유정은 얼굴이 약간 달아오르며, 더 이상 대꾸하지 않았다.사람들은 한바탕 웃고 떠들다가, 임구택이 옆에 있는 소파에 앉아 있는 강시언을 바라보며 말했다.“가서 인사라도 하지 그래요?”시언은 담담하게 대답했다.“괜찮아.”구택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모두가 인사를 하는데, 형님만 안 하면 오히려 더 이상하지 않겠어요?”시언은 무심한 표정으로 말했다.“우리는 원래부터 정상적인 사이가 아니었어.”그 말에 구택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앉아서 웃고 떠들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술을 마실 수 있는 사람들은 술을 마시고, 술을 못 마시는 사람들은 주스를 마셨다.장명원은 요요를 안고 노래를 불렀다. 먼저 뽀로로 송을 부른 후, 자두 송을 불렀다. 요요와 그는 함께 합창했는데, 맑은 남성의 목소리와 귀여운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사람들을 웃게 했다. 그러나 장시원이 명원을 향해 소리쳤다.“목소리 좀 낮춰, 그리 듣기 안 좋으니까 음도 틀리지 말고. 요요 목소리까지 이상하게 만들지 마!”명원은 마이크를 잡고 뒤돌아보며 말했다.“양심 좀 있어봐, 누가 누구를 틀리게 만든다는 거야?”요요는 그의 얼굴을 손으로 감싸며 말했다.“삼촌, 아빠한테 그렇게 큰 소리로 말하지 마요. 그러다 아빠한테 혼나요!”명원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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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6화

조용한 전주가 흐른 뒤, 클래식한 현악기가 울려 퍼지자 방 안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조명이 어두워지면서, 백림의 눈빛도 점점 깊어졌다.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고, 낮고 진지한 목소리는 마치 진심으로 누군가에게 마음을 고백하는 듯했다.“우울한 악장이 들릴 때마다기억 속의 상처가 떠오르고흰 달빛을 볼 때마다네 얼굴이 생각나생각하면 안 되는데, 생각할 수 없는데나는 자꾸 생각하게 되어 혼란스러워누가 나를 아프게 하고 누가 나를 그리워하게 했을까바로 너야.”...그 노랫소리에 강아심의 시선이 약간 흐려졌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한 방향을 바라보았고, 마침 강시언도 고개를 돌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그러나 이내 각자 시선을 피했다.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그사이에 쌓인 묘한 교감은 여전히 아프고 쓸쓸했다. 방 안의 조명은 계속 반짝였고, 마치 혼란스러운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 같았다.“나의 많은 후회와 많은 바람들너는 알고 있니널 사랑해이렇게 명확하고, 이렇게 확고한 신앙널 사랑해이렇게 따뜻하고, 이렇게 용감한 힘.”...아심은 줄곧 듣고 싶어 했던 후반부 가사가 이렇게 가슴을 저미게 할 줄 몰랐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눈을 다른 곳으로 힘겹게 옮겼다. 어릴 적부터 연습해 온 습관이 있는데, 이렇게 하면 눈물이 흐르지 않기 때문이었다.이 노래는 부르기 쉽지 않았지만 백림은 자연스럽게 곡을 소화했다. 특히나 진심이 묻어나는 대목을 부를 때, 눈에 비치는 조명이 더욱 반짝여, 그 진심 어린 모습에 유정의 시선이 잠시 멈췄다.진지한 남자는 가장 매력적이고, 진지하게 노래를 부르는 남자는 더더욱 강렬한 매력을 발산하는 법이었다. 유정은 그가 이 매력을 이용해 여자를 속이는 일이 쉽겠다고 생각했다.오랜 세월 바람둥이로 살아온 그가 진심을 더하면 완벽해질 수밖에 없었다. 백림은 유정의 속마음 같은 건 알 리가 없었다. 노래를 마친 그는 큰 박수를 받으며 완벽하게 무대를 마무리했다.그 후 다른 사람들도 노래를 불렀지만, 백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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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7화

강아심은 한 번 블랙잭을 해본 적이 있어서 약간의 경험은 있었다.손에 7, 8, 10 같은 카드가 들렸을 때, 그것도 같은 무늬가 아닐 경우, 그냥 던져버렸다. 결과적으로 연달아 이런 카드만 나왔고, 가장 큰 수가 10을 넘기지 못했다.다음 판이 되자 상황이 조금 나아져서 가장 큰 카드가 하트 K였다. 그래도 썩 좋은 패는 아니었다.“그거 남겨.”강시언이 아심의 옆에서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나 아심은 갑자기 반항심이 생겨, 일부러 못 들은 척하고 카드를 던져버렸다.이번 판은 성연희와 장명원이 마지막까지 대결을 펼쳤다. 결국 연희가 명원을 물리쳤지만, 공개된 카드는 하트 J가 최고였다.연희는 기쁨에 넘쳐 얼굴이 활짝 펴졌고, 명성에게 갑작스럽게 키스를 퍼부었다. 다른 사람들은 한숨을 쉬며 아쉬워했고, 명원의 탄식은 특히 더 컸다. 그러자 간미연은 그를 보며 투덜거렸다.“너 정말 게임을 할 줄 아는 거야?”명원은 억울한 듯 말했다.“이번엔 내가 실수했어. 기다려, 너를 위해 복수해 줄 테니까!” 아심도 이번엔 좀 더 버텼어야 했다고 생각하며 약간 아쉬워했다. 이윽고 아심의 뒤쪽에서 시언이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말을 안 들으면 이런 결과가 나오는 거야.”아심은 뒤돌아보지 않은 채, 앞을 바라보며 작게 말했다.“소희도 페어를 들고 있었는데 결국 졌어요. 나도 버텼어도 결과는 똑같았을 거예요.”시언은 점점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그렇다면, 여전히 날 믿지 못하는 거네.” 아심은 말문이 막혀 더 이상 대꾸할 수 없었다. 시언은 아심이 침묵하는 모습을 보고, 방금 한 말이 너무 강했는지 고민하며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시언은 아심의 옆모습을 가까이에서 보았다. 아심의 얼굴 윤곽은 매끄럽고, 옆에서 보면 얼굴이 도톰하고 눈꼬리가 약간 올라가 있어, 웃을 때는 순수하고, 집중할 때는 부드럽고 매혹적이었다.부드러운 곡선의 머리카락 한 가닥이 귀 옆으로 떨어져 있었다. 그녀의 귀는 하얗고 섬세했으며, 조명이 비쳐 반투명한 핑크빛이 맴돌았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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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8화

몇 라운드를 더 진행한 후, 이번에는 아심이 매우 좋은 패를 잡았다. 다른 사람들도 제법 좋은 패를 받은 것 같아서, 몇 번의 라운드가 지나도 유정이나 간미연 같은 사람들은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시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아심은 그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해져서 차분하게 베팅을 이어갔다. 이때 갑자기 그녀의 휴대전화가 진동했다.아심은 화면을 한 번 보고는 순간적으로 마음이 무거워졌다. 아심은 카드를 내려놓으며 말했다.“전화 좀 받고 올게요.”시언은 그녀의 전화 화면에 반짝이는 이름을 보고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는 베팅을 멈추고, 좋은 패를 그대로 던져버렸다.전화는 지승현에게서 걸려온 것이었고,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아직 고객과 함께 있어? 언제 끝나? 내가 데리러 갈게.]“괜찮아, 내가 혼자 돌아갈 수 있어.”아심은 발코니로 나가 귀에 들리는 방의 소음과 함께 복잡한 마음을 느꼈다. 이때 승현은 갑자기 나직하게 말했다.[오늘 할머니가 쓰러지셨어.]아심은 순간적으로 멍해졌다.“지금은 어떠셔?”[이미 응급조치를 마쳤고, 지금은 잠들어 있어. 내가 곁에서 할머니를 지키고 있어.]“의사 말은 어때?”[이런 일이 앞으로 더 자주 생길 거라고 해. 언제든 떠날 수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하더라고.]아심은 김후연이 생각나 마음이 무거워졌다.“지금 당장 할머니를 뵈러 가도 될까?”[아냐, 주말에 내가 데리고 갈게.]“할머니를 잘 돌봐드리고, 너도 몸조심해.”[그럴게. 마음이 좀 답답해서 그런데, 너 바쁘지 않으면 나랑 조금만 더 얘기할 수 있을까?]아심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응, 그래.”...아심은 발코니에서 계속 지승현과 통화를 나누었고, 시언은 몇 판을 더 한 후 카드를 내려놓고 일어섰다.“난 일이 있어서 먼저 돌아갈게. 다들 즐겁게 놀아.”사람들은 카드를 내려놓으며 시언과 작별 인사를 했다.시언은 말했다.“다들 계속 즐겨. 난 혼자 나갈 테니까 아무도 따라오지 마.”연희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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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9화

강시언의 목소리는 더욱 깊어졌다.“그럼 나중에 할아버지를 만나면, 네가 직접 돌려드려. 그분이 너에게 주신 거지, 내가 대신 돌려줄 권리는 없어.”아심은 그를 바라보며, 손가락을 무의식적으로 움츠렸다.“내일 떠나는 거예요?”“응.”시언이 짧게 대답한 순간, 그의 시선이 갑자기 아심의 뒤쪽으로 향했다. 아심 옆의 방문이 열리더니, 술에 취한 네다섯 명의 남자가 비틀거리며 나왔다. 그중 한 명이 밀쳐져 아심 쪽으로 넘어졌다.시언은 아심을 잡아당겼고, 아심의 뒤에서 비틀거리던 남자는 그대로 넘어졌다. 시언은 아심을 끌어안으며 뒤로 물러났고, 아심은 그의 품에 부딪혔다.이와 동시에 시언은 벽에 몸을 부딪치며 아심 쪽으로 달려든 남자를 한 발로 걷어찼다. 그 남자는 체중이 100kg이 넘고, 키가 180cm가 넘는 거구였다. 시언의 발길질에 나가떨어진 그는 쿵! 소리와 함께 바닥에 무겁게 쓰러졌다.함께 있던 남자들은 술이 반쯤 깼고, 두 명은 쓰러진 남자에게 다가갔고, 다른 두 명은 시언 쪽으로 다가왔다.“이것 봐, 사람을 때려?”한 남자는 술에 취해 입이 비뚤어졌고, 얼굴의 살이 떨리며 시언의 옷깃을 잡으려 했다. 그러나 그의 손이 채 닿기도 전에, 아심이 재빠르게 몸을 돌려 한 발을 날렸다.쾅! 소리와 함께, 남자의 팔이 꺾이는 듯했고, 그는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다. 다른 남자들은 두 사람을 경계하며 둘러싸고 있었지만, 시언은 아심을 자신의 뒤로 끌어당기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나 시언의 강력한 압박감과 단단한 기세는 나머지 남자들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하며, 기를 꺾어놓았다.“당신들, 왜 사람을 때리는 거야?”시언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남자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쓰러진 사람과 다친 사람을 부축하고, 비틀거리며 도망쳤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강자를 피하는 법이었고, 이것은 일종의 자기 보호 본능이었다.복도는 다시 조용해졌다. 지나가던 몇 명의 직원들도 아무 일도 못 본 척하며 재빨리 사라졌다. 시언은 아심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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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0화

강아심은 잠깐 멍해졌다가 마음을 다잡았다.‘난 단지 평범한 간호사일 뿐이야.’아심은 그렇게 자신을 다독이며 시언의 상처를 살펴보러 다가갔다. 그리고 시언과 너무 가까이 앉지 않으려고 애썼다.하지만 시언의 상처를 보자, 아심의 빠르게 뛰던 심장이 갑자기 움켜잡힌 듯 멈췄다. 아심은 반사적으로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어떻게 다친 거예요?”시언은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조용히 대답했다.“노도의 부하 중 한 명이 하녀로 변장해 내 거처에 침입했어.” 아심의 미간은 여전히 펴지지 않았고, 아심은 소독솜으로 시언의 상처를 닦아내면서 조금 힘을 주었다.“분명 아주 예쁜 미녀 요원이었겠죠.”아심은 무심한 듯, 그러나 은근히 쏘아붙이는 어조로 말했다. 시언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상처가 깊었고,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이미 약간 염증이 생긴 상태였다. 아심은 마음을 다잡고, 신중하게 상처를 소독하며 약을 발랐다.둘 사이에는 더 이상 대화가 없었고, 방 안은 조용해졌다. 원래 시언은 말이 많은 편이 아니었고, 아심과 함께 있을 때도 주로 아심이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아심도 말을 멈췄기에, 두 사람 사이에는 침묵만이 남아 있었다.시언은 소파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상처가 마치 자신의 것이 아닌 듯, 상처를 소독할 때조차 미간을 찌푸리지 않았다. 대신 시언은 고개를 숙여 아심을 바라보았다.아심은 진지한 표정으로 치료에 집중하고 있었고, 아심의 하얗고 부드러운 손가락이 시언의 팔에 닿을 때마다 가벼운 전율이 느껴졌다. 마치 그에게 한 방의 마취제를 놓는 것 같았다.“상처 염증이 생겼어요. 그러니 절대 대충 넘기지 마요. 며칠간은 물에 닿지 않도록 하고, 매일 소독과 약 바르기를 잊지 말고요.”아심은 시언의 팔을 조심스럽게 들어올려 몇 번 감았다.“술도 절대 마시면 안 돼요!”“아심.”시언은 아심의 얼굴을 진지하게 바라보며 불쑥 물었다.“넌 지승현을 사랑해?”갑작스러운 질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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