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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3화

남자친구로서 지승현의 세심함은 정말 나무랄 데가 없었다.

“어젯밤 천둥이 심하게 쳤잖아. 사실 너에게 전화를 걸까 했는데, 네가 천둥소리에 깨어나지 않았다면 내 전화 때문에 깰까 봐 안 했어.”

승현은 아심에게 음식을 집어주며 말했다.

“아침에 잘 잤다고 하니 마음이 놓이더라.”

아심은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늘 나만 생각하지 않아도 돼. 나도 스스로 잘 챙길 수 있어. 그날 밤은 그저 우연이었어.”

몇 년에 한 번 있을 법한 우연이었다. 그러자 승현은 가볍게 웃었다.

“누군가를 생각하는 건 본능이야. 이건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

아심은 살짝 눈썹을 치켜올리고, 고개를 숙여 식사를 이어갔다. 승현은 계속 그녀에게 음식을 집어주고, 국을 떠주며 다정하게 말했다.

“모레는 토요일이야. 할머니를 뵈러 가려고 하는데, 너도 같이 갈래?”

“좋아. 토요일에 특별한 일은 없어. 있어도 미룰 수 있으니까.”

아심은 미소 지었다.

“할머니의 휴식만 방해하지 않으면 돼.”

“괜찮아. 어제 할머니가 전화하셔서 주말에 너랑 올 수 있냐고 물으셨어. 네가 안 오면 나도 오지 말라고 하시더라. 나이 드시면 아이처럼 변하신다니까.”

승현은 부드럽게 웃었다.

“우리 점심에 할머니와 함께 식사하고, 오후에는 음악회를 가자. 아주 유명한 악단인데, 티켓 구하기가 어렵더라. 다행히 친구한테 부탁해서 구했어.”

“좋아!”

아심은 그의 계획에 전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러자 승현은 소리 없이 미소 지었다. 사실, 때로는 아심이 자신의 계획에 반대하며 자기 생각을 말해주길 바랐다.

이렇게 순응하는 모습은 오히려 여전히 자신과 거리를 두고 있다고 느끼게 하였다. 아심은 승현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한 듯 고개를 들어 말했다.

“이건 내 첫 연애라서 어색하게 굴 수 있어. 잘못하는 게 있으면 말해줘, 고칠게.”

승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야, 잘못하는 건 없어. 오히려 네가 더 의견을 말해줬으면 좋겠어. 예를 들어, 음악회가 싫다고 하면 다른 곳으로 약속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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